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 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오늘의 이슈

 드라마의 기획 제작을 맡은 이재문 PD가 전하는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미생’이 진짜 직장 같은 이유

On December 11, 2014 1

[미생]에는 50명이 넘는 배우가 출연한다. 대사 한마디 없이 근무하는 등으로, 전화받는 손가락으로만 연기하는 ‘선수들’이 사무실을 꽉 채웠다는 뜻이다.

<미생>은 3천 명 이상이 일하는 대기업을 배경으로 한 ‘리얼 직장 드라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병풍처럼 서 있는 ‘그냥 단역’은 없다. ‘리얼리티’가 이 드라마가 내건 기치이기 때문이다. 사원증을 단 배역만 무려 50여 명.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전문 배우들이 긴박하고도 날 선 사무실 공기를 꽉 채우고 있는 것이다. <미생>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살펴보면 아이돌 가수부터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독립 영화,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는 배우들까지 다채롭기 그지없다. 이 과감하고도 절묘한 캐스팅이 <미생>을 생생한 출퇴근의 전장으로 만들었다.

캐스팅을 담당한 CJ E&M의 TAR(Talent & Artist Relations)/캐스팅의 양성민 팀장은 설명했다. “국내에 있는 배우란 배우는 다 만난 것 같아요. 실력자를 찾자는 각오로 캐스팅을 진행했죠. 인지도가 아닌 연기력이 첫 번째 기준이었어요.” 이런 원칙 덕분일까. 이 드라마에는 소위 ‘소속사 빨’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업계에 관행처럼 굳어진 ‘패키징 캐스팅’도 찾아볼 수 없다. <미생>의 기획 제작을 맡은 이재문 PD는 지난 1년간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풀어놓았다. “독립 영화의 배우들까지 새로운 얼굴을 다 뒤졌고, 연기 내공은 있지만 저평가된 배우들을 수소문했어요. 여느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은 피하고 싶었어요. 실제 대기업의 대리, 과장, 부장의 위치에서 살고 있을 것 같은 얼굴을 찾아 헤맸죠. 다들 커리어가 있는 분들인데 캐릭터에 어울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디션을 봤고, 캐스팅을 결정하기까지 기다려 달라는 말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유난스럽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이런 노력은 거짓말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이재문 PD가 밝히는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강아지 같은 눈망울과 헤어스타일로 연민을 자극하는
장그래_임시완

“배우의 실제 성격이 많이 고려된 캐스팅이에요. 임시완 씨가 워낙 차분한 스타일이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에요. 아직 어리지만 생각 없이 행동하는 법도 없고 차분하고 성실해요. 대신 자기 할 말은 분명히 하죠. 그런 면이 장그래와 닮았어요.
그리고 어디에서도 얘기 안 한 사실이 있는데, 드라마 현장에 자기가 모르는 대선배 배우들이 워낙 많이 계시잖아요. 이름을 모르고 인사하니까 송구스럽다면서 제작진에게 출연 배우들 이름을 일일이 적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다음부터는 이름을 외우고 먼저 쫓아가서 인사하더라고요. 그만큼 자세가 좋아요.”


  • 김대명
  • 변요한

열 부하 직원 부럽지 않게 든든한
김동식 대리_김대명

“김대명 씨는 제가 직접 추천한 배우예요. 전작들에서 워낙 충실하게 연기했고, 생활감도 돋보였거든요. 특히 <개들의 전쟁>이 인상적이었어요. 연기가 자연스럽기도 하고 원작 속 김 대리와도 비슷했죠. 사실 김 대리 역할이 정말 어렵거든요. 장그래와 오 과장 사이를 이어줘야 하는 데다 언뜻 보면 캐릭터가 없어 보여요. 그런데 김대명 씨가 오디션 때 만화 분석을 정말 잘해 왔더라고요.
다른 영화 섭외가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었는데도 <미생>을 위해 두세 달 정도를 기다려줬어요.”

나대는데 얄밉지 않은
한석율_변요한

“정말 많은 젊은 남자 배우가 이 역할 오디션을 본 것 같아요. <미생>이 전체적으로 드라이하고 여느 한국 드라마와 달리 답답한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계속 그러면 재미없어서 못 봐요. 다큐도 아니고. 한석율은 이 작품 속에서 유일하게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시청자 대신 속 시원한 얘기를 하는 역할이에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같은 역할이지만 또 그와 다른 점은 어찌 됐든 인턴 전쟁을 뚫고 대기업에 취직한 인물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똑똑하게도 생겨야 했어요(웃음). 적역을 찾기 힘들어서 정말 많은 배우를 만났고, 감독님도 딱 어떻다 얘기를 못하셨죠. 촬영 직전까지도 결정을 못하던 감독님이 영화를 보다가 변요한 씨를 만나보자고 했는데, 그게 <들개>라는 영화였어요.”

  • 이성민
  • 김희원

자기 사람만큼은 끝까지 지킬 것 같은
오상식 과장_이성민

“감독님이 유일하게 처음부터 그 어떤 대안도 생각지 않았던 역할이에요. 작년부터 일찌감치 섭외가 되어 있었죠. 오 과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직장인 캐릭터인데, 직관과 능력을 겸비하고도 출세하지 못한, 그러면서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죽어라 일만 하는 남자로 콘셉트를 잡았어요. 평범하지만 인간미 있고 볼수록 묘한 매력이 있는 돈키호테 같은 이 역에 이성민 씨가 적격이었죠. 현장에서 그 많은 주·조연, 단역 배우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사람도 이성민 씨예요. 그 많은 배우에게 매번 밥을 살 수 없으니까 나중에는 ‘밥은 다 같이 먹되 돈은 각자 내고 먹자’라고 하더라고요(웃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 싶은
박종식 과장_김희원

“오히려 캐릭터에 너무 꼭 들어맞는 카드라서 가장 망설였던 케이스예요. 하지만 김희원 씨와 작업을 해봤던 김원석 감독님은 ‘사람이 너무 착하게 생기지 않았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모두를 ‘멘붕’으로 만들었죠. 과연 배우 김희원이 착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 사람 가족 말고 몇이나 될까(웃음).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아요. 그가 정말 따뜻한 남자라는 걸요. 그래서 김희원 씨가 박 과장의 비애를 그릴 때 가장 빛났죠.”

  • 이경영
  • 강하늘

대체 누구의 편인지 알 수 없는
최영후 전무이사_이경영

“원작보다 훨씬 커진 역할이고 감독님은 처음부터 이경영 씨 아니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경영 씨는 요즘 출연하는 영화가 정말 많고 매니저도 없이 본인이 직접 운전해서 다니시거든요. 저희가 출연을 읍소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 상황이었어요. 총 4번 그분을 찾아갔는데 네 번째엔 김원석 감독님까지 함께 가서 설득했어요. ‘산업화를 헤치며 필요악이 되어버린 남자입니다. 큰 조직을 이끄는 남자의 카리스마도 보여줘야 하고요. 출연 회수에 비해 존재감이 큰 캐릭터인 데다 한 신을 나와도 작품 전체의 긴장감을 올려주는 역할이라 우리에겐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 고민 끝에 다행히 출연을 결정해 주셨어요. 이경영 씨가 나오기만 하면 드라마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이지 않나요?”

잔정 없는 엘리트 같지만 볼수록 정감 가는
장백기_강하늘

“강하늘 씨는 김원석 감독님과 정윤정 작가님의 전작 <몬스타>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배우예요. 그래서 성격이며 연기력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었죠. 드라마 속 장백기는 원작보다 훨씬 비중이 커진 캐릭터거든요. 그래서 지금 가장 핫한 강하늘 씨가 해주길 내심 바랐는데, 주저 없이 출연에 응해 준 의리남입니다.”

  • 김종수
  • 강소라

진짜 우리 회사 부장님 같은
김부련 부장_김종수

“감독님이 가장 만족스러워한 캐스팅이에요. 김종수 씨 역시 처음으로 맞이하는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라고 했고요(웃음). 어디선가 딸을 키우는 평범한 아빠 같기도 하면서 딱 대기업 부장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관상 아닌가요? 김종수 씨가 연기했기 때문에 김 부장이 그저 비굴한 중역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 과장이 아플 때 말린 장어를 쓱 건네도 납득이 갔죠. 못났거나 잘났거나 늘 우리 곁에 있는 선배 같은 느낌으로 역할을 완성해 줬어요.”

완벽하게 보이지만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는
안영이_강소라

“안영이는 홍일점이라 특히 중요했어요. 20대 중반 여배우 중 지적인 이미지를 가진 친구를 찾고 있었죠. 그 또래 배우들은 예쁘고 귀엽긴 하지만, 강소라 씨처럼 성숙하고 지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여배우는 별로 없거든요. 강소라 씨가 언어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그래서 그녀가 우리의 워너비였죠. 여자 주인공임에도 러블리하게 등장하지도 않고 러브 라인도 없어서 섭외가 어려울 거라 지레 겁먹고 있었는데, 오히려 단번에 오케이해 줬어요. 이견이 없는 캐스팅이었습니다.”

  • 박해준
  • 최귀화

최근 팀에 합류해 아직 속내를 잘 모르겠는
천관웅 과장_박해준

“대학(한국예술종합대학교) 시절부터 유명했던 외모의 소유자예요. 묵묵히 연극 무대에 매진하다 최근 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배우죠. 우리는 천 과장 역할에 낯설고도 세련된 얼굴을 찾고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저와 김원석 감독님, 캐스팅 디렉터의 입에서 동시에 터져 나온 이름이 바로 박해준이에요. 알고 보니 이성민 씨가 활동하던 극단 차이무 출신으로, 둘이 무척 막역한 사이더라고요.”

장그래가 긁어줘서 날개 돋은 천사
박용구 대리_최귀화

“그야말로 만화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준 배우예요. <미생> 출연으로 배우로서 처음 주목받는 짜릿한 결과를 낳았고, 덕분에 드라마도 화제가 됐어요. 그런데 하마터면 최귀화 씨가 이 역할을 맡지 못할 뻔했어요. 출연 중인 영화 촬영이 늦어져서 영화와 드라마 사이에서 애처로울 정도로 고민했거든요. 방송 직전까지도 촬영해야 하는 <미생> 현장의 긴박함 때문에 박 대리가 다른 배우로 대체될 뻔한 순간도 있었어요. 하지만 김원석 감독님은 ‘오직 최귀화만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주셨죠. 극 중 쩔쩔 매고 곤란해하고 힘들어하는 표정은 다 그의 실제 상황이에요(웃음).”

EDITOR : 김현민
PHOTO : tvN

발행 : 2014년 44호

[미생]에는 50명이 넘는 배우가 출연한다. 대사 한마디 없이 근무하는 등으로, 전화받는 손가락으로만 연기하는 ‘선수들’이 사무실을 꽉 채웠다는 뜻이다.

Credit Info

2014년 12월 02호

2014년 12월 02호(총권 44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현민
PHOTO
tvN

2014년 12월 02호

이달의 목차
EDITOR
김현민
PHOTO
tvN

1 Comment

장소연 2014-12-12

요새 최고 꿀잼 드라마.

마지막 페이지 입니다.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