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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의 한여름나기 닭 보양식의 재발견

On July 15, 2016

매년 차려내는 복달임 음식인 삼계탕이 지겹다면 내공 깊은 요리연구가의 특별한 닭 보양식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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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래음식연구회 이말순 고문

한국전래음식연구회 이말순 고문

“반가 음식의 대가인 고(故) 강인희 선생에게서 배운 음식입니다. 강인희 선생은 이 음식을 전라도 담양에서 배웠다고 합니다. ‘탁탁’ 죽순 크는 소리로 새벽을 맞이하는 담양에서는 그날 캔 죽순을 닭과 함께 고았다고 합니다. 죽순이 닭의 누린내를 줄이는 것은 물론 영양분도 국물에 쏙 배어나오니 더없이 좋지요. 죽순은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5월에 재배되는 분죽이 가장 맛납니다. 어린 생죽순이 아작아작 씹히는 맛과 깊고 맑은 죽순탕 국물의 맛은 이맘때 아니면 맛보지 못해 더욱 귀한 음식입니다.”

재료 : 죽순 400g, 영계 800g, 찹쌀 1큰술, 마늘 20g,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 1

    죽순은 속까지 잘 익도록 윗부분의 속살이 약간 보이게 어슷 썬다.

  • 2

    쌀뜨물에 죽순을 껍질째 넣어 삶은 다음 식을 때까지 그대로 두어 쓴맛을 우려낸다.

  • 3

    죽순이 식으면 껍질을 벗겨낸 뒤 손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4

    영계는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하고 기름기가 많은 꽁지 부위는 잘라낸다.

  • 5

    찹쌀은 깨끗이 씻어 불린다.

  • 6

    닭의 배 속에 불린 찹쌀과 마늘을 넣어 냄비에 담는다. 그리고 죽순도 함께 냄비에 담고 닭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끓인다.

  • 7

    닭이 완전히 익으면 건져내 살만 발라낸다.

  • 8

    그릇에 죽순과 닭살, 찹쌀을 담고 닭 삶은 육수를 부은 뒤 소금, 후춧가루를 함께 낸다.

 

경기음식연구원 박종숙

경기음식연구원 박종숙

“예부터 한여름 복중에는 더위로 지친 몸을 보하기 위해 보양식을 챙겼는데, 닭고기는 그중 가장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었습니다. 대개는 삼계탕이나 닭백숙 등으로 조리하는 게 대다수였지만 특별히 약재를 넣은 옻닭 등을 만들어 먹기도 했지요. 닭을 삶아서 국물과 같이 즐기는 요리가 대부분이었는데, 먹는 이를 배려한 요리는 궁중음식인 초교탕이나 차게 내는 초계탕, 국물에 참깻가루를 갈아 넣는 임자수탕이 대표적입니다. 이렇듯 닭을 삶아 살을 발라내 다시 조리한 것은 먹는 이를 배려한 조리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닭을 삶아 결대로 찢고, 오메가-3가 풍부한 들깨를 슬쩍 볶아 거피한 들깻가루를 풀어 고소한 맛과 영양의 밸런스를 맞춘 들깨닭곰탕은 텃밭에 무성한 머윗대, 제철 죽순 등 채소를 넉넉히 넣어 먹는 즐거움을 보탭니다.”

들깨닭곰탕

들깨닭곰탕

재료 : 토종닭 1마리, 머윗대·숙주 200g씩, 대파 150g, 죽순·더덕·부추 100g씩, 홍고추 ½개, 들깻가루 ½컵, 겨자장 2큰술
육수 : 황기 10g, 생강 15g, 북어머리 국물 2.5L
양념 : 집간장·액젓·다진 마늘·참기름 1큰술씩, 생강즙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 1

    닭은 반 토막을 내어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 2

    냄비에 북어머리 국물과 황기, 생강을 넣고 2L가 되도록 끓인다.

  • 3

    ②의 육수에 닭을 넣고 삶아 익으면 건져내어 살을 찢는다. 그리고 뼈는 다시 육수에 담고 푹 고아 진한 육수를 만든다.

  • 4

    머윗대와 대파, 죽순은 데쳐서 4cm 길이로 자른다. 더덕은 밀대로 밀어 찢은 뒤 4cm 길이로 자른다. 숙주는 씻어 건진다.

  • 5

    양념 재료를 섞은 뒤 닭고기, 머윗대, 대파, 죽순, 더덕, 숙주를 넣고 무친다.

  • 6

    끓는 육수에 건지를 넣어 한 번 더 끓인다.

  • 7

    부추는 4cm 길이로 자르고, 홍고추는 어슷 썬다.

  • 8

    마지막에 들깻가루를 풀어 넣고 부추와 홍고추를 얹는다.

  • 9

    들깨닭곰탕에 겨자장을 곁들여 낸다.

 

자연요리연구가 윤혜신

자연요리연구가 윤혜신

“여름철마다 준비하는 보양식이 있습니다. 궁중 요리를 잘 하시는 시어머님이 복달임 음식으로 잊지 않고 편수냉국과 초계탕을 만드셨지요. 어머님이 만들자 하면 철없는 며느리였던 젊은 시절 저는 입부터 나왔지요. 한여름에 볶아대고 찌고 육수를 만들고 심지어 만두피를 밀자면 땀 한 바가지는 족히 흘렸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편수보다는 차라리 초계탕을 만드는 것이 나았던 것 같아요. 뜨거운 삼계탕보다 시원한 초계탕은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고 번거로웠지만, 누구라도 반할 고풍스러운 맛 덕분에 고생스러움은 싹 사라졌죠. 닭 한 마리를 손질하고 삶고 다시 손질하여 양념을 하고 웃기를 만들고 하면서 부엌에서 어머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시어머님과 수다를 떨다 보면 어느새 한 상 그득하게 먹을 게 쌓이고 수다 떠느라 더위도 사라지고 어머니와 사이가 부쩍 좋아졌지요. 힘들지만 여름이 오면 빼놓지 않고 꼭 한 번씩 만들어 먹는 시절 요리가 되었습니다.”

초계탕

초계탕

재료 : 닭 1마리, 대파 1대, 마늘 10쪽, 생강 1쪽, 전복·마른 표고버섯 4개씩, 오이 ½개, 달걀 2개, 소금 약간
양념 : 식초 5큰술, 볶은 통깨·연겨자·간장 3큰술씩, 잣·설탕·참기름 2큰술씩, 소금 약간
표고버섯 : 양념 간장 ½작은술, 설탕 ¼작은술, 참기름 약간
닭살 양념 : 참기름·소금·후춧가루 약간씩
  • 1

    닭은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다. 몸에 붙은 기름은 모두 떼어낸다.

  • 2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닭과 대파, 마늘, 생강을 담아 1시간 푹 끓여 국물을 낸다.

  • 3

    전복은 살만 발라 끓는 물에 데쳐 차게 식힌 뒤 얇게 편으로 썬다.

  • 4

    마른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채 썬다. 간장, 설탕, 참기름을 섞은 뒤 표고버섯에 밑간해 마른 팬에 볶는다.

  • 5

    달걀은 황백지단으로 부쳐 채 썬다.

  • 6

    오이는 굵은소금으로 빡빡 문질러 씻은 뒤 껍질 쪽만 돌려 깎아 채 썬다.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소금으로 간하여 살짝 볶는다.

  • 7

    육수는 면포에 밭쳐 내려 기름기를 빼고 차게 둔다.

  • 8

    익힌 닭은 살을 곱게 찢어 참기름,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해둔다.

  • 9

    양념 재료를 믹서에 넣고 식힌 닭육수를 넣어 곱게 간다. 이때 양념이 잘 갈리도록 닭육수는 ½컵에서 1컵 정도 분량으로 잡아 고루 섞는다. 맛을 보고 간은 소금으로 맞춰 냉장실에 차갑게 둔다.

  • 10

    대접에 닭고기를 담고 차가운 육수를 붓는다. 그 위에 전복, 표고버섯, 오이, 달걀을 고명으로 얹는다.

 

전통음식연구소 박서란

전통음식연구소 박서란

“어릴 적 기억에 종갓집이었던 친정은 여름 내내 찾아오는 손님으로 북적거렸습니다. 2남 4녀의 대가족을 위해 어머니는 황기녹두삼계탕을 끊이지 않고 만드셨죠. 닭 누린내를 싫어해 먹지 않았던 제 입맛에도 구수하면서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황기는 기운을 돋우는 약재로 잘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닭의 누린내를 없애고 국물을 구수하게 만듭니다. 또한 피로 해소와 해독 작용을 하는 녹두는 빠지지 않고 넣습니다. 삼베보자기에 녹두와 좁쌀을 넣고 닭과 함께 끓여 가족과 둘러앉아 복달임을 하지요.

황기녹두삼계탕

황기녹두삼계탕

재료 : 닭 1마리, 황기 10g, 녹두·좁쌀·찹쌀 ½컵씩, 마늘 10쪽, 대추 7~8개, 수삼 1뿌리, 물 적당량
  • 1

    닭은 꽁지의 기름기 많은 부분을 자르고 찬물에 씻어 핏물을 빼고 건져 물기를 닦는다.

  • 2

    녹두, 좁쌀, 찹쌀은 각각 씻어 1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다.

  • 3

    마늘은 껍질을 벗긴다. 대추는 주름 부분까지 씻은 뒤 물기를 닦는다. 수삼은 노두 부분을 자른 뒤 씻어 물기를 닦는다.

  • 4

    손질한 닭의 배에 찹쌀, 수삼, 대추, 마늘을 채운 뒤 닭다리를 ×자 모양으로 교차해 면실로 단단히 감아 고정한다.

  • 5

    베보자기에 불린 녹두와 좁쌀을 담아 묶는다.

  • 6

    냄비에 닭과 황기, 베보자기를 담고 물을 넉넉히 부어 푹 끓인다. 끓이면서 생기는 거품은 말끔하게 수시로 걷어낸다.

  • 7

    닭을 꼬치로 찔러 푹 들어갈 정도로 익고, 녹두가 완전히 익으면 불에서 내린다.

  • 8

    황기를 건져낸 뒤 그릇에 담아낸다. 이때 베보자기에 담겨 있는 녹두와 좁쌀을 갈아 국물에 넣으면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

매년 차려내는 복달임 음식인 삼계탕이 지겹다면 내공 깊은 요리연구가의 특별한 닭 보양식이 여기 있다.

Credit Info

기획
양연주 기자
스타일링
이윤혜(사이간)
사진
문성진
어시스트
권희재
디자인
김다연
앞치마협찬
메이스(www.may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