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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푸드가 있는 슬로 무비 - 영화 속 한 접시의 위로

On April 20, 2016

소박하고 느리게 사는 삶의 미학을 보여주는 슬로 무비. 등장인물들이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하며 느린 삶이 지닌 의미를 깨닫게 되는 사건의 중심에는 주로 치유의 음식이 등장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어떤 말보다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요리가 등장하는 슬로 무비들.

2006

카모메 식당

슬로 무비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영화다. 배경은 핀란드 헬싱키로 주인공 사치에가 길모퉁이에 작은 식당을 내며 시작된다. 애초에 원대한 포부를 품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인기척 없는 카모메 식당. 그나마 찾아온 손님들마저 무언가 특이하다. 뜬금없이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 토미, 눈 감고 손가락으로 지도를 찍은 곳이 핀란드 헬싱키여서 이 먼 곳까지 왔다는 미도리 등.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사치에가 정성스레 준비한 일본 가정식 스타일의 요리로 차츰 모여들며 서로 간의 정을 쌓는다.

HEALING FOOD 시나몬롤 카모메 식당 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시나몬롤이다. 도저히 지나치지 못하게 만드는 달콤한 향기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결국 카모메 식당이 번성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직원으로 들어온 미도리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고민 끝에 선보인 메뉴라 더 의미가 깊다.
 

2007

안경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남쪽 바닷가의 조그마한 마을로 홀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 타에코. 수상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민박집에 묵으며 그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욕심은커녕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마인드로 유유자적한 삶을 사는 민박집 사람들. 철마다 빙수를 팔러오는 사쿠라부터 모두가 하나같이 타에코의 눈에는 이상해 보인다. 처음에는 이들과 융화되기를 거부하지만 이상할지언정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이들과 부대끼며 어느샌가 마음을 열고 서서히 그들의 삶에 스며들게 된다.

HEALING FOOD 빙수 매해 섬에 와 빙수를 파는 사쿠라. 그녀의 권유에도 주인공 타에코는 먹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씩 이곳의 삶에 적응해가고 이상하지만 어딘가 정이 가는 민박집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며 사쿠라의 빙수를 먹게 된다. 빙수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듯 타에코의 마음의 벽도 녹아 무너졌음을 보여준다.
 

2008

행복의 향기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고집스럽게 소상해반점을 운영해온 왕 씨와 그의 가게를 백화점에 입점하기 위해 찾아오는 백화점 식품부 직원 다카코의 이야기다. 처음엔 그저 일을 위해 왔지만 왕 씨의 정성이 담긴 음식에 반한다. 왕 씨가 쓰러지며 더 이상 요리를 할 수 없게 되고 뒤를 이을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가게를 잇기 위해 요리를 배운다. 처음엔 왕 씨도 다카코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그녀의 진심 어린 행동은 서로에게 마음의 빗장을 열고 상처를 보듬으며 교감할 수 있게 만든다.

HEALING FOOD 토마토달걀볶음 모 연예인이 TV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며 이젠 우리에게도 익숙한 요리다. 원래 중국 가정에서 흔히 해 먹는 음식이다. 영화 속에서 왕 씨와 다카코가 단순히 스승과 제자 사이를 넘어 마치 부녀처럼 교감하는 것을 상징한다.

 

2009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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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쉐프

생명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허허벌판 남극에서 8명의 남극 관측 대원들이 1년 6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꾸려가는 이야기다. 8명의 대원 중 조리 담당 니시무라가 선보이는 요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나머지 대원들은 아무것도 없는 남극에서 니시무라가 선보이는 다양한 요리를 맛보는 것이 삶의 낙이다. 그러던 와중 비축해둔 식량이 다 떨어져가고 니시무라는 자신의 요리 인생 최대의 도전을 하게 된다.

HEALING FOOD 치킨가라아게 갈등을 빚는 대원들을 말리다 보물처럼 여기던 딸의 젖니를 잃어버리고 상심에 빠진 니시무라를 위해 대원들이 해준 요리. 늘 맛있는 요리를 선보이는 니시무라에 대한 대원들의 애정이 담겼을 뿐만 아니라 아내와 딸에 대한 추억이 깃든 요리다.

 

하와이언 레시피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그녀와 여행했던 하와이 호노카아 섬을 찾아와 1년 동안 생활하는 레오와 소녀다움을 간직한 비이 할머니의 이야기다. 호노카아에서 생활하며 밀가루를 배달하기 위해 비이 할머니의 집에 들른 것을 계기로 매일 그녀가 차려주는 저녁밥을 먹게 된다.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맛깔스러운 비이 할머니의 요리를 매개체로 서로가 소통하고 진심으로 마음을 교류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다.

HEALING FOOD 양배추롤 남편과 사별한 후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것이 낯설어진 비이 할머니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레오를 위해 만드는 요리. 함께 롤을 말고 김이 폴폴 나는 완성된 요리를 레오가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담는 모습은 세대를 뛰어넘어 두 사람이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고 교류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2010

  • 마더 워터

    귀찮다는 이유로 위스키만 파는 바, 그리고 같은 동네에서 매일 아침 젊은 여자가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파는 가게, 동네에 잔잔한 커피 향을 퍼뜨리는 카페, 그리고 매일 아침 두부가게 앞에서 두부를 먹는 할머니, 바에서 매일 같은 메뉴를 시키는 손님 등 별다를 것 없는 소소한 삶의 모습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그리고 잔잔한 호수처럼 큰 기복 없이 매일을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느리게 사는 삶의 평화로움을 보여준다.

    HEALING FOOD 미즈와리 일본에서 자주 마시는 미즈와리는 물에 희석한 위스키다. 위스키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을 마더 워터라고 하는데 미즈와리 역시 베이스가 되는 위스키의 마더 워터를 넣어 만들어야 맛이 좋다. 바를 운영하는 세츠코는 매일 미즈와리를 주문하는 손님을 위해 마더 워터를 정확한 비율로 섞어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삶의 미학을 은유적으로 말한다.

  • 토일렛

    이야기는 엄마의 장례식에서 시작한다. 감정의 기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이성적인 사고관을 지닌 레이. 공감 능력도 현저히 부족하다. 그래서 엄마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두 남매와 할머니는 레이가 느끼기엔 짐짝일 뿐이다. 그에게는 형과 여동생도 거슬리는 존재지만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은 수상쩍은 할머니다. 엄마가 세상을 뜨기 얼마 전 친모라며 일본에서 모셔온 할머니는 그에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않은 화재로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하며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그들과 동거를 시작한다. 처음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지만, 마침내 진심이 통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HEALING FOOD 군만두 영화 내내 대사라고는 한숨뿐이던 할머니는 행동으로 진심을 보여준다. 그녀가 만든 군만두는 할머니의 따뜻한 애정이 어린 요리이며 서로 다른 이들이 교감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2012

해피 해피 브레드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 ‘카페 마니’를 운영하는 미즈시마 부부와 카페를 중심으로 하나둘 모여드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만의 레서피로 먹는 이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빵과 요리를 내는 여주인 리에와 남편 미즈시마. 소머즈보다 더 밝은 ‘지옥귀’를 가진 유리 공예가 요코, 리에에게 반해서 매일 같이 들르는 우체부 총각, 커다란 가죽 트렁크를 가지고 다니는 미스터리한 아저씨 아베 등 마니를 찾아온 다양한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준다. 그리고 더 나아가 미즈시마 부부 역시 그 과정에서 그들에게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다. 같은 감독이 와인을 주제로 찍은 영화 ‘해피 해피 와이너리(2014)’도 있다.

HEALING FOOD 캉파뉴 일명 장발장의 눈물 젖은 빵.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이좋게 나눠 먹는 빵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카페를 찾은 노년의 신사에게 큰 울림을 주는 빵이기도 하다.

 

2014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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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도시에서 도망쳐 고향으로 돌아가 혼자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이치코. 매일 농작물을 가꾸고 정성스레 수확한 채소와 과일을 가지고 그날그날 떠오르는 대로 정갈한 요리를 해 먹으며 지낸다.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사할 줄 알며 소박한 삶을 지내는 아치코의 모습을 평화롭게 그려낸다. 그러나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이 집을 떠난 엄마와의 관계를 주요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후속 편으로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2015)’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HEALING FOOD 밤조림 영화 속 네 번째 요리로 나오는 밤조림. 설탕을 넣고 조린 기본 밤조림에서 시작하지만 동네에 유행하며 저마다 간장, 술 등 다양한 것을 넣고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또 밤조림을 받은 주민들은 자신만의 재료를 추가해 만들어 다시 나눠주는 등 작은 동네 주민들이 함께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요리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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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단팥 인생 이야기

일본 전통 단팥빵 도리야키 가게를 운영하는 센타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며 도쿠에라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드는 담백하고 정갈한 도쿠에의 단팥 덕에 가게의 인기는 날로 높아진다. 그러나 단골 고객 와카나라는 소녀의 실수로 갈등은 시작된다. 영화는 각기 다른 나름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단팥을 매개체로 한데 모아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이 대립하고 다시 서로를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한층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HEALING FOOD 도리야키 일명 ‘도라에몽 빵’으로도 유명한 도리야키. 둥글납작하게 구운 달콤한 빵에 팥소를 넣은 화과자다. 영화의 배경이 도리야키 가게인 만큼 이야기의 중심점에 있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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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큰 인기를 끈 동명 만화와 드라마를 영화화했다. 도쿄 번화가의 작은 뒷골목, 모두가 귀가할 무렵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식당. 찾아오는 손님들은 각각 나름의 애환을 지녔지만 마스터가 만들어낸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요리 한 그릇에 마음의 위안을 얻고 간다. 손님마다 모두 다른 고충과 이야기를 지녔지만 심야식당 안에서 함께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HEALING FOOD 마밥 영화 ‘심야식당’에는 총 3가지 사연과 요리가 등장한다. 마밥은 그중 돈을 벌기 위해 도쿄에 상경한 미치루에 얽힌 요리다. 처음엔 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지만 죄책감에 돌아오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심야식당에서 일하며 한 단계 성숙해져 식당을 떠나는 미치루의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하나와 미소시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유방암 투병 중인 엄마 치에와 그녀의 딸 하나 그리고 남편 싱고의 이야기다. 항암치료로 인해 임신을 포기하던 치에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하나. 암 재발 위험을 무릅쓰고 낳아 기르지만 결국 암은 재발하고 치에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소중한 어린 딸 하나에게 자신이 떠나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국내에는 올 4월 정식 개봉 예정이다.

HEALING FOOD 미소시루 일본식 된장국으로 일식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미소시루. 영화 속에서 치에는 하나에게 미소시루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데, 이는 자신이 떠나도 하나가 꿋꿋이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의 지혜를 나눠주는 모습을 상징한다.

소박하고 느리게 사는 삶의 미학을 보여주는 슬로 무비. 등장인물들이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하며 느린 삶이 지닌 의미를 깨닫게 되는 사건의 중심에는 주로 치유의 음식이 등장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어떤 말보다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요리가 등장하는 슬로 무비들.

Credit Info

기획
양혜연 기자
디자인
김보람
자료제공
그린나래미디어㈜ (070-4610-2786), ㈜엔케이컨텐츠(070-8670-0585), ㈜영화사조제(070-8670-4486),㈜영화사진진(02-367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