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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왜?> ⑤편

육아지 기자가 묻고 아동심리 전문가가 답하다

뽀로로·폴리가 그리도 좋더냐… 베이비 덕후의 탄생

On May 10, 2017 0

‘우리 아이는 왜?’ 5편은 내 아이의 못 말리는 캐릭터 사랑에 대해 다룹니 다. <베스트베이비> 박시전 기자가 묻고, 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김이경 소장이 답했습니다

 ->  ​아이의 캐릭터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


 … ​ ​박 기자​ ▶ 돌을 갓 넘긴 아기가 ‘뽀롱뽀롱 뽀로로’에 열광하고, 혀 짧은 소리로 로보카 폴리 주제가를 ‘완창’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아이들의 캐릭터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캐릭터를 좋아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대략 언제인가요?


 … ​ 김 소장  ▶ 딱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보통 만 3세를 기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서서히 조짐이 보이죠. 만 2세 무렵 ‘자아’에 대한 인식이 생기고, 좋고 싫은 것이 명확해지면서 점점 ‘취향’도 생깁니다. 


그러다 만 3세쯤이면 또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타인과 본격적으로 관계를 맺으려 하는데,바로 이 무렵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납니다.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려면 단순히 외모뿐 아니라 그 캐릭터의 사연, 행동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한마디로 이런 조건이 맞물리는 시기인 만 3세 무렵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어납니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은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두 살아이도 뽀로로 같은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인데요. 이건 취향 때문이라기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대사, 뽀로로며 크롱이 뒤뚱뒤뚱 걸을 때 나오는 효과음, 등장 캐릭터들의 귀여운 몸동작 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 ​ ​박 기자 ▶ 아이가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서서히’ 정들었다기보다 한 번에 ‘꽂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첫눈에 반했다 할까요?


 … ​ 김 소장  ▶ 엘사가 세상을 얼음으로 만들어버리는 팔 동작처럼 어떤 장면이나 말, 영웅적 행동 같은 것을 보고 순식간에 매료되는 거죠. “엘사가 왜 좋아?” 하고 물으면 애들은 대부분 “그냥 좋아”라고 답하지만 그 안에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연령이나 기질에 따른 심리적 이유가 큽니다. 멀리 갈 것 없이 부모님들이 드라마나 영화 볼 때 매료되었던 캐릭터를 떠올려보세요.

별에서 온 외계인(도민준), 도깨비(김신)처럼 엄청난 능력자이지만 쓸쓸한존재, 도봉순처럼 귀엽고 여린 외모에 괴력을 가진 캐릭터가 좋을 수도 있고, 주인공의 유쾌한 친구로 나오는 서브 남주에게 호감이 갈 수도 있습니다.

보고 나서 ‘내가 저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거나 ‘저런 사람이 내 남편이었으면, 내 친구였으면, 내 멘토였으면’ 싶은 캐릭터와 사랑에 빠집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캐릭터의 어떤 모습이나 성향을 자기와 동일시하면서 좋아하게 됩니다.

 ->  ​아이가 캐릭터에 빠진 제각각의 이유


 … ​ ​박 기자 ▶ 연령대별로 인기를 끄는 특정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미취학5~7세 아이라면 파워레인저의 ◯◯포스 시리즈, 요괴워치, 터닝메카드가 대표적이죠. 이보다 어린 ‘베이비’들에게는 뽀로로, 타요, 폴리 등이 사랑을 받고요.


 … ​ 김 소장  ▶ 스토리보다 시각적 이미지에 더 끌리는 만 2~3세에는 2등신 외모에 둥글둥글 배가 나오고 행동이 느린 뽀로로 류의 캐릭터에게 끌립니다.이런 애니메이션은 세상살이를 쉽게 풀어주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코코몽’이나 ‘우당탕탕 아이쿠’같은 캐릭터가 대표적인데요, 이런 캐릭터들은 이제 막 세상의 규칙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먹고 배우고 탐험하는 이야기를 쉽고 재미나게 알려줍니다.

비슷한 입장에서 동질감을 느끼는 거죠. 게다가 단순한감탄사를 반복하는 천하 태평한 캐릭터 설정이 아이들에게 위안을 주기도 합니다.

유독 타요나 폴리 같은 자동차 캐릭터들의 쌩쌩 달리는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건 넘치는 에너지로 마음껏 달리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거라 볼 수 있죠. 만 3~4세 무렵부터는 힘과 화려함에 빠집니다.

공상이 늘고, 무엇이든 내가 주도해서 이끌어가고 싶은 심리, 내가 세상의 중심이길 바라는 심리가 강한 시기인 반면 현실은 어린이집처럼 규칙이 있는 곳에 다녀야 하고, 친구들과 갈등을겪는 과정에서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별로 없지요.

그래서 힘에 대한욕구와 억눌린 감정을 동시에 해결해 줄 ‘번개파워 번개맨’ 같은 영웅, 엘사 공주,힘의 끝판왕인 각종 변신 로봇이 사랑받습니다.

만 4~5세에도 여전히 영웅이나 공주를 사랑하지만, 여기에 더해 포켓몬처럼 ‘진화’와 관련된 캐릭터에 열광합니다. 놀이치료실에서 아이들과 극놀이를 하다 보면 ‘업그레이드’, ‘진화’, ‘변신’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성장하고 싶고 더 잘해내고 싶은 발달 단계의 특성이 캐릭터나 놀이에도 묻어난다고 볼 수 있지요.
 

 ->  ​캐릭터 장난감에 ‘꽂힌’ 아이, 어떡할까? 

 


 … ​ ​박 기자 ▶ 대부분 아이들이 캐릭터에 홀릭되는 시기가 있다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 ​ 김 소장 ​ “우리 아이는 캐릭터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혹시 문제가 있나요?”라고 걱정하는 엄마들의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 아이돌이나배우 팬질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도 있고, 연예인보다 스포츠 선수나 과학자를좋아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아이의 성향에 따라 캐릭터에 별 관심을 갖지 않을수 있습니다. 만일 아이가 그 누구에게도, 어떤 대상에도 애정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짚어봐야겠지만 단순히 캐릭터에 관심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캐릭터에 지나치게 홀릭하는 경우가 실상 더 많지요. 캐릭터인형과 한 몸인듯 어디든 데려가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특정 캐릭터 옷만 입겠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하는데 그냥 아이의 귀여운 ‘덕질’이라고 여겨주세요.

다만 TV나 스마트폰 등의 매체를 보는 시간은 짚어봐야 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보다 캐릭터를 보는 시간이 더 많다면 자연히 캐릭터에 빠져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또 아이가 매체를 접한 시간이 그다지 길지도않은데 놀이할 때나 대화할 때 특정 대사를 마치 책 읽듯 반복하거나 뜬금없는상황에서 특정 캐릭터의 대사를 말한다면 이 또한 살펴봐야 합니다. 간혹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이런 특성을 보이기도 하니까요.

 … ​ ​박 기자 ▶ ‘캐릭터 사랑’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아이가 캐릭터 ‘상품’에 빠지면 부모로선 참 난감합니다. 특정 캐릭터를 좋아하면 당연히 관련 상품도 갖고 싶어지잖아요.


업체들은 부모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쩜 그리도 매력적인신제품을 끊임없이 내놓는 걸까요. 관련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때면 해당 제품도함께 출시되는데 사도 사도 끝이 없어요. 그리고 뒷수습(?)은 늘 부모의 몫이에요.

인기 아이템 구하느라 서울 시내 마트 곳곳을 돌아다닌 덕에 간신히 해당 제품을 손에 넣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부모를 여럿 보았습니다.

 … ​ 김 소장 ▶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이면 캐릭터 장난감을 사려고 눈물겨운사투를 벌인 부모님들 많으실 거예요. 중고장터에서 레어템을 구매했다가 사기당했다는 사례도 간간이 나오죠. 


모든 캐릭터 상품을 다 사줄 순 없습니다. 또 장난감 개수가 많다고 아이의 욕구가 채워지는 것도 아니고요. 몇 개를 사는 게 정답은 아닙니다. 부모님이 정한 기준 내에서 약속을 하고, 아이가 기다리는 연습도 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그 장난감으로 ‘얼마나 재미나고 즐겁게 노느냐’입니다. 사연이 담기지 않은 물건은 언제나 쉽게 잊히기 마련입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놀았던 장면이 행복한 이미지로 아이 머릿속에 남을 때 비로소 그 캐릭터는온전히 아이만의 캐릭터, 세상에 하나뿐인 온리 원(only one)이 되는 거니까요.

plus tip 아이의 ‘캐릭터 사랑’에 대처하는 법
 + ​ 캐릭터 옷이나 신발을 고집한다면 길게 실랑이하기보다 허용해준다.어른들 눈에는 유치해보여도 아이한테는 정말 소중하다.


 + ​ 다만 캐릭터 때문이 아니라 캐릭터가 그려진 옷의 특정 재질에 안정감을느껴서 그런 거라면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옷을 찾아보자. 촉감이 원인인 경우대체품이 있다면 아이는 굳이 캐릭터를 고집하지 않는다


 + ​ 아이가 조른다고 한도 끝도 없이 캐릭터 장난감을 사다 나를 순 없다.금액, 개수 등 기준을 정해놓자. 예를 들어 한 달에 한 번, 기념일 혹은 어떤약속을 잘 지켰을 때 등.


 + ​ 캐릭터 장난감을 갖고 놀다보면 TV에서 본 스토리 위주로 놀이가 반복될수 있다. 이때 다른 장난감을 조합해 놀게하면 좀 더 다양한 놀이로 확장할 수있고 상상력도 발휘된다.


 + ​ 아이가 캐릭터 장난감에 시들해지면 잠시 안 보이는 데 넣어두었다 나중에 다시 꺼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히려 익숙한 방식과 다른 놀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예를 들면 강한 캐릭터가 힘이 약해졌다 다시 업그레이드되어 더 강해졌다는 이야기, 헤어졌던 친구와 만나는 이야기 등다양한 스토리로 극놀이를 전개할 수 있다. 

김이경

김이경

놀이로 아이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아동심리상담사. 놀이가 아이와 부모를 잇는 다리가 되어줄 거라 믿으며 상담실에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으로 <베스트베이비>, <앙쥬> 등 여러 매체에 육아 칼럼을 기고한다

박시전

박시전

궁금증, 호기심 많은 15년차 육아지 기자. 아이 키우며 궁금한 게 생길 때면 편집회의와 꼼꼼한 취재를 거쳐 기사화하고야 마는 생활밀착형 육아 전문 에디터로 현재 <베스트베이비> 객원기자.

‘우리 아이는 왜?’ 5편은 내 아이의 못 말리는 캐릭터 사랑에 대해 다룹니 다. <베스트베이비> 박시전 기자가 묻고, 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김이경 소장이 답했습니다

Credit Info

기획·글
박시전 기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사진
추경미

2017년 05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글
박시전 기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사진
추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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