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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이승신의 마켓 수다 1

진화하는 프리미엄 식품 매장

On September 12, 2014 0

아는 것 많고, 본 것 많고, 잘하는 것도 많은 두 여자. 고등학생 자녀들을 키우는 엄마이자 내조의 여왕, 자기 분야에서 똑 부러지게 자리매김한 전문가로서도 두 사람은 닮았다. 지금 가장 이슈인 마켓의 핫 플레이스에서 펼쳐지는 두 여자의 생생 토크, 이달부터 <리빙센스>에 연재한다.

말 잘 통하는 우리는 단짝 친구

지난 10여 년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꾸준하게 대중들과 소통해온 리빙 전문가 조희선 씨. 국민 대표 주거 형태인 20~30평대 집을 주로 고치며, 좀 더 살기 편한 공간 활용 아이디어를 제안해온 그녀는 부지런히 책도 펴내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면서, 리빙 인테리어 분야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얼마 전부터는 홈쇼핑에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매출 100억을 돌파하는 파워를 입증하기도 했다.

건강하고 시크한 이미지로 오랫동안 시청자와 만나온 배우 이승신은 아는 사람 사이에서는 소문난 살림 고수다. 특히 요리에 열정과 애정이 대단한데, 에디터 역시 수년 전 그녀와 요리 기사를 진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솜씨도 좋고 해박한 지식도 가지고 있다. 뮤지션이자 문화예술계의 감각 있는 셀러브리티이기도 한 남편 김종진은 와인, 치즈, 햄, 소금 ‘박사’이기도 한데, 취향 맞는 부부는 슈퍼마켓 데이트부터 지인들과의 작은 파티, 미식 여행까지 맛있는 이야기로 지루할 틈이 없다.

이승신과 조희선은 단짝 친구다. 나이도 한 살 차로 동년배고, 결혼해 아이 키우고 가족과 살림 돌봐온 세월도 같은 세대. 사회에서 만났지만 관심사가 비슷하고 이야기가 잘 통해 좋은 친구처럼, 자매처럼 애틋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만나면 살림부터 일, 남편, 자녀 교육, 다이어트, 책, 쇼핑, 여행 등 여자들의 세상만사 관심사가 쉴 새 없이 펼쳐지는 두 사람. 주부들에게 핫한 공간부터, 지금 뜨는 아이템까지 시시콜콜 쏟아지는 재미나고 고급진 정보가 아까워 연재 기사를 기획했다. 둘이 합쳐 살림 역사만 반세기, 고수들이 다녀온 이달의 핫 플레이스는 최근 푸드 마켓의 이슈로 등극한 ‘프리미엄 식품 매장’이다.

패션·뷰티 가고 리빙·푸드의 시대

소비 시장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요즘 한 목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패션·뷰티의 시대가 지나고 리빙·푸드의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 서양 등 현대화가 앞서 진행된 외국의 경우처럼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 대중들의 욕구가, 보이기 위해 입성을 치장하는 단계를 넘어 잘 먹고 잘 사는 라이프스타일 자체의 본질적인 접근으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올 들어 국내에서도 감지되는 리빙·푸드 시장의 급성장은 한때의 특수라기보다는 다가오는 웰 리빙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현상과도 같게 느껴진다. 그중 2014 핫 이슈로 떠오른 것이 프리미엄 식품 매장의 인기다. 3년차에 접어든 SSG와 고메494를 시작으로, 올해 잘나가는 백화점들이 하나같이 새단장에 나선 것도 지하 식품 매장이다. ‘000 다녀왔어요~’ ‘드디어 먹어봤어요!’ ‘득템했어요’ 등의 후기도 블로그마다 주렁주렁 달린다. 프리미엄 식품 매장은 대형마트와 뭐가 다른 걸까? 또 무엇이 여자들의 마음을 공략했을까?

달라진 식탁, 폼나는 음식 쇼핑

승신 사실 프리미엄 식품 마켓의 시작은 ‘스타슈퍼’가 아니었나 싶어요. 집 근처에 처음 생겼을 때 진짜 고수와 싱싱한 바질, 루콜라 등을 파는 걸 보고 ‘여기 제대로네’ 했죠.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남체인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특화된 식재료를 기본 상품으로 팔고 있었으니까요. 사실 허브는 우리의 소금, 간장처럼 서양요리의 기본인데 구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진열도 소품숍처럼 예쁘고 문화적인 신선함이 있었어요.

희선 강남 사람이 아니라 가보지 못한 상태였는데(웃음), 한 번은 근처에서 만난 지인이 레스토랑은 브레이크 타임이니 ‘가볍게 푸드 코트나 가자’ 하는 거예요. 그런데 가보니 내가 아는 푸드 코트가 아니었던 거죠. 고급 슈퍼 하니 연희동 ‘사러가 마트’도 생각나요. 크진 않지만 전 세계 식재료가 두루 있고, 리모델링한 뒤에는 외국 그로서리숍처럼 예뻐졌어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남대문 도깨비시장의 다른 버전 같아요. 생필품 살 곳은 아닌 느낌?

승신 특정 지역에 한둘씩 있던 고급 슈퍼가 대형 백화점으로 옮겨 가는 것 같아요. SSG는 신세계, 고메494는 갤러리아에서 운영하는 식품 매장이잖아요. 이번에 신세계 본점도 프리미엄 푸드 마켓으로 확 바뀌었고, 롯데백화점도 올 봄 리뉴얼을 실시했지요.

희선 프리미엄 식품매장이 곧 고급 슈퍼인데,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승신 세계 곳곳의 희귀하고 맛있는 식재료가 모여 있고, 잘나가는 지역의 날고 기는 고메 브랜드가 들어와 있는 곳. 뉴욕의 딘앤델루카부터 광장동 순희네 빈대떡까지 범위도 다양하고요. 또, 요즘 고급 디저트가 인기인데 온갖 디저트 브랜드를 모아놓은 섹션이 경쟁적으로 입점되는 것도 눈에 띄어요.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디저트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는 ‘디저트 박스’, 신세계 본점에는 ‘파티셰리존’이 있죠. 뉴욕에서 온 수제 케이크 ‘레이디엠’이나 일본의 롤케이크 ‘몽슈슈’, 마카롱 귀족 ‘피에르에르메’, 천연효모빵 ‘라몽떼’ 등은 요즘 줄 서서 먹는 브랜드. 잘나가는 거리의 간식들도 맛볼 수 있어 좋은데, 생과일 착즙 주스 등 요즘 핫한 먹을거리도 두루 만나볼 수 있고요.

희선 SSG 청담과 고메494에 처음 갔을 때 미국의 유기농 전문 그러서리 스토어 홀마켓이나 세계 최대 식료품 매장인 이탈리아의 이탈리, 미식 천국인 파리의 라파예트 백화점이 떠올랐어요. 가장 최근 오픈한 신세계 본점 식품 매장까지 다녀와 보니 국내 프리미엄 푸드 마켓이 점점 진화하는 게 실감나요. 인테리어, 동선, 식품과 브랜드 구성 모든 면에서요. 예를 들어, 쇼핑과 식사가 한꺼번에 이루어져 불편한 매장 구성이 개선된다든가, 섹션을 구분하는 인테리어적인 접근이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는 것, 상품 구성 역시 생소한 브랜드인데, ‘좋다니까 사봐’라는 일방적인 머천다이징이 아닌 대중적으로 알려진 글로벌 아이템이 갖춰지는 것들이 진화의 한 예죠. 프랑스의 국민 소금, 플뢰르 드 셀 같은 전통 수작업 웰빙 소금을 이제 한국에서도 살 수 있는데 현지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8000원대예요.

승신 솔직히 ‘프리미엄’이라고 하니 주부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돼요. 그런데 프리미엄 라인 안에서도 가격의 편차를 두어 선택할 수 있게 한 게 영리해 보여요. 프리미엄 김밥집이 있으면 최고급 호텔의 셰프 요리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지요. 백화점의 일반 식품 매장처럼 세일 시간도 있어요. 실제 청담동 주민들도 SSG에서 마감 전 3팩에 1만원 세일을 자주 이용하고요. 저도 스타슈퍼에서 9시 반쯤 프로모션으로 나온 생수를 박스째 사거나, 요즘 푹 빠진 코코넛 주스, 잼 등은 세일 일정을 물어봐서 사기도 하고요.

희선 가방, 구두와 달리 먹는 것은 접근하기가 좀 더 쉽잖아요. 이제 식재료나 한 끼 식사 앞에서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죠. 명품 백 대신 최고급 디저트나 요리를 ‘쇼핑’하며 남과 다른 차별화를 두는 게 새로운 니치 마켓 트렌드이기도 하고요. 어학연수, 해외여행 등의 일상화로 맛있는 음식과 식재료도 많이 알고, 직접 식탁에 올리는 경우도 잦아지니 그만큼 수요가 생기는 거죠.

승신 작은 사치를 고급 식품관에서 부담 없이 즐기려는 심리가 있는 듯해요. 특별한 날이라 레스토랑 갈 것도 아니고, 애 안고 슈퍼마켓을 헤집고 다니기도 힘들 때 달라진 식품관에서 폼나게 쇼핑 겸 식사를 해결하면 좋죠. 동네 마트와 달리 남편과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팔짱 끼고 다닐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MD에 의해 엄선된 브랜드를 공부하는 기분도 들어 만족스럽고요. 아, 그나저나 배가 고파요. 푸드 코트에 간단히 뭐나 먹으러 갑시다!

  • + 프리미엄 식품 매장 트렌드
    1 믿고 사는 친환경 제품군 논란이 되는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이나 신선한 산지 직송 농산물, 무항생재 축산물, ‘비건-액트’ ‘에코서트’ ‘글루텐-프리’ 등 공신력 있는 식품 인증 마크가 찍힌 식료품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2 전문화된 델리숍 와인 셀렉션으로 특화된 신세계의 경우 1200여 종의 와인을 보유하고 있는 와인하우스가 있고, 치즈 전문 델리도 함께 있다. 식품 매장마다 올리브오일, 소금, 소시지 등 한 가지 식료품의 거의 모든 종류가 총망라된 섹션을 마련하는 추세.

    3 디저트 워(war) 미슐랭 가이드, 블루 서베이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디저트와 지역 명물이 된 아이템 등 달콤한 디저트의 향연이 지하 식품 매장 세계에 펼쳐진다. 실제로 잘나가는 매장은 월 4억~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 백화점마다의 자존심이 걸린 부스.

    4 명품이 된 신토불이 숨 쉬는 된장, 고추장 등 우리 음식의 기본인 장류는 물론 술, 반찬, 특산품 등 질 좋은 전통 식재료와 식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코너들의 등장.

    5 고급화된 HMR 식품 1인 가구, 나홀로 직장인, 외국인이 늘면서 급성장한 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 건강하고 특화된 메뉴로 즐길 수 있는 고급 간편 가정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Credit Info

진행
김일아 기자
사진
김덕창(숍), 박우진(인물)

2014년 09월호

이달의 목차
진행
김일아 기자
사진
김덕창(숍), 박우진(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