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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왜?> ③편

육아지 기자가 묻고 아동심리 전문가가 답하다

두근두근 첫 등원, 우리 아이 마음 읽기

On March 08, 2017 0

‘우리 아이는 왜?’ 시리즈 3편은 어린이집 첫 등원 이 야기를 담았습니다. ‘생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의 속마음은 과연 어떨까요?

 ->  ​첫 등원, 엄마의 불안일까? 아이의 불안일까?


 … ​ 박 기자 ▶ 3월 한 달은 본격적인 어린이집 적응 기간이에요. 이 무렵 어린이집 현관은 그야말로 ‘통곡의 바다’가 되죠. 애들은 안 떨어지겠다고 울고불고 매달리고 엄마는 그런 아이가 안쓰러워 어쩔 줄 몰라요. 

 

매년 이맘때면 어린이집 담벼락 앞에서 안절부절, 전전긍긍하는 엄마들 모습이 종종 목격되곤 해요. 담장 넘어 아이 우는 소리만 들려도 우리 애 울음소리 같아서 너무 불안하대요. 그러고 보면 아이들 못지않게 엄마들의 긴장감도 대단한 것 같아요.

 

 … ​ 김 소장 ▶ 맞아요. 그리고 엄마의 분리불안 정도가 아이에게도 영향을 많이 미치죠. 분리불안은 아이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사실 저도 ‘아, 내가 아직 분리불안이 있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마 본인이 어릴 때 분리불안이 심했거나 지금도 불안이 남아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아이의 분리 불안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아이는 아침에 졸려서 눈을 비볐는데 엄마는 ‘벌써부터 엄마와 떨어질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네’라고 자기 기준에서 해석기를 돌리는 거죠. 

 

그러면서 아이를 점점 안쓰러운 대상으로 만들어요. 이런 엄마의 불안은 아이에게도 전달되고 아이를 ‘나는 엄마랑 떨어지기 힘들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은 무의식중에 일어나기 때문에 더 무서워요.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엄마죠. 하지만 가끔 ‘내가 정말 제대로 보고있나?’ 스스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어요. 엄마부터 의연해져야 하고요.

 

 … ​ 박 기자 ▶ 엄마랑 ‘빠이빠이’ 한 다음에도 계속 울었는지, 오래 울진 않았는지, 친구들하고 잘 놀고 밥은 잘 먹었는지 안쓰러운 마음에 선생님께 물어 봐요. 그러면 대개는 울음도 금세 그쳤고 잘 놀고 밥도 잘 먹었다는 얘길 듣게 되죠. 

 

어린이집 홈피나 밴드에 올라온 사진을 봐도 언제 울었느냐는 듯 진짜 잘 놀고요. 물론 즐거운 사진 위주로 올렸을 거고 아이가 온종일 울진 않았을 거예요.울음을 곧 그쳤다니 사실 다행이죠. 하지만 그렇게 애간장을 녹여놓고 방긋방긋 웃는 사진을 보면 아까 울던 우리 애 맞나 싶기도 해요.

 

 … ​ 김 소장 ▶ 어린이집 선생님들 말처럼 막상 생활은 재미있게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렇다고 아이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별의 드라마를 찍어 놓고 뒤돌아서면 웃는 두 얼굴은 아니고요. 아이도 살아야죠.

 

하루 종일 울기만 하면 자기가 속한 공간 안에서 사랑받을 수도, 재미를 느낄 수도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거든요. 엄마와 헤어지는 건 힘들지만 어린이집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사회인 모드’에 맞춰 꿋꿋해집니다. 그냥 비유적인 말이 아니라, 어린이집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첫 번째 사회생활이니까요.


 -> 
 ​
어린이집이 정말로 ‘아이의 첫 사회생활’인 이유


 … ​ 박 기자 ▶ 취재차 어린이집 선생님을 만나면서 “저는 애 하나 보는 것도 너무 힘든데 선생님 한 분이 애기들 7~8명 돌보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하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 선생님이 하는 얘기가 고작 서너 살 된 어린애들도 어린이집에 오면 엄마하고 있을 때랑 180도 달라진대요. 

 

좀 더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데 아이 딴에는 나름의 단체 생활을 해내고 있는 거라고요. 그러다 엄마가 데리러 오면 현관에 발을 딛는 순간 씩씩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아기’로 돌아간대요. 

 

엄마 앞에서는 그저 어리광쟁이 세 살 아가일 뿐인 거죠. ‘어린이집에서 현관까지’ 그 짧은 순간에 아이들 눈빛부터 달라지는 거 보면 참 신기하다며 교사들이 여러 아이를 한꺼번에 돌볼 수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인 것 같다 하시더라고요. 그 얘길 듣고 보니 어린이집이 아이의 첫 번째 사회생활 맞구나, 그냥 하는 말이 아니구나 새삼 실감했어요.


 … ​ 김 소장 ▶ 사회생활의 큰 줄기는 ‘일’과 ‘관계’죠.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영역의 활동도 하고 수업도 들어요. 또 선생님, 친구들과 관계를 잘 맺으려고 눈치도 보고 사랑받기 위한 행동도 배웁니다. 

 

이런 일들이 힘들기도 하지만 여기서 느끼는 재미도 커요. 또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사랑 받는 행복, 다양한 활동이 즐겁다는 것도 점점 알아가게 돼요.

 ->  ​처음부터 적응 잘하는 아이는 문제없을까?

 

 … ​ 김 소장 ▶ 어린이집 적응은 아이의 기질, 어린이집에 다니는 최초 연령, 귀가 후 생활 등이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위험 회피 기질이 강한 아이는 적응 기간이 더 오래 걸려요. 

 

보통 어린이집 적응 기간을 한 달 정도로 잡지만 이런 성향의 아이라면 몇 달이 걸리기도 하죠. 또 청각이나 촉각이 예민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지르는 소리, 가까이 다가오는 것, 체육 활동 등을 힘들어해요. 

 

리고 아이가 대소변을 가릴 수 있는지, 말로 싫고 좋음, 자기 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지 등 발달에 따라 적응 정도가 달라지기도 해요. 아이가 늦되거나 기질적으로 예민하다면 말도 잘 안 통하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는 외국에 매일 출장 가는 느낌 아닐까요?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부모님의 여건이 허락된다면 가능한 한 오후에 일찍 귀가해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좋겠지요.

 

 … ​ 박 기자 ▶ 적응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아이에게 ‘어린이집이란 이런 곳이야’라고 아이의 수준에 맞게 잘 설명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젖먹이를 보 내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아이가 서너 살만 되어도 말이 통하니까요. 

 

저희 딸은 적응 기간이 오래 걸린 경우였어요. 한참 나중에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울었던 거 기억나? 그때 많이 힘들었어?” 하고 물어봤거든요. 

 

그런데 딸 내미 왈, 자기는 어린이집이 ‘집’이니까 앞으로 자기만 거기서 살게 되는 줄 알았대요. 게다가 선생님이 자라고(낮잠 시간) 이불까지 펴주니 진짜로 엄마 아빠랑 헤어지나 보다 생각했다는 거죠. 그 소리를 듣고 처음엔 어이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아이의 언어로 이해시켜주지 못했구나 싶어 아차 싶었어요.


 … ​ 김 소장 ▶ 세상에, 어린이집 개명 작업에 들어가야 할까요? 아이의 상상 속에 펼쳐진 어린이집 생활은 호러물이었겠네요. 아이의 말로 쉽게 전달하는 게 참 어려워요.

 

정확하게 설명하려 애쓰기보다 엄마가 기다리는 동안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놀다 오는 거라고 얘기하는 정도가 나을 수 있어요. 또 ‘어린이 집에 가면 뭘 할까?’ 질문을 던진 다음 선생님, 친구들, 놀이, 간식 등에 대해 얘기해볼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어린이집 놀이를 해보기를 추천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인형을 이용해도 좋고, 역할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지요.
 

 … ​ 박 기자 ▶ 반면에 저희 딸처럼 모든 아이들이 어린이집 적응에 애를 먹는 것 같진 않아요. 소위 ‘군대 체질’인 사람이 있듯 어린이집이 체질인 애들도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너무 적응을 잘하는 바람에 ‘우리 애가 잘 다녀줄까’ 바짝 긴장하던 엄마들이 한숨 놓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요.

 

 … ​ 김 소장 ▶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처음엔 멋모르고 적응 잘하던 아이가 한 달쯤 지나서 가기 싫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하니까요. 새로운 자극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주로 이런 편인데요. 

 

처음에는 낯선 교실, 새로운 장난감과 놀이터, 다인승 어린이집 버스가 마냥 신기하고 좋았는데 점점 흥미를 잃는 겁니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보다는 지루함 때문에 어린이집을 거부하는 것이니 친구들과의 만남과 놀이, 특별활동으로 재미를 느끼게 해주세요. 

 

또한 사회성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이집 생활을 어려워해요. 어떻게 자기주장을 펼쳐야 하는지, 친구들과 협동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사실 어른도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이 인간관계잖아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처음부터 관계를 잘 풀어가기란 어렵죠. 이럴때는 엄마 아빠와 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며 의사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보고, 체력을 길러서 아이가 좀 더 목소리를 크게 내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참, 엄마도 체력을 기르시고요. 오늘도 눈물바람일지 모를 어린이집 등원 길, 아침 든든히 먹고 뱃심으로 버텨내세요. 속이 든든해야 가슴도 덜 떨리니까요.

김이경

김이경

놀이로 아이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아동심리상담사. 놀이가 아이와 부모를 잇는 다리가 되어줄 거라 믿으며 상담실에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으로 <베스트베이비>, <앙쥬> 등 여러 매체에 육아 칼럼을 기고한다.

박시전

박시전

궁금증, 호기심 많은 15년차 육아지 기자. 아이 키우며 궁금한 게 생길 때면 편집회의와 꼼꼼한 취재를 거쳐 기사화하고야 마는 생활밀착형 육아 전문 에디터로 현재 <베스트베이비> 객원기자.

‘우리 아이는 왜?’ 시리즈 3편은 어린이집 첫 등원 이 야기를 담았습니다. ‘생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의 속마음은 과연 어떨까요?

Credit Info

기획·글
박시전 기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사진
추경미

2017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글
박시전 기자,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사진
추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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