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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Into You

On December 07, 2016 0

아직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에 더 열심히 작품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변요한. 그는 조만간 시작될 다음 라운드를 위해 찬찬히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더블브레스트 체크 재킷, 블랙 톱, 블랙 스카프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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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체크 코트, 그레이 터틀넥 모두 펜디(Fendi). 데님 팬츠 Y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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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말 일의 연속이었죠. 50부작 장편 드라마부터 뮤지컬 <헤드윅>, 그리고 영화 2편까지 그야말로 숨 가쁘게 보냈는데 힘들지 않아요?
물론 체력적으로 따지면 힘들고 지치죠. 사실 이렇게까지 제 자신을 극한으로 몬 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얼마나 버티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알고 싶기도 해서 그랬어요. 힘든 와중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인데, 결과적으로는 여러 면에서 감사함이 많았던 시간이었죠.

사실 뮤지컬 <헤드윅> 출연은 굉장히 의외였어요.

<헤드윅>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로망에 가까운 작품이었죠. 그런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연락이 온 거예요. 사실 처음엔 못하겠다고 고사했어요, 대여섯 번이나.

왜요?
제가 감히 무대에 설 기량과 깜냥이 되나 싶더라고요. 게다가 이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섰어요.
결국엔 하나의 인물이자 캐릭터고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았죠. ‘진짜 노래를 잘할 수 있을까? 연기는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 대신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하되 성심성의껏 ‘헤드윅’과 밀착되도록 도전해 보자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 후로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고요.

그 결과 마치 보상처럼 ‘변드윅’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죠.
호불호가 명확한 작품이었죠. 저 또한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헤드윅>을 하기로 결정하고 제 자신과 약속한 게 하나 있는데, 단 한 회라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가 닿는다면 그걸로 만족하자고 마음먹었어요. 괜히 욕심 부려 퍼포먼스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죠.

모두를 만족시키긴 어려운 일이잖아요.

맞아요. 전 그냥 <헤드윅>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꿈에 그리던 작품이었으니 더 그렇겠죠(웃음).

그만큼 후회도 많이 했어요. 농담이 아니라 하루하루 사형대에 올라가는 기분이었죠(웃음). ‘내가 진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도전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그동안 연극 무대에 여러 번 섰지만, <헤드윅>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작품도 없었어요. 그만큼 애정도 컸죠.

그래도 다시 기회가 된다면 또 뮤지컬 무대에 서겠죠?
어쨌든 간에 뮤지컬에 출사표를 던졌고, 끝이 났잖아요. 그런데 계속 이 감정일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아까 촬영 중에도 뮤지컬 노래를 들었고 어제도 들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또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떠올라요.

그 물음에 대한 답은요?
아직요. 이상하게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워요. 영화나드라마 같은 데선 연기할 수 있을 것 같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뮤지컬만은 예외예요.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무섭기도 하지만 만약 다시 하게 된다면 또 열심히 잘하려고 할 것 같아요.

요즘 꿀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면서요?

이런 여유는 데뷔 후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만나고, 여행도 다니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죠.

류준열, 이동휘, 지수, 수호 등 유독 주변에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요.
지금은 그 친구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도 저흰 늘 변함없었어요.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친구들이죠.

그들은 변요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 마지막 순간에 옆을 보면 그 친구들이 있을 것 같다고.

친구야말로 가장 소중한 재산이라고들 하잖아요.
제겐 모두 그런 존재예요. 사람들이 다 저를 떠난다 해도 친구들만은 늘 함께일 것 같아요. 언젠가 한번은 친구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이면서 간지럽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희는 내 옆에 있는 라스트 스탠더들이야”라고. 저… 그때 많이 취했었나 봐요. 하하하.

그중 하나인 지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변요한 칭찬을 엄청 했어요. 인성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선배라고. 심지어 로맨티시스트인 변요한에게 받은 메시지를 저장해 놓기도 한대요.
걔가 왜 그랬지…(웃음). 사실 누가 잘되고 안 되고를 떠나 저는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편이거든요. 직설적으로 듣는 것도 좋아하고. 직설적이라고 해서 비하하거나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진지하게 생각한 뒤에 나오는 얘기들이죠.

주로 어떤 얘기를 해주나요?
솔직하게 말할 건 연기적인 부분밖에 없죠. 친구들의 작품을 모니터링하고는 느낀 점을 솔직히 얘기해 줘요. 왜 연극이나 공연을 할 때도 코멘트들은 서로 해주잖아요. 친구라고 무조건 감싸 안기보다는 필요할 땐 솔직하게 말하려고 하죠.

곧 주연을 맡은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가 개봉을 앞두고 있죠.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솔직히 꽤 부담되지만 될 수 있으면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이미 촬영도 끝났고 전 최선을 다했으니, 평가는 영화를 볼 관객들의 몫이겠죠.

이번 영화에서 30년을 사이에 둔, 2인 1역에 도전했어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제가 7세 혹은 12세로 돌아간다 해도 지금의 행동과 같지 않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수현을 연기할 때 또 다른 수현인 김윤석 선배님과 맞추려 하기보다는, 그때 생각할 수 있는 감정과 피 끓는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겉모습보다는 선배님과 감정적으로 많이 교류하려고 했고요. 결국엔 감정이 제일 중요하니까.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약이 실제로 주어진다면 언제로 가고 싶어요?
촬영하면서 저도 계속 생각을 해봤어요. ‘내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로 가고 싶을까?’ 그런데 전 돌아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이제 겨우 30여 년을 살아서 그런 걸까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유독 휘청거리고 외로웠던 시간이 많았거든요. 그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돌이켜보니 그 시간들이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덕에 지금 연기하며 살고 있고. 제 삶의 마찰이 많았던 그 순간들이 정말 좋아요, 힘든 건 전혀 기억나지 않을 만큼.

후회 없이 잘 살았다는 뜻이겠죠.
에이~ 그건 아니고,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지금보다 더 잘 살 자신이 없어서 그래요(웃음).

그럼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은 있어요?

없어요. 그래도 만약 다시 돌아가야 한다면 엄마 뱃속으로(웃음)? 성별이 바뀌어 나오면 그땐 또 모르겠네요.

<미생>, <소셜포비아>, <육룡이 나르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그리고 최근 촬영을 마친 영화 <하루>까지. 가만 보면 유독 남자 복이 많네요.
여자도 많이 만났는데(웃음)? 사실 남녀를 떠나 저는 파트너 복이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성격도 유쾌한 친구들을 많이 만나 재미있게 촬영했으니까. 비록 남자 비율이 더 많았지만요(웃음).

그동안 트렌디한 작품보다는 무게감 있는 작품을 주로 했는데, 이유가 있나요?
저도 트렌디한 작품을 하고 싶은데 안 들어오네요. 제가 판타지 있게 생기지 않아서일까요(웃음)? 솔직히 저도 감정적인 소모가 많고 선배들과 부딪쳐서 깨지는 작품을 더 하고 싶긴 해요. 그래야 10년, 20년 뒤에 저도 <아수라> 같은 영화를 찍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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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무스탕, 데님 팬츠 모두 YMC. 브라운 워커 부츠 에이레네(Eirene). 레드 체크 머플러 프레드페리(Fred P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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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체크 코트 라르디니 by 신세계 인터내셔날(Lardini by Shinsegae International). 아이보리 터틀넥 시스템옴므(System Homme). 브라운 체크 팬츠 푸시버튼(Push Button). 버건디 슈즈 에이레네(E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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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은 작품을 고를 때도 해당되나요?
메시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하죠. 독립 영화를 찍을 때부터 메시지가 있고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을 하자고 늘 다짐했던 것 같아요. 반사판 많이 넣고, 연출적으로 멋있게만 나오는 작품은 제가 못하겠더라고요(웃음). 할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듯해요.

그럼 인간 변요한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보면 자뻑일 수도 있는데, 제 자신에 대한 궁금증이 굉장히 커요.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고 누군가를 만나 관계를 맺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 스스로 많이 물어봐요. ‘나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 하고 물으면, 답은 늘 ‘나도 잘 모르겠어’예요. 그러다 시나리오를 만나 어느 부분에서 딱 관통이 되면 굉장히 기분이 좋죠. 보통은 ‘진짜 좋은 사람이 좋은 연기를 한다’고 말하는데, 전 잘 모르겠더라고요. 예전엔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아요.

전부가 아니면 뭐가 더 있죠?
연기라는 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내 안의 것을 끌어내는 과정이잖아요. 즉, 자기 안에 그 모습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은 서로 공유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다 보면 좋은 배우, 인간 변요한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드라마 <미생>을 끝내고 한 인터뷰에서 ‘기대된다’는 말이 본인을 가장 힘들게 한다고 했어요. 지금도 변함없나요?

아니요. 실은 학교 다닐 때부터, 그리고 독립 영화를 찍을 때도 ‘기대된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솔직히 기대된다는 말보다 ‘넌 잘될 거야’라는 말이 저를 더 괴롭혔죠. ‘다들 내가 잘된다고 했는데 왜 안 되지?’ 하며 조바심도 내고. 그런데 이제는 저 스스로 닫는 법을 알아요. 그래서 이번 영화도 그렇게 부담이 안 된다고 말한 거고요. 그게 제일 좋은 상태임을 깨달은 거죠.

30년 후의 변요한은 어떤 모습일까요?

글쎄요. 제가 바라는 모습은 있어요. 남이 뭐라 하든 나한테만 예쁜, 정말 사랑하는 여자와 아이 낳고 재미있게 살고 있었으면 하죠.

이런 면 때문에 지수가 ‘로맨티시스트’라고 했나 봐요.
제 주변의 친구들이 요즘 결혼도 많이 하고 아기도 낳아서 그런지 그 바람이 더 간절해졌어요.

벌써요?
저도 이제 서른하나인 걸요. 진짜 너무 부러워요. 친구들한테 ‘내가 기저귀 갈아주면 안 되느냐’고 부탁할 정도라니까요(웃음).

아직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에 더 열심히 작품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변요한. 그는 조만간 시작될 다음 라운드를 위해 찬찬히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Credit Info

2016년 12월호

2016년 12월호(총권 85호)

이달의 목차
EDITOR
장정진
PHOTO
장덕화
HAIR
장혜연
MAKEUP
이봄
STYLIST
박세준
ASSISTANT
강석영

2016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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