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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쎈이 찾아간 심야식당 深夜食堂

한남동 마론키친앤바

On October 16, 2013 0

퇴근 후 기분 좋게 한잔하고 싶은 날, 그냥 집에 가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거나하게 취하기도 부담스러운 날. 맛깔난 안주 곁들여 딱 기분 좋을 정도만 깔끔하게 취하고 싶은 날 이곳에 가자.

딱 기분 좋을 때까지, 취하고 싶은 날

취하기는 쉽지만 딱 기분 좋을 때까지만 취하기는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술 마실 곳은 많지만 막상 편하게 갈 곳은 없다. 특유의 분위기로 유명한 곳을 찾아 먼 곳까지 가자니 몸이 힘들고 그렇다고 아무 데나 들어가자니 ‘무색, 무취, 무맛’의 술집이 흥취를 떨어뜨린다. 음악이 꽝꽝 귀청을 때리는 곳에 들어갈 정도로 오버 페이스로 달리고 싶은 날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없이 어두운 곳에서 축 처지기도 싫다. 기분 좋게 술 마시자고 모여서 갈 곳을 몰라 헤매다 보면 겉으론 아닌 척해도 마음은 점점 심드렁해진다. ‘적당히 괜찮은 곳’에서 그 ‘적당히’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1 자신도 미식가로 다양한 레스토랑 운영 경험이 있는 추광후 대표, 항상 가게를 돌보며 세심히 신경쓴다.
2 다양한 와인과 샴페인 뿐 아니라 칵테일과 청주, 한라산 소주까지 다양한 술 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3 햇 아오리사과를 채썰어 광어로 감싼 매실소스의 광어카르파치오가 입맛을 돋운다. 스페인의 에스텔라 맥주,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다.
4 토마토 안에 연어와 허브, 채소가 들어간 연어 세비체. 상큼한 오렌지 소스가 기분 좋다.

이태원의 한 중심, 대로변 2층에 위치한 마론키친앤바에는 단골이 많다. 바로 옆 대형 광고 기획사의 직원들, 영화계 인사와 뮤지션, 심지어 주변 가게 사장까지 삼삼오오 무리 지어 온다. 이곳이 많은 이들의 아지트가 된 이유는 어느 하나가 기막혀서가 아니라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어서다. (사실 어느 하나가 기막히면 어느 하나가 빠지기 쉽다.) 트렌드와 보편적 감성, 모던함과 앤티크 스타일이 잘 조화된 인테리어, 오픈 주방으로 보이는 셰프들의 바쁜 움직임, 서버들의 친절함이 산뜻한 술자리를 예고한다. 생선회와 덮밥 등 친숙한 메뉴와 골뱅이허브갈릭오븐구이나 광어카르파초 등 색다른 이탈리아 퓨전 메뉴가 함께해 언제 가도 고를 만한 것이 있다. 통창으로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음악에 일가견 있는 사장이 선곡하는 음악을 따라 흥얼거리다 보면 인생이 달달하게 느껴진다.

새초롬한 아가씨도 능청스러운 아저씨도 좋아하는 유럽풍 일식

‘퓨전’이라는 단어만큼 믿음 안 가는 말도 드물다. ‘퓨전 음식’이라 말하고 ‘근본 없는 음식’을 내놓기 일쑤다. 이곳은 ‘유럽 스타일 퓨전 일식’을 지향한다. 순간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나오는 음식의 비주얼과 맛을 보면 불안이 즐거움으로 바뀐다. 이곳을 오픈하기 전에도 뉴욕 스타일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고 컨설팅 하는 등 외식업계에서 꽤 알려진 사장은 음식을 좋아하는 미식가다. 서양 음식과 동양 음식을 어우른, 맛있지만 지루하지 않은 메뉴를 내놓는 다이닝 바를 만들고 싶던 사장은 서양과 동양 음식 두 가지 모두에 기초가 탄탄한 셰프를 찾았다. 결국 일본 핫토리영양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에서 공부한, 콘셉트에 딱 들어맞는 지금의 총주방장을 찾아냈다. 지금도 사장과 셰프는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메뉴 개발에 골몰한다. 까다로운 사장과 기초 탄탄한 셰프가 만나니 맛깔난 안주가 나온다. 유행을 좇는 아가씨도, 술맛 좀 안다고 자부하는 아저씨도 모두 만족하고 돌아간다. 곁들이는 술도 실로 다양한데 와인이나 칵테일, 정종은 기본이요, 심지어 제주도 소주 한라산까지 판매한다. 한쪽에서는 우아하게 와인에 카르파초 곁들이고 또 한쪽에서는 계절 한정 해산물 메뉴에 한라산을 기울인다. 이제 막 데이트를 시작한 연인도, 오랜 시간 우정 쌓은 격 없는 친구도 좋다. 정신없이 번쩍거리는 이태원 밤거리를 헤매다 계단을 올라와 이곳에 앉아 술 한 잔 앞에 두고 있자면 오늘 밤은, 숨겨왔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3-122 2층
    메뉴 사시미모듬 3만 5천원, 치즈 우니소스 산마 그라탕·연어 아보카도 카르파초 1만 9천원씩, 활어회덮밥 1만 4천원
    영업시간 18:00~02:00(일요일 휴무)
    문의 070-8811-3737

퇴근 후 기분 좋게 한잔하고 싶은 날, 그냥 집에 가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거나하게 취하기도 부담스러운 날. 맛깔난 안주 곁들여 딱 기분 좋을 정도만 깔끔하게 취하고 싶은 날 이곳에 가자.

Credit Info

포토그래퍼
강태희
에디터
강윤희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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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강태희
에디터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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