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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싹 독기가 올랐다고요

On March 25, 2016 0

이기우는 가진 게 많은 남자였다. 13년간 배우로서 살뜰히 필모그래피를 채웠고, 한 여자의 사랑꾼으로서도 합격 점을 얻었다. 또 그가 손수 꾸미고 운영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아웃도어 편집숍 ‘미드나잇 피크닉’은 곧 2호점을 오픈한다. 한데 그는 아직도 목이 탄다고 말했다. ‘이제야’ 본업인 배우로서의 욕심에 불이 붙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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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니트, 팬츠 모두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시계 IWC.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셔츠, 니트, 팬츠 모두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시계 IWC.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피부가 원래 색으로 돌아왔네요? <진짜 사나이 2>(이하 <진사2>)의 해병대 편 촬영 때문에 여전히 얼굴이 거뭇거뭇할 줄 알았어요.
네. 방송은 2월 말까지 이어졌지만 촬영은 진즉에 마쳤거든요. 따로 관리한 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본래 피부색으로 돌아왔죠. 원래 피부 관리에 집착하는 타입도 아니고요(웃음).

<진사2> 모니터링은 꼼꼼히 했어요?
아, 전 민망해서 잘 못 보겠더라고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열심히 시청한 듯해요. 아버지 친구 분들이 저더러 ‘그 나이가 되도록 아직 군대에 안 가고 뭐 했느냐?’고 타박하듯 묻기도 했어요.

그러고 보니 5년 전쯤에 육군 현역 제대했잖아요. 왜 또 군대에 간 거예요?
해병대여서 다시 갈 생각을 했어요.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잖아요. 다녀온 사람들의 얘길 듣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호기심이 있었달까. 일반 부대였다면 죽어도 안 갔을 거예요(웃음).

만약 해병대에 다시 가야 한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빈말이 아니라, 정말 다시 갈 거예요. 그런데 <진사2> 출연으로는 또 갈지 모르겠어요. 편집이 아쉬웠거든요. 아무래도 예능 프로그램이다 보니 멋있는 모습보다 어리바리하게 행동하거나 실수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더라고요.

훈련 중 힘들 땐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어머니와 10년이 넘도록 투병 중인 아버지, 키우는 강아지, 애인, 친한 친구들. 그 구슬들을 계속 돌려가면서 생각했어요. 옛날에 군 생활할 땐 ‘씨스타19’도 그중 하나였어요(웃음).

‘씨스타19’ 얘기가 나오니 표정이 한결 밝아지네요.
하하, 남자들이 군 생활하며 머릿속에 각인시켜 놓은 것들은 기억 저장고 안에서도 조금 더 특별한 폴더에 저장되는 것 같아요. 자의로 삭제하기 어려운 영역이고, 설령 지우겠다고 결심한들 지워지지도 않죠.

딘딘, 김성원(슬리피), 이성원 등 <진사2> 동기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어요?
정신적 지주였달까요? 이건 제가 생각한 게 아니라 입대 동기들이 제대 후에 저에게 해준 말이에요. 아, 그리고 방송에서 과묵한 남자인 것처럼 나왔지만 저 되게 웃긴 남자예요(웃음). 예전엔 초면인 사람들이 많으면 입이 잘 안 떨어졌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조금씩 편해졌죠. 호방한 성격인 산호(배우 김산호)의 영향도 받은 듯해요.

산호 씨하고는 ‘190cm에 가까운 장신’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친해졌다고 들었어요.
농담 같지만 사실이에요. 영화 <기다리다 미쳐>를 찍을 때였어요. 눈높이가 맞는 사람을 만날 일이 거의 없는데, 산호하고는 멀뚱히 선 채로 눈높이가 딱 맞더라고요. 그 순간 ‘어, 친해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산호의 눈빛에서 선함이 느껴지더군요. 시골 논밭에서 뛰노는 착한 강아지 같달까? 강생이 눈! 친해지길 잘한 것 같아요. 얘 없으면 못 살아요.

둘의 공통분모인 서핑과 캠핑은 같이 배우기 시작한 거예요?
아뇨. 제가 먼저 시작했고, 산호가 저를 보고 따라 배웠어요. 그러다 자연스레 관련 사업을 준비하게 됐죠. ‘미드나잇 피크닉’이 문을 연 지는 3년쯤 됐어요.

2호점을 열게 된 걸 보니 사업에 꽤나 재주가 있나 봐요.
에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풀린 편이지만 성공까진 아니에요. 공을 돌린다면 살림살이를 잘해 준 산호 덕분일 거고요. 재무, 경영 관련 내용을 검토하는 일은 산호가 하거든요. 저는 주로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담당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떤 부분에 열심이에요?
포스터를 만들고, 벽에 예쁜 사진을 걸고, 가구를 배치하는 것 같은 일들이오. 엄청난 전문가일지언정 제가 소중하게 여기는 공간이나 물건에 남의 손이 닿는 꼴을 잘 못 보는 성격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스스로가 직접 해보자는 주의예요.

곳곳에 걸려 있는 그림들도 직접 그린 거예요?
네. 복도에 있는 벽화 빼고요. 그것도 제가 하고 싶었는데 다수의 의견을 따라 미대 학생들을 섭외했어요. 학생들이 잘해 주겠죠? 하하하! 스케일이 큰 일을 해야 할 때는 나중에 원성을 사지 않도록 은근슬쩍 발을 빼는 게 상책이에요.
 

재킷 우영미(Wooyoungmi). 셔츠 프라다(Prada).

재킷 우영미(Wooyoungmi). 셔츠 프라다(Prada).

재킷 우영미(Wooyoungmi). 셔츠 프라다(Prada).

미술이나 인테리어는 마음먹는다고 해서 쉽게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잖아요. 미적으로 타고난 감각을 지닌 걸까요?
하하,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거기에 빠져 지낼 뿐이에요. 그림이나 인테리어가 거기에 포함돼요. 경영학과에 진학했지만 잠깐 미대에 가려는 꿈을 키우긴 했었어요. 그림을 잘 그려서는 아니었고, 지적 호기심이 강하다 보니 그림‘도’ 제대로 배워 보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겨서요. 궁금한 게 있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인터넷이든 책이든 샅샅이 뒤져서 원하는 만큼 알아야 직성이 풀려요. 고집도 센 편이고요.

주변 사람들이 득을 볼 때가 많겠어요.
어떻게 아셨어요? 휴대폰이나 차를 바꿀 때 사람들이 저를 꼭 찾아요. 제가 틈나는 대로 정보를 얻어놓으니까 저를 만나면 만사가 간단히 해결되는 거죠. 또 저를 이용하려는 속셈이 뻔히 보이는 경우만 아니라면 어디든 출동해요. ‘페인트 칠 좀 도와줘!’라고 하면 군말 없이 달려가죠. 요즘 셀프 인테리어와 ‘집방’의 인기가 높은데, 관련 프로그램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솔깃할 것 같아요. 탐색전을 펼쳐봐야겠어요.

3월 중순 방영되는 tvN 드라마 <기억>에서 악역을 맡았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한데 요즘 그 작품 때문에 고민이 너무 많아요. 먼저 큰 사랑을 받은 악인 캐릭터들을 의식하기 때문인 듯도 해요.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남규만’(남궁민) 등등…. 아직 정답을 찾지는 못했어요. ‘소시오패스 성향의 금수저, 신영진.’ 이 설정에서 차근차근 저만의 색깔을 찾아봐야죠.

영화나 드라마 속 악인은 저마다 타깃을 정해 놓잖아요. ‘신영진’은 주로 어떤 사람들을 괴롭히나요?
알츠하이머를 앓는 변호사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출연하는 이성민 선배님(극 중 ‘박태석’)이오. 선배가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제가 자꾸 찬물을 끼얹죠. 아주 얄미울 거예요.

<응답하라 1988>, <시그널>의 후속작인 만큼 ‘tvN 금토 드라마 불패 신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클 것 같아요.
그걸 간과할 순 없죠. 하지만 주연을 맡은 이성민 선배가 저보다 훨씬 더 큰 짐을 지고 있을 거예요.

2003년 영화 <클래식>으로 데뷔했고, 올해로 13년째 연기를 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즐길 수 있게 된 걸까요?
아, 그런 건 아니고요. 언제나 기복이 있지만 옛날에 비해 부정적인 감정들을 금방 훌훌 털어낼 수 있게 됐죠.

익숙해지지 않는 것도 있죠?
물론이죠. 불규칙한 스케줄과 수입. 배우의 숙명이니까 받아들여야 하는데 아직도 좀 힘들어요. 에스컬레이터에서 계속 반대 방향으로 걷는 기분이랄까. 잠깐이라도 딴짓을 하면 넘어지기 십상이고, 걷고 또 걸어도 계속 제자리에 있는 거죠.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보니 최근 연기자로서의 의욕이 엄청 커졌어요. 잠깐이라도 쉬지 않았으면 좋겠고, 보다 많은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 보니 요샌 자연스레 영화 얘길 많이 하게 돼요. 귀에 쏙 들어오는 내용도 주로 영화 얘기고요. 아, 서른여섯이 되니 결혼 얘기도 좀 흥미로워요.

떡볶이 얘긴요? 삼시 세끼 꼬박 떡볶이만 먹는 날이 있을 정도로 떡볶이를 좋아한다고 들었거든요.
하하하! 떡볶이는 제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에요. 최근엔 방배동에 있는 ‘빨강 떡볶이’에 완전 꽂혔어요. 거기에 가면 봉지 단위로 포장된 떡볶이 재료를 살 수 있는데, 냉장고에다 매번 여러 봉지씩 쟁여둬요. 저만의 비법이 있다면 때마다 이런저런 재료를 첨가해 보는 거죠. 치즈나 채소, 달걀, 당면 같은 것들이오.

오늘도 먹을 거예요?
그럼요. 1일 1 떡볶이는 제 힘의 원천이니까요. 떡볶이 얘기가 나오니까 자꾸 웃음이 나네요.

산호 씨, 가족, 결혼 얘기할 때도 입꼬리가 올라가던 걸요?
하하, 강아지 루키와 미드나잇 피크닉도 추가해 주세요. 그 외엔 딱히 특별할 게 없어요. 연기 얘기할 땐 제가 너무 심각했죠? 하하. 나중엔 연기 얘기하면서도 방실방실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여유로워지면 뭐부터 할 거예요?
아, 해외여행 가고 싶어요. 뉴욕이라든가 캘리포니아로 떠나면 어떨까 하고. 조금 요란스럽거나 화려해도 좋을 것 같아요. 굳이 오지로 가고 싶진 않아요. 캠핑 가서나
<진사2> 촬영하면서 고생을 충분히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더 나쁜 놈이 될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게 급선무예요. 떡볶이랑 <기억>과 관련된 생각들이 아니면 잠시 다 접어둘래요.

Credit Info

2016년 03월 02호

2016년 03월 02호(총권 73호)

이달의 목차
EDITOR
사공효은, 김수정
PHOTO
김보성
HAIR
정아(에이바이봄)
MAKEUP
조해영(에이바이봄)
STYLIST
이정현
CASTING DIRECTOR
홍선기
LOCATION
미드나잇 피크닉 신사점

2016년 03월 02호

이달의 목차
EDITOR
사공효은, 김수정
PHOTO
김보성
HAIR
정아(에이바이봄)
MAKEUP
조해영(에이바이봄)
STYLIST
이정현
CASTING DIRECTOR
홍선기
LOCATION
미드나잇 피크닉 신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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