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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의 글로벌 도자 기행 (9)

하얀 황금, 독일 마이센(Meissen)

On September 18, 2015 0

드레스덴과 함께 유럽 도자의 고향으로 알려진 마이센. 유럽 최초로 자기 제작의 성공을 빚어낸 도자의 전부가 있는 곳이다. 마이센 도자를 상징하는 블루 컬러의 교차 쌍검 로고가 그려진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는 건물 앞에 섰다. 305년 전의 아우구스트 2세가 눈에 들어왔다. 그에게 묻고 싶던 말이 불쑥 터져 나왔다. “왜 당신은 그토록 그릇을 좋아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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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포스트 광장에 있는 츠빙거 궁전은 바로크 건축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당대의 가장 독창적인 건물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십자형의 넓은 정원에는 바로크양식으로 조각된 분수가 딸린 연못이 있다. 궁전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는데, 궁내 도자박물관에는 그릇 컬렉터였던 아우구스트 강왕이 수집한 동양의 도자기와 마이센 3대 장인들의 초창기 작품 등 화려한 도자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


1589년 작센 지방의 역대 군주들을 기록한 길이 101m의 벽화, 군주의 행렬. 원래 순수회화로 그려졌으나 1907년 마이센에서 제작한 도자기 타일 총 2만5천여 개로 재보수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시가지를 초토화시킨 폭격을 유일하게 견뎌낸 신화를 가진 문화유산.

유럽 최초의 자기, 마이센

질흙으로 빚어 높은 온도에서 구워 내는 도자기. 도기, 자기, 사기, 토기 등이 도자기 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흔히 도자기라 하면 도기와 자기를 말한다. 

진흙으로 1300℃ 이하의 온도에서 구우면 도기, 고령토로 1300~1500℃에서 구운 것을 자기로 구분 한다. 자기는 도기보다 강도가 강하고, 얇게 만들 수 있으며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특히 자기 중에서도 1250℃에서 굽는 청자에 비해 백자는 온도가 1300℃까지 상승 해야 만들어지기 때문에 최고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회롤트가 1739년도에 제작한 츠비벨무스터(Zwiebelmuster) 패턴. 시대를 초월해 마이센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작이자 가장 많이 도용된 디자인이 기도 하다.

16세기 말, 새 항로가 개척된 뒤 유럽인들은 인도, 중국, 일본에서 비단과 차, 도자기 등을 대거 들여오기 시작했다. 17세기부터 유럽에 본격적으로 거래된 중국 징더전의 자기는 왕실과 귀족 등 그 시대 유럽 사람들을 완전 매료시켰다. 

그들은 시누아즈리(chinoiserie·중국적 취향)라는 새로운 양식에 열광했고, 중국과 일본의 자기를 소유하는 것을 부와 권력의 과시로 즐겼다. 모조품이 쏟아지자 1722년 마이센은 품질보증을 위해 왕으로부터 작센 공국의 상징인 교차 쌍검의 문양을 하사받아 상표로 사용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로고 라고.


                  

 

 


                  

 

 


강한 왕, 뛰어난 전술가, 도자기 수집광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군주, 아우구스트 (Friedrich August Ⅱ세 1694~1733) 강왕.

마이센의 플래그십 스토어. 마이센 300주년 행사를 보기 위해 인구 3만 여의 마이 센에 그 10배가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당시 자기는 보석보다 더 값비싸고 귀한 물건으로 여겨졌다. 접시, 찻잔, 항아리 등 고가의 중국 자기들은 아예 별도로 만든 방에 벽은 물론 천장까지 장식되었다. 자기에 열광했지만 18세기 초까지 유럽은 자기 그릇을 만들지 못했다. 자기를 만들 고령토를 찾지 못했고, 자체적으로 자기를 만드는 나라는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정도였다.


유럽 최초 자기 발명자로 역사에 이름을 올린 요한 프리드리히 뵈트거 (Johann Friedrich Bttger, 1682~1719).

황금의 무게보다 더 고가로 거래되는, 그래서 ‘백색 황금’이라고 불리던 중국 자기를 유럽 왕실과 도공들은 모두 만들고 싶어 했다. 

열정을 쏟아부은 덕에 1709년 비로소 마이센에서 중국 자기 제조의 비밀이 밝혀지고, 유럽 최초의 백색자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유럽 자기의 역사를 쓴 주인공은 바로 폴란드와 독일 작센 공국의 군주를 겸 했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이다.


바로크양식의 화려한 건축물 츠빙거 궁전.


1차 소성된 기물에 유약을 입히는 시유 과정(Glazing).


제품 뒷면에 쌍검 로고를 일일이 손으로 그려 넣는다.

연금술사가 빚은 세계의 자랑

아우구스트 2세는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작센 공국의 군자금과 문화 예술적인 미학의 도시 건축이 필요했고, 막대한 자금이 절실했다. 

이를 위해 자기 제조에 관 심을 갖고 연금술사 뵈트거에게 자기 제작의 왕명을 내린다. 비밀 유지를 위해 드 레스덴에서 엘베 강 유역의 서북쪽 작은 마을 마이센에 유럽 최초의 왕립 자기 제작 소를 설립했다. 고딕양식의 알브레히츠부르크 성에 이 제작소가 공식적인 마이센 자기 브랜드의 시초이다.

마이센 자기의 모듈과 패턴은 초창기 마이센 도자의 모티프가 된 중국 자기의 모방에서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이 상호 결합된 형태로 표현된다. 마이센은 자기 제작 기밀 유지에 노력했지만 기술력은 비엔나, 프랑스, 코펜하겐 등으로 넘어가 유럽 각 지역에 자기 가마가 생긴다.


채색과 문양 등의 작업 과정 중인 항아리들. 1차식으로 900℃ 온도의 초벌구이, 2차식으로 기물에 디자인 작업을 하고, 1450℃에서 재벌구이하는 기법 등이 있다.


1865년 마이센을 은퇴한 페인터가 그린 작품. 18세기 중반, 도자기에 화폭 스타일 이 유행했다. 그림을 도자기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력은 당시에 마이센만 보유했다 고 한다.


츠빙거 궁전 박물관 3층에 전시된 항아리들. 아우구스트는 특히 일본의 가키에몬 스타일에 열광했다고 한다.

마이센이 중국을 모방한 것처럼 유럽의 다른 나라 또한 마이센의 조형적 바탕 아래 모티프의 미감을 모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마이센은 세계 도자기 애호가들 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아온 유럽 도자기의 전통이자 유럽 자기의 역사다. 세계의 자 기 문화를 이야기할 때 중국 징더전을 빼놓을 수 없듯 유럽 자기의 뿌리를 찾아갈 때 마이센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마이센 수작업의 자기를 성형하는 최고의 명장들, 자상한 신사 프로덕트 매니저 마우리체(Maurice), 마이센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디렉터 마르쿠스(Markus), 통역 을 담당한 한국계 독일 시민과 필자.


마이센 디렉터 마르쿠스의 네오마이센 시리즈. 블랙, 화이트, 골드의 3가지 컬러와 유형 패턴으로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다.


마이센 뮤지엄. 총 3층 건물로 1층은 스토어, 2층은 아우구스트 강왕이 수집한 동양 자기들을 연도별로 전시하고, 3층에는 세계 각지의 자기들을 전시한다.

오늘의 그릇, 마이센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동독권이던 마이센은 300주년을 기념하며, 3백 년 을 향해 도약할 전환점에서 40대의 젊은 CEO를 영입한다. 마케팅과 디자인 개발에 중점을 두려는 의지였다. 21세기의 마이센은 강왕 아우구스트 벽화에서도 패턴을 찾는 아이텐티티를 보존, 전승하면서 끊임없는 제품의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마이센은 전문 수집가용의 고가 라인과 젊은 중산층 소비자를 위한 저가 라인을 구축하는 전략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테이블웨어와 함께 주얼리, 인테리어 분야에도 진출하는 새로운 도전에 전력을 쏟고 있다. 오늘 우리 식탁에 오른 접시 하나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 그 속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지향적인 안목과 험난한 시기마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 기가 고스란히 쌓여있다.

접시 속에서 오늘의 그릇을 명품으로 만드는데 숨겨진 그 들의 모습이 소용돌이처럼 펼쳐 보이는 듯하다.


순백의 혼수 아이템.


1층에 위치한 마이센 카페. 사용되는 모든 식기류도 마이센 작품이다.


현대적 마이센을 대표하는 시리즈 중 하나. 호수의 물결이 바람 따라 파도처럼 흔들 리는 현상을 패턴화한 식기류. 1710년대의 플랫 형태를 재해석하여 물결 표면을 엠보싱으로 처리, 세심하게 조각했다.

 

Credit Info

조은정(CFCI)
사진
김일다(www.kimilda.com)

201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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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CFCI)
사진
김일다(www.kimil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