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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환, 안재홍, 박시양, 곽동연, 김이안. 지금 가장 눈에 띄는 남자 배우들.

꽃보다 청춘들

On January 29, 2015 0

행복한 고민이다. 여배우는 기근인 반면 눈에 띄는 남자 배우는 넘친다. 어디서 저런 친구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지, 남자 친구 삼고 싶은 외모와 매력, 연기력까지 갖췄다. 손가락 안에 드는 톱스타 목록이 남자 배우만큼은 두터워질 테니, 그만큼 좋은 작품이 제 주인을 쉽게 만날 거고, 관객인 우리도 설렐 일이 많을 거다. 그중에서도 [그라치아]에서 메인 인터뷰로 또 한 번 만나게 될 것 같은 5명의 배우를 선정했다.

▲ 니트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by 아티지(Maison Martin Margiela by Artage). 팬츠 디파트먼트 by 아티지(Department by Artage). 벨트 스타일리스트소장품.

제가 연기한 ‘오만과 편견’의 강수만큼 착하대요

이태환

1995년생.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소속. 2013년 웹 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했다.
<고교처세왕>에 이어 최근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최진혁과 함께 수사관으로 출연하면서 주연급으로 자리 잡았다.

촬영일은 크리스마스이브. 이태환은 스태프들에게 포장한 양말을 하나씩 선물했다. 촬영 오기 전에 직접 가서 골랐다는데, 하나도 같은 디자인이 없었다. 지난여름 <고교처세왕>에 출연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신인이라서가 아니라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착했다. 어디를 가나 그는 ‘착한 배우’로 불리고 있었고,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오만과 편견>에서 최진혁과 함께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여주인공에 대한 마음을 숨기면서 묵묵히 제 할 일 다 하는 그를 보며 <모래시계> 이정재가 떠올랐다. 사심이 잔뜩 들어갔지만…, 누구나 직접 만나면 응원할 수밖에 없다.

이태환 하면 다들 ‘착하다’가 먼저 나오더군요.
솔직히 그런 말을 많이 들어요(웃음). 열심히 할 뿐이죠.

<오만과 편견>에서 연기한 강수와 닮았네요.
남을 도와줘야 하고, 정의롭고, 착한 점이 닮았다고 많은 분이…. 하하하. 죄송합니다.

공중도덕도 잘 지키나요?
쓰레기를 절대 길에 버리지 않아요. 쓰레기통이 없으면 주머니에 넣죠. 환경미화원분들이 추운 날에 고생하는 모습을 봤거든요.
정말 지킬 수밖에 없게 됐어요.

가정교육이 엄했나요?
강수라는 캐릭터나 TV에 나오는 사연 있는 분들에 비하면 저는 좋은 환경에서 자랐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놀고 싶은 만큼 놀았거든요. 나쁜 짓을 했다는 게 아니라 모험을 좋아했어요. 6살 때 친구들과 산을 정복하겠다고 손으로 기어 올라가던 생각이 나네요.

부모님 속 썩인 적이 한 번도 없나요?
사춘기가 있잖아요. 무턱대고 ‘싫어. 안 할 거야!’라곤 안 했지만, 고등학교 진학 앞두고 충돌했어요. TV에서 차승원 선배님을 보고 모델에 관심이 갔거든요. 공부 말고 그쪽 길로 가고 싶었죠. 부모님이 매일 안 된다고 화내셨지만, 16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잘돼서 부모님이 기쁘시겠네요.
아직까지 부모님께 기대고 있어요. 하하하.

◀ 코트 김서룡옴므(Kimseoryong Homme). 셔츠 마스나다 by 아티지(Masnada by Artage). 베스트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by 분더샵(Maison Martin Margiela by Boon the Shop & Company). 팬츠 하이더 아커만 by 10꼬르소꼬모(Haider Ackerman by 10 Corso Como). 슈즈 처치스(Church’s).

아직도 용돈 받나요?
네. 돈을 조금씩 벌면서 어머니께 패딩이라도 사 입으라고 드리는데, 다 모아두세요. 제 등록금 내고, 장가갈 때 쓰겠다고요. 웬만해선 버는 돈들 건드리지 말라니까 계속 기댈 수밖에요. 하하하.

학창 시절에 인기 최고였다죠?
서프라이즈 멤버들은 절대 안 믿어요. 학교에서 조금 알아주는 정도였어요. 한창 모델 일할 때도 어떻게든 출석해서 공부하려고 했어요. 친구들이 그런 모습을 좋게 봐준 거 같아요. 여자 친구를 사귀지도 않았거든요.

연애 경험이 없다던데 정말인가요?
어릴 적엔 남자 좋아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여자를 안 만났어요. 일에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사람들과 어울렸다면 어땠을까 후회돼요.

촬영장에서도 아역과 잘 놀아주던데, 가정을 빨리 꾸리고 싶나요?
아버지께서 8남매 중 여섯째라, 명절에 모이면 장난 아니에요. 친척들이 ‘조카는 무조건 태환이에게 맡겨’ 할 정도로 제가 아기를 엄청 좋아해요. 29살까진 결혼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까지 빨리는 아니지만, 예쁜 아이들 낳고 오순도순 살고 싶어요.

지금은 서프라이즈 멤버들과 숙소 생활 중이죠. 김밥처럼 끼어 자던 집에서 이사 갔다죠?
반지하에서 시작해 9평, 지금은 30평으로 넓혔어요. 방도 3개나 돼서 궁전 같아요. 수건 돌리기까진 못해도 편히 놀 수 있어요.

집안일은 어떻게 분배해요?
다들 스케줄이 바빠 집에 있는 사람이 알아서 해요. 빨래를 널지 못하고 스케줄 나가면, 알아서 널려 있어요.

집안일을 봐주는 아주머니가 따로 없나 봐요?
굳이 그럴 필요 없죠. 사람이 몇 명인데요. 직접 하면서 배워가는 거죠. 하하하.

서프라이즈의 앨범 활동은 만족스럽나요?
배우 그룹으로선 최초라 걱정했어요. 첫 팬미팅의 반응을 보고 안도했죠. 희열도 생기고요. 일본, 중국, 베트남, 홍콩, 대만, 태국까지 팬미팅을 이어가려고요.

태환 씨 파트는 보컬인가요?
다섯 명 모두 보컬인데, 한 명이 두드러지기보단 다섯 명이 화음을 넣는 노래들이 많아요.

연극 무대에도 서고 싶다죠?
대학 입시 준비하면서 뮤지컬에 한창 빠졌어요. 기회만 있으면 보러 다니고, 휴대전화에 뮤지컬 넘버들을 넣고 다녔죠.

좋아하는 넘버는 뭔가요?
뮤지컬 <실연남녀>에 나온 엄기준 선배님의 ‘단 한번만’이오. <지킬 앤 하이드>나 <노트르담 드 파리>의 노래도 다 좋아하죠. 기회만 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하하.

올해 욕심을 부리고 싶은 건요?
<고교처세왕>이라는 코믹 오피스 활극을, 미니시리즈 <오만과 편견>에서는 아픔의 상처를 지닌 캐릭터를 했죠. 올해는 남자다운 액션 영화랑 사극을 하고 싶어요. 말투부터 의상, 과거 역사까지 공부해서 도전해 보고 싶어요.

연기 말고 해보고 싶은 건 없어요?
연애요. 다 퍼 줄 수 있어요. 하하하.

HAIR 윤성호 | MAKEUP 오가영 | STYLIST 임혜림


니트 아크네(Acne).

특출 난 건 없지만 볼 때마다 달라져 있을걸요?

곽시양
1987년생. 영화 <야간비행>으로 데뷔해 SBS 드라마 <기분 좋은 날>에 출연. 현재 Mnet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에서 감정 불구 시크남 ‘강세종’을 연기하고 있다.

곽시양을 영화 <야간비행>에서 처음 봤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 감정이 넘쳐흐르는 스토리 안에서 곽시양은 감독의 말대로 ‘손대면 터질 듯’한 감성으로 같은 성을 사랑하는 남학생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 그리고 몇 달 후 곽시양은 <칠전팔기 구해라>의 주연으로 돌아왔다. <야간비행>의 치기 어린 남학생은 온데간데없다. 노래도 잘한다. 1만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니, 그의 숨은 노력이 가늠됐다. 곽시양을 루키로 선정한 건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음악 드라마가 그리 좋은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어요. <칠전팔기 구해라>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전에 tvN에서 제작했던 <몬스타>가 10대들을 겨냥했다면, 이 드라마는 향수가 있어요. 이번에 화제가 된 ‘토토가’처럼 1990년대 음악들을 리메이크해서 부르거든요. 그래서 ‘그때 나는 이 노래 들으면서 이런 일이 있었지’란 향수가 짙을 거예요.

데뷔작 <야간비행>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동성애를 다룬 영화죠. 출연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우선은 주인공이니까? 하하. 고민 안 했다면 그건 거짓말이고 좀 노심초사했죠. 회사에서도 그랬어요.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번 아니면 언제 교복을 입어볼 수가 있지?’ 그리고 가장 컸던 이유는 고등학교 때의 향수, 뭔가 추억을 다시 되돌려보고 싶었던 점이에요. 성 소수자라는 소재를 떠나서 성장 드라마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오디션에 합격하느냐가 문제였죠(웃음).

막상 할 때는 뭐가 가장 힘들었어요?
다 같은 또래들끼리 촬영을 하다 보니까 동료라기보다 눈만 봐도 알 것 같은 형 동생에 가까웠어요. 거의 살다시피 했으니까요. 잠을 못 자도 힘든 게 하나 없었는데…. 추위를 많이 타다 보니 추운 거 말고는 항상 즐거웠던 것 같아요. 촬영하고 있을 때 ‘내가 살아 있구나’ 느껴지니까.

여자 취향이 궁금해요. 이상형 같은 거.
상황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저를 휘어잡는 여자가 좋아요.

보기에는 꽉 잡히는 게 어울리는 이미지인데 의외로 그러기 쉽지 않은 성격인가 봐요.
이면성이 있거나 그러진 않는데… 연애할 때 뭐든 항상 먼저 물어보는 것 같아요. 여자 친구가 지칠 수도 있을 것 같고. “이거 하는 거 어때? 밥은 이런 거 먹을까?” 이러다 보니까. 왜 그렇잖아요. 남자라면 왠지 이끌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휘어잡는 여자가 좋더라고요.

존경하는 배우가 있나요?
저의 정신적인 멘토인 정만식 선배. 조금 전에도 연락 왔는데요. 이전 드라마 <기분 좋은 날> 할 때 많이 도와주셨어요. 캐릭터 소화를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힘들어할 때 “어차피 이 역할은 너밖에 못해”라고 해주셨죠. 그 한마디에 ‘아, 그래 이거 나밖에 못하지’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잡을 수 있었어요. 드라마가 순발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영화는 장시간을 같이 끌고 가다 보니까 감정선을 이어갈 수 있는데, 드라마는 더군다나 조연은 흐름이 많이 끊기더라고요.

어떻게 극복했어요?
내가 이 장면에 안 나와도 그 사람처럼 계속 살아가는 거예요. 여기 학교에서 집까지 가는 사이에 일들을 내가 만들어보자. 그러니까 조금이나마 수월해지더라고요.

요즘에 긴장하게 만드는 또래 배우가 있나요?
다들 연기력이 월등하고, 마스크도 좋고, 심지어 나이도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긴장된다기보다 얼마 전에 영화 <거인> 예고편에서 최우식 씨 연기하는 거 보고 뭔가 꿈틀댔어요. 그분 연기 보고서 ‘아!’ 이런 느낌 받았죠.

공식적으로 세 번째 작품을 촬영 중이에요. 아직 선보이지 않은 재능 좀 자랑해 주세요.
자랑이오? 자랑할 게 없어요. 내가 누구보다 특출 나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까요. 음, 뭔가 하나를 특출 나게 잘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건 내가 남들만큼 할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EDITOR 김소영 | PHOTO 김영훈 | HAIR & MAKEUP 최은진 | STYLIST 허지은


잘생긴 것도 아니고 폼 나는 것도 아니지만

◀ 코트 마시모 피옴보 by 쿤(Massimo Piombo by Koon). 셔츠 오피시네 제네랄레 by 쿤 (Officine Generale by Koon). 카디건 마크 제이콥스 by 쿤 (Marc Jacobs by Koon). 팬츠 유니클로(Uniqlo). 타이핀 벨엔누보(Bell & Nouveau).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재홍
1986년생. 학부(건국대학교 영화과) 교수이기도 한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2011)으로 데뷔. <1999, 면회>(2012)를 통해 주목받았고, <족구왕>(2014)으로 독립 영화계 스타로 떠올랐다. 올해 <도리화가>, <널 기다리며> 등으로 폭넓은 관객층과 만날 예정.

안 봤으면 모를까. <족구왕>(단연 작년 최고의 코미디 영화)과 윤성호 감독의 웹 드라마 <썸남썸녀>를 봐놓고도 이 남자에게 빠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한심하게 우유팩이나 차고 있는 지질한 복학생이지만 결국 손잡아주고 싶어지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흔히 만날 것 같은 평범한 인상이지만 그 속에 빛나는 진심 한 움큼을 담고 있는 남자. 어떤 가상의 공간도 곧 현실 세계로 만들어버리는 믿음직한 연기력에 능청스러운 유머 감각까지. 요즘 영화계에서는 이 남자를 ‘포스트 송강호’라 부른다.


<족구왕>을 같이 본 여자 후배가 “안재홍 정말 섹시하다”고 감탄하던데 그런 반응 들어본 적 있어요?
아니요. 으하하하.

그럼 주로 어떤 것들을?
약간의 연민? 측은지심?

‘쟤는 왠지 내가 보듬어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이런 거요(웃음)?
네. 주변 사람들은 영화 보고 나서 “이제부터 넌 30대 중반의 여자들에게 사랑받을 것 같아”라고 하던데.
B 스스로도 연민이 가는 남자이고 싶은 거예요?
연민도 꽤 괜찮은 전략인 것 같아요. 여성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모성애를 건드린다는 거니까요.

사실 그건 남녀 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되는 것 같아요. 특히 배우에게 꼭 필요한 덕목 같고요.
그렇죠. 본능적으로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거니까요.

2014년은 배우 안재홍에게 어떤 해였어요?
돌이켜보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더라고요. 영화 촬영도 꽤 많이 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예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족구왕> 야외 상영을 했는데 1천 명 정도 되는 관객들이 왔어요. 그때 그 열기를 잊을 수 없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요즘 대세인 여배우 수지와 영화 <도리화가>도 찍었잖아요.
네. 지금 개봉을 기다리고 있죠. 하하하.

왜 웃어요? 수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요?
네. 좋았죠. 진짜 행복했어요. 하하하하.

심은경과 <널 기다리며>라는 스릴러 영화도 촬영 중이잖아요. 체감하기에 안재홍은 지금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 중 하나예요.
겸손이 아니라 저는 전혀 못 느끼겠어요.

‘차세대 송강호’라는 말 많이 듣지 않아요?
아이고… 몸 둘 바를 모르겠지만 사실 들어본 적은 있어요. 제가 인터넷에서 늘 제 이름을 검색하니까(웃음).

본인에 대한 댓글 중 기억나는 게 있다면요?
<족구왕>에 관한 댓글이었는데 ‘남자 주인공이 너무 현실처럼 생겨서 영화 보기 싫다’, ‘레알 복학생 찌질이같이 생겼어’ 이런 것들이오. 하하하하. 그런 반응들이 재밌더라고요.

이거 왜 이래요. <그라치아>가 뽑은 ‘2015년 루키’라고요!
왜 뽑혔을까요(웃음)? 제가 엄청 잘생겼다거나 허우대가 좋거나 ‘간지’ 나는 외모도 아닌데. 혹시 ‘낮져밤져’ 같은 매력을 느끼시는 건가(웃음)?

아직 배우 안재홍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본인이 출연한 영화 한 편만 추천한다면요?
<1999, 면회>요. 제가 이 영화 자체를 워낙 좋아해요. 영화가 담고 있는 공기나 정서가 좋거든요. 그리고 같이했던 배우들과 김태곤 감독과도 궁합이 잘 맞아서 정말 재밌게 찍었어요. 뜨거웠던 기억이죠.

20대 중반에 데뷔해서 올해 서른 살이 됐는데 지금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궁금해요.
학생 때는 학교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연극 무대 준비해서 올리고, 친구들 워크숍 작품에 출연하고, 직접 연출도 해보고. 그때까지는 외부 독립 영화나 상업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눈앞에 있는 것들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서 꿈은 뭐예요?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너무 흔한 말인가요?

EDITOR 김현민 | PHOTO 김보성 | HAIR & MAKEUP 장해인 | STYLIST 임혜림


애 같지 않다고요? 생존 수단입니다

▲ 재킷, 팬츠 모두 필립플레인 (Philipp Plein). 후드 티셔츠 매쉬(Mash). 슈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비니 커뮤니티54 by 분더샵 (Community54 by Boon the Shop).

곽동연
1997년생.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해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KBS 드라마 <감격시대>를 거쳐 SBS 드라마 <모던파머>를 마쳤다. 현재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자취하는 10대로 ‘모성애’ 자극 중이다.

“그 아역 배우 누구인가요?” 곽동연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나면 꼭 이 질문이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여온 곽동연은 결국 2014년 KBS 연기대상에서 ‘청소년 연기상’까지 거머쥐었다. 인터뷰를 한 모든 이들은 그를 ‘아이답지 않게 성숙하다’고 평했다. 만나 보니 알겠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자재로 변하는 표정과 뚜렷하게 정리된 가치관, 무엇을 기대하건 끄집어내어 주기만 하면 될 것 같은 육감적인 똑똑함까지 갖춘 곽동연은 판이 벌어지기만을 기대한다. 무슨 판이든 펄쩍펄쩍 뛰어놀 거다.

▶ 재킷 비바스튜디오(Viva Studio). 터틀넥 유니클로(Uniqlo). 오버올 소잉바운더리스 (Sewing Boundaries). 목걸이 락킹에이지(Rocking Ag).

원래는 가수 연습생이었다가 연기로 돌렸다고요.
네. 우연히 연기 오디션을 보자고 해서 봤는데 덜컥 붙은 거예요. 연습생 전체한테 연기 수업을 부수적으로 시켰거든요. 그 오디션이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었어요. 첫 작품을 끝내고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준비하면서 연기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이래저래 쌓였던 스트레스나 압박감 같은 것들이 연기하면서 많이 해소되는 걸 느꼈거든요. 그래서 회사에 2년 동안 떼를 썼어요, 연기하겠다고.

연습생 신분으로 회사에다가 뭘 요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겁대가리가 없었던 거죠. 말하기 무섭다고 참고 있다가 나중에 가수로 데뷔하면 문제가 더 커질 것 같은 거예요. 아무 생각 없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건 또 아닌 듯해서 진즉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인터뷰어마다 ‘어른 같다. 아이 같지 않다’고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네요.
살아남으려고(웃음). 연습생이고 혼자 살고 그러니까. 생존 수단입니다.

보통 아역들은 엄마 치맛바람이 좀 있을 거라는 편견이 있어요. 그래서 <나 혼자 산다>의 모습이 신선했어요.
혼자 살기 시작한 건 연습생을 하면서부터였어요. 합기도 선수를 6년 정도 하다가 인터넷으로 캐스팅이 돼서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붙은 거예요. 음악 듣는 걸 좋아하기는 했어도 연예계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덜컥 붙으니까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아무나 할 수 있는 기회는 아니잖아요. 부모님이 너무 어리다고 반대를 하셨는데 ‘할 수 있다. 부모님이 나를 안 믿어주면 누가 날 믿어주느냐’면서 서울로 보내달라고 떼를 썼죠. 그래서 올라와 혼자 살기 시작했어요.

혼자 살아보니 어떻던가요?
처음에는 집에서 주는 용돈을 잘 분배하지 못해 정작 밥 먹을 때는 햇반에 고추장 비벼 먹고 반년을 살았어요. 그러고 나니까 정신이 차려지더라고요. 처음엔 부모님도 많이 들여다보셨어요. 그런데 회사에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집에 안심시키니까 그제야 그냥 믿고 내버려두시는 것 같아요. 특별히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감독님 있어요?
아직까지는 선택받는 입장이지만 만약에 성장해서 같이하고 싶은 분을 꼽으라면 장태유 감독님이오. <뿌리 깊은 나무>를 너무 재밌게 봤거든요. 영화는 봉준호 감독님과 꼭 한 번 같이해 보고 싶어요.

나이 불문하고 언젠가 호흡 맞춰보고 싶은 여배우는 누구예요?
남지현 선배님. 꼭 한 번 같이 연기해 보고 싶어요. 얼마 전 시상식에서도 만났는데 KBS <소녀탐정 박해솔> 단막극 할 때부터 팬이었어요. 실제로 뵈니까 너무 예쁘시더라고요. <가족끼리 왜 이래>를 본방 사수하고 있습니다!

EDITOR 김소영 | PHOTO 김영훈 | HAIR & MAKEUP 이가빈 | STYLIST 전진오



터틀넥, 팬츠 모두 송지오옴므 (Songzio Homme). 슈즈 컨버스(Converse).

2년마다 고비가 왔지만, 이제 주연이에요

김이안
1987년생. 2011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로 데뷔해, 뮤지컬뿐 아니라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영화 <패션왕> 등으로 꾸준히 활동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MBC 드라마넷의 <스웨덴 세탁소>에서 주연을 꿰차, 첫사랑 스펙남으로 출연 중이다.

김이안을 처음 본 건 엑소와 함께한 사진이었다. 저 키 크고 잘생긴 청년은 누구지? 엑소와 같은 SM 소속의 배우였고, 곧 <스웨덴 세탁소>에서 볼 수 있었다. 모든 스펙을 갖춘 의사로 출연 중인데, 실제 그도 다르지 않다. LA에서 유년 시절을 보낼 때 변호사나 의사가 되리라 여겨졌고, 당장 요리 쇼를 진행해도 될 만한, 여하튼 뭐든 척척 하는 남자다. 무엇보다 그를 눈여겨본 건 9년이란 세월이다. 다른 소속사의 혹할 제안을 뿌리치고, 한국에서 혼자 버텨온 뚝심. 그 정도 인내심이라면 김이안이란 배우를 오래 보지 않을까 싶다.

데뷔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네요. 노래를 잘하나 봐요?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들어줄 만한 정도죠. 목소리에 저만의 매력이 있다고들 해요.


신인이 어떻게 주역으로 합류하게 됐죠?
부담이 컸어요. 아듀 작품이어서 올스타 배우들이 다 출연했거든요. 연출자 님이 독설가라 혼도 많이 났죠. 지금 생각하면 진짜 고마운 스승님이에요.

앞으로도 뮤지컬은 계속하고 싶나요?
<사랑은 비를 타고>를 하면서 정말 많은 걸 얻었어요. 특히 무대를 끌고 가는 매력을 알았죠.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분량이 적어 저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거든요.

<스웨덴 세탁소>에선 드디어 주연이네요.
엘리트 엄친아 역할이에요. 아우, 쑥스럽네요.

본인과 많이 다른가 봐요?
기준이는 의사라서 경제적인 능력이 있지만, 저는 헝그리한 배우다 보니 당연히 다르죠. 하지만 기준이처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슴으로 챙겨요. 바나나우유 하나라도 나눠 먹죠.

술값을 계산하는 스타일이겠네요.
2~3년 전까진 그랬어요. 이젠 형님들이 있을 땐 조용히 수그리고 있죠.

20세까지 미국 LA에 살았는데, 한국에 와서 배운 건가요?
하하. 그렇죠. 장유유서!

SM에 어떻게 캐스팅됐나요?
코리아타운에 ‘장터’라는 축제가 있어요. 상품인 휴대전화를 타서 형에게 선물하려고 나갔죠. 떨어졌는데도 SM에 캐스팅됐어요. 당시에 다른 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 팀에 바로 넣어주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의리를 지켰죠. 후회 없어요.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잖아요. 어떻게 버텼어요?
솔직히 주기적으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왔어요. 한 2년마다? <스웨덴 세탁소>에 캐스팅되기 전에도 그랬죠. 그때마다 무언가가 저를 잡아요. 세상엔 사람이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가 있나 봐요.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사랑도 운명론자인가요?
글쎄요. 어쨌든 한눈에 반하는 타입이에요. 주로 순수한 여자들인데, 반하면 절대 놓지 않죠.

그런 ‘심쿵’이 얼마나 자주 있나요?
2~3년 전까진 많았죠. 그런 사람은 오래 사귀어도 계속 떨려요. 완전 사육당하죠.

요즘 연애하고 싶지 않나요?
배우로서 외로운 것도 괜찮은 듯해요. 그리고 빨리 성공해야죠.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뭐가 되어 있을 것 같아요?
아마 변호사나 의사가 됐겠죠.

공부를 잘했나 봐요?
8살 때 미국에 가서 말이 안 통하니까 엄마에게 한국 가자고 졸랐어요. 그때 엄마가 ‘다 포기하고 너를 위해 왔는데 아들이 그러면 어떻게 해’라고 하셨는데, 그때 깨달았어요. 싫든 좋든 공부를 해야겠다. 부모님이 좋은 머리도 주셨고요.

얼마나 좋은데요?
형이 아이큐가 146이었는데, 제가 더 높았던 것 같아요. 하긴 그런 검사가 정확하진 않죠.

요즘엔 시간 나면 뭘 하나요?
‘Bar Exam’이라고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위한 시험이 있는데, 취미 삼아 공부하고 있어요.

취미로 그걸 한다고요?
법이 재미있거든요.

주로 어디에 돈을 많이 쓰나요?
커피요. 아주 좋아해요.

어느 정도 수준인데요?
집에 에스프레소 기계부터 원두, 바인더까지 다 있어요.

로스팅도 하나요?
하고 싶은데, 지금은 숙소라 마음껏 꾸미질 못해요. 슈퍼주니어 M의 조미 형과 함께 살고 있거든요.

살림꾼이라던데?
알콩달콩한 가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해요. 요리도 좋아하고요.

제일 자신 있는 요리는요?
라면이오. 웃지 마세요. 육수부터 내거든요. 제가 하면 달라요.

요리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방 기구 욕심도 장난 아니던데요.
그 수준까진 아니지만 아끼는 도구들이 있죠. 이빨 개수가 적고 굵은 집게들을 좋아해요. 씻을 때 수세미가 긁히지 않거든요.

올해의 꿈은 나만의 주방인가요?
비슷해요. 저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요. 램프 위치부터 제가 꾸미고 싶거든요. 무엇보다 미국에 계신 엄마를 모셔 와서 자주 보고 싶네요.

EDITOR 김나랑 | PHOTO 김보성 | HAIR 신동민 | MAKEUP 김미정 | STYLIST 임혜림

EDITOR : 김나랑
PHOTO : 김영훈

발행 : 2015년 47호

행복한 고민이다. 여배우는 기근인 반면 눈에 띄는 남자 배우는 넘친다. 어디서 저런 친구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지, 남자 친구 삼고 싶은 외모와 매력, 연기력까지 갖췄다. 손가락 안에 드는 톱스타 목록이 남자 배우만큼은 두터워질 테니, 그만큼 좋은 작품이 제 주인을 쉽게 만날 거고, 관객인 우리도 설렐 일이 많을 거다. 그중에서도 [그라치아]에서 메인 인터뷰로 또 한 번 만나게 될 것 같은 5명의 배우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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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01호

2015년 02월 01호(총권 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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