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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전성시대

On May 08, 2016 0

‘걸 크러시 예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첫 방송을 고작 몇 시간 앞둔 상황. 비장함마저 감도는 촬영 현장에 가봤다.

  • 김숙

    ‘이 프로그램이 잘된다’에 내 손목을 걸게요. 예능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요. 어디로 튈지 몰라서 더 재미있을 겁니다.
    _프로그램 기자 간담회에서

  • 제시

    예쁘다는 말보다 멋있다는 말이 더 듣기 좋아요. 예쁜 사람은 많잖아요. 저는 아티스트고, 아티스트로서 매력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당연히 더 뿌듯하죠.

  • 라미란

    굳이 여자 예능, 남자 예능으로 구분하는 자체가 한계를 만드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남자들이 하는 스타일을 쫓아가려는 것도 웃기고요.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곧 결과물로 나타날 거라 믿어요.

  • 홍진경

    우리 프로그램이오? 여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들이 모였죠. 척하지 않는 여자요. 예쁘면 예쁜 대로,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쿨하게 자기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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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성격의 다섯 여자들. 카메라 밖에서도 화기애애하다. (왼쪽부터)김숙, 제시, 티파니, 민효린, 라미란

각기 다른 성격의 다섯 여자들. 카메라 밖에서도 화기애애하다. (왼쪽부터)김숙, 제시, 티파니, 민효린, 라미란

‘걸 크러시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는 티파니.

‘걸 크러시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는 티파니.

‘걸 크러시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는 티파니.

벌써 돈독해진 홍진경과 민효린.

벌써 돈독해진 홍진경과 민효린.

벌써 돈독해진 홍진경과 민효린.

벌칙 화장도 특유의 스왜그로 패셔너블하게 소화했다.

벌칙 화장도 특유의 스왜그로 패셔너블하게 소화했다.

벌칙 화장도 특유의 스왜그로 패셔너블하게 소화했다.

2016년 예능 트렌드를 내다보는 자리였던 <무한도전> ‘예능 총회’에서 김숙은 이런 말을 했다.
“한마디로 2015년 예능은 남자 판이었다고 봐요. 대세인 ‘쿡방’마저도 남자 셰프가 대다수였고요. 일이 없어지니까 얼마 전, 송은이 씨가 적성 검사를 했어요,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요. 결과에 사무직이 나왔어요. 43세의 나이에 액셀을 배우고 있단 말입니다!” 소파에서 뒹굴며 아무 생각 없이 낄낄대다가 그녀의 ‘웃픈’ 하소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정말 그랬다. 지난 몇 년간 여자 예능인들은 방송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짝짓기 예능이 사라지면서 그나마 주변인으로서의 역할조차 잃었고, 그렇다고 여성으로서 주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생긴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예능이 극심한 남초 현상을 보이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

<무한도전>과 <1박 2일>은 물론이고 <비정상회담>, <문제적 남자>, <냉장고를 부탁해>, <라디오스타>, <아는 형님>, <쿡가대표>, <배우학교> 등 일일이 꼽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이 프로그램들에는 여자 고정 멤버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월 8일 시작한 KBS2 주말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가뭄에 내리는 단비 같은 존재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는 방송 전부터 ‘걸 크러시 예능이 탄생했다’며 주목했고, SNS에서도 ‘본방 사수’하겠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컸다. 확실히 타이밍도 좋았다. 건국 이래 페미니즘 이슈가 이렇게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적이 없으니까. 이미 지난해에 <언프리티 랩스타> 같은 프로그램으로 여자 예능의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기 센 여자’라는 부정적인 단어 대신 이제는 ‘걸 크러시’라는 긍정적 의미로 환영받고 있다.

촬영장에서 만난 티파니는 “저는 웬만하면
‘나랑 안 어울리고, 안 맞는 듯하고, 어려울 것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어요. 어울리든 안 어울리든 타이밍이 너무 좋았어요”라며 이 방송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박인석 PD는 “그냥 좀 새로운 얼굴, 새로운 예능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컸죠. 거창하게 페미니즘이나 걸 크러시 이슈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건 아니에요”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작년에 KBS 연예대상 플로어로 참여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고 했다. “대상은 물론이고 남녀 최우수상 등을 대부분 남자 예능인들이 차지하더라고요. 여자 예능인들이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너무 없어요. 그들에게 판을 깔아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동원되는 그야말로 ‘리얼’ 관찰 예능이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동원되는 그야말로 ‘리얼’ 관찰 예능이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동원되는 그야말로 ‘리얼’ 관찰 예능이다.

첫 방송을 몇 시간 앞두고 가평의 한 수목원에서 진행된 세 번째 녹화. 맏언니 김숙과 라미란부터 홍진경, 민효린, 제시 그리고 티파니까지, 저마다 얼굴에 비장함이 엿보였다. 막중한 책임감 때문인 듯했다. 민효린 또한 “처음에는 부담감이 없었거든요. 알고 보니까 요즘 여자 예능이 아예 없더라고요. 지금은 ‘우리가 정말 중요한 자리에 있다’는 걸 느껴요”라며 방송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름을 내비쳤다. 특히 김숙은 감기로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상태임에도 카메라 불이 켜지면 안 나오는 목소리를 쥐어짜며 방송에 임했다. 그녀는 제작 발표회에서 “잘돼야 비슷한 프로그램이 생겨날 테니까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 기대도 되고 부담도 된다”는 심정을 언급했다. 

 

가장 먼저 이 문제를 공론화한 장본인이자, 걸 크러시의 대표 주자이며, 팀의 맏언니인 그녀의 어깨엔 지금쯤 부담감이 한 가마니쯤 올라가 있지 않을까? 여자 예능이 대세가 되는 날은 언제일지, 여자 예능인이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날은 언제쯤 올지 아직 답을 내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 일단은 그들이 첫 단추를 잘 꿰기만을 응원해 본다. 그날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고 바라면서.
 

‘걸 크러시 예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첫 방송을 고작 몇 시간 앞둔 상황. 비장함마저 감도는 촬영 현장에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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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5월 01호

2016년 05월 01호(총권 76호)

이달의 목차
EDITOR
손안나, 박한빛누리
PHOTO
김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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