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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 분투 실전육아

육아지 에디터의 고군분투 실전 육아

On November 09, 2017 0

 


남의 집 남편이 딸바보라면 내 남편은 그냥 육아바보다. 둘이 잠깐이라도 붙여두면 어찌나 아이를 울리는지 남편과 있어도 난 엉덩이 붙일 틈이 없다.

한번은 오기로 우는 아이를 무작정 남편에게 맡기고 외출을 감행했는데, 자정이 다 되어 들어오니 아이는 울다 지쳐 잠들어 있었다. 자면서도 ‘흑흑’ 흐느끼는 아이가 어찌나 안쓰러운지 가자미눈으로 쿨쿨 자는 남편을 한동안 흘겨봤다.

육아바보 남편 덕에 자유부인? 난 그런 거 모른다. 아무튼 그 사건 이후로 아이는 초강력 엄마 껌딱지가 되어 한동안 볼일(!)도 맘 편히 보지 못할 정도였다.


뉘 집 애는 일어나면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찾고 아빠와 단둘이 키즈카페도 간다던데 우리 집은 언감생심이다. 남편이 육아바보가 된 원인을 몇 가지 예측해보건데, 일단 평일에는 아기가 잘 때 출근해서 잠들면 들어온다는 것.

즉,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빠 다녀올게~”라며 손 흔드는 아빠에게 “다음에 또 놀러 오세요~”라고 인사하는 박카스 광고 속 꼬마의 모습이 내 아이와 오버랩되며 머지않아 우리 집 풍경이 될 것만 같은 강한 예감이 든다.


두 번째로는 잠. 천성은 밝으나 잠이 많은 게 흠인 남편은 육아에 있어 쓸 데가 없다. 주말 아침, 잠을 무척 고파하는데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해봤으니 그 마음 십분 이해하지만 아이가 생겼음에도 총각 때나 신혼 때와 변함없는 모습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주말 아침에 남의 집 남편들이 아이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이 가장 부럽다).

마지막으로, 여자의 마음을 몰라도 너~어~무 모른다는 것. 연애할 때 그렇게 내 마음을 몰라주더니 아이고야! 이 남자 자기 딸 마음도 당최 못 읽는다.

아이와 놀아줄 때면 늘 그렇듯 땀을 뻘뻘 흘리며 애를 쓰는데 노력은 가상하나 문제는 아이의 마음을 전혀 읽지 못한다는 데 있다. 아이가 책을 가리키는데 인형을 마구 들이대고, 아이는 걷고 싶어 하는데 안으려하고, 안기고 싶은데 억지로 유모차에 태우는 등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육아 태도가 둘 사이를 점점 멀어지게 한다.

신혼 땐 1년에 서너 번 싸웠다면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한 달에 서너 번이 우습다. 근래는 정말 주말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로 남편과 육아 트러블로 인한 다툼이 잦아졌다.

한 가지 더 우리의 싸움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는 하필 내 주변에 그렇게 아이를 물고 빠는 남편들이 많다는 것. 또래 아이 키우는 부부 동반 모임만 나갔다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싸우고야 만다.


신생아 때는 되레 나보다 아기를 더 잘 재우고 먹이던 사람이었는데, 아무튼 아이의 아빠 거부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나는 나대로 지치고 남편의 육아 자신감도 바닥을 드러내는 듯 하다.

“여보, 육아휴직 내보는 게 어때? 아이와 관계 개선도 그렇고, 요즘 기업에서 장려하는 분위기라던데?”라고 은근슬쩍 물으니 “진급 앞두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만년 대리 와이프로 남고 싶으냐”, “그러다 회사 잘리면 뭐 먹고 살래?” 등등 뭔 가당치도 않은 얘기를 하느냐며 되레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이런 초현실주의자 같으니라고!).

정부와 기업에서는 아빠의 육아 참여를 독려하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지만 아직 남편 회사에서는 단 한 명의 휴직자도 없을뿐더러 평일 야근은 기본, 부서에 따라 주말 출근도 당연시하는 보수적인 분위기라 말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은 모양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지만 남편에게, 우리 가족에게 육아휴직은 딴 세상 이야기다. 아무튼 이 자리를 빌려 내 남편을 비롯한 육아바보 남편들 보시라!

육아는 비단 엄마만의 몫이 아니다. 부부 공동의 책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매일 크느라 수고하는 아이와 육아로 지친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잊지 마시길.

 

 >  이아란 씨는요…

전 <베스트베이비> 기자로 11개월 된 딸 예서를 둔 초보맘. 3년간 육아지 에디터로 일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육아 전선에 뛰어들었으나 오늘도 ‘초보’ 딱지를 떼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Credit Info

기획
김도담 기자
이아란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www.gettyimagebank.com)

2017년 11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김도담 기자
이아란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www.gettyimage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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