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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학교

On March 03, 2017 0

꿈과 희망의 섬 ‘제주도’에 정착하는 방법 중 하나로 ‘물질’을 택한 해녀 지망생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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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해녀복 ‘물소중이’를 입고 해변에 나선 송지혜 씨.

옛날 해녀복 ‘물소중이’를 입고 해변에 나선 송지혜 씨.

해녀 학교에서는 일일 해녀 체험 중 기념 사진 촬영을 진행.

해녀 학교에서는 일일 해녀 체험 중 기념 사진 촬영을 진행.

해녀 학교에서는 일일 해녀 체험 중 기념 사진 촬영을 진행.

해녀들과 실습 중인 한수풀 해녀 학교의 수강생들.

해녀들과 실습 중인 한수풀 해녀 학교의 수강생들.

해녀들과 실습 중인 한수풀 해녀 학교의 수강생들.


제주도에 살면 참 좋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아침마다 해변에서 산책하고, 해가 지면 풀벌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맥주를 들이켤 것이다. 또 주말엔 들과 산으로 피크닉을 다녀오고, 이따금씩 뭍에서 놀러 오는 친구들에게 새로운 경험담을 자랑하듯 늘어놓는 상상. 한데 문제가 있다. 뭍에서나 섬에서나 놀고, 먹고, 돈을 쓰긴 쉬워도 다달이 통장 잔고를 채우긴 어렵다. 제주도에 위치한 기업으로 이직하거나 창업에라도 도전해야 할 텐데, 쉽지 않다. 농사나 어업은 더더욱 접근하기가 어렵다. 그런 와중에 ‘해녀’가 되어 제주도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에서 소라나 미역을 따는 그 해녀? 맞다. 해마다 100여 명의 20~40대 남녀가 해녀가 되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다.

‘엄마가 해녀’가 아니라면?
해녀가 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국내 최연소 해녀로 기록된 30대 초반의 강소영 해녀처럼, ‘해녀의 자녀로 태어나 엄마에게 물질을 대물림받는 것’이 지름길. 그러나 제주 도민이 아닌 해녀 지망생 중 그런 케이스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나머지는 매년 4월경 신입생을 유치하는 ‘해녀 학교’에 등록하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성업 중인 해녀 학교는 ‘한수풀 해녀 학교’와 ‘법환 해녀 학교’로 총 2곳.

‘어떤 사람이 해녀 학교에 입학하느냐’는 질문에 한수풀 해녀 학교의 최상훈 사무국장은 이렇게 답했다. “해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가 입학해요. 한국인이 대부분인데, 개중에는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정의 어머님도 섞여 있죠. 의사, 약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부터 대학생, 영화감독, 일반 직장인, 주부 등 직업도 무척 다양합니다.” 지원 현황은 법환 해녀 학교의 경우도 비슷하며, 수업은 반백년을 바닷가에서 보낸 수십 명의 베테랑 해녀들이 번갈아 진행한다.

해녀를 꿈꾸는 사람들
한수풀 해녀 학교의 9기 졸업생인 남희정 씨는 2015년 가을 제주도로 이사하자마자 해녀 학교를 찾아갔다. 오래전부터 우러러 보았던 해녀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9월이었어요. 정식 커리큘럼이 종료된 후였기 때문에 꽉 잠긴 문만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가야 했죠. 신입생을 모집하는 이듬해 4월을 기다리면서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몰라요.” 문이 잠긴 이유는 해녀들이 소라를 채취하지 않는 5월 말부터 8월 말(금채기) 사이에만 실습이 진행되고, 나머지 기간에는 해녀들이 물질을 비롯한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쁘기 때문.

추운 겨울철이 가장 한가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해녀들은 겨울에 해야 할 일이 가장 많다. 반년의 기다림 끝에 듣게 된 수업은 어떤 기억을 남겼을까? 남희정 씨는 “학교 앞바다를 운동장이라고 부르는데요. 1주 차 이론 수업 때는 입수 장비의 종류와 쓰임새 및 입수 방법 등을 배웠고, 2주 차가 되어서야 운동장으로 나갈 수 있었어요. 뿔소라와 성게를 물 밖에서 관찰한 뒤 다시 바다로 던져주기도 하고, 너울에 멀미도 실컷 하고, 해파리 때문에 질겁하기도 하고…. 그렇게 16주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를 물속에서 보냈어요.” 매주 만나는 만큼 수강생들끼리 막역한 사이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

남희정 씨와 함께 지난해 한수풀 해녀 학교를 졸업한 배수진 씨는 해녀 학교의 장점 중 하나로 ‘친목 도모’를 꼽았다. “제주도를 좋아하고, ‘해녀’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모였잖아요? 그래서인지 쉽게 친해지더라고요. 고민거리도 서로 비슷하고요. 수업은 작년 8월 말에 끝났지만, 지금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해녀 학교 졸업 그 이후
한수풀 해녀 학교에서는 지난해 지원자 205명 중 70명이 예비 해녀로 선발됐지만, 10명이 도중에 수료를 포기했다. “자퇴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해녀 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해녀가 되는 줄 알았다가 실망해서 그만둔다”는 것이 최상훈 사무장의 설명. 해녀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해녀가 되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졸업장은 통과 의례에 불과할 뿐 ‘해녀 그라운드’에서 최소 3년 동안 머물며 자타가 공인하는 물질 실력을 갖춰야 해녀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면서 최 사무장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거나, 수년간 남의 밭에서 무를 뽑고 식당에서 설거지하는 식으로 생계를 이어갈 마음의 준비를 한 사람들이 해녀를 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텃세를 이겨내는 일도 만만치 않고, 제주도로 이사하지 않는 이상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태프로 일하며 거처를 마련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

일일 해녀 체험으로 스스로를 테스트하라
경기도 성남에 거주 중인 송지혜 씨는 작년 11월 한수풀 해녀 학교를 방문해 약 2시간 동안 물질을 배웠다. ‘거의 매주 바다낚시를 즐길 만큼 바다와 해산물을 좋아하는데, 한 번쯤 맨손으로 해산물을 잡아보고 싶었다’는 것이 일일 체험에 참가한 이유. 그러면서 그녀는 “부력 때문에 물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일부터 정말 힘들더라고요. 단 2시간가량 물질을 하는데도 이렇게나 체력 소모가 큰데, 고령의 해녀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심지어 그분들은 허리에 무거운 납덩어리를 몇 개씩 달고 물질을 하잖아요”라며 일일 체험의 후기를 전했다.

자, 이제 다음 해녀 지망생에게 바통을 넘길 차례. 여기까지 읽고도 해녀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변치 않았다면, 다가오는 봄에 학교마다 내놓을 2017년 신입생 입학 전형을 기다리자. 물론 해마다 10명 내외의 수료생만이 서바이벌에서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용기가 없다면 송지혜 씨처럼 일일 해녀 체험부터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환 해녀 학교

한수풀 해녀 학교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법환로 1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한림해안로 623-6

모집 기간

2017년 4월 중

2017년 4월 중

운영 본부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포수협, 법환동 

어촌계 협력

제주도 제주시, 한림수협, 귀덕2리 어촌계 협력

모집 정원

30명 내외

50명 내외

수강 기간

5월 중순~7월 말

(매주 주말, 총 80시간)

5월 초~8월 말

(매주 토요일, 총 16회)

지원 자격

해녀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건강한 여성

심신이 건강하고 해녀에 관심이 있는 50세 미만의 국내외 거주자

졸업 후 진로

‘해녀 인턴’으로 선발될 시 멘토 해녀에게 5개월 동안 총 8회(1회 3시간) 현장 실습

개인의 역량에 따라 자발적으로 진로 선택

수강료

회당 1만원

(어촌계의 수업 진행 시)

10만원

문의

064-739-7507

064-796-5521

 


 

Credit Info

2017년 2월호

2017년 2월호(총권 87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수정
PHOTO
송지혜, 배수진

2017년 2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수정
PHOTO
송지혜,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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