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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 중!

On October 11, 2013 1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전면 시행됐다. 그런데 준비가 덜돼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모두가 확실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국가를 나무라고, 처리를 도맡은 민간업체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있다. 과연 시민인 우리에게는 잘못이 없는 걸까? 한 솥 가득 끓여내던 찌개는 조금 비워내고, 먹지 못하고 남겨서 끝내 버리고 말았던 반찬들을 줄여야 했던 건 바로 우리다.

# 연간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4백만 톤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지구에 축적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돈을 덜 쓰기 위해서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큰 가치가 있으냐고 묻는다면, 물론 환경보호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대단한 사명이자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필수 강령이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돈 문제가 훨씬 시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다각도로 펼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캠페인 또한 돈 절약이 앞서서 등장하는 주요 테마다.

도대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기에 그럴까? 현실을 자각하는 데 도움이 될 구체적인 자료 몇 가지를 제시하자면, 일단 전국적으로 연간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4백만 톤에 육박한다. 매립이든 자원화든, 이 쓰레기들을 처리하려면 20조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 이는 2010년 당시 7년 새 3배로 껑충 뛴 국가 채무의 연간 이자와 맞먹고, 2013년에 새롭게 책정된 서울시의 예산(20조 6천2백87억원)과 비등한 수치다.

좁혀서 서울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면, 1천만 서울 시민이 하루 동안 힘들게 조리해서 만들기만 하고 정작 먹지는 않아 버려지는 음식 폐기물이 약 2천5백 톤이라고 한다. 이를 1년 치로 환산하면, 1인당 자기 몸무게의 1. 5배(약 90kg)에 달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완소’ 간식인 치킨 72마리에 해당한다. 1인당 연간 12마리의 닭을 먹는다는데, 자그마치 꼬박 6년은 먹을 수 있는 양을 그냥 쓰레기로 버리고 있는 셈이다.

#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전면 실시

일찍이 정부는 일부 지역에 한해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하기 위한 제도를 시범 시행해왔고, 올해 1월 1일부터 전국에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의무화하라는 명령을 각 시·구청에 전달한 상태다. 요지는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의 양만큼 개인에게 비용을 부담시켜 간접적으로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그동안 온전히 정부의 몫으로 남겨졌던 처리 비용을 시민들과 분담하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시민이 종량제 실시에 대해 흔쾌히 찬성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행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쓰레기는 그냥 버리면 된다는 인식보다 자신이 배출한 쓰레기에 대해서는 처리 비용을 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 분담률이 어느 정도인지가 논의선상에 오를 텐데, 50% 선이었던 초기에 비해 지자체와 민간업체가 처리단가를 놓고 입씨름(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뒤 단락을 참고할 것)을 하며, 만일의 경우 시민들의 분담률이 최대 80%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처음 반응과 달리 일부 주부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종량제가 실시되고 막상 경험을 해보니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다. 종류는 3가지다. 각기 다른 용량의 전용 봉투나 납부 칩을 구매해 음식물 쓰레기를 일정량 채워서 버리는 방식과 배출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RFID 전자 방식이 그것이다. 현재는 단독주택이나 음식점 등은 봉투를 많이 사용하고, 아파트같이 많은 세대가 함께 사는 공공 주택 환경에서는 RFID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점차 RFID 방식이 많은 수로 보급되어 보편화될 예정인데, 아무래도 지금의 어르신들에게는 까다로울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은 생각보다 무척 간단하다. 마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내릴 때처럼, 카드를 한 번 태그하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 용기의 뚜껑이 열리고, 안으로 쓰레기를 버리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카드를 태그하면 뚜껑이 닫히고 무게가 측정되면서 요금이 자동으로 정산된다. 정산된 금액을 결제하는 방식은 지자체마다 다른데, 교통카드처럼 일정 금액을 미리 충전해놓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선불로 내야 하는 지역도 있고, 태그와 동시에 해당 부처로 어느 동 누가 얼마나 버렸다는 식으로 결제자의 데이터가 넘어가면 후에 한 달 치를 한꺼번에 후불로 고지하는 곳도 있다.

제도 시행의 편의성을 따지자면 선불제가 낫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후불제가 간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효율에서는 다르다. 매번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선불로 결제한다고 하면, 체감상 지출에 대한 부담이 훨씬 즉각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연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많이 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정석대로 따지자면, 그러한 지점을 놓고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행방을 묻는 것이 맞는 셈법이다. 현재는 초기 단계로 처음 목표치로 설정한 40% 감소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시행 처음부터 40%를 감소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무리다. 2018년도를 기준으로 세운 목표치라는 걸 감안하면, 시범 운행 결과를 봐서는 이미 절반 이상의 효과는 달성했다고 보면 된다.

2005년도부터 종량제를 적극 추진해온 인천시 부평구와 2008년부터 시행해온 춘천시의 경우 20~26% 정도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줄어든 사례를 환경부에서 발표한 바가 있고, 작년 8월부터 3개월간 종량제를 실시한 서초구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35. 1%까지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일단 시범 운행 결과를 봐서는 종량제를 시행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이 가능한 셈이다.

# 서울에서‘만’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시범 운행을 통해 어느 정도 제도의 검증이 끝났고, 종량제 실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긍정적인 상황이라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만 같더니, 서울에서 문제가 터졌다.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종량제가 전면 실시됨과 동시에 기존에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가던 민간업체들이 주민들이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가지 않고 그냥 놔두면서, 길거리마다 고약한 냄새가 풍기고 미관이 더럽혀진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서 이 문제는 종량제 실시 여부보다 그와 함께 새롭게 시행된 음폐수(음식물 쓰레기 폐수) 처리 개정안에 대한 지자체와 민간업체 간의 늑장 대응 탓이 크다.

기존엔 전체 음폐수 양의 1/3(하루 평균 6백 톤)을 바다에 버려서 처리하곤 했는데, 우리나라가 런던협약(폐기물의 해양 투기로 인한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협약, 네이버 지식백과 인용)에 가입하면서 2013년도부터는 음폐수 해양 배출을 전면 금지토록 했다. 퇴비나 가스로 자원화하거나 폐수로 처리해야 하는 등 오직 육상 처리만 가능하게 된 것인데, 이때 드는 비용이 이전에 바다에 버릴 때보다 배나 많이 든다.

애초에 환경부가 책정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단가는 9만원대 후반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민간업체에 처리 대가로 건넨 돈은 7만원대. 평균적인 처리 가격인 7만7천원을 고려했을 때, 결코 수익이 남을 수 없는 구조다. 민간업체들의 입에서 돈 좀 더 달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니 원래 주려고 했던 돈은 기본적으로 주고, 음폐수를 해상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육상에서 처리해야 하면서 추가로 드는 비용 3만원까지 포함(12만~13만원대)시켜 처리 단가를 책정해줘야만 제대로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맞는 말인 게, 기존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시켜 빼낸 물을 바다에 버리면 됐지만, 지금은 그 폐수까지 최대한 정화시켜 배출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 지자체의 태도도 이해가 간다. 이미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갑자기 음식물 쓰레기 처리 단가를 배로 늘려버리면 재정에 구멍이 뚫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많게는 전국적으로 3백억을 추가 편성해야 민간업체들의 불만을 수용할 수 있는데, 쉽지 않은 결정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11만원대까지는 최대한 맞춰주겠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서울시 쪽에서 겨우 둘을 어르고 달래 협상 시일을 조금 늦춘 덕분에 음식물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도 환경부나 서울시 자체에서 만족할 만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민간업체들이 불평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와중에 서울에 사는 시민들만 중간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할 법하다.

# 서울에서‘만’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애초에 정부는 2018년까지 음식물 쓰레기의 95%를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추진했다. 더욱이 환경부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특히 그냥 버리지 말고 재활용해보자는 취지에서 자원화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계획을 끝마친 상태였다. 이미 5년 전 일이다. 그러나 제대로 이행할 수가 없었다. 환경부가 나서지 않고 그저 서울시에 그 내용을 하달하고 말았고, 서울시는 각 구청, 구청은 또 각 사업자들에게 떠넘기고 손을 놨다. 점차 사업 계획이 추진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고, 지금까지 흐지부지 시간만 흘려보낸 꼴이다.

더불어 잘못은 주민인 우리에게도 있다. 각 사업자들 혹은 이따금 구에서 이러이러한 일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을 ‘이곳’에 지어야겠다고 동의를 구하면, 무조건 안 된다며 그 근처의 주민들이 당연히(?) 성을 냈다. 소위 자신이 사는 동네에만은 혐오시설을 못 들인다고 주장하는 ‘님비현상’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정말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이 혐오시설인가 하는 것이다. 진짜 상상하는 것만큼 악취를 심하게 풍기고 더러운 건물인가 이 말이다. 공교롭게도 맞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악취를 없애기 위해 아무리 생화학적 과정을 거친다 하더라도 100% 제거하는 건 불가능하고, 퇴비화나 사료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자그맣게 갈린 분진들이 바람을 타고 주거지역으로 날릴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다. 그러니 주민들의 강경한 반응은 어쩌면 당연하다.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건 알고 있지만, 그 건물 때문에 땅값이 떨어지고 동네 이미지가 나빠질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불편하고 피해까지 입을 수 있으니 반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엉겁결에 일을 떠맡은(힘없는) 민간업체로서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 실은 구청에서조차 자신의 구 이미지에 손해가 되는 일이라고 여겨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을 적극적으로 지으려고 하지 않는다. 국가 차원에서 이 일을 진행하지 않으면 결코 진행이 안 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린 사태가 자연스럽게 펼쳐진 것이다.

즉, 그 사태가 곧 ‘음식물 쓰레기 대란’으로 드러난 것이고, 늦게나마 서둘러 수습하려는 게 지금 정부의 모습이다.
만일 주민들이 그러한 지역 이기주의를 내비치지 않고 정부가 사업만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면, 예정대로 각각 2008년과 2010년에 논의한 은평구와 성동구의 음폐수 처리시설 공사가 지금쯤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였을 거다. 그 밖에 강서구와 강동구 등도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대책 방안에 대해 조금 더 일찍 논의를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미뤄지고 미뤄져,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처리장들은 2018년이 되어야 완공될 예정이다. 그래서 당장 처리할 방법이 없는 음폐수를 민간업체에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고, 그마저 여의치가 않아 서울에서 나는 음식물 쓰레기의 31%가량을 경기도로 유입시키면서 불행하게도 지역 간 갈등까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오는 5월부터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건립되는 처리시설에서 음폐수 중 2백 톤을 처리할 요량으로 그 시설이 완공되기만 그저 멍하니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것 때문에도 말이 많은데(인천시는 받아들였을지 몰라도 직접 사는 시민들은 반발이 심하다), 문제는 그러고도 여전히 처리하지 못하는 음식물 쓰레기 3백81톤의 행방이다.

# 식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한때 ‘귀족’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네티즌이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음식문화가 저급하다고 얘기해 한바탕 마녀사냥이 벌어졌었다. 요지는 한 냄비에 크게 끓여 너도나도 숟가락을 넣고 퍼먹는 찌개 문화가 더럽고, 일본의 초밥 문화는 정갈하고 깨끗하다는 얘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그녀의 발언에 대해 ‘일본녀 막말’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비난했던 사건이다.

그녀가 욕먹을 짓을 한 건 분명하다. 문화에는 우열이 있을 수 없는데, 단지 방식의 차이를 예로 들어 무조건 한국의 음식 문화가 나쁘다고 말하니 어찌 네티즌들이 가만히 있었겠는가. 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녀의 말 중 유의미한 부분이 있다. 바로 먹을 수 있는 양을 생각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이 해놓고 보는 우리나라의 식습관에 대해서다. 그녀가 말한 찌개 문화가 대표적이다. 가령 문화가 형편없다고 욕먹을 일은 없지만, 그러한 문화로 인해 음식을 낭비하고 다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는 일이 잦다는 건 지적받아 마땅한 게 아닐까?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만 한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자신이 음식을 얼마나 먹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낭비 없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알기가 쉽지 않다. 밥이나 국 같은 경우는 자신의 것만큼 덜어서 먹으니 양을 맞출 수 있지만, 반찬의 경우는 이미 다량으로 만들어서 통에 담아놓은 것을 냉장고에서 꺼내 먹기 때문이다. 그러니 먹을 만큼 음식을 한다기보다 재료가 준비되어 있는 만큼 조리를 하게 된다.

즉, 반찬을 한 번 만들 때의 기준이라는 것이 없고, 대부분 많이 만들게 되고, 결국 손만 대고 다 먹지는 못한 채(자주 먹어 질리기도 해서) 버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진다. 그래서 대안으로 요즘은 가정에서도 식판을 많이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편식하는 자녀를 위해 적당량의 밥과 찬을 놓아주고(혹은 직접 떠서는) 깨끗이 다 먹도록 교육을 시키기 위해 식판이 사용되곤 했는데, 지금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교육인 것 같다.

일단 식판을 이용하다 보면 처음에는 마치 많이 먹을 것처럼 많이 담지만, 점차 밥을 먹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을 알게 된다. 그러니 식사할 때 먹을 만큼만 덜게 된다. 자연히 담은 음식은 다 먹게 되고, 남겨서 버려야만 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줄게 된다. 더 좋은 점은 그런 과정을 통해서 가족이 일주일에 먹는 양 혹은 한 달에 먹는 음식의 양을 계산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만 조리해서 먹으니 자연히 식생활 사이클이 건강하게 개선된다. 추가로 한 사람당 식판 하나만 있으면 식사 준비가 끝나기 때문에 설거지를 할 때도 무척 간편하다.

쟁여놓는 습관도 없애야 한다. 지금은 주변에 먹을 게 널렸다. 먹을 게 없어 걱정인 세상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것을 어떻게 먹을지가 고민인 게 요즘이다. 그러니 갑자기 특가로 세일한다는 마트의 ‘1+1’ 제품을 두고두고 먹을 요량으로 사재기하듯 날름 쓸어오지 않아야 한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주부라면 이미 알겠지만, 그렇게 산 음식은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썩고, 결국 버리게 된다. 먹을 만큼만 사고, 먹을 만큼만 해 먹는 식문화를 가정에 정착시키는 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 식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흔히 음식점이나 농수산물유통단지 등에서 더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는데, 전체 음식물 쓰레기의 67%가 일반 가정에서 배출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어쩌다 한두 번 음식점에 가서 먹는 저녁 메뉴를 깔끔하게 남김없이 먹으려고 노력하기보다 집에서 매일 마주하는 밥상을 깨끗하게 비우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데, 이 부분은 앞에서 다뤘으니 패스. 무엇보다 부득이 남은 잔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는 80% 정도가 수분이다. 즉, 수분만 잘 빼면 1㎏이었던 음식물 쓰레기의 무게를 200g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얘기고, 그만큼 봉투값도 절약할 수 있다는 말씀. 가정에서 이 원리를 적용하려면 음식물 건조기를 사용해야만 하는데, 최근 종량제 실시와 더불어 음식물 처리기를 만드는 업체들이 갑작스레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에 국그릇 크기(500g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를 기계에 넣고 스위치를 켜면 안으로 온풍이 불어 음식물을 말리는 원리인데, 4시간 정도 후면 음식물이 바싹 마른다. 사용이 간편하고, 4인 가족 기준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통을 비우면 될 정도로 효율도 좋은 편이다. 다만(성능의 문제인지) 음식물이 마르는 과정에서 공기가 기계 밖으로 새면서 집 안에 불쾌한 냄새가 밸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온풍이 작동하면서 내는 소리가 다소 시끄러운 제품이 있다는 의견들이 있으니, 구매 시 참고하면 좋겠다.


정확히 어떤 게 음식물 쓰레기인지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하면 봉투값도 더 들고, 잘못 걸리면 과태료(1회 5만원, 2회 10만원, 3회부터 20만원)까지 물어야 한다.


간단하게 가축이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생각하면 음식물 쓰레기인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돼지는 똥도 먹는다니 정말 아무거나 다 먹을 것 같지만, 상식적으로 생선이나 동물의 뼈 혹은 달걀껍질처럼 단단한 것이나 석회질이 포함된 건 먹지 못한다. 호두나 밤, 땅콩 껍질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예전 같으면 미역이나 절인 무, 배추 등 짠 기가 남아 있는 음식물도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었지만, 최근에는 자원화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된다. 또 생선의 내장이나 고기의 비계는 포화지방산이 많아 사료나 퇴비로 자원화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꼭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야 한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가장 권고하고 싶은 게 있다. 일반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중 51%가 손질하면서 내버리는 채소와 과일 껍질이라고 한다. 과일의 알맹이는 먹지만 껍질은 그냥 버리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면 의외로 과일 껍질들이 쓸모가 많다. 일례로 귤껍질은 빨래를 삶을 때 함께 넣으면 표백제 효과가 있다. 그리고 사실 웬만한 건 껍질째 먹으면 더 좋다.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를 예방하는 감도 그렇고, 항산화물질이 많은 포도도 그렇다.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건 활용하고 정말 ‘쓰레기’인 걸 버리자는 얘기다.

매직카라의 ‘스마트카라’ | KBS 프로그램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 체험단이 뽑은 1등 제품이다. 건조식으로 일단 수분을 제거한 뒤 분쇄까지 시켜준다. 대략 90%의 무게가 줄어든다. 건조 시 날 수 있는 악취를 잡기 위해 탈취에 탁월한 다중복합활성탄을 내장했다. 월평균 사용료 3천원(12회 사용)으로 건조식 제품치고 전력 소비량도 적은 편이다. 가격 49만 8천원 문의 070-4082-4432

동양매직의 ‘FDD-200’ | 국내 최초 냉동식 제품이다. 영하의 온도로 음식물을 얼리는 과정에서 악취가 완전히 사라진다. 그 상태로 놔둔다고 해도 음식물이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초파리가 생길 염려도 없다. 비록 크기는 8L로 일반 건조식보다 크지만 중량이 가볍고, 가격도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 전력 소비량 또한 건조식의 20% 수준이라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하다. 가격 24만 8천원 문의 1577-7784

그린퀸의 ‘그린퀸’ | 싱크대와 일체형이라 애초에 설거지를 하면서 남은 음식을 다른 곳에 덜어두지 않고 바로 배수구에 버리고, 설거지가 끝난 후 기계를 작동시켜 분쇄시키면 된다. 이 과정에서 중량의 약 50%가 감소한다. 후에 건조 과정을 거치면 원래 무게의 10%만 남게 된다. 음식물을 갈 때 다소 소음이 발생하는데, 그때뿐이니 문제될 게 없다. 가격 77만원(렌탈 1달 1만 9천 9백원) 문의 1666-9001

찬미해피맘의 ‘HT-21’ |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배수구에 넣은 음식물들이 1차적으로 분쇄 과정을 거치고 나면, 유독 염분기가 많은 우리나라 음식물을 잘 분해하고 악취까지 제거해주는 미생물들 투여해 처리 후 분해된 것들을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기존에 배수관이 막히거나 역류하는 문제를 보완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격 55만원(가정용 보급형) 문의 1666-3234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물을 막 버린다면…

정말 어떻게 될까? 작년에 개봉한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에피소드 중 ‘멋진 신세계’를 보면, 주인공 류승범은 자신이 무심코 버린 곰팡이 핀 사과 하나 때문에 좀비가 된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그 사과를 포함한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처리장으로 옮겨지고, 자원화 과정을 통해 만든 사료를 축산 농가의 소들에게 먹여서 살을 찌워 도축을 하고, 고깃집에서는 그 쇠고기를 들여왔는데, 손님으로 간 류승범이(사장이 서비스로 준) 그 소의 간을 먹고 이름 모를 바이러스에 걸려 갑자기 목 주위로 핏줄이 서더니 곧 눈이 탁해지고, 결국 좀비로 변하게 된다. 소개팅으로 만나 함께 고기로 끼니를 때운 후 집 앞에서 류승범과 진한 키스를 나눈 고주은조차 그 바이러스에 전염돼 함께 좀비가 되고, 여행에서 돌아온 가족들조차 류승범이 목을 무는 바람에 좀비가 되고 만다. 그렇게 바이러스가 점차 확산되면서 뉴스에서는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 토론이 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전체가 좀비 소굴로 변해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

그렇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성은 지극히 떨어진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렸기 때문에 인간이 좀비가 되고 말 거라는 얘기는 영화의 소재로서나 가능한 공상적 해프닝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하나 있다. 바로 ‘좀비 사회’에 대한 경고다. 즉, 의식 없이 그저 몸만 살아 있는 좀비처럼, 현실의 어떠한 주의에도 개선하려는 의지는 없고 단지 넋을 놓고 그 상황을 바라보기만 하는 지금 우리의 세태에 대한 쓴소리를 담아낸 것이고, 그러한 나태함을 서로가 서로에게 점차 전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류승범은 무심결에 덜 베어 먹은 사과를 버렸을 뿐이지만, 그것 때문에 좀비가 되었다. 우리가 바로 영화 속 류승범처럼 아무런 의식 없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각성이 필요한 때다.

버리기 전에 잠깐! 껍질도 쓸모가 있다

1 귤껍질 말려서 차로 마실 수 있다. 진피차라고 한다. 기침이나 가래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2 사과껍질 냄비가 타서 그을었을 때 냄비 안에 사과껍질을 넣고 10~20분 끓인 후 수세미로 닦으면 말끔해진다.
3 바나나껍질 오래 써 거칠어진 가죽 제품을 살살 문지른 후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면 가죽 재질이 부드러워진다.
4 포도껍질 & 파인애플껍질 수세미를 대신해 튀김 요리 후 프라이팬이나 가스레인지 등을 닦으면 기름기를 제거할 수 있다.
5 참외껍질 잘 말려서 망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각종 반찬 및 김치 냄새를 없앨 수 있다.
6 수박껍질 겉의 녹색 부분은 제거하고 하얀 껍질만 이용해 깍두기를 담가 먹어보라. 색다르다.
7 토마토껍질 말린 토마토껍질로 문의 손잡이를 문지르면 녹을 제거 및 방지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전면 시행됐다. 그런데 준비가 덜돼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모두가 확실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국가를 나무라고, 처리를 도맡은 민간업체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있다. 과연 시민인 우리에게는 잘못이 없는 걸까? 한 솥 가득 끓여내던 찌개는 조금 비워내고, 먹지 못하고 남겨서 끝내 버리고 말았던 반찬들을 줄여야 했던 건 바로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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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허영섭(프리랜서)
사진
김남우, 서울문화사 자료실

2013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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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허영섭(프리랜서)
사진
김남우, 서울문화사 자료실

1 Comment

지민통통 2013-03-30

저부터라도 음식물 쓰레기를 좀 줄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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