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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꿈꾸는 이 시대 농부를 만나다 (1)

On October 04, 2013 0

요즘 농업이 이슈다. 경제성과 안전성 때문에 옥상 등의 텃밭에서 소소하게 채소를 키워 먹는 것에서 더 나아가 도시에서 농산물을 생산, 유통하거나 새로운 방식의 도시농업을 기획하는 등 관련 분야도 넓고 다양해졌으며, 도농 거래의 장도 점점 넓어지고, 이를 문화적 측면에서 활성화하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들이 염원하는 농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한계에 다다른 환경의 고갈을 염려하고 더불어 사는 나눔을 살며 땀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이 시대의 농사꾼들을 만났다.

To farmers ‘농사의 길’을 묻다
TO 서울시 도시농업위원회 위원, 이창우

“도시농업도 크게 보면 도시 문화의 일부다. 주위 경관과 조화되면서 도시 경관도 살리는 도시농업이 되어야 한다.”

ESSEN: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현황이 궁금하다.
지난 50년 동안의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서울 시민의 삶도, 경제도 점점 흙에서 멀어져왔다. 하지만 서울시 도시농업은 지난 2년간 양적인 측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서울의 이런저런 텃밭 면적을 다 합쳐도 100ha가 채 되지 않지만(2012년 12월 말, 서울시 도시농업 현황 자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텃밭이 서울 곳곳에 산재해 있다. 마을 공동체 텃밭, 자투리 텃밭, 학교 텃밭이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고 민간 텃밭 55개소는 그린벨트를 중심으로 서울의 농지를 지키는 구실을 하고 있다.

ESSEN: 도시농업, 왜 필요한가?
2012년 10월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⅓이 어떤 형태로든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시농업에는 공동체 형성, 기후 보호, 식량 안보, 환경 보전, 여가 활용, 지역 경제 활성화 외에도 그 기능이 다양하다. 3차 산업인 서비스산업이 서울 경제를 주도하는 현시점에서 1차 산업인 농업의 의미를 도시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SSEN: 한국 도시농업의 현황과 미래는 어떠한가?
현재 서울 시내 텃밭 대부분이 임시 텃밭이다. 서울시와 자치구 당국으로서는 영구적인 텃밭 조성이 중요한 과제다. 지난 수년간 도시농업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도시농업 추진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 텃밭의 수나 면적을 계산하기보다는 관련 프로그램, 형태의 다양성, 접근도, 법제도 등을 하나하나 검토해 질적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벽돌형 상자 텃밭, 자루 텃밭, 트럭 텃밭, 수경 재배, 양봉, 양계 등 다양한 도시농업 형태를 도입하여 행정 주도의 획일화된 도시농업을 벗어나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

ESSEN: 도시농에 관심 있는 도시인들에게 조언한다면?
도시농업도 크게 보면 도시 문화의 일부다.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도시농업을 만들어야 한다. 멋있게 디자인된 판매대가 있는 상설 농민 시장이 곳곳에 들어서 주위 경관과 조화되면서 도시 경관도 살리는 도시농업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은 보는 사람의 꿈속에 있다.

이창우 씨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교육학과에서 농학사를 취득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영국 뉴캐슬 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 기후에너지연구센터 센터장,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위원, 서울시 도시농업위원회 위원, 한국환경정책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TO 도쿄 아사이치 농가 시장 책임자, 토미야마 히로시

“생명을 위해 농업을 가까이해야 함을 깨닫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도시농업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ESSEN: 일본의 농업은 현재 어떤 과정에 있는가?
요즘 일본에서 조용한 붐이 일고 있는 것은 바로 ‘씨앗’이다. 얼마 전 도쿄의 오개닉 카페의 원조 ‘cafe slow’에서 열린 ‘씨앗과 음식의 맛나는 축제’에는 100여 명 남짓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5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모였다, 씨앗을 채취하는 생산자나 활동가, 소비자가 모여 재래종, 고정종, 씨앗 채취를 테마로 교류하였다. 도쿄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는 키치죠우지라는 지역에서는 ‘씨앗 시장’이라 하는, 씨앗을 얻을 수 있는 채소만을 취급하는 시장 상인들과 이를 키우는 농가, 음식점, 요리연구가들이 이벤트를 열어 이틀 사이에 1,500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ESSEN: 농가와 도시 소비자와의 유대 관계는 왜 중요하다고 보는가?
무엇이든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리한 도시에서 물질을 떠나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7가구가 사는 유기농원이 딸린 일본의 셰어하우스 ‘모토아자부 농원’ 주민들은 다 함께 채소를 키우면서 흙과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만든다. 일반적인 교류를 넘어서, 자연환경이 풍부한 시골이 고향이 아닌 도시 주민들에게 농가와의 접점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제2의 고향을 만드는 등 삶을 좀 더 풍족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ESSEN: 도시농업에 갓 눈뜬 한국에 조언한다면?
역사적으로 1차 산업이 가장 축소된 공간이 현재의 도시라 한다면 생명을 경시하는 오늘날의 사회문제와 도시의 산업구조 또한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생명을 위해 농업을 가까이해야 함을 감각적으로 깨닫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도시농업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토미야마 히로시 씨는…
2006년부터 ‘도쿄 아사이치 Earth Day Market(동경의 아침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도쿄 도립 요요기 공원에서 열리는 소규모 유기농가들의 농가 시장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도시와 농산어촌과의 관계가 낳는 문제나 구축할 수 있는 관계성을 테마로 음식, 환경, 사회문제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TO 도시농 실천과 프로젝트 기획하는 ‘이웃랄랄라’, 이정인 대표

“농사의 과정은 어려울 수 있지만 빡빡한 삶을 유익하게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SSEN: 본인이 참여하는 농사 형태는?
도시에 살고 있는 1인 가족으로 3년 전에 처음으로 도시농업을 시작했다. 바쁘고 혼자 살다 보니 건강이 나빠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 치커리, 토마토, 상추, 대부분 기르기 쉽거나 1인 가족이 저장해두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 위주로 재배한다. 평일에는 일을 하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말에 농작물을 재배한다. 최근에는 마르쉐 장터 참여, 요리 대회 참가, 냉동식품 개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ESSEN: 냉동식품 개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농사만 짓는다고 해서 생활 전반이 바뀌지는 않았다. 농작물을 재배하더라도 집에 가져가 요리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 농작물이 상하기 일쑤였다.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실생활에서 잘 챙겨 먹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했고, 재배한 농작물로 얼렸다 먹을 수 있는 동그랑땡이나 장아찌 등을 직접 만드는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되었다.

ESSEN: 농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서울에 살고 있는 1인 가족들은 채소를 마트에서 접할 수밖에 없다. 누가 재배했는지 어떻게 재배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실제로 농작물을 재배해보면 어떻게 키우는지에 따라 모양이나 맛이 다름을 알게 된다. 사람을 키우는 것처럼 애정과 가치가 필요하다. 농작물을 재배해봄으로써 이러한 가치들을 깨닫게 된다. 현실적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농작물을 잘 키우려면 날마다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 밭이 집에서 먼 곳에 있기 때문이다. 집 가까이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동네 텃밭, 골목길 텃밭 등이 활성화되면 이 같은 어려움도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정인 씨는…
우리 사회를 더 재미있게, 촉촉하게 변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찾고 해보는 것을 취미이자 직업으로 삼고 있다. 2010년 ‘이웃랄랄라’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농사지은 전형적인 서울특별시 촌놈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우리 사회의 대안을 연구하는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 대표로 활동 중이다

TO 농사로 치유하는 생명 배움터 ‘꿈꾸는 고래’

“노동을 떠나 그 과정에서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겸손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ESSEN: 본인이 참여하는 농사 형태는?
교육하는 학생들을 위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밭을 갈다 보니 더 많은 작물을 심고, 더 큰 공간을 꾸며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현재 일산으로 터전을 옮겨 430여 평에 달하는 밭을 일구고 있다. 로즈메리, 타라곤, 바질, 레몬밤 등 다양한 종류의 허브와 단호박, 돼지감자, 감자, 오이, 상추 등 채소들을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기르고 있다. 농사를 지어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서로 나누고 치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을 가꾸고 있다.

ESSEN: 농사와 치유의 관계에 대해서 알려 달라.
많은 청소년들을 상담하다 보니 그 시기에 갖는 수많은 질문과 불만에 대해 자기 스스로 대답을 찾는 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땀을 흘리며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과 경험은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된다. 무릎을 꿇고 땀을 흘리며 밭을 가꾸는 과정을 통해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겸손을 깨닫게 되고 이는 자신의 자아를 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ESSEN: 도시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환경적 어려움이 있지만 옥상 텃밭이나 화분을 이용해 농산물을 재배하려는 동기와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땅이 되살아나야 제대로 된 유기농 재배가 이뤄지는 것처럼 노동을 떠나 그 과정에서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겸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승희, 김미소 씨는…
꿈꾸는 고래의 이승희 대표는 저소득층 청소년 대상의 심리 상담에 몸담고 대안학교를 운영하던 중 진정한 치유는 책상에 앉아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해야 함을 깨닫고 지난 2007년부터 주말농장, 옥상 텃밭을 가꾸면서 터득한 것을 치유에 반영하고 있다. 김미소 씨는 바리스타 재능 기부, 마르쉐 도시 장터 참여 등 꿈꾸는 고래팀의 대외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TO 유기농 로컬푸드로 만드는 버거 ‘달달버거’

“흙과 가까이하고 건강한 채소를 재배하는 것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영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SSEN: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마르쉐 도시 장터에 참여하거나 지구촌 다문화 가정 대안학교인 지구촌학교에 케이터링을 하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서울시와 연세대학교가 운영하는, 위탁 관리 청소년이나 청년층을 지원하는 하자센터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커뮤니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ESSEN: 달달버거를 착안한 계기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각하다 지금의 달달버거를 착안해냈다. 버거는 패스트푸드, 정크푸드로 인식되어 건강과는 먼 음식으로 알려져 있고, 채식주의자들은 즐기기 어려운 음식으로 인식되어 있다. 유기농 로컬푸드로 버거를 만들어 이와 같은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아토피 등 건강상에 문제가 있는 이들도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버거를 만들게 됐다.

ESSEN: 도시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직접 농작물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집 가까이에 밭이 없다면 상황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자연을 느끼기 위해 시간을 들여 수목원이나 숲에 가는 것보다 땅을 일구며 흙과 가까이하고 건강한 채소를 재배하는 것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영위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대웅, 강지민, 이윤서 씨는…
강대웅 씨는 현재 그린코스모스 청년 생태 모임을 운영하며 20대, 30대의 건강한 삶을 공유하고 있으며 달달버거의 엄격한 재료 선택을 맡고 있다. 이윤서 씨는 매크로바이오틱 자연요리연구가로,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며 달달버거의 홍보와 기획을 맡고 있다. 강지민 씨는 동탄에서 카페 ‘매끄로’를 운영했으며 현재는 달달버거에서 건강에 좋은 다양한 버거를 선보이고 있다. 달달버거 홈페이지(www.facebook.com/DalDalBurger)를 통해 이들이 참가하는 장터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TO 농사짓는 요리연구가, 문인영

“쉽게 실망하기보다는 채소가 자라나는 과정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것이 중요해요”

ESSEN: 본인이 실천하는 농사 형태는?

작년부터 성남시 청계산 입구 근처에 위치한 텃밭을 가꾸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간이 날 때마다 그때그때 심어서 먹을 수 있는 쌈 채소류, 허브류, 감자, 고추 등을 재배한다. 재배한 농작물은 주로 먹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는데, 최근에는 마르쉐 같은 도시 장터에 참여해 더 많은 사람과 나누려 하고 있다.

ESSEN: 농사를 지으면서 달라진 점은?
요리 스튜디오를 운영하다 보니 채소를 접할 일이 많은데, 원하는 형태에 좀 더 가까운 작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배추의 뿌리라든가 당근의 이파리 등 시중에서 판매하는 채소 모습이 아닌 본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정성을 다해 재배한 채소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더 달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생활에서도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ESSEN: 도시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농사를 처음 시작할 경우 여러 종류의 작물을 많이 경작하기보다는 다양한 채소를 소량만 재배할 것을 추천한다. 재배하다 보면 품종에 따라 벌레가 많이 생기는 작물도 있고 기후의 영향을 받는 일도 생기지만 정성스럽게 관리하면 생각보다 많은 양이 수확되기 때문이다. 병충이 잘 생기는 작물, 지금의 텃밭에서 잘 자라는 채소 등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는 것들이 더 많다.

문인영 씨는…
레스토랑 메뉴 개발 컨설팅 및 각종 방송과 잡지 등에서 요리 및 스타일을 선보이며, 성수동에 위치한 쿠킹 스튜디오 101Recipe를 운영 중이다. 정신과 건강이 피폐하지 않고 마음이 건강한 삶을 지향한다.

요즘 농업이 이슈다. 경제성과 안전성 때문에 옥상 등의 텃밭에서 소소하게 채소를 키워 먹는 것에서 더 나아가 도시에서 농산물을 생산, 유통하거나 새로운 방식의 도시농업을 기획하는 등 관련 분야도 넓고 다양해졌으며, 도농 거래의 장도 점점 넓어지고, 이를 문화적 측면에서 활성화하려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들이 염원하는 농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한계에 다다른 환경의 고갈을 염려하고 더불어 사는 나눔을 살며 땀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이 시대의 농사꾼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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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정문기,김나윤,강태희
어시스트
최지은
에디터
<에쎈> 편집부

2013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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