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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의 육아 상담실 ⑯편

봄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

이게 다 알레르기 때문이야…

On April 07, 2017 0

봄이면 연신 ‘에취 에취’ 재채기를 해대고, 코가 꽉 막혀 잠을 설치고 눈 과 코를 비비며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늘어납니다. 감기와는 다른 ‘알레 르기 비염’ 때문입니다. 감염성 질환은 아니라지만 힘들어하는 아이 모 습에 엄마 아빠도 애가 탑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등의 계절성 요인, 집먼지진드기 등이 원인으 로 꼽히곤 합니다. 많은 아이들에게 나타나지만 여간해선 잘 낫지 않고 때만 되면 증상이 반복되는 알레르기 비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정재호 선생이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궁금증, 그 리고 적절한 치료법에 대해 조언해주었습니다.

‘비염’이라는 진단은 보통 ‘알레르기 비염’을 대신하는 말로 쓰이는 듯합니다. 이를테면 “감기인가요? 비염인가요?” 라고 흔히 물어보는 데서 알 수 있듯 최소한 ‘감기’와는 다른 질병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코의 염증을 의미하는 ‘비염’에는 여러 하위분류가 있습니다. 그중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비염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기’입니다. 세균 감염으로 인해 화농성 비염이 생긴다면 그게 예전에는 ‘축농증’이라고 불렸던 ‘비부비동염’이고요. 

 

반면에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나 진드기 등 우리 몸에 크게 해롭지 않은 물질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일 때로 좁혀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혈관운동성 비염, 호산구증가성 비알레르기 비염, 약물성 비염 등 다양한 비염이 있으며, 각각의 원인과 치료 계획에 차이가 있으므로 의사의 설명을 들을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이를 구분해 받아들이는 게 증상 완화와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  알레르기 비염 진단, 어떻게 할까?

아름다운 계절인 봄이면 소아청소년과 진료실은 더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감기를 비롯한 각종 감염성 질환이 많아질 뿐 아니라 계절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이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콧물을 흘릴 때 ‘감기’나 ‘부비동염’ 같은 감염성 질환인지 아니면 알레르기인지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동반되거나 아토피피부염 같은 특별한 조건이 있다면 모를까 증상과 진찰만으로는 감염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형제가 많거나 일찍부터 보육기관에 다니고 있다면 감염성 비염이 반복되는 빈도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는 횟수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습니다. 유발검사나 피부단자검사 등 정확한 검사는 아이가 어릴수록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20분 가량 가만 있어야 하고, 유발검사는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쇼크)의 위험 때문에 대학병원급에서만 권합니다. 혈액검사를 통한 알레르기 검사는 채혈이 필요하므로 선뜻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유니캡(UNICAP) 검사 등 비교적 정확한 혈액검사도 많이 하지만 검사할 수 있는 항원 개수에 제한이 있어 보호자가 몇 가지 의심되는 원인이나 상황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무작정 시행하기는 조금 망설이게 됩니다. 

 

결국 다른 소아 알레르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한 의사가 여러 차례 반복해서 진료해야 원인을 의심할 수 있고 그래야 적절한 검사와 치료 방침을 세울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진단은 단골 의사에게 여러 번 진료받았을 때는 비교적 쉬운 일이 지만 전형적인 증상이 없다면 처음 진찰한 아이를 진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전형적인 증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  대표적인 증상은?

전형적인 증상으로 코와 주변부의 가려움·재채기·맑은 콧물·간헐적인 코막힘·눈 가려움 등을 꼽습니다. 원인 항원에 노출될 때 이러한 증상이 눈에 띄게 악화되는데 계절성을 보이는 경우 꽃가루 등이 주요 원인이고, 1년 내내 일관되게 증상을 보인다면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실내 곰팡이, 바퀴벌레 등 실내 항원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증상으로 인해 수면에 어려움이 있거나 놀이나 학습에 방해가 될 정도라면 심한 상태라고 볼 수 있죠. 코막힘은 주로 밤에 심해지는데 이로 인해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입술이 건조해져 갈라지고 자다 깨면 입 냄새도 납니다. 코를 자주 만지고 후비기 때문에 코피도 자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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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이렇게…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환경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원인 항원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피하는 게 가장 좋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차선책으로 노출을 줄이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집먼지진드기는 습하고 따뜻한 곳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습도는 50% 안팎, 온도는 25℃ 이하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가구 밑 등을 비롯해 집 안 구석구석을 물걸레로 자주 닦고 향수나 방향제 사용을 줄입니다.

 

침대나 천으로 된 가구는 진드기 방지용 특수 커버를 씌우고 침구나 옷은 55℃ 이상의 물로 주 1회 세탁해 햇빛에 충분히 말리고 털어줍니다. 또한 헤파(HEPA)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가스레인지나 석유난로 사용을 줄이며 자주 환기하는 게 좋습니다. 

 

치료 및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 선택과 사용 기간은 증상의 빈도와 정도에 따라 다르게 권합니다. ‘약을 먹으면 그때뿐’이라는 불평을 자주 듣게 되는데, 그게 바로 알레르기 질환의 특징이므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개선된 후에도 일정 기간 약물을 투약하는 게 중요합니다.

 

치료를 기대하기보다는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겠지요. 그렇다 보니 알레르기 약은 대개 장기간 투약하게 되고 그래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기약에 흔히 처방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거나 오히려 흥분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고 눈과 입이 건조해지며 변비나 배뇨장애를 유발하기도 해 알레르기 비염에는 잘 쓰지 않습니다. 쓰더라도 짧은 기간만 처방합니다. 

 

반면에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리거나 흥분하는 일도 드물고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도 거의 없어 몇 년 동안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한 편입니다. 아이가 두 돌이 지났다면 코 스프레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 스프레이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일반 구매가 가능한 코 전용 식염수 스프레이(오트리빈베이비, 피지오머, 엔클비액 등),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나조넥스, 아바미스 등),비충혈제거제(오트리빈 등)인데, 이 중 유아에게 처방되는 코 스프레이는 두 번째 스테로이드제제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전신 흡수가 적고 성장에 영향이 없으며 드물게 나타나는 코피나 화끈거리는 듯한 작열감 외에는 부작용도 별로 없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스테로이드’의 문제점과는 거리가 있지요. 

 

보통 2주 이상 사용해야 최대 치료 효과에 이룰 수 있으며 콧물, 재채기, 코막힘, 눈 가려움 등 알레르기 비염의 거의 모든 증상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됩니다.가끔 코 스프레이를 오래 사용하면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정말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기 해당되는 스프레이는 비충혈제거제로 코막힘만 완화하는 약입니다. 약물 유발성 비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소아에게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코 점막의 부종과 비후가 잦아 비부비동염에 자주 걸립니다. 

 

이때는 항생제 투약이 필요한데 ‘우리 아이는 항생제를 먹지 않으면 감기가 낫지 않아요’라고 데려오는 아이들은 일단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게 비염인가요, 축농증(비부비동염)인가요?’라는 질문도 자주 듣는데 대답은 ‘둘 다입니다’일 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비부비동염에도 잘 걸리기 때문이죠. 게다가 삼출성 중이염도 잘 생겨서 귀가 먹먹하다는 표현을 하거나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에게 천식이 나타나고 천식 환아에게서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되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코부터 기관지까지 하나의 통로로 연결되고 비슷한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토피피부염이 동반되는 경우도 상당하고, 이 모든 알레르기 증상들이 나이에 따라 사라지고 새로 나타나는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을 보이는 일도 많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산 너머산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지요.

 

아이가 나이를 먹는다고 알레르기 체질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점차 성장할수록 ‘면역관용’이라는 게 생겨 유발 항원에 대해 우리 몸의 과민반응이 덜해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또 나이가 들수록 코와 부비강을 연결하는 통로나 기관지 등의 공간이 넓어져 염증으로 인해 점막이 붓더라도 어릴 때보다 비부비동염이나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생기는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  ​어떻게 대처할까?

그렇다면 부모로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요?
첫째,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증상이 빨리 호전되지 않는다고 의사나 병원을 자꾸 바꾸기보다는 한 의사에게 아이의 경과를 꾸준히 보이는 게 알레르기 비염 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일단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된다는 말을 들었다면 유발 항원을 찾아야 하는데, ‘어떤 상황’에서 아이의 증상이 더 악화되었는지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막연하게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아보는 검사’는 실제 증상과 연관 짓기 어려울 수 있어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다수의 의심되는 상황에 대하여 의사와 상의한 후 적절한 검사를 통해 진짜 문제 항원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셋째, 유발 항원을 파악했다면 이를 피하는 방안에 대해 의사와 상의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넷째, 처방받은 약물은 대부분 꾸준히 투약해야 합니다. 안전성이 걱정될 때는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발생을 줄이는 법에 대해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정재호

정재호

두 아이의 아빠이자 대전엠블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원
장. 소아청소년과야말로 부모들이 마음껏 육아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이길 바라며 친근한 ‘동네 병원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정재호의 육아상담실’ 코너를 통해 아이들의 질병·성장·발달·훈
육 등 보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육아의 기본을 짚어주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기자
정재호(대전 엠블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사진
이성우

2017년 04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박시전 기자
정재호(대전 엠블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사진
이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