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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 감성' 최랄라 작업실에 놀러오세요

On December 30, 2016 0

지코, 자이언티, 크러쉬가 이 남자를 택한 이유는? 독특한 감성으로 힙스터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사진가 최랄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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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랄라의 첫 번째 사진전

‘Always boring, Always sleepy’

작가의 초창기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시리즈부터 유명 아티스트들의 앨범 재킷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장소 글래드 라이브 강남 20F
일시 12월 31일까지


최랄라가 본명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무슨 뜻인가요? 설마 정말 ‘룰루랄라’의 그 랄라?
맞아요. 사람들이 제 이름을 말하기 부끄러워하더라고요. 전화를 받으면 “여보세요? 최...랄...라... 씨죠?” 그때 좀 재밌어요.

즐기는 거예요?
어린 학생들은 오히려 되게 해맑게 “랄라 님” 하거든요? 나이가 많을수록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근데 전 사람들이 그런 감정을 좀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단순하고 진지한 감정들요. ‘랄라’라는 이름도 그런 의미에서 나왔어요.

지코, 자이언티, 크러쉬 등 힙한 뮤지션들과 앨범 재킷 작업을 했죠? 그들이 당신을 찾는 이유가 뭘까요?

결국 ‘힙하다’는 건 ‘눈에는 띄는데 희소한 것’이거든요? 요즘엔 기획사에서 먼저 그걸 찾아요. 기존에 포토그래퍼들이 하듯이 그냥 얼굴 잘 나오게 찍는 건 지겹고 지루하니까요.

개인적으론 지코의 ‘너는 너, 나는 나’ 커버가 제일 좋더라고요.

어느 날 연락이 왔는데 지코가 직접 콘셉트를 말하더라고요. “사랑과 이별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미지를 원합니다.” 자이언티 같은 경우엔 소속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동생이고요.

자이언티와는 ‘시티맨’ 시리즈를 협업하기도 했다죠. 자이언티는 완벽주의자라던데, 본인도 그런가요?
비슷해요. 둘 다 예민하고요, 둘 다 기 싸움 하고요(웃음).

그래도 지금까지는 큰 싸움 없이 잘 왔네요?
좋은 건 좋다고 하니까. 저도 음악 들어보고 아니다 싶은 건 별로라고 바로 얘기해요. 그 친구도 제 사진에 마찬가지고요. 마음에 안 들거나 디테일이 떨어지면 그냥 뭉개고 가는 법이 없어요. 그런 면에서 서로 통하죠.

전시장을 작업실 느낌으로 꾸며 놓았더라고요?

실제로 제 작업실에 있는 걸 다 들고 왔어요. 대림미술관에서 가벽 설치하는 걸 도와주셨고, 나머지는 제 마음대로 했죠.

굳이 작업실 콘셉트를 가져온 이유는요?

제 자신이 전시회에 가서 5분 이상 머물러본 적이 없어요. 재미가 없거든요. 그 재미라는 것은 결국은 호기심인데요. 여기 온 사람들의 호기심은 분명히 제 사진 자체보다 제가 어디서 어떤 생각으로 사진을 찍는지일 것 같았어요.

사진 전시이기도 하지만 사진가 자체를 전시하는 거네요?
작품만 보여줄 거면 그냥 가벽 설치해서 툭툭 걸어 놓으면 되잖아요. 그런 건 싫어요. 재미없잖아요.

전시장 곳곳에 놓인 메모나 노트를 살펴보니까 사적인 생각이나 고민 같은 것도 적혀 있더라고요. 그런 걸 대중에게 공개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나 봐요?

일단 제가 뭘 써놨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작업실에 있던 것들이라 그냥 툭 놔둔 건데. 저란 사람 자체가 그래요. 집 없이 스튜디오에서만 지낸 지가 5년째거든요. 개인적인 공간 없이 계속 사진만 찍었어요. 스튜디오에서 저한테 소중한 건 옷 두 벌하고 카메라 밖에 없어요. 그렇게 살다보니까 사적인 물건이라고 한들 저한텐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에요.

필름 카메라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디지털로 찍을 때 정말 힘들었거든요. 내 사진에 대해서 내 스스로 토 나올 정도로 역겨웠어요.

왜요?
원래 있던 생각을 자꾸 수정하게 되고, 뭔가를 덕지덕지 붙이게 되는 거예요. 지금이 좋아요. 사진을 찍기 전에 뭘 어떻게 찍을지 찬찬히 생각하는 시간도 있고요.

유독 뒷모습 사진이 많더라고요. 뒷모습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나요?
뒷모습이 좋은 걸 어떡해요(웃음).

본인의 뇌리에 콱 박힌, 잊지 못할 뒷모습이 있나요?

노르웨이에서 한 모녀를 봤어요. 둘이 손을 잡고 이렇게 걸어오는데 뒤에서 빛이 쏟아지고 있었고, 그 빛이 두 사람 머리카락 끝에 반사되면서 정말 아름다워 보였어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찍으려고 했는데 결국 못 찍었어요. 혹시나 그 사람들이 기분 나빠 할까봐 겁이 나서요.

사진가들은 카메라 들이대는 게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그렇게 놓친 그 모녀의 앞모습이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건가요?

네. 그런 순간들이 여행에서 되게 많았어요. 그때마다 저는 계속 저한테 실망하고 자학했고요. 근데 나중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모습을 찍든 뒷모습을 찍든 저 사람은 저 사람인데 내가 왜 앞모습에 집착했을까.

결국 본인의 쑥스러움 혹은 머뭇거림이 뒷모습을 찍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네요?

맞아요. 어떻게 보면 제가 방금 한 얘기도 저의 부끄러운 부분이잖아요. 저는 사람들에게 ‘나는 사실 이런 사람’이라고 실토하고 싶고 부끄러운 진실을 고백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말해서 위로 받고 싶은데 그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와도 쉽게 못 꺼내죠. 사람의 뒷모습에 그런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드레스 룸’ 코너에 있는 뒷모습 사진들 얘기군요.

여기서 얘기할 순 없지만 그 뒷모습의 주인공들 역시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더라고요. 그들 모두가 ‘말하고 싶은데,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인 셈이죠.


요즘 주목할 만한 사진전

  • 닉 나이트 사진전 : 거침없이, 아름답게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 기술을 결합한 ‘이미지 메이커’ 닉 나이트의 사진전이 국내 최초로 개최된다. 그중에서도 각별한 관계였던 알렉산더 맥퀸과의 협업 영상 작업, 3D를 이용한 실험적 작품 ‘정물화&케이트’에 주목할 것.

    대림미술관, 2017년 3월 26일까지.

  • 데이비드 라샤펠 전 : Inscape of Beauty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라샤펠. 이번 전시에서는 그 어떤 디지털 조작이나 편집 효과 없이 재활용품과 공산품만을 이용해 촬영한 작품 ‘랜드스케이프’가 최초로 공개된다.

    아라모던아트 뮤지엄, 2017년 2월 26일까지.

Credit Info

2016년 12월호

2016년 12월호(총권 85호)

이달의 목차
EDITOR
손안나
PHOTO
김효석, ⓒDavid LaChapelle, ⓒNick Knight

2016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손안나
PHOTO
김효석, ⓒDavid LaChapelle, ⓒNick K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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