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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이벤트가 부끄러운가요?

On January 06, 2017 0

이달의 핫 이슈, <그라치아>가 던진 이야기에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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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한 장면. 동물원 사육사로 일하는 그녀를 위해 동물 모양 풍선을 준비한 변요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한 장면. 동물원 사육사로 일하는 그녀를 위해 동물 모양 풍선을 준비한 변요한.

999개의 유자로 공개 이벤트를 준비한 중국 청년.

999개의 유자로 공개 이벤트를 준비한 중국 청년.

999개의 유자로 공개 이벤트를 준비한 중국 청년.

얼마 전, 아주 민망한 일이 있었다. 중국 광저우의 한 청년이 로맨틱한 공개 이벤트를 기획했다가 대차게 거절당한 것. 그는 평소 유자를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유자 999개를 준비하고, 그 유자를 하트 모양으로 배치한 뒤, 하나하나에 사랑의 메시지를 적어 붙이는 세심함까지 더했다. 그리고 여성이 이벤트 장소에 나타나자 사랑의 세레나데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여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얼굴을 붉히며 황급하게 자리를 떴고, 남자는 쓸쓸하게 그 자리에서 허탈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유자 999개는 주변에서 구경하던 관객들이 주섬주섬 주워가는 바람에 금세 없어졌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상황.

어렸을 때는 이런 이벤트가 곧잘 먹혔다. 성인이 되고 주민등록증의 잉크가 제법 말라가면서 꼭 그렇게 장밋빛 결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대학교 MT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고백했다가 차여 곧장 휴학하고 논산행 입영 열차에 오른 친구, 카페 한가운데 놓인 피아노를 치며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후유증으로 멜로디언만 봐도 현기증이 난다는 친구 등을 통해서 말이다.

술자리에서 이 중국 청년의 이야기를 안주 삼아 꺼냈더니, 그 자리에 있던 여자 친구들이 모두 ‘이게 무슨 개화기 시절 이야기’냐며 비명을 질렀다. ‘너희들이 사랑을 몰라서 그렇다’고 최백호처럼 낭만에 대하여 떠들었지만, 거기에 내 편은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프로그램 <미스매치>에서 ‘여자들이 치를 떠는 프러포즈 리스트’가 공개됐다. 3위는 문자 프러포즈, 2위는 음식 속에 반지 넣기, 대망의 1위는 관객이 많은 공연장에서 하는 공개 프러포즈란다. 패널로 등장한 레이디 제인은 “말만 들어도 도망가고 싶다”며 손사래를 쳤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종종 등장했던 장면인데 창피하다니, 내심 충격 받은 남자가 나뿐은 아니었을 거다. 물론 공개 프러포즈를 통해 모두의 축복 속에서 사랑을 시작한 경우도 있다. 이번 ‘2016 리우 올림픽’ 다이빙 종목 메달 시상식장에서 펼쳐진 이벤트가 그 예. 중국 다이빙 국가대표 선수 친카이는 같은 팀 허쯔에게 노래를 부르며 한쪽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었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러포즈를 한 것. 결국 두 사람은 관중들의 축복 속에서 포옹했다.

대만의 인기 가수 임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 미래를 너와 함께하고 싶어. 나와 결혼해 줄래?”라는 글을 게재했다. 한 시간 뒤 “그녀가 좋대”라는 글과 함께 여자 친구와 포옹하는 사진이 올라왔고, 이를 끝까지 지켜본 수많은 팬이 축하 댓글을 남겼다. 한 설문 조사에서 공개 이벤트를 받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응답한 이는 21.3%, ‘매우 싫을 것 같다’고 답변한 이는 14.2%로 집계됐다. 확실한 건 10명 중 1명은 치를 벌벌 떨 정도로 공개 이벤트를 싫어한다는 사실.

또 다른 설문 조사에 따르면 47.3%가 ‘연애를 시작하더라도 공개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연애도 할까 말까인데,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의 이벤트라니. 김칫국을 항아리째 들이켠 격이다. 시대가 변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옛말 믿고 계속 도끼질했다간 스토커로 쇠고랑 찰 수도 있다. 네이버 지식인을 가득 채우고 있는 ‘어떤 이벤트를 좋아할까요?’란 질문들. 굳이 ‘공개 처형’이 될 수도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을까? 무엇보다 상대방의 취향을 고려하는 게 우선순위다. <섹스 앤 더 시티>처럼 길 가다가 툭 반지를 내미는 프러포즈도 누군가에게는 제법 로맨틱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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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you said...

<그라치아> 독자들은 대부분 YES라고 말했다.
@facebook.com/graziakorea

YES 사진으로 장식된 조용한 공간, 아기자기하게 촛불이 켜져 있는 곳에서 프러포즈를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부끄럽지도 않고요. _이수연

YES​ 좋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 앞에서 약속하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흔들리더라도 그날을 떠올리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것 같거든요. _문지원


NO​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저희 커플에 대해 속닥거리는 게 너무 부담스러워 도망치고 싶을 것 같아요. 게다가 거절할 수도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잖아요. _이현명

Credit Info

2017년 1월호

2017년 1월호(총권 86호)

이달의 목차
EDITOR
박한빛누리
PHOTO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처

2017년 1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박한빛누리
PHOTO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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