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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⑨ 덧셈 편

덧셈을 정말 알고있나요?

On May 17, 2018 0

‘수학’ 하면 복잡한 수식과 계산이 떠오르나요? 식은땀이 나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오나요? 나온교육연구소 박영훈 소장은 더 이상 문제 풀이식 수학으로 아이들을 괴롭혀선 안 되며, 수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수학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해야 수학의 첫걸음을 제대로 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아홉 번째 칼럼은 ‘덧셈’입니다.

PROFILE

PROFILE 
박영훈 소장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몬타나주립대학에서 수학 M.A.를 취득, 현재 홍익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와 나온교육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수학이란 학문이 숫자와 기호의 조합이어서는 안 되며 삶의 온기가 느껴지는 수학, ‘생활 속의 수학’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며 수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 중·고등 수학 교과서를 집필했으며 저서로 <당신의 아이가 수학을 못하는 진짜 이유>, <새로 쓰는 초등수학 교과서> 시리즈가 있다. <베스트베이비>의 칼럼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를 통해 유아 수학의 기본을 짚어주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연산을 가르쳐야 할까? 옆집 아이는 **수학, **연산이라는 학습지를 시작했다던데…’, ‘최소한 덧셈과 뺄셈은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닌가? 혹시 이대로 있다가 학교 가서 수학을 못하는 게 아닐까?’ 많은 부모들이 이런 고민을 안고 불안해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고민의 크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계산은 잘하는데 응용문제가 시원치 않다고 하네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등 주제만 살짝 바뀐 경우가 많지요.


솔직히 말해 현실에서는 연산 교육과 관련한 이런 의문에 속 시원한 답을 찾기 힘듭니다. 그저 시중에 널린 학습지의 연산 문제를 반복해 풀어보는 것 외에는 별 대안이 없다고도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새삼스럽지만 연산도 수학의 한 분야라는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만 합니다. ‘수학적 사고’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은 사고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연산도 기계적으로 무작정 반복 연습만 거듭하는 게 아니라 사고를 토대로 학습하는 게 마땅합니다.


혹시 ‘2+3=5, 8-2=6, 3×2=6, 8÷4=2’ 같은 걸 연산으로 알고 있지 않나요? 연산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과 같이 ‘셈’을 하는 사고 과정을 말합니다. 따라서 연산은 지금 나열한 것과 같은 수학식과는 구별해야 마땅합니다.

잠시 후에 살펴보겠지만 덧셈과 뺄셈은 수 세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수학적 사고’입니다. 반면에 이를 형식화한 수식은 기호 사용법에 관한 일정한 교육을 받아 형성되는 기능입니다.

이는 어느 정도 말하기에 익숙해진 후에 글자를 익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즉, 수 개념이 형성되어 수 세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덧셈과 뺄셈이라는 연산 개념을 터득하게 되고, 이후에 이를 형식적인 수식으로 표현하는 걸 익히게 되는 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  우리는 사칙연산을 정말 알고 있을까?
‘사칙연산쯤이야, 분수나 소수 계산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정확하게 읽어야 합니다. 사칙연산을 ‘할 수 있느냐’고 물은 게 아니라 ‘알고 있느냐’고 물었으니까요. 할 수 있는 게 곧 알고 있는 건 아닙니다.

우선 덧셈을 살펴봅시다. 3+2라는 덧셈(덧셈식이 아닙니다)의 답은 누구나 5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2라는 덧셈이 전혀 다른 두 가지 문제 상황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음 두 문제의 차이점을 생각해보세요.

 


두 문제 모두 3+2=5라는 같은 덧셈식으로 나타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문제 상황의 구조까지 같은 건 아닙니다. 우선 문제 (1)은 3명의 승객에 새로운 승객 2명을 ‘더’하는 상황입니다. 그 결과 전체 승객 수의 변화가 생기는데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 상황의 구조를 그림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다음의 세 가지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이를 다음과 같이 수직선으로 나타내면 문제의 구조가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덧셈이라는 용어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더 간다’ → ‘더한다’ → ‘덧셈’, 즉 처음보다 ‘더’ 늘어났거나 덧붙여진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이를 헤아리는 셈(개수 세기)인 ‘더하는 셈’을 줄여 ‘덧셈’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 (2)는 ‘더하기’ 상황과는 뭔가 다른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강아지와 고양이라는 두 개의 전혀 다른 집합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두 집합을 ‘합(合)’하는 상황이 전개됩니다. 이를 다음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두 집합을 결합하여 하나의 새로운 집합을 만들어 그것의 원소 개수를 구하는 것이죠. 따라서 더하기가 아니라 ‘합(合)’하는 상황이고, 이를 나타내는 3+2는 합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덧셈과 합산은 어떻게 다를까?
‘더’하기 상황의 덧셈과 ‘합’하기 상황의 합산 사이에 있는 미묘한 차이를 파악하셨나요? 더하기와 합하기라는 상황 차이에도 불구하고 ‘3+2’라는 똑같은 하나의 수학식으로 나타냅니다.

‘+’라는 수학적 기호만으로는 두 상황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지만, 기호의 의미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해야 합니다. 사실 식에 들어 있는 기호의 의미만이 아니라 2와 3이라는 숫자도 각기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더하기 상황에서는 ‘3에 2를 더’하는 것이므로 처음에 주어진 상태(이미 버스에 앉아 있는 승객 수 3)와 변화되는 양(새로 승차하는 승객수 2)으로 3과 2는 그 위상이 다릅니다. 반면에 합하기 상황에서의 3(강아지 수)과 2(고양이 수)는 동등한 위치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합하기 상황에서는 두 수를 바꾸어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므로 덧셈의 교환법칙은 더하기 상황보다는 합하기 상황에서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덧셈(더하기)과 합산(합하기)은 단순히 우리말과 한자어의 차이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상황을 말하는 거라 할 수 있습니다.

단지 똑같은 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을 뿐이죠. 하지만 앞에서 제시한 수직선과 벤다이어그램 모델에서 이들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직선 모델에서는 처음 숫자 3(더해지는 수)은 출발점을 나타내고 다음 숫자 2(더하는 수)는 변화된 양을 뜻합니다. 반면에 벤다이어그램 모델에서는 두 집합이 동등하게, 즉 두 숫자 3과 2가 동등하게 다루어집니다.




 ->  합산보다는 덧셈 상황을 먼저 제시할 것
3+2라는 하나의 수학식이 주어진 개수에 뭔가를 덧붙이는(첨가하는) 덧셈과 두 집합을 결합하는 합산으로 구별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를 별로 의식하거나 구분하지 않습니다.

3+2라는 수학식은 덧셈이건 합산이건 결국 ‘모두 몇 개인가?’라는 전체 개수를 구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이미 수 세기에 능통한 전문가인 우리는 이를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쉽게 그 결과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수 감각을 형성하는 단계에 놓인 아이들은 우리와는 다릅니다. 덧셈이라는 연산은 지금 익히고 있던 수 세기와 관련짓는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 3개가 들어 있는 바구니에 2개를 더 넣으면 모두 몇 개의 사과가 들어 있는가?’라는 문제는 아이들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개수 세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해결 방법은 아이들의 수 감각 형성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우선 다음 그림을 보세요.



모두 세 번의 수 세기를 통해 덧셈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먼저 바구니에 들어 있는 사과 3개를 세어보고 이후에 바구니에 넣을 사과 2개를 각각 세어봅니다. 그리고 이들을 함께 모아서 처음부터 다시 세어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어본 숫자 5를 정답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전체 개수를 일일이 모두 세어보는 과정을 거쳐서 덧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 감각이 발달하면 좀 더 발전된 전략을 자연스럽게 구사합니다.


더 이상 3개와 2개를 모아 다시 전체의 개수를 세어가는 ‘모두 세기’를 하지 않고 3개를 먼저 파악한 후에 곧이어 ‘넷, 다섯’이라고 말합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이어세기’를 하는 것이죠.



덧셈을 처음 접하는 아이에게 합산보다는 덧셈 상황부터 제시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먼저 이어세기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다음 합산 상황도 슬며시 점진적으로 제시해야겠지요. 물론 덧셈 결과가 10을 넘는 문제는 아직 이릅니다. 다음 호에서는 뺄셈에 대해 알아봅시다.
- 박영훈의 수학탐험대 ⑨편 끝

 

‘수학’ 하면 복잡한 수식과 계산이 떠오르나요? 식은땀이 나고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오나요? 나온교육연구소 박영훈 소장은 더 이상 문제 풀이식 수학으로 아이들을 괴롭혀선 안 되며, 수학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수학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해야 수학의 첫걸음을 제대로 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박영훈의 수학 탐험대> 아홉 번째 칼럼은 ‘덧셈’입니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박영훈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www.gettyimagesbanks.com)

2018년 5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한보미 기자
박영훈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www.gettyimagesban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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