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오늘의 이슈

어쩌면 평생 직업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On April 25, 2017 0

연봉부터 근무 환경, 업무 강도, 동료와의 관계, 적성에 이르기까지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는 가지각색. 그러나 지금 소개하는 이들은 현재의 직업을 최선으로 꼽는다. 취향과 적성을 바탕으로 남다른 직업을 찾아낸 여자들.

3 / 10
/upload/grazia/article/201704/thumb/34405-227324-sample.jpg

 

 

고양이 아로마 테라피스트 이은정 (‘고양이잡화점 니쿠큐’ 운영, 36세)

"아로마테라피를 적절히 활용하면 미친 듯이 싸우던 고양이들이 유순해져요." _이은정

고양이 맞춤형의 향을 만들 때 쓰이는 각종 재료들.

고양이 맞춤형의 향을 만들 때 쓰이는 각종 재료들.

고양이 맞춤형의 향을 만들 때 쓰이는 각종 재료들.

‘반려 동물 아로마 테라피스트’라니, 조금 생소해요.
저도 처음엔 동물에게 적합한 향초나 룸 스프레이, 에센셜 오일을 만드는 일이 뭔가 싶었어요. 오랫동안 수의테크니션(수의사 보조원)으로 일했는데도 말이죠. 한데 일본에선 이미 꽤 흔한 직업이더라고요. 일본엔 마사지, 약선 푸드(컨디션, 체질을 고려해 특별히 꾸린 식단) 전문가 등 특이한 직업도 많아요. 그래서 일본어를 잘하면 좀 더 메리트가 있죠. 일어로 된 서적 혹은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얻거나, 일본인 전문가가 진행하는 강연을 듣기도 하거든요.
일본어를 잘하는 편인가요?
꽤 옛날부터 취미 삼아 배운 일본어를 유용하게 써먹고 있죠(웃음). 강의 때마다 통역사가 동행하지만, 직접 듣고 이해하는 게 훨씬 낫거든요. 요새도 꾸준히 ‘전화 일본어’로 공부하는 중이에요.
국내에서 고양이만을 상대하는 아로마 테라피스트로는 이은정 씨가 유일하다면서요.
맞아요. ‘한국 반려 동물 아로마 테라피스트 협회’를 통해 강아지나 고양이 등 여러 동물을 상대하는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는데, 그중 고양이만 상대하는 건 아직 저밖에 없어요. 고양이 소품 숍 겸 아로마 테라피 공방을 차린 지 일 년 반 정도 되는데, 아직 한 명도 못 만났죠.
누구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나요?
현재 반려 동물을 기르고 있는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어요. 생명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사전에 위험한 사람들을 차단하는 거죠. 자격증을 취득한 후 바로 제조에서 판매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환경부를 통해 제품별로 ‘유해 우려 제품 자가 검사’에 합격해야 하죠.
제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나요?
먼저 고양이의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거나, 고양이에게 자극이 되는 성분을 배제하는 게 기본이에요. 꽤 많은 사람이 이 점을 숙지하지 못해 사고를 겪곤 하죠. 그런 다음 상담을 통해 나이나 성격, 취향, 그 외의 특이 사항을 체크한 뒤 그에 맞는 제품을 권하는 일로 이어져요. 비누 같은 제품을 제외하면 일대일 오더메이드가 대부분이고요.
그동안 정말 다양한 사연을 접했겠네요.
이 일을 한 지 일 년 반 정도 됐는데, 서로 피 튀기며 싸우거나 강박적으로 자신의 몸을 핥는 식의 상황은 이제 놀랍지도 않아요. 더한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그중 수면 장애를 겪는 고양이가 오밤중에 주인을 공격한 사연이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뇌신경 쪽에 문제가 있는 듯한데, 병원을 다녀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며 저를 찾아왔더라고요. 물론 아로마 테라피는 대체 의료 방법으로 써야 돼요.
당혹스러울 때도 많을 것 같은데요.
관련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향초를 피운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왜 우리 고양이가 좋아지지 않죠?’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건 좀 너무하죠. 새벽에 상담을 청하는 손님도 있고요. 어떻게든 모든 상담에 응하려고 하지만, 잠에서 깰 땐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해요. 결국 고양이를 위한 일을 하면서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네요(웃음).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종종 동물 구조 활동을 다니곤 하는데, 나중에 ‘고양이 입양 카페’를 오픈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요. 카페에서 예비 주인과 고양이가 친해지는 과정을 겪으면 좋겠다 싶고, 그럼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것 같아서요.

 

 

요즘은 취업 시장이 어렵다 보니까 집안의 가업을 잇는다거나 창업 등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이 많아요. 그럴 땐 정말로 자신에게 뚜렷한 목표와 비전이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합니다. 단순히 취업이 안 되고 조직 생활이 싫어서 그런 선택을 했다가는 경력단절로 커리어가 망가질 수도 있거든요. _이우진(굿커리어 헤드헌터)

 

무분별한 퇴사 후 경제적, 심적 고충이 더욱 깊어져 중도에 진로 탐색을 포기하는 경우를 여럿 봤어요. 그래서 ‘퇴사학교’ 학생들에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과 어울리는 직업을 찾으라고 권하죠. _장수한(퇴사학교 교장)

 

 

3 / 10
/upload/grazia/article/201704/thumb/34405-227326-sample.jpg

 

 

한국민속촌 캐릭터 연기자 송영진&하효정 (20대)

"서비스직인 걸 잊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뭐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직업이죠." _하효정

선생님과 학생 역할을 맡은 다른 연기자들. 나머지는 모두 일반 관객이다.

선생님과 학생 역할을 맡은 다른 연기자들. 나머지는 모두 일반 관객이다.

선생님과 학생 역할을 맡은 다른 연기자들. 나머지는 모두 일반 관객이다.

매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고 일 년 동안 한국민속촌에서 활동한다고 들었어요. 이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송영진 대학교 때 주말 알바를 알아보다가 한국민속촌의 알바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죠.
알바생이 아니라 직원이라면서요. 1년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도 꽤 많다던데, 맞나요?
송영진 맞아요. 제가 올해 3년 차인데 3월 말쯤에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에요.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했는데, 지금은 요리보다 이 일이 더 좋아요(웃음). 모두가 전공한 대로 직업을 가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하효정 전 심지어 신문방송학과예요(웃음). 원래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게 꿈이었는데, 한국민속촌 알바 영상을 본 뒤 일해 보고 싶어서 부산에서 올라왔죠.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뭐예요?
하효정 일단 정말 자유로워요. 서비스직인 걸 잊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뭐든 자유롭게 할 수 있어요. 사람들 만나고 노는 걸 좋아하는 이들한텐 완전 최고의 직업이죠. 그냥 분장하고 누워서 자거나 가만히 있어도 돈 버는 줄 알고 지원한 사람들도 막상 일을 시작하면 자기가 더 신나서 돌아다니더라고요. 쉴 새 없이 말이에요.
인터넷에 ‘꿀직업’이라는 평이 많던데, 단점도 있죠?
하효정 친숙한 캐릭터이다 보니까 가끔 저희를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긴 해요. 그 부분만 감수한다면 뭐, 딱히 큰 단점은 없는 것 같아요.
송영진 아무래도 실외다 보니 더울 땐 더운 데서 일하고, 추울 땐 추운 데서 일한다는 점(웃음)?
하루 일과는 어때요?
송영진 아침에 출근해서 1시간 동안 분장을 해요. 그리고 한 시간 반 정도 활동한 뒤에 점심을 먹죠. 관광객이 많은 오후가 본격적인 피크 타임인데, 그때부터 쉼 없이 움직여요. ‘벨튀’(벨 누르고 도망치기) 하는 관광객을 잡는 놀이를 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말을 걸기도 하죠. 그러고는 퇴근 시간보다 30분 일찍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칼퇴’해요.
아까 보니 말 한마디만 걸어도 관광객들이 빵빵 터지더라고요.
송영진 일반 서비스직처럼 예의 차리며 ‘안녕하세요~’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다가 친구처럼 한마디 툭 던지는 걸 사람들이 더 좋아하더라고요.
하효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직이니까 저희도 적정선을 지키려고 항상 조심하죠.
시즌마다 다른 캐릭터로 변신한다고요.
송영진 그래서 지루하지 않아요. 각자 2~3개 정도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죠. 지난 시즌엔 전 화공이었고, 이 친구는 중매쟁이였어요.
하효정 캐릭터를 한 번 받으면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 준비할 시간이 있거든요. 자기 색을 입히는 거죠. 지금 착용한 핑크색 스타킹과 베레도 제 아이디어였어요.
일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예요?
송영진 지난 시즌에 화공 캐릭터를 맡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초등학생들이 ‘야, 기념품 안 사가도 되겠다. 이게 기념인데’ 하면서 제 그림을 사진 찍어 가더라고요. 그때 좀 감동받았어요.
하효정 작년에 어떤 남성이 프러포즈하는 걸 도와준 적이 있어요. 그게 봄이었는데 여름에 그 남성이 장모님이랑 손잡고 결혼한다며 인사하러 왔더라고요. 그럴 때 뿌듯해요.

독일 맥주 ‘바이젠하우스’ 소속 브루마스터 권경민(39세)

"1부터 100까지 제 손을 거친 맥주를 사람들이 마시는 모습을 볼 때 희열을 느껴요." _권경민

어떤 계기로 브루마스터가 되었나요?
술과 사람을 좋아해요. 그래서 늘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 직업을 꿈꾸었죠. 그렇게 고민하던 중 독일에서 맥주 만드는 사람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뒤에 ‘이거다’ 싶었어요. 벌써 15년 전 일이네요.
독일 뮌헨으로 떠나 양조학을 공부했다고 들었어요. 브루마스터가 되려면 유학이 필수인가요?
유럽권의 대학교나 사설 교육 기관에서 양조학을 배우는 게 정석이긴 해요. 단기 속성 과정부터 5년 이상의 장기 코스에 이르기까지 경력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하죠.
학비도 천차만별이겠네요.
대학교에서 5년 이상의 장기 과정을 수료한 제 경우엔 한 학기에 10만원 정도의 학생회비만 냈지만, 수백만원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국내 브루어리에서 일반직을 거친 후 브루마스터가 되는 케이스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예요.
‘국내 최초 여성 브루마스터’라는 타이틀을 지녔잖아요. 여성이 도전하기에 쉽지 않은가 봐요.
이 일을 한국에서만 8년째 하고 있는데, 여성을 보기 힘든 직업인 건 사실이에요. 엄청난 체력을 요하거든요. 최소 25kg에서 최대 50kg짜리 맥아 포대를 매일 수십 포대씩 옮기고, 30kg이 넘는 케그(생맥주 보관 용기)도 번쩍 들 수 있어야 하죠.
현재 국내에선 몇 명의 여성 브루마스터가 활동 중인가요?
저를 포함해 3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제가 미처 접수하지 못한 케이스까지 더하면 좀 더 많을 거예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9시 반쯤 출근하면 전날 분쇄해 놓은 맥아를 탱크에 붓는 일부터 시작해요. 케그에 담긴 맥주를 배송할 준비까지 마치면 보통 저녁 7시 정도가 되고요. 그렇게 매일 10시간 가까이 최대 4천 리터가량(약 200케그)의 맥주를 만들죠.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관련 잡지나 기사를 통해 세계적인 흐름을 관찰해요. 브루어리 소속 사람들끼리 모임을 갖고, SNS를 통해 정보도 교류하고요. 참고로 요즘 한국에선 벨기에, 미국 맥주가 유행이에요. 이런 점을 캐치해서 새로운 맥주를 개발하고, 매장에서 반응을 살핀 뒤 신제품을 내놓게 되죠.
반응이 좋으면 뿌듯하겠어요.
그럼요. 특히 작년에 독일 본사 직원들이 본국에 가져가서 팔고 싶다며 제 맥주를 칭찬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앞으로 어떤 일을 더 해보고 싶어요?
크래프트 맥주를 병에 담아 납품하는 게 불법이었는데, 올 하반기에 규제가 풀릴 거라고 하더군요. 그 무렵 제가 만든 맥주가 예쁜 병에 담겨 여러 루트로 유통되었으면 좋겠어요. 최종적으론 ‘바이젠 하면 권경민이지!’라는 수준으로 널리 인정받는 브루마스터가 되길 원하고요.

 

 

이런 직업이 뜬다


  • 1 채소 소믈리에
    채소와 과일의 가치를 바로 알고, 유통 전 과정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일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보편화된 직업. 한국에서도 그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바른 상품을 생산하고, 커뮤니티 간의 화합을 통해 수익을 늘린 농가가 늘고 있다.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에서 관련 과정을 수료한 후 자격증을 취득하면 누구나 채소 소믈리에로서 활동할 수 있다.

  • 2 프리랜스 1인 여행 설계사
    SNS와 온라인에 넘쳐나는 여행 정보를 개인의 취향과 일정, 인원수, 심지어 이벤트에 맞게 큐레이션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여행 코스를 짜준다는 뜻. 단, 별도의 현지 가이드 활동은 병행하지 않는다. 별다른 자격 조건은 없고 사업자 등록 후 누구나 활동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남다른 어학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보다 쉽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 3 수산질병관리사
    ‘물고기 의사’라고도 불린다. 물고기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죽은 물고기를 부검해 원인을 찾는 일을 한다. 주로 아쿠아리움에 취업해 수조 속 물고기를 돌보거나, 양식장과 가까운 곳에 병원(수산질병관리원)을 개업해 양식업자들에게 상담 및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국가에서 발급하는 수산질병관리사 면허 취득이 필수.

  • 4 VR 콘텐츠 개발자
    게임과 건축 쪽에서 VR을 활용한 콘텐츠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현재 IT, 건축학 전공자를 중심으로 기업체 단위의 인재 양성이 활발한데, 국가 차원의 200억원대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 더욱 주목할 만하다. 그렇게 되면 굳이 관련 학과 전공자가 아니어도 일정 과정의 이론 학습 및 현장 실습을 통해 관련 기업체에 취업할 수 있다.

연봉부터 근무 환경, 업무 강도, 동료와의 관계, 적성에 이르기까지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는 가지각색. 그러나 지금 소개하는 이들은 현재의 직업을 최선으로 꼽는다. 취향과 적성을 바탕으로 남다른 직업을 찾아낸 여자들.

Credit Info

2017년 4월호

2017년 4월호 (총권 89호)

이달의 목차
EDITOR
손안나, 김수정
PHOTO
김혜수, 권대홍(라운드테이블)

2017년 4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손안나, 김수정
PHOTO
김혜수, 권대홍(라운드테이블)

0 Comment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