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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樣年華

On July 21, 2017 0

태국의 저택 한쪽에 자리한 배우 조여정은 자연스럽게, 또 유려하게 움직인다. 마치 제 자신이 처음부터 이 공간에 존재한 것처럼 말이다. 연기 인생의 화양연화를 맞은 그녀와의 아름다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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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가격 미정 아떼 바네사브루노(Athe Vanessabruno). 가방 51만8천원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드레스 가격 미정 아떼 바네사브루노(Athe Vanessabruno). 가방 51만8천원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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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65만9천원 질 스튜어트(Jill Stuart). 선글라스 19만5천원 퍼블릭 비컨(Public Beacon).

톱 65만9천원 질 스튜어트(Jill Stuart). 선글라스 19만5천원 퍼블릭 비컨(Public Be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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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29만9천원 마쥬(Maje). 팬츠 21만8천원 오즈세컨(O’z 2nd). 이어링 7만9천원 하이칙스(High Cheeks). 진주 브로치 5만9천원, 컬러 브로치 6만9천원 모두 빈티지헐리우드(Vintage Hollywood). 가방 51만8천원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톱 29만9천원 마쥬(Maje). 팬츠 21만8천원 오즈세컨(O’z 2nd). 이어링 7만9천원 하이칙스(High Cheeks). 진주 브로치 5만9천원, 컬러 브로치 6만9천원 모두 빈티지헐리우드(Vintage Hollywood). 가방 51만8천원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햇살이 좋은 날엔 책 한 권 들고 단골 카페에 가요.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죠.
그런 시간이 제겐 힐링이에요.
굉장히 단순하지만, 매일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톱 22만8천원, 스커트 35만8천원 모두 그레이스케일(Gre①Scale). 샌들 63만원 스튜어트 와이츠먼 (Stuart Weitzman).
헤어핀 22만5천원 꼴레트 말루프(Colette Malouf). 가방 38만6천원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톱 27만5천원 쥬시꾸뛰르(Juicy Couture). 선글라스 19만5천원 퍼블릭 비컨(Public Be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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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3만8천원, 팬츠 4만9천원 모두 안다르(Andar).

티셔츠 3만8천원, 팬츠 4만9천원 모두 안다르(Andar).

여름을 좋아해요.
재미있는 페스티벌도 많고, 좋아하는 스포츠도
마음껏 즐길 수 있거든요.
술은 잘 못하지만, 신나게 운동한 후 마시는
맥주 한 모금(?)은 기가 막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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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5만4천원, 레깅스 5만3천원 모두 안다르(Andar).

톱 5만4천원, 레깅스 5만3천원 모두 안다르(And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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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99만5천원 오브제(Obzee). 샌들 63만원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드레스 99만5천원 오브제(Obzee). 샌들 63만원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완벽한 아내> 속의 은희는 선한 미소 뒤에 섬뜩한 감정을 품은 이중적인 인물이다. 보는 이들의 마음속에 켜켜이 쌓일 만큼 그녀의 무게가 상당했음에도, 은희를 연기한 조여정은 그녀의 흔적을 말끔히 지운 듯 태국의 뜨거운 태양을 듬뿍 즐기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은희를 보내고 몇 달이 지난 것만 같아요.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져서요. 체력적으로 힘든 건 아니었는데, 워낙 고민하고 노력하며 만들어낸 캐릭터라 그런지 끝내고 나니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마저 들었어요. 생각보다 빨리 평소의 제 자신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그녀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태국의 대저택 속 조여정은 한없이 평온하고 여유로웠다.



<완벽한 아내>를 마치고 난 뒤 어떻게 지냈나요?
촬영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그 이후엔 평소처럼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거나 밀린 집안일을 했죠. 빨래, 청소, 물건 정리 등 할 게 너무 많더라고요(웃음). 최근에는 김연수 작가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비롯해 드라마 촬영 때문에 못 읽던 책들을 다시 꺼내 읽고 있는 중이에요.


이곳에서도 읽을 만한 책을 챙겨왔나요?
물론이죠. 재미있다고 추천받은 『제발 좀 조용히 해줘』와 『사는 게 뭐라고』를 챙겨왔어요. 태국의 밤과 잘 어울리는 책이면 좋겠네요.


평소엔 어떤 종류의 책을 즐겨 읽어요?
소설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씩 읽곤 하죠. 작가들마다 주로 서술하는 분야를 깊이 파고 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워낙 좋은 작가들이 많고, 좋은 작품들은 더 많죠. 읽을거리가 풍부해서 무엇을 읽을까 스스로 고민하는 재미도 정말 쏠쏠해요.


<완벽한 아내>의 가장 큰 수혜자는 조여정이 아닐까 싶어요. 연기에 대한 호평 댓글로 포털 사이트가 도배됐잖아요.
무엇보다 악역인데도 ‘응원하게 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뻤어요. ‘은희’란 캐릭터는 정말 나쁜 일만 저지르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희를 응원해 준다는 건 굉장한 일이잖아요. 시청자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죠. 드라마는 시청자랑 함께 호흡하면서 가는 거니까.


은희는 정말 나쁘지만, 사실 공감도 되는 캐릭터였어요.
제겐 정말 극찬이죠. 캐릭터가 공감받고 사랑받도록 하는 건 배우의 몫이니까요. 무척 나쁜 캐릭터지만 은희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는 게 큰 숙제였거든요. 사실 그런 칭찬들이 너무나도 쑥스럽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죠. 작품을 끝내고 뒤돌아 생각해 보니 정말 치열하게 고민한 작품이었어요. 대사 토씨 하나하나를 예민할 정도로 고민하고 수십 번을 연습했으니까요. 그런 과정에서 제 연기가 조금 나아지지 않았나, 내가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을 했어요. 반면 모니터링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곱씹기도 했고요.


스타일도 한몫한 듯해요.
스타일리스트에게 정말 감사한 부분이에요. 연기를 하는 건 제 몫이지만, 스타일링도 캐릭터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잖아요. 제 스스로도 스타일의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집에서도 단추를 목 끝까지 채우고 드레시한 스커트를 갖춰 입는 여자, 그게 은희죠. 그 옷들을 입고 나면 자연스럽게 행동도 은희답게 나와요. 사실 스타일로만 따졌을 때는 제 타입이 아니지만요(웃음).


배우가 다른 이의 삶을 사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사실 이런 캐릭터로 분하는 건 배우도 쉽지 않잖아요.
처음에 시놉시스랑 초반 대본만 받았을 땐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들을 벌이는 캐릭터인 줄 몰랐어요(웃음). 대본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려운 신들이 툭툭 튀어나왔죠. 속으로 ‘책임질 시간이 왔구나’ 싶더라고요. 제 주위 사람들은 쉽게 하는 거 같다고 말했는데, 사실 은희를 감당하는 게 굉장히 버거웠거든요. 어느 날은 너무 힘들어서 친구에게 제 고민과 상황들을 자세히 이야기했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굉장히 힘이 되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너의 그 고민과 노력들이 고스란히 네 연기에 담겨 있으니 걱정 말라고요.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나 봐요.
힘들었어요, 은희의 심적 상태를 제가 계속 유지해야 하니까. 평소의 저처럼 생활하다 갑자기 ‘슛!’ 하면 그 감정이 바로 나오지는 않거든요. 그렇다고 그 신을 위해 제가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그 감정으로 있을 수 없으니까요. 순간 집중력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죠.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빨리 끌어올릴까? 매 순간 제 자신과의 싸움이었어요.


그럴수록 휴식은 달콤한 법이죠. 자신만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이 있나요?
좋은 영화 몰아보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책 읽고 커피 마시며 한적한 시간 즐기기. 그런 일상들이 온전히 제 시간으로 느껴져요.


어느새 데뷔 20주년이에요.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 있어요?
끝난 일들에 대해선 뒤돌아 생각하지 않는 편이에요.
제가 현실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건 나중에 후회하거나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끝내면 미련 없어요, 못했어도. 촬영하는 동안엔 굉장히 집착하거든요. 자기 전까지도 생각하고, 일어나자마자 또 생각하죠. 그 대신 작품이 끝나면 바로 제 마음에서 떠나보내요. 못했으면 받아들이고, 다음에 더 잘하자고 다짐하면서요. 그래서 그런지 20년이 흘렀다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그 시간 동안 성공한 작품은 성공해서 배우는 점이 있고, 실패한 작품은 실패해서 배우는 점이 있다며 여겼거든요. 그런데 되돌아보니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렀네요(웃음).


연기에 대한 생각에는 변화가 있나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예요. 깨끗하게, 진실하게. 그 대신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경험이라는 게 쌓이잖아요. 그 자체가 연기에는 굉장히 좋은 재료가 되죠.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보며 저 사람의 삶에 대해 관찰하고 상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꾸준히, 조용히 관찰하다 보면 저만의 좋은 연기로 가는 길의 ‘지도’가 생기죠. 사실 그 발자취가 많지는 않아요. 그저 저만의 길을 가고 싶단 열정인 거죠.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멀었어요.

 

전 뒤돌아서 후회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제 앞에 펼쳐질 미래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더 크거든요.
이제 ‘은희’를 벗고
제게 다가올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어요.
언제나 그런 것처럼
행복하게 말이죠.


 

이토록 열정이 넘치는데, 사실 여배우에겐 지금의 환경 자체가 그리 녹록하지 않잖아요.
개인이 바꿀 수 없는 문제라 그저 답답하고 속상하죠. 단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 그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지 고민해요. 기회가 왔을 때, 사람들이 “그래 여배우들이 이렇게나 잘 했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죠.
지금 제 또래의 여배우 모두 같은 생각일 거예요.
저는 이 시간들을 최대한 즐겁게 살고 싶어요.


즐거운 삶의 한 부분엔 ‘무용’도 포함된 거죠?
당연하죠. 탄츠플레이를 배운 지 2년 정도 됐는데, 여전히 기본기를 배우고 있어요. 굳은 성인 몸으로 기본기를 다지려면 5년은 해야 된다더라고요. 저는 약간 제 마음대로 빠른 시간 안에 안 되는 일을 꾸준히 하길 좋아하는 이상한(?) 성격이거든요(웃음). 제 뜻대로 안 되는 일을 붙잡고 하나씩 이뤄가는 게 재미있어요. 요즘엔 상체는 좀 부드럽게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웃음).


혼자 지내는 삶이 외롭진 않아요?
전 외로움을 거의 느끼지 않는 편이에요. 한마디 안 하고 하루를 보내도 아무렇지 않아요. 먹고 싶은 게 생기면 굳이 친구를 부르기보단 혼자 나가서 먹고요. 밥 먹으러 나갔다가 날이 좋으면 카페에서 풍경 감상도 하고 책도 읽죠. 그런 시간들이 굉장히 좋아요. 기본적으로 제 관심사는 ‘나’인 것 같아요. 제일 사랑하는 사람도 ‘나’(웃음).


그래도 문득 사랑을 하고 싶단 감정이 밀물처럼 들어오지 않나요?
물론 그렇죠. 하지만 연애라는 게 사실 불쑥 찾아오잖아요. 그래서인지 조바심 나지도 않아요.


그렇다면 라이프스타일도 ‘미니멀리즘’인가요?
음, 미니멀리즘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기억하지 못할 만큼의 물건들을 소유하지도 않아요. 뭐든 적당하게 두려고 하죠, 옷이든 가구든. 가장 어렵지만 가장 좋은 스타일 같아요.


벌써 올해의 절반이 거의 갔는데,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싶어요?
일단 여름엔 놀고 싶어요. 여름을 좋아하거든요. 놀 거리도 많잖아요, 뮤직 페스티벌이나 영화제 등. 그리고 추운 계절이 찾아올 때쯤 일하고 싶어요. 실컷 놀고 나면 일하고 싶어지니까.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고 하잖아요(웃음). 지금 이 시간 이후로도 태국에서의 하루가 기대되네요!

태국의 저택 한쪽에 자리한 배우 조여정은 자연스럽게, 또 유려하게 움직인다. 마치 제 자신이 처음부터 이 공간에 존재한 것처럼 말이다. 연기 인생의 화양연화를 맞은 그녀와의 아름다운 시간.

Credit Info

2017년 7월

2017년 7월(총권 92호)

이달의 목차
CONTRIBUTING EDITOR
최한나
PHOTO
임한수
HAIR
서언미(보보리스)
MAKEUP
김수이(보보리스)
STYLIST
고민정
LOCATION
All About Contents(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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