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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종' 정웅 셰프에게 사사하다

에디터 K의 행복한 천연 발효빵 도전기 (1) 천연 발효종 만들기

On October 03, 2013

고대부터 내려온 발효종법으로 만드는 천연 발효빵. 갈색빛이 도는 파삭하고 두툼한 껍질을 베어 물면 부드러운 속살이 발효종 특유의 멋들어진 향을 내며 입안 가득 퍼진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천연 발효빵, 과연 나도 만들 수 있을까?

고대에서 온 빵의 놀라운 맛

천연 발효빵은 일반적으로 빵을 만들 때 쓰는 가공 이스트 대신 천연으로 배양한 이스트를 발효시켜 만든 빵을 일컫는다. 어떤 빵이든 천연 발효종으로 만들면 ‘천연 발효빵’으로 부를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천연 발효빵이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떠오르는 빵의 종류가 있다. 두툼하고 파삭한 갈색 크러스트의 겉껍질에 살짝 시큼한 향과 함께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오는 약간 거친 듯 쫄깃한 유럽식 식사 빵이 떠오르는데 그런 하드롤계가 천연 발효종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가공 이스트가 만들어지기 전에 생겨난 오래된 방식의 전통적인 빵, 즉 천연 발효종을 활용한 유럽식의 거칠지만 담백한 식사 빵과 천연 발효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반면 버터와 우유 등의 유지, 설탕을 듬뿍 넣은 부드럽고 촉촉한 결의 고배합 빵은 천연 발효종으로 만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천연 발효를 했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인간이 곡물을 먹기 시작하면서 밀가루나 호밀 등에 물을 섞고 반죽해 뜨겁게 달군 돌판에 구워 먹는 빵이 등장한다. 이 빵은 부드럽게 부풀어 오르지 않는 납작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집트인들이 ‘발효시킨 빵’을 발견하면서 빵의 역사가 바뀌게 된다. 빵 반죽을 실수로 오래 두자 그것이 부풀어 올랐고 그대로 굽자 더 부드럽고 놀랍도록 맛있는 빵이 나온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이것이 공기 중의 미생물과 밀가루의 이스트가 결합해 일어나는 ‘발효’임을 알지는 못했다. 부패는 부패인데 ‘마술과도 같은 좋은 부패’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빵을 만들 때마다 반죽을 일정한 온도에 두고 마술이 일어나기만 기다리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실패 확률도 높았다. 그런데 이미 마술이 일어난, 번식력 있는 반죽을 떼어내 새로운 반죽에 심는다면?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렇게 물과 밀가루로 반죽해 이스트를 배양해 그것으로 새로운 반죽을 만들고, 또 그 반죽을 배양해 거기에서 조금 떼어내 새로운 반죽을 만들고…. 이것이 천연 발효법의 시초가 된다.

‘오월의 종’ 문을 두드리다

프랑스의 농학자 파르망티에는 “빵은 자연이 준 근사한 선물이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음식이다. 도저히 아무것도 입에 대고 싶은 생각이 없을 정도로 병세가 심할 때만 빵을 먹고 싶은 마음이 가신다. 그러다 건강이 좋아지려는 순간에 회복의 증상처럼 빵에 대한 식욕이 되살아난다. 빵은 인간에게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진, 태어나서부터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먹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며 빵을 찬양했다. 어찌나 빵을 좋아했던지 그 고백이 절절하다. 18세기의 프랑스 학자가 그렇게나 찬탄하던 빵도 천연 발효종으로 만든 거칠고 풍미 좋은 것이리라.
천연 발효빵은 그 자체로 완전무결하며 더없이 매혹적인 음식이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평론가 제프리 스타인가튼이 미국 <보그>지에 게재한 ‘태초의 빵’에서 다양한 밀가루를 사용해 천연 발효빵 만들기에 도전하는 글을 보고 얼마나 샘이 났는지. 하지만 핸드믹싱 반죽과 발효 과정의 험난함에 천연 발효라니,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 그럼에도 일본의 평범한 주부가 우리 밀(일본 밀)과 천연 발효를 사용한 빵에 대한 열망으로 결국 빵집을 차린다는 이야기의 만화를 읽고는 직접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게다가 그 만화는 실화였다.)
한남동 ‘오월의 종’은 담백한 유럽식 식사 빵이 일품인 곳이다. 캉파뉴와 바게트 등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빵이 한가득하다. 낮 1시만 되도 거의 모든 빵이 팔려나갈 정도다. 특히 이 집의 크랜베리 바게트는 한 입 먹는 순간 끝까지 먹어치우고야 말 정도로 맛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고소하고 쫄깃하고 파삭하고 부드러운 그 모든 맛의 조화가 하루 종일 우물우물 옆에 두고 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곳을 책임지는 정웅 셰프에게 사사를 요청했고 ‘본격 천연 발효빵 배우기’에 들어갔다.

천연 발효종의 종류
르뱅 밀가루와 물을 섞어 효모를 배양한 원종(천연이스트)에 밀가루와 물 등 새로운 먹이를 주어 빵 만들기 최적화된 상태로 만든 발효 반죽.
사워도우 호밀과 물을 배합해 호밀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발효 반죽을 주로 지칭하지만 르뱅과도 혼용해 사용한다. 주로 프랑스에서는 르뱅, 독일에서는 사워도우라 지칭한다.
액종 과일과 물을 혼합하여 효모를 배양해 만든 액체 이스트. 가공 이스트와 물을 섞어 만든 액종도 있지만 천연 발효법에서 액종은 천연 과일과 물을 혼합해 배양한 것을 지칭한다.
액종 르뱅 물 대신 액종에 밀가루를 더해 효모를 배양한 원종으로 만든 발효 반죽.

안녕하세요, 정웅 셰프님! K. 천연 발효빵은 만들기 어려울 것 같은데,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J. 음… 어렵지 않은데? 일단 한번 해봐요. 대신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립니다. 한 일주일 정도는 발효종을 키워야 하니까요. 발효빵을 만들기 앞서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어요. 최근에 천연 발효종이니 르뱅(levain)이니 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천연 발효종만 사용하면 훌륭한 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천연 발효종은 빵을 만드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일 뿐입니다. 특유의 풍미가 좋아 매력이 있지만 모든 빵에 다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요. 가공 이스트를 사용할 때보다 빵이 부푸는 힘도 떨어져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결을 완벽히 내기는 힘들지요.

K. 그렇다면 역시 밀가루와 물, 소금만 들어간 정통 식사 빵류가 적합하겠네요?
J. 그렇지요. 그쪽 지역에서 가공 이스트가 개발되기 전부터 만들어 먹던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가공 이스트가 발명된 후 만들어진 바게트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이스트를 사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천연 발효종으로 만들 때에도 반죽에 이스트를 첨가해야 안정적으로 파삭하고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바게트 고유의 맛을 낼 수 있어요. 그래서 오월의 종에서도 바게트만큼은 부풀어 오르는 힘은 이스트로, 특유의 풍미는 천연 발효종으로 냅니다. 혹시 ‘바게트의 노래’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오븐에서 바게트를 갓 꺼내면 미처 다 빠져나가지 못한 가스가 슉슉 빠지는데 그 소리가 꼭 노래 같아요. 정말 매력적인 순간이지요.

K. 당장 빵을 만들고 싶어요!
A. 일단 천연 발효종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지요. 발효종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립니다. 앞으로 일주일간 매일 가게에 나오세요.

study. 천연 발효종의 이해

액종과 르뱅, 사워종, 천연 발효종은 무엇인가?
빵을 부풀게 하는 이스트(효모)를 천연으로 얻기 위해서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야생효모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밀가루와 물을 섞은 반죽을 만들어 공기 중에 있는 야생효모의 좋은 먹잇감이 되게 한다. 야생효모에게 떡밥을 던져주는 것이다! 야생효모가 밀가루 반죽에 포함된 당분 위에 떨어져 당분을 알코올과 탄산으로 분해시키고, 탄산이 생성되면서 생긴 거품이 서로 엉겨 붙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빵 반죽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말랑말랑하게 만든 뒤 빵이 구워질 때 기공을 만들며 빠져나가는 것이다.
밀가루와 물만을 섞어 배양한 자가 이스트 반죽을 ‘원종’ 혹은 ‘초종’이라 하며 이 ‘원종’에 밀가루와 물 등 새로운 먹이를 주어 이스트와 유산균 등을 더욱 활발하게 키워 빵 만들기에 최적화된 상태로 만든 발효 반죽을 ‘르뱅’ 혹은 ‘사워도우’ 혹은 ‘천연발효종’이라고 한다. 이 발효 반죽을 가공이스트 대신 빵 반죽에 넣어 구운 것이 ‘천연 발효빵’이다. 천연 발효종을 얻기 위해 물과 밀가루만으로 원종을 만들어 르뱅을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물에 과일을 넣고 천연 이스트를 배양한 ‘액종’에 밀가루를 넣고 원종을 만들어 르뱅을 만들기도 한다. 액종을 이용한 원종은 일반 물을 이용한 원종보다 더욱 안정적인 발효력을 보여 초보자가 사용하기에도 좋다.

step 1. 건포도 액종과 무화과 액종 만들기

건포도 발효액종
준비물 건포도 100g, 물 600g, 소독한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밀폐 용기

무화과 발효액종
준비물 말린 무화과 100g, 물 600g, 소독한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밀폐 용기

시작은 간단
1 건포도와 무화과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내 불순물과 건포도의 기름 코팅을 씻어낸다.
2 각각의 용기에 건포도와 무화과를 넣고 20℃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부은 뒤 뚜껑을 닫는다.

K’s note
첫째 날은 10분이면 과정 끝. 건포도는 수입할 때 부패를 막기 위해 기름으로 코팅해 들어오는데 이것이 건포도 속의 당과 박테리아가 만나는 것을 방해하고 발효에 좋지 않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깨끗이 씻어 기름 막을 제거해야 한다. 기름으로 코팅되지 않은 유기농을 구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말린 무화과는 두꺼운 외피 속에 당이 많이 함유된 과육이 물과 만날 때 활발한 발효를 일으키므로 반 갈라 넣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과일을 액종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건포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무난한 액종을 얻을 수 있다. 산도와 당도가 높을수록 발효력은 높지만 그만큼 불안정해 관리하기 힘든 점이 있다. 또한 물의 온도가 20℃ 아래로 내려가면 미생물의 활동이 저조해 제대로 발효하기 힘들다.

슬슬 발효하는 녀석들
1 용기 내 액종에서 기포가 발생하는지, 물이 탁해졌는지 확인한다.
2 발효를 활성화하기 위해 용기를 흔든 뒤 뚜껑을 열어 가스를 빼고 잠시 두었다가 다시 밀폐한다.

K’s note
물의 색이 약간 탁하고 진해졌다. 건포도는 서너 개가 물 위로 뜨기 시작했고 무화과는 반 이상이 물 위로 떴다. 발효가 되고 있다는 증거로 무화과의 발효력이 더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뚜껑을 열자 아주 약한 발포의 풍미가 올라왔다.

가스가 올라온다!
1 day 2 반복.

K’s note
물의 색이 확실히 진해지고 건포도까지 모두 물 위로 떴다.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온 것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다. 뚜껑을 여니 가스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발효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내일이면 원종을 만들 수 있는 상태가 될 것 같다.

step 2. 액종을 이용해 원종 만들기

건포도 원종 1회 차(건포도종계)
준비물 건포도 액종 200g, 호밀가루 150g, 거름망, 스테인리스 볼, 주걱, 식용 랩

무화과 원종 1회차(무화과종계)
준비물 무화과 액종 200g, 밀가루 150g, 거름망, 스테인리스 볼, 주걱, 식용 랩

엄청난 기포를 보여준 액종! 원종 단계로 넘어가기
1 잘 발효된 건포도 액종과 무화과 액종을 각각 거름망에 거른다.
2 거른 건포도 액종과 무화과 액종을 200g씩 각각 스테인리스 볼에 넣고 건포도 액종에는 호밀가루를 무화과 액종에는 밀가루를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주걱으로 잘 섞어 랩으로 밀봉한 뒤 랩 위에 작은 구멍을 낸다.

K’s note
1 건포도 액종과 무화과 액종 모두 액이 진해져 용기까지 뿌옇게 변했다. 건포도 액종은 작은 기포가 가득한 것이 혹시 곰팡이가 핀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지만 뚜껑을 열어 올라오는 가스 냄새를 맡으니 오묘하지만 향긋한 것이 부패가 아니라 발효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과화 액종은 엄청난 크기의 기포가 올라왔고, 뚜껑을 여니 역시 가스가 강하게 빠져나왔다. 여기에서 발효가 더 진행되면 ‘부패’로 넘어가니 액종 발효는 여기에서 멈추고 원종을 만드는 단계로 넘어간다.
2 건포도 액종으로는 사워도우호밀빵을, 무화과 액종으로는 르뱅치아바타를 만들기 위해 각각 호밀가루와 밀가루를 넣었다. 일반적으로 호밀빵을 만들 때에는 호밀을 이용한 라이(rye) 사워도우(르뱅)를, 하얀 밀가루를 사용한 빵을 만들 때에는 흰 밀가루를 이용한 화이트 사워도우(르뱅)를 만든다. 호밀은 일반 밀의 7배에 달하는 수분 흡수력을 지니기 때문에 같은 양의 가루를 넣었는데도 건포도 원종이 무화과 원종보다 훨씬 된 반죽 상태를 보인다.

건포도 원종 2회 차(건포도종계)
준비물 1회 차 원종 180g, 호밀가루 250g, 물 200g, 주걱, 식용 랩

무화과 원종 2회 차(무화과종계)
준비물 1회 차 원종 180g, 밀가루 250g, 물 200g, 주걱, 식용 랩

활발하게 부풀어 오른 원종 리프레싱하기
1 1회 차의 원종을 각각 180g만 떼어내고 나머지는 버린다.
2 각각의 원종에 호밀가루 또는 밀가루와 물을 섞는 1회 차의 과정을 반복한 뒤 역시 랩으로 밀봉하고 랩에 작은 구멍을 낸다.

K’s note
밀가루와 물을 먹은 액종이 엄청난 기세로 부풀어 오른 원종으로 변하였다! 특히 호밀가루를 넣은 건포도 원종은 볼에 가득 찰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냄새를 맡으니 액종에서는 맡을 수 없었던 더 복잡한 향이 올라온다. 막걸리 지게미 향 비슷하다고나 할까. 이것을 떼어내 1회 차 과정을 반복한다. 이것을 ‘리프레싱’ 과정이라 부른다. 리프레싱을 하는 이유는 높은 발효력과 안정적 형태의 르뱅을 얻기 위해서이다. 리프레싱을 반복하는 동안 점차 원종이 안정적이며 활발한 발효력을 보이는 적정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

건포도 원종 3회 차(건포도종계)
준비물 2회 차 원종 180g, 호밀가루 250g, 강력분 50g, 소금 4g, 물 250g, 주걱, 식용 랩

무화과 원종 3회 차(무화과종계)
준비물 2회 차 원종 180g, 밀가루 280g, 소금 4g, 물 250g, 주걱, 식용 랩

냉장 보관 가능한 최종 단계 원종 만들기
1 2회 차의 원종을 각각 180g만 떼어내고 나머지는 버린다.
2 건포도 원종에는 호밀가루와 강력분 소금, 물, 무화과 원종에는 밀가루와 소금, 물을 섞은 뒤 역시 랩으로 밀봉하고 랩에 작은 구멍을 낸다.

K’s note
미생물은 대단하다! 자연의 미생물이 밀가루와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폭발적인 힘이 나오다니. 무화과 원종은 밤새 어찌나 활발한 활동을 벌였는지 랩을 뚫고 나올 정도였다. 향도 더 진해졌다. 무화과 원종을 주걱으로 저어보니 거미줄처럼 찐득찐득한 실이 생겼다. 건포도 종계는 폭신폭신하고 따뜻하다. 셰프님이 이 상태라면 최종 단계의 원종을 만들 수 있겠다고 한다. 최종 단계의 원종에는 강력분과 소금이 추가된다. 반죽의 접착력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소금을 넣음으로써 잡균을 없앤다. ‘강하고 좋은 효모’만 살려 향을 깔끔하게 한다. 또한 발효 속도를 적당히 늦춰 이스트가 유산균까지 다 잡아먹고 스스로 사그라지는 것을 막는다.

step 3. 최적화된 원종으로 르뱅 만들기

건포도호밀사워도우
준비물 건포도 원종 50g, 호밀가루 200g, 통밀가루 40g, 물 200g, 스테인리스 볼, 주걱, 식용 랩

무화과르뱅내추럴
준비물 무화과 원종 50g, 밀가루 200g, 통밀가루 40g, 물 200g, 스테인리스 볼, 주걱, 식용 랩

빵 만들기 전날, 원종으로 르뱅 만들기
1 각각의 스테인리스 볼에 건포도 원종과 무화과 원종을 넣고 가루 재료와 물을 부어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주걱으로 잘 섞는다. 랩으로 밀봉하고 작은 구멍을 뚫는다.

K’s note
역시 하룻밤 동안 활발한 활동을 벌인 원종은 어제처럼 막무가내로 폭발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어제의 원종이 아직 제어가 안 되는 열혈 사춘기 소년이라면 오늘의 원종은 이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는 활기차고 믿음직스러운 성인이랄까? 빵을 바로 만들 것이 아니라면 최적화 된 이 상태로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필요할 때 사용한다. 다만 냉장고에서도 발효는 계속 진행되어 노화되므로 일주일 단위로 새롭게 리프레싱을 해야한다. 나는 이 원종으로 바로 르뱅내츄럴과 호밀사워도우 반죽을 만들었다. 드디어 내일이면 천연 발효종인 르뱅과 사워도우가 완성된다.

step. 4 천연 발효종 완성

건포도호밀사워종도우와 무화과르뱅내추럴 완성

K’s note
호밀사워도우는 적당히 부풀고 표면에 크랙이 갔다. 무화과르뱅내추럴은 거미줄처럼 늘어지는 찐득한 반죽이다. 둘 다 처음보다 훨씬 풍부해진 복합적인 향을 내고 있다. 시큼하고도 달콤한 향, 곡물과 견과류 캐러멜, 꽃 향 등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이 르뱅을 활용해 바로 빵을 구울 수 있다.

고대부터 내려온 발효종법으로 만드는 천연 발효빵. 갈색빛이 도는 파삭하고 두툼한 껍질을 베어 물면 부드러운 속살이 발효종 특유의 멋들어진 향을 내며 입안 가득 퍼진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천연 발효빵, 과연 나도 만들 수 있을까?

Credit Info

촬영협조
오월의 종 단풍나무점
포토그래퍼
김나윤
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