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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자연주의 육아, 이렇게 실천해 보세요!

자연주의 육아는 정말 가능할까? PART 2

On October 12, 2017 0

 


 ->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이안소영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지금이라도 사고방식을 바꿔야 해요”


편리하다는 이유로 사용한 물건들이 건강한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의 이안소영(48세) 사무처장은 요즘 같은 현실에서 무작정 ‘불편함’을 감수하라고 강요하는 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너도 나도 경쟁에 몰리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도록 등 떠밀리는 현대 사회에서 물건을 생태적으로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일들은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시골에서 나고 자랐는데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해 도시 생활을 시작했더니 감기가 6개월 동안 낫지 않았어요. 저에게 도시는 너무 시끄럽고 복잡한 곳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에코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졌고 ‘소비 일기’를 작성하는 등 자연 파괴를 하지 않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임에 참여하게 됐어요. 그런 인연으로 여성환경연대에서 일하게 되었고, 성미산마을공동체에 살고 있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일종의 연대의식이 있어요.

일반적이지 않은 라이프스타일을 혼자서 고수하기는 힘들잖아요. 나와 생각이 비슷하고 함께 움직이는 공동체가 있어 유지할 수 있었어요.”


그녀의 생활 원칙은 불필요한 것은 사용하지 않고, 몸에 해로운 건 피하는 것이다. 면 생리대를 쓰고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비누와 기초 화장품은 만들어 쓰고 색조 화장은 하지 않는다.

속옷을 제외하고 새 옷을 사 입은 지 오래됐다. 출퇴근은 자전거로 하고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식재료도 대부분 생협에서 구입하고 오래전부터 채식을 실천해 왔다.


“새로운 물건은 거의 사지 않아요. 천연 직물로 만든 옷도 생산과 유통을 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답니다. 집 근처의 ‘재살림가게’를 이용하는데 쓸 만한 것이 많아요.

또 에어컨이나 전자레인지, TV, 전기밥솥 등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전제품은 사용하지 않고요. 와이파이 공유기 등 대기전력을 소비하는 플러그는 밤에 모두 뽑고 잔답니다.”


부모의 일반적이지 않은 라이프스타일을 자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올해 13살이 된 딸은 엄마 아빠의 ‘특별한’ 라이프스타일 덕분에 어릴 때부터 가공식품은 접할 기회가 없었던 아이, 얼마 전까지 피자나 햄버거를 싫어하는 유별난 아이로 유명했다.

자연적인 맛만 보고 자란 아이에게 자극적인 패스트푸드가 입맛에 전혀 맞지 않았던 탓이다. 또한 이안 사무처장은 딸에게 아직 휴대폰을 사주지 않았는데, 친구들과 스마트폰 메신저로 소통하는 것 대신 만나서 놀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여성환경연대는 최근 시중에 판매되는 일회용 생리대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유 여부를 확인하고자 연구를 의뢰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안소영 사무처장을 만난 날도 그녀의 휴대폰은 쉴새 없이 울렸다.


“요즘 저희 단체에 전화 문의가 정말 많이 와요.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고 일반 여성들도 어떤 생리대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일회용 제품’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더 이상 생리대라는 특정 제품군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최근 생리대 파동으로 하나의 제품이 특히 위험하다거나, 저희 단체가 특정 브랜드의 지원을 받았다는 왜곡된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요,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얘기들이 퍼지는 게 정말 안타까워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생활용품의 화학물질을 조사하고 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을 취하는 거예요. 화학물질이 소량씩 검출된다고 해도 ‘칵테일 효과처럼 그것들이 모이면 많은 양이 되거든요.”


일회용품에 대한 위험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지만, 한 제품만 위험한 것처럼 왜곡 보도되어 실험 결과의 공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이 무척 안타까웠다는 이안소영 사무처장.

이번 연구는 시민들의 펀딩을 받아 재원을 마련했고, 실험 결과는 식약처에만 전달했을 뿐 어떤 언론사에도 제공한 적이 없다는 것이 여성환경연대의 공식 입장이다.


그녀의 말대로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사는 건 요즘 같은 사회에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사회가 바뀌기 위해서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는 게 우선이다. 성장, 발전, 효율성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의 행복이라면 이제 더 중요한 것을 선택할 때가 됐다. 선택은 부모의 몫이다.







 ->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정명희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내할 만한 범위 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보세요”


6세와 10세 두 자매를 키우는 정명희(44세) 씨는 녹색연합의 협동사무처장으로 일한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의 생태계 보호를 포함해 에너지 자립 및 전환을 위한 사회운동, 탈핵 운동 등 푸른 한반도를 되찾기 위한 생활문화운동을 펼치는 사회단체다. 1998년부터 녹색연합에서 일하기 시작했다는 정명희 씨의 육아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아무래도 관련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하다 보니 자연스레 영향을 받게 되더라고요. 저는 두 아이 모두 조산원에서 낳았는데 주변인들의 영향이 컸어요.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은 선배들이 많았거든요. 간혹 가정 분만을 하는 분들도 계셨고요.”

결혼 전부터 환경단체에서 일하며 유기화학물이나 인공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접하다 보니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받았다.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약 20여 년간 면 생리대를 써오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천 기저귀를 채웠다.

“결혼 전에 면 생리대를 만드는 캠페인을 많이 진행했어요. 직접 면 생리대를 만드는 워크숍에도 참가했고요. 아무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한들 그 안에 들어가는 흡습제는 인공 화학물질이고, 펄프를 소독하는 데도 엄청난 양의 유기화학물이 들어가요.

저는 생리를 하고 나면 질염 비슷하게 가려움증이 생겨 며칠씩 고생했는데, 면 생리대를 사용한 뒤로 그런 증상이 사라졌어요. 내가 경험하고 나니 아이에게 일회용 기저귀를 채우고 싶지 않더라고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표백이나 염색을 거치지 않은 광목 천을 직접 구입해 빨고, 삶고, 말리기를 반복해야 했다. 대소변이 잦은 신생아기에는 50장 정도의 천 기저귀를 매일 손빨래 해야 했다. 기저귀 빨래를 해주던 남편은 주부습진까지 생겼단다.

“외출할 때도 가지고 다녔는데 하루는 시댁에 갔다가 천 기저귀를 다 쓴 거예요. 바로 근처에 대형마트가 있었는데 저는 곧장 집으로 돌아왔어요. 말 그대로 무식(!)했죠. 무엇보다 그때는 젊었고, 체력이 됐고, 또 처음이니까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물티슈 대신 가제 손수건과 물을 챙겨 다니는 건 기본. 아이 식기를 살 때는 플라스틱 제품을 피해 대나무 숟가락을 구입하거나 증조할머니께서 시집 올 때 가져오셨다던 놋그릇을 사용했다.

아이를 씻길 때도 스테인리스 대야를 썼다. 또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후 장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에 천연고무로 만든 장화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기도 했다.


“비 오는 날이 얼마나 되고, 장화를 신으면 얼마나 신겠어요. 그럼에도 마음속에 거리낌이 있었어요. 고무 성분에는 대부분 PVC라는 게 함유되는데, 여기에는 프탈레이트라는 가소제가 들어가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화학물질인데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죠. 그래서 생고무로 만든 옛날 장화를 신겼어요.”

그렇다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워킹맘에게 ‘그래도 건강을 위해 면 생리대를 써야 합니다’라고 무작정 고집할 수는 없는 법. 정명희 씨는 자연주의 육아를 하고 있지만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는 천 기저귀를 매일 세탁하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어요. 남편이 도와주기도 했고, 나름 환경운동가인데 일회용 기저귀를 쓸 수는 없잖아요.(웃음) 천 기저귀를 빨고, 널고, 개는 일이 저에게는 생활의 리듬을 잡아주는 일이기도 했고요.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사실 너무 힘든 일이죠. 후배들에게도 아이 백일까지는 일회용 기저귀를 쓰라고 조언해요. 또 아이들에게 한 알에 1000원짜리 친환경 달걀을 먹이는 대신, 키즈카페는 명절에 한 번 방문할 정도로 포기하는 것도 많고요.”


사회적으로는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정말 안전한 제품이 나오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지만 100%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제품은 없다. 어느 정도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그녀의 조언이다.


“환경이 계속 바뀌는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3가지를 제시하는데 기후 변화를 막는 것, 속도를 늦추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적응’이에요. ‘유해한 걸 알지만 그냥 써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내 몸과 아이의 건강을 위해 스스로 감내할 만한 불편함의 기준을 정하는 거죠.

사실 시판되는 제품에서 검출되는 유해물질은 대다수가 독성이라고 말하기에도 애매할 만큼 극소량이에요. 그렇지만 환경호르몬인 건 틀림없으니 가능한 한 피하자는 겁니다. 그렇게 문제를 인식하고 실천하다 보면 아이들 다음 세대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Credit Info

기획
심효진·강지수·김도담 기자
사진
이성우, 안현지

2017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심효진·강지수·김도담 기자
사진
이성우, 안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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