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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금메달 같은 건 필요 없어요

On March 09, 2015 0

힙합 1.5세대 바스코도 나이를 먹었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됐고, 그사이에 이런저런 인생의 실패도 맛봤다. 먼 길을 돌고 돌아온 그가 깨달은 한 가지는 자신은 여전히 힙합 뮤지션이란 사실. 새 앨범 <코드네임 : 211> 이야기를 꺼내자, 다른 얼굴이 보였다. 눈을 크게 뜨고 입꼬리는 반쯤 올린 채 쉴 새 없이 말을 이어나가는 그는 여전히 20대 청년이었다.

  • 슈트 모데라토. 티셔츠 올세인츠. 반지 블랙스케일 by 블랙스완.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이블마다 색깔이 있잖아요. 바스코가 속한 저스트 뮤직은 어떤가요?
일리네어 레코즈는 돈 많은 부자, AOMG는 예쁘고 잘생기고 섹시한 이미지죠. 저스트 뮤직은 그냥 또라이 집단이에요. 규칙도 없고 한마디로 조커 같은 느낌이죠.

어떤 분위기일지 대충 알 것 같아요.
일단 13살 차이가 나도 말을 까요. 23살짜리가 저한테 “밥 먹었어?” 이러죠. 신기한 건 기분 나쁘지 않다는 거예요. 오히려 재밌어요. 모르겠어요. 다들 미친 것 같아요.

지난 앨범 가사 중에 “내 콜로세움 피 튀어가면서 홀로 세운 나의 경력, But I Got No Gold Medal”이라는 구절은 바스코가 스스로를 정의하는 느낌이에요.
사람들이 저를 ‘한국 힙합 1등’으로 생각하지 않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아요. 금메달 그딴 거 필요 없고 그냥 전사처럼 앞으로 계속 전진해 나가는 거죠.

1등이 아니라면 바스코는 어디쯤인가요?
모르겠어요. 전 힙합 1세대도 아닌 1.5세대고, 메이저에서 성공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언더에서 엄청나게 인정받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XX도 아니거든요. 돈을 버는 사람도 아니고, 돈을 너무 못 버는 사람도 아니고요. 전 되게 애매한 래퍼예요.

아까 금메달은 필요 없다고 말했잖아요. 인생에서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어요?
저 역시 남의 행복을 위해서 살았던 순간이 있어요. 안 맞는 대학을 졸업했고, 회사원 생활도 조금 해봤죠. 지금 생각하면 너무 많은 길을 돌아왔어요. 나답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게 진리죠.

나중에 아들 섭이한테도 그렇게 가르칠 거죠?
원하는 걸 찾으면서 살라고 할 거예요. 어차피 제가 죽으면 아들은 혼자 살아야 하잖아요. 자식에게 내가 원하는 인생을 짜놓다니…. 그건 되게 무책임한 짓이에요.

Mnet의 <언프리티 랩스타>가 화제예요. 그중에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래퍼가 있나요?
제시랑은 이미 한 번 했으니 육지담이오. 실력도 많이 늘었고, 트렌드에도 잘 맞을 것 같아요. 한때는 박자를 뒤로 밀면서 끈적끈적하게 랩 하는 게 유행이었는데, 요즘은 박자를 급하게 타는 추세거든요. 음도 안 맞고 발음도 다 씹히고 약간 나사 하나 빠진 것처럼 바보 같은데, 그것 나름의 멋이 있거든요.

<쇼미더머니 3> 때 힙합에 록을 접목해서 논란이 있었어요. ‘락스코’라고 놀림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굉장한 자신감으로 보였어요.
저는 여전히 그 음악이 록이라고 생각 안 해요. 록의 요소만 가져온 힙합인 거죠.

힙합이 뭔데요? 태도의 문제인가요?
자기가 원하는 길을 가는 게 힙합이죠. 그러기 위해선 큰 용기가 필요하고요.

몸에 문신이 굉장히 많던데, 거기에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거의 다 안중근 의사 문신이에요.

제일 존경하는 인물인가요?
예전에 체 게바라 열풍이 불었잖아요. 다들 체 게바라 티셔츠 입고 체 게바라 책 들고 다니고. 우리나라에는 왜 그런 인물이 없을까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책을 보게 됐어요. 무심코 읽었는데 이건 완전 체 게바라 스토리인 거예요! 안중근은 한국의 체 게바라예요.

이번 앨범명 <코드네임 : 211>에서 ‘211’은 강도를 뜻하잖아요. 다른 사람 인생에서 훔쳐오고 싶은 게 있나요?
돈, 성공, 명예 그리고 행복이오. 그걸 다 털어오고 싶다는 게 이번 앨범의 주제예요. 지난 앨범의 ‘187’은 살인이라는 뜻이었어요. 지난날의 순수함을 죽이고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죠.

살인, 강도… 그다음엔 뭐가 올지 궁금한데요.
하나 생각해 놓은 게 있긴 한데… 420이에요. 마약을 뜻해요. 약에 취한 듯한 몽롱한 음악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바스코가 추천하는 후배 래퍼들의 명곡 3

블랙넛의 ‘빈지노’
재밌는 노래죠. 전 “빈지노가 되고 싶은데 거울을 보니 난 블랙넛이야”란 부분을 듣고 약간 슬픔이나 비애 같은 복합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하지만 나는 블랙넛” 할 때의 ‘랩부심’도 좋고요. 얘는 정말 천재예요.

키스에이프의 ‘잊지마’
랩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요. 원초적이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느낌이랄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잘하는 랩’과 거리가 먼데, 사실 이게 정말 랩을 잘하는 거죠.

씨잼의 ‘굿나잇’
클럽에서 노는 이야기인데, 듣는 사람이 정말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묘사를 했어요. 말장난이나 억지 비유가 아니라 가사 한 줄 한 줄에서 느껴지는 리얼리티가 엄청나요.

EDITOR : 손안나
PHOTO : 김보성
HAIR & MAKEUP : 한주영
STYLIST : 김욱

발행 : 2015년 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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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02호

2015년 03월 02호(총권 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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