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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ZIA ON AIR

‘SNL 코리아’를 보러 갔다

On April 17, 2013 0

토요일 밤에는 주로 술을 마셨다.지난 주말에는 SNL 코리아를 봤다. 욕설을 퍼붓는 김슬기 때문에 속이 후련했다.직접 스튜디오로 가서 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SNL 코리아>의 생방송에 다녀왔다.

  • 의 카메라는 수시로 달린다.코너가 바뀔때마다 대여섯 대의 카메라가 날아다녔다.

의 시작은 신동엽이 아니다.
김슬기도 아니고 그날의 호스트도 아니다. 지난 3월 24일 오후 9시, 프리쇼의 문을 연 주인공은 임재범이었다. 아니, 임재범을 흉내 내는 개그맨 정성호다. 본격적인 쇼에 앞서 ‘바람잡이’로 나선 그는 끊임없는 성대모사로 아직 웃음에 적응하지 못한 관객의 마음을 열었다. 한석규로 시작해 이선균을 거쳐 김윤석으로 끝날 줄 알았더니, “여러분이 좋아하시니 몇 개 더 해보겠다”며 쉴 새 없이 목소리를 바꿔댄다. 한 스태프는 “처음에는 여러 크루들이 분위기를 띄웠는데, 요즘에는 주로 정성호 씨가 제일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방송으로 볼 때는 그의 역할을 주의 깊게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신동엽이 19금 개그를 맡고, 김슬기가 정치 풍자의 핵이라면, 정성호는 의 심장일지 모른다. 약 다섯 개의 콩트와 서너 개의 디지털 쇼트로 구성된 는 기존의 TV 프로그램과 영화·CF를 패러디하는 한편, 그들이 함부로 섭외할 수 없는 인물들(이를테면 박근혜 대통령)까지 등장시킨다. 천의 목소리를 연기하는 정성호는 그 모든 공간을 누빌 수 있는 리베로인 셈이다.

의 프리쇼는 제작진과 크루들에게는 마지막 리허설 기회다. 프리쇼에서 관객의 반응을 살핀 후, 순서를 바꾸거나 디테일한 부분을 보완해 다시 생방송을 준비한다. 생방송 시에는 주로 대기실에 있는 크루들도 프리쇼만큼은 무대 앞까지 나와 지켜보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오프닝 무대에서는 이날의 호스트인 최여진과 크루 이민교가 <댄싱 위드 더 스타>의 춤을 재연했다. 최여진보다 키가 작은 이민교는 껑충껑충 뛰면서 그녀의 턴을 도왔다. 바쁘게 내려오는 그를 향해 대머리 분장을 하고 있던 신동엽이 한 마디 건넸다. “더 힘들어하면서 크게 뛰는 게 좋겠어.”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그는 다음 콩트인 ‘닥터이블’ 세트로 올라갔다. 오프닝 무대 앞에 있던 3대의 카메라도 그쪽을 향해 질주했다. 콘솔과 이어진 전선들은 뱀처럼 꿈틀대며 사방을 쓸고 다녔다.
행여나 발에 걸릴까, 선과 선 사이로 뛰어다니며 향한 그곳에는 이미 은색 원피스에서 스키니 진으로 갈아입은 최여진이 도착해 있었다. 관객들은 지금 오프닝이 끝난 후에 삽입된 디지털 쇼트 ‘위기탈출 넘버 쓰리’를 보는 중이다.

디지털 쇼트는 생방송에서 콩트와 콩트 사이에 놓인 범퍼 역할을 한다. 고작 2, 3분의 시간을 벌어줄 뿐이기 때문에 숨 돌릴 여유는 없다. ‘닥터이블’이 끝나고, 이번에는 ‘이엉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차례다. 신동엽은 그새 새로운 가발을 쓰고 양복까지 차려입은 채 대기 중이다. 그들의 콩트를 보는 동안, 옆으로 총천연색의 옷을 입은 여자들이 뛰어갔다. 다음 콩트인 ‘꼬꼬치킨’에서 치어리더를 연기할 최여진과 정명옥이다. 조명이 닿지 않는 세트와 세트 사이로 들어간 그들은 바로 춤을 맞춰보았다.

는 그처럼 이어달리기의 트랙보다 더 빠른 바통 터치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해서 크루들이 카메라의 시야를 벗어나자마자 가발을 벗어던지는 건 아니다. 생방송 시청자들을 위한 연기가 끝난 후에도, 그들은 객석의 관객들을 위해 무대를 벗어날 때까지 연기를 멈추지 않았다. 관객들도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 이날의 호스트는 최여진이다. 무대 앞의 관객들은 오프닝이 끝나면 객석 제일 뒷자리로 이동한다.

쇼는 12시가 다 되어 끝났다. 신동엽, 김슬기, 이날의 호스트인 최여진을 비롯한 크루들은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인사했다. 제작진은 일요일 하루를 쉰 후, 다시 월요일부터 또 다른 쇼를 준비할 것이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아이템을 짜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디지털 쇼트 영상을 촬영한다. 금요일에는 생방송 연습, 토요일에도 생방송 연습이다. <그라치아>의 마감보다 더 촘촘히 짜인 일정을 듣고는 왜 이토록 바쁜 생방송이어야만 하는 걸까 생각했다. 살아 있는 웃음이 모토라고 해도, 다음 날이면 유튜브에 관련 클립들이 뜨는 세상에 생방송의 효과가 브라운관 밖의 시청자에게 얼마나 전달될지.

의 시즌 3까지 연출을 맡았던 장진 감독이 예전에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사실 30분만 일찍 녹화해도 정말 편하다. 하다가 재미없으면 컷 하고 다시 찍으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라이브 쇼여야 하느냐?
라이브란 너의 심장 소리와 내 심장 소리가 같다는 거다. 절대로 당신보다 미리 가 있거나 늦게 가 있지 않겠다는 거다. 한마디로 시대를 껴안고 가겠다는 거다. 연극이, 인생이 그렇듯이.” 말하자면 생방송의 묘미는 생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만 느낄 수 있는 거다.

유세윤이 호스트였던 지난 쇼에서 그는 김슬기와 함께 ‘야동’을 연상시키는 개그로 화제를 모았다. 동시간대 트위터에서는 “이런 레전드를 생방송으로 봤다”며 기뻐하는 트윗들이 넘쳐났다. 생방송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게 많지만, 생방송이기 때문에 경계를 넘어버릴 수도 있다. 19금과 정치 풍자를 주된 웃음 코드로 심어놓은 에서 이 경계는 스릴러 영화보다 더 아슬아슬하다.

시청자에게는 두 가지 입장이 함께 있다는 게 더 적확한 설명일 거다. 방송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걱정, 그러면서도 방송 사고에 버금가는 레전드를 봤으면 하는 바람. 어느 입장이든 는 ‘본방 사수’할 때 더 재밌는 프로그램이다

MINI INTERVIEW

김슬기

아쉽게도 이날 김슬기의 분량은 상당히 적었다. 관객들도 서운했을 거다. 제작진도 아쉬웠던 것 같다. 김슬기는 생방송 전에 열린 사전 MC쇼에 깜짝 등장했다. “김슬기 씨가 뭘 보여주면 좋겠어요?” MC의 질문에 관객들이 제일 먼저 외친 건 역시 “욕!”이었다. 그녀는 욕 대신 자우림의 ‘팬이야’를 불렀다.

오늘은 분량이 적었어요.
제가 분량을 조정하는 건 아니에요. 그동안 너무 많이 나와 서 오늘은 제 분량이 적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번 주는 균형이 맞은 거예요. 특히 여자 호스트가 나오는 날에는 다른 여자 크루들의 비중이 줄어드는 편이에요. 저번 주에 제가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한숨도 못 잤던 걸 제작진이 알고 배려해 준 점도 있죠.

그래도 ‘글로벌 텔레토비’는 이제 ‘또’가 혼자 진행하는
코너가 됐어요.

그렇죠. 솔직히 부담이 없는 건 아니에요. 가 지금 저한테 너무 의지하고 있는 거 아닌가? 지금 도망칠 틈을 보고 있어요(웃음).


최근에 연기했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게 있다면요?
(잠시 생각) 뭐가 있었나요? (유세윤과 함께한 야동 개그를 말하자) 아~~~. 그건 만족스럽다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고, 인상적인 에피소드였죠(웃음).

무대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애드리브를 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아요.
많지는 않아요. 사람들은 제가 애드리브를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런 쪽으로는 좀 약해요. 애드리브를 하고 싶어도 연습 때만 해요. 그게 대본으로 정해지면 생방송에서 하는 거죠. 막 남발하지는 않아요.

원래 연극을 했고, 뮤지컬도 공부했어요. 의 크루가 아니라, 배우의 인생으로 봤을 때 자칫 지금의 캐릭터가 방해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본인도 그런 우려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은 딱 반반이에요. 제가 가진 장점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은데, 이런 이미지로 고착화될까 봐 걱정하는 부분도 있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쪽으로 치우친 것 같진 않아요.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꼭 올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믿어주세요. 시간은 걸리겠지만, 걱정이 되지는 않아요.

정말 PD님이 욕을 그렇게 많이 시키나요?
그 CF에서 제가 하는 이야기는 정말 진실이에요(웃음). PD님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욕을 많이 하지도 않았을 텐데, 점점 욕 분량이 늘어나고 있어요. CF 때문에 PD님도 여기저기서 전화를 많이 받으셨대요. 우리 슬기를 더 아껴주라고(웃음).

  • 신동엽의 표정 하나하나에 관객들의 웃음이 터졌다. 특히 여성 호스트가 나오는 날,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EDITOR : 강병진
PHOTO : 이승택 ,tvN

발행 : 2013년 4호

토요일 밤에는 주로 술을 마셨다.지난 주말에는 SNL 코리아를 봤다. 욕설을 퍼붓는 김슬기 때문에 속이 후련했다.직접 스튜디오로 가서 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SNL 코리아>의 생방송에 다녀왔다.

Credit Info

2013년 04월 02호

2013년 04월 02호(총권 4호)

이달의 목차
EDITOR
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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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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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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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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