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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관계학

On January 02, 2017 0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고 희망을 주는 동시에, 바로 그 ‘가깝다는 이유’ 때문에 서로를 가장 힘들게 하는 대 상이 되곤 한다. 엄마, 아빠, 남편, 아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역할을 갖게 된다. 각각의 관계에서 파생되 는 다양한 문제로 인해 가족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다시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치유하며 한 단계 성장한다. 가족의 탄생, 거기서 비롯된 관계에 대한 이야기.


가족의 탄생

"한 여자가 있다. 그리고 남자가 있다. 사랑에 빠진 남녀는 결혼해 부부가 되었고 둘을 반반씩 꼭 닮은 아이를 낳았다. 성인이 되어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새로운 둥지를 튼 남녀는 다시금 하나의 가족을 만들었다. 아기 탄생 이후 ‘아내-남편’이라는 단출했던 가족 관계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부부는 아빠 엄마라는 이름을 얻었고, 그와 그녀의 부모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호칭을 갖게 되었다. 엄마 아빠 품에서 꼬물거리는 아기에게도

엄마, 아빠, 조부모… 다양한 호칭을 지닌 존재가 생겼다. " 

 

 

여자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3개월의 출산휴가를 마치고 육아에 올인하느냐 직장으로 복귀하느냐 갈등했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고민한 끝에 워킹맘의 길을 택했다. 

 

아이 양육은 여자의 부모이자 갓 태어난 아기의 외조부모인 할머니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기로 했고, 부부는 출근길에 아이를 맡겨야 했기에 정들었던 첫 집을 떠나 부모님 댁 지근거리에 새 집을 얻게 되었다. 당연히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따라왔다. 

 

여자와 남자는 마치 연애 시절의 연장인 양 소꿉놀이하듯 세간을 꾸리던 신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퇴근하면 데이트도 즐기고 주말이면 근교로 여행도 떠나며, 시시때때로 양가의 대소사를 챙기는 걸로 충분했던 시절과는 작별을 고했다. 

 

자그마한 아기가 탄생하고 가족 구성원이 ‘하나’ 늘었을 뿐인데 이전과는 많은게 달라졌음을 곧 깨달았다. 양육으로 인한 책임감이 생겼고, 남편과 아내인 동시에 엄마와 아빠라는 새로운 이름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해야 했다. 

 

와중에 부부를 대신해 주 양육을 도맡고 있는 늙은 부모님을 볼 때면 ‘나의 부모 역시 날 키울 때 서투른 거 많은 젊디젊은 어린 부모였겠구나’라는 생각이 뜬금없이 들곤 했다.

 

반백의 머리, 쪼글쪼글한 주름, 왜소해진 체격의 부모님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며 그들이 지나왔을 싱그러운 젊음과 세월의 무상함이 떠올라 가슴 한편이 아릿해지곤 했다.

 

어린 손주를 안고 어르며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 부모님을 접할 때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부모가 되어야 부모 맘 안다’란 말이 이거였구나 싶었다. 아이를 낳고 구성원이 늘며 가족의 관계는 보다 다양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부부는 육아의 많은 부분을 부모님께 빚지고 있다는 사실에 한없이 감사하고 죄송했지만 아이에게 너무나 허용적인 조부모의 육아 스타일이 고민이었다. 조부모는 늘그막에 맞닥뜨린 황혼 육아에 몸과 마음이 지쳐갔지만 손주 재롱 보는 재미에, 그리고 우리라도 애를 봐줘야 내 자식이 잘살 거란 생각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갑작스레 주어진 ‘양육자’의 역할을 해내기엔 무릎 관절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걸 수시로 깨달아야 했다. 여자는 육아의 상당 부분을 부모님께 의지하고 있긴 하지만,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자신이 남편보다 훨씬 더 많은 가사노동과 육아를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곧 알아차렸다. 

 

똑같이 일하는 직장인인데 왜 이런 불균형이 생겨야​ 하느냐고, 아이는 혼자 낳았느냐고 간접적으로 때로는 직접적으로 어필했지만 남편의 행동은 그의 의지만큼 따라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전업맘인 또래 친구들의 사정은 더했다. 직장이라는 정글에서 가장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기에 남편의 피로감을 이해한다 했고, 군대 갔다는 마음으로 3년만 빡세게 육아에 올인할 거라는 친구도 있었다.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택한 육아인 만큼 ‘엄마’라는 전문성을 살리겠다며 각종 육아서를 섭렵하고 심리, 건강, 교육은 물론 육아용품 고르는 것까지

아이와 관련된 모든 것에 ‘열공 모드’로 돌입하는 친구도 꽤 많았다.

 

야무지고 똘똘했던 친구들의 학창 시절과 직딩 시절을 익히 알기에 프로페셔널한 전업맘의 모습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아이와 보내는 하루하루가 귀하고 감사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출근도 퇴근도 없는 육아라는 미로에 빠진 것 같아 우울할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남자는 아기의 탄생이 감격스러웠고 사랑하는 아기와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아빠’란 호칭에 걸맞은 행동이 과연 무언지 고민스러웠고, 육아는 점점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여자도 남자도 ‘부모’란 역할이 처음인 건 마찬가진데 신기하게도 아내가 좀 더 당차게 그 역할을 해내는 것 같았다. 아이 재우기도, 젖병 물리기도, 놀아주는 것도 아이는 엄마를 더 잘 따랐다. 다행히(?) 다른 집 아빠들도 비슷한 상황인 듯 보여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아빠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나중에야, 전통 유교 사회가 기반인 한국 사회에서는 단지 ‘여성’이란 이유만으로도 여자들은 알게 모르게 엄마 역할을 스며들듯 학습해왔기에 남자가 여자에 비해 육아에 서툰 게 당연하다는 어느 전문가의 이야기를 접하고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학창 시절, 여자애들 교과목엔 가정이 있었고 남자애들은 기술을 배웠다. 남녀 할 것 없이 두 과목 다 똑같이 필요했다고 우겨보지만 이제와 탓한들 소용없었다. 

 

돌이켜보면 남동생의 끼니를 걱정하는 건 형이 아니라 늘 누나였고, 소소한 집안일은 자연스레 여자아이들의 몫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 2017년 1월, 어느 대한민국 가정의 가족 관계 보고서 

 


 

 

가족상담 전문가 김유숙 교수의 조언

“가족의 형태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그 안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읍시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가족을 이루며 우리는 그 관계 속의 다양한 역할과 관계를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이 행복하고 즐겁기도 하지만 때로는

예기치 못한 문제로 삐거덕거리기도 한다. 가족 간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가족치료 수퍼바이저이자 놀

이치료 전문가인 서울여대 교육심리학과 김유숙 교수를 만나 조언을 들었다. 더불어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대한민국 가족은 어떤 특수성을

지녔는지도 알아보았다. 우리 가족의 현재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Q.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가족의 모습, 가족의 관계 역시 달라지고 있다. ‘독박 육아’며 ‘처월드’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한 것도 달

라진 가족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다. 전문가로서 보는 관점은 어떠한가?

전통적인 확대가족에서 수정확대가족(국이 식지 않을 정도의 인근 거리 거주),그리고 핵가족을 거쳐 지금은 굉장히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출현하고 있다. 가족의 변화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을 짚자면 가족으로서 ‘물리적인 응집력’이 많이 약해졌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제일 원하는 1순위 바람이 ‘독립’이다. 얼마 전 고급주상복 합주택에 살고 있는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큰 평수의 주거형태를 지녔음에도 같은 건물 안에 10평형대 작은 집을 하나 더 갖고 있는 걸 보았다. 고등학생, 대학생 자녀들이 독립적인 공간을 원해 따로 작은 집을 얻어준 거다. 말 그대로 물리적인 가족의 응집력이 약해졌다.

 

독박육아도 보편적인 하나의 사회현상인 거고, 자녀 양육의 문제로 늘어나게 된 ‘대가족’의 모습도 사회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봐야 한다. 이를 두고 가족의 모습이 붕괴되었다고 여기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독박육아라는 키워드만 놓고 보면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전통적인 ‘다 함께 육아’가 사라졌다는 의미를 이미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조부모 육아도 현실적으로 부부의 힘만으로 아이를 돌볼 형편이 못되거나, 경제적인 자립이 해결되지 않아 어쩔수 없이 살림을 합치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이 또한 부정적인 느낌이 생긴다.

 

이렇듯 우리는 가족의 변화에 대해 분석하고 진단 내릴 때, 기존의 가족 시스템이 붕괴되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늘 변해왔고 그 변화를 누구도 막을 순 없다. 1인 가족도 점점 늘고 있고, 과거에 자식을 낳는 게 당연했다면 이젠 아이를 ‘낳느냐 마느냐’도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 

 

이런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다. 다른 관점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가족의 모습이 응집력은 약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런 만큼 각 개인으로서

의 자립심은 오히려 커지게 되었다. 응집력이 느슨해진 걸 마이너스로만 볼 게 아니다. 

 

다만, 한국적 특이사항은 있다. 서구사회에 비해 정서적인 부분은 여전히 묶여 있다는 거다. 아마 들으면서 뜨끔할 것 같은데, 부모들 본인도 실은 자신의 부모에게서 제대로 분화가 안 되어 있다.

 

힘들 때면 수시로 부모님에게 SOS를 청한다. 재미난 건, 놀이치료실에서 피겨를 이용한 가족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가족이라고 생각되는 범위까지 파란 줄 안에 피겨를 넣어보라고 하면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는 파란 줄 밖에 있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줄 안에 넣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엄마가 맨날 전화​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이 친정 부모인 경우가 많아서다. 부모 세대 역시 자식이 장성한 성인임에도 그들을 돕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미국 부모들 같으면 안 해준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빚을 내서라도 돕는다. 이렇게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정서적으로 서로 뒤엉켜 있다는 점이 현재 한국적 가족의 특성이다. 하지만 그 다음 세대는 달라질 게 분명하다.

 

가족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할 것이기에 그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대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로선 개별성, 독립성이라는 대세를 따르되 응집력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Q. ‘동네가 아이를 키웠다’라는 말은 이젠 식상할 정도로 많이 듣는 말이다. 공동체 안에서 자란 아이가 행복하고 부모의 육아 만족도 역시 높

아지는 건 분명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공동육아나 성미산 공동체 마을 같은 모델이 늘고 있지만 보편적인 케이스는 아니다.

 

일본에서 가족 상담치료를 공부했는데, 그 때 정말 부러웠던 게 지역 사랑방 문화였다. 일본 지자체에서 이런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엄마들끼리 유모차 끌고와서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감정적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육아에 관련된 대부분의 정보를 온라인에 의존한다. 슬리퍼 끌며 가까운 곳에 육아문제를 의논하고 정보를 공유할 대상이필요한데 너무 취약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엄마들 사이에 널리 퍼진 ‘조리원 동기’ 문화가 마음에 와닿았다. 

 

같은 또래 아이를 두었기에 정보를 공유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큰게 심리적인 지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힘든 시기에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들이기에 정서적인 공감대가 굉장히 크다. 서로서로 심리적인 응집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Q. 현장에서 많은 가족들을 만나 상담하는 전문가로서 최근 피부로 느껴지는 가족의 변화가 있다면?

젊은 엄마들의 등장이다. 최근 몇 년 새 취학 전 유아들, 그러니까 어린이집·유치원 다니는 아이 엄마들이 센터를 많이 찾아온다. 정말 많이 늘었다. 그 분들이 와서는 ‘우리 아이 제대로 크고 있나요?’하고 묻는다.

 

자기 아이를 제일 잘 아는 건 엄마 자신인데 그걸 처음 보는 전문가에게 묻는다. 그 모습을 보며 엄마들이 육아에 자신을 많이 잃었구나 싶었다. 물론 전문가의 시선에서 캐치해 낼 수 있는 게 분명 있지만, 아이를 한 시간씩 몇 번 보는 걸로, 그 아이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기란 어렵다.

 

아이를 살펴보고, 엄마의 이야기를 들은 후, 큰 문제가 아니란 판단 하에 ‘어머니, 지금 잘 하고 계세요. 걱정하시는 부분은 아이 발달상 당연히 나타날 수 있는 거니까 염려하지 마세요’ 하고 설명하면 엄마들이 안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안해한다. 전문가에게 아이가 향상될 수 있는 해결책을 얻어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니 불안한 거다. 

 

인류학자이자 가족학자인 머덕(Murdock)이 ‘가족’에 대해 내린 교과서적 정의 가 몇 가지 있다. ‘경제생활을 함께 한다’, ‘거주 공간을 같이 한다’, ‘생산(자녀 출산)과 교육을 함께 한다’ 등인데, 그 정의에 따르면 요즘의 가족은 더 이상 가족이 아닌 거다. 

 

왜냐하면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져보면 이 모든 게 제각각 전문기관으로 다 이양되었기 때문이다. 부부가 따로 경제권을 쥔 경우도 많고, 교육이나 아이의 양육 문제도 다른 곳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이 문제는 여기로, 저 문제는 저기로 공을 넘기는 거다. 

 

상담실을 찾는 엄마들 역시 아이 양육에 대해 전문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찾아온 것인데, 전문가로부터 아이가 잘 크고 있단 말을 듣게 되면 ‘나한테 어떡하라는 거지?’ 싶은 거다.세상이 너무 많은 정보를 주고 있고 엄마들은 똑똑해졌다. 

 

인터넷과 온라인 정보는 넘쳐난다. 아이가 조금만 산만해도 ADHD 검사를 받아보라는 권유를 서로가 쉽게 한다. ‘아이가 집중을 하지 못한다, 왔다갔다 한다’ 등의 체크리스트를 아이의 행동에 대입하다보면 우리 애가 분명 문제가 있단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제껏 차분하다가 어떤 상황 탓에 그 순간 산만해 보인건데, 그 상황은 놓친 채 ‘산만하다’란 사실에만 집중한다. 이렇게 넘치는 정보 탓에 휘둘리는 부분이 생긴다. 아이를 조금만 느긋한 마음으로 보면 좋겠다.

 

Q. ​가족 관계가 버거워졌을 때, 혹은 문제가 닥쳤을 때 해법이 있다면?

과거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그때 그렇게 할 걸’, ‘그때 그렇게 안 했으면, 아이가 이렇게 까진 안 되었을텐데…’ 이런 생각을 갖는 순간 불행한 마음에 사로잡힌다. 그럴 때마다 ‘그건 그 순간 어머니께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어요’하고 말씀드린다. 

 

우리는 매 순간 갖고 있는 지식이나 철학, 가치를 통해 그 당시 최선의 선택을 내리게 된다. 지금 가족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 시점에서 최선을 찾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리고 가족은 언제나 ‘맞물려있는 존재’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가족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다. 그런데 관계에 치어 힘이 들 때, 많은 사람들이 ‘남편 때문에’, ‘아이 때문에’, ‘아내 때문에’라고 상대방을 비난한다. 그럴 때 ‘만약 아이가(혹은 남편이) 어떤 모습을 보인다면 내 마음이 편할까?’ 생각 해보자.

 

 ‘내 아이가, 남편이 이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펼치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가족들이 이렇게 달라지게 하려면 과연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지금 당장 아이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니까 내가 먼저 좀 달라져야겠구나. 그러면 아이도 변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 된다. 만약 아이에게, 남편에게 ‘너는 이게 문제야. 좀 달라져야 해’라고 말하면 그건 어려운 숙제가 되고, 심지어 가혹한 처벌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먼저 이렇게 해봐야겠다’라는 사소한 관점의 변화를 통해 ‘우리 가족은 서로가 다 맞물려 있구나. 톱니바퀴 같은 관계구나’란 걸 이해하게 되고, 그 순간 헝클어졌던 가족의 관계를개선하는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가족을 이루고 싶다면 차이를 인정하자. 내 관점에서 생각하는 대신 ‘저사람은 나하고는 다르구나’란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 가족의 모습이 변화하는 것을 두고, 가족의모습이 붕괴되었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회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봐야한다.그 안에서 대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점점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가족이라는 지금의 대세를 따르되 응집력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새내기 가족·다둥이 가족·대가족 인터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한뼘 자랍니다 

가족 구성원의 역할에 따라 갖게 되는 고민들, 아이의 나이와 형제 유무에 따라 당면한 가족의 과제는 제각각 다를 것이다. <베스트베이비>에서는

이제 막 엄마·아빠 호칭이 익숙해졌다는 초보맘·초보대디, 씩씩한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다둥이 부부, 대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가족을 만났다. 각각의 행복과 고민에 대해 들어보자




CASE 1 "아이를 통해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이에요"



+ 가족 소개

아내 (cast 송시정, 31세)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다 아린이를 위해 육아 휴직을 선택한 열혈 초보맘. 복직할 때가 다가오지만 부모님께 신세지고 싶지 않고, 직접 아린이를 돌보고 싶다는 생각에 함께 출퇴근(등하원)할 수 있는 직장을 매의 눈으로 탐색 중이다.

남편 (cast 임상혁, 31세) ‘동갑내기 부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장난기 넘치는 개인 사업가. 아이라면 아연실색하던 사람은 어디가고 아린이가 태어난지 9개월 만에 콩순이부터 뽀로로까지 줄줄 외울 정도로 영락없는 딸바보가 됐다.

외동딸 (cast 임아린, 9개월) 동갑내기 부부에게 때 아닌 성장통(?)을 선물해준 천사. 사랑만 듬뿍 받고 자랐다고 티라도 내는지 순한데다가 애교까지 철철 흐르는 매력녀다.

 

어설픈 초보 엄마 아빠의 험난한 육아 적응기

2014년 7월 12일, 결혼에 골인한 송시정 씨와 임상혁 씨. 결혼 후 1년 7개월의 기다림 끝에 아린이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그 누가 가르쳐줬던가. 

 

맞벌이에서 외벌이가 되었는데 식구는 늘었기에 남편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아이가 태어나고 24시간 밀착 육아 중인 시정 씨도 지치기는 마찬가지다. 잘 때도 엄마 품을 찾는 아이 덕에 남편은 거실 소파로 쫓겨나는 신세가 됐고, 부부 사이 스킨십이 적어지며 감정적인 친밀감도 줄어들었다. 

 

덩달아 부부 싸움도 늘었고 시정 씨 역시 여자로서의 자존감을 잃어버린 것 같아 속상했다.“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꾸미고 관리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운동도 규칙적으로 했고요. 하지만 더 이상 혼자만의 시간을 전혀 낼 수 없더라고요. 하다못해 물건 하나를 구입할 때도 모든 걸 아이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여느 때처럼 예민해진 감정 탓에 다투던 두 사람은 대화 중 서로의 고민이 똑같다는 걸 알게 됐다. 아내는 ‘아린이 엄마’로만 보이는 게 속상했고, 남편 역시 ‘아린이 아빠’이기 전에 ‘남편’이란 사실을 잊은 것 같아 소외감을 느꼈던 것이다.

 

 “돌이켜보니 아린이가 100일이 될 때까지 남편 밥 한 번 차려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몸도 마음도 정말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 때는 남편이 날 그냥 ‘아린이 엄마’로만 보는 거 같아 씁쓸했는데, 점차 여유가 생기고 돌아보니 정작 남편은 저한테 많이 서운해 했더라고요. 그래서 하루는 역할 바꾸기를 시도해 봤어요. 서로 자기가 더 힘들다고 우기고 싸우니까 한번 바꿔보자 한 거죠.(웃음)” 

 

남편의 직업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딱 이틀 간의 경험이었지만 서로에게 미안함을 수도 없이 느꼈다고 한다. 

 

“아이 보는 게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솔직히 아린이 잘 때 집사람도 자는 줄알았거든요.(웃음) 근데 잠들면 청소기 돌리고, 설거지 하고 빨래 돌리고…. 종일할 일이 끝이 없더라고요. 그 날 서로 미안하고, 고맙다고 얘기했어요.” 

 

물론 새내기 부부에게 육아는 아직도 어렵다. 아이가 아파 밤새 고열에 시달리기면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기 일쑤. 틈틈이 육아정보를 수집하지만 이론과 실전은 하늘과 땅 차이라 늘 어설프다. 아직 갈 길이 구만리지만 아린이가 자라는 만큼 두 사람도 부지런히 성장 중이다.

 

PIUS TIP 전문가의 조언 

자녀가 태어나면 부부간의 관계보다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격히 관계의 중심이 옮겨가다 보니 싸움도 빈번하게 일어나죠. 하지만 보다 건강한 가족은 부부가 중심인 가정입니다. 

 

‘역할을 바꿔보니 상대방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에게 전적으로 맡겨두었다는 뜻이기도 하죠. 아내는 아이보단 부부 중심으로 관계를 전환하려 노력하고,남편은 육아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세요.

 

 

 

CASE 2 삼온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게 저희 가족의 가장 큰 행복이에요


+ 가족 소개

할아버지·할머니 (cast 유성윤, 60세 | 박성희, 59세) 맞벌이 부부를 위해 삼남매의 등하원부터 예방접종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육아 조력자.

아내·남편 (cast 유하양, 33세 | 서장호, 40세) 풋풋한 캠퍼스커플로 연애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금슬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부부.

첫째아들 (cast 서지온, 6세) 마냥 의젓하고 착한 지온이는 벌써부터 장남 노릇에 맏이 역할까지 척척 해낸다. 나이답지 않은 훈훈한 외모의 소유자.

둘째아들 (cast 서해온, 4세) 지치지 않는 엄마바라기 해온이. 요즘은 카봇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온가족이 스마트폰을 사수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막내딸 (cast 서라온, 2세) 가족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공주님 ‘라온사마’. 라온이의 넘치는 애교는 24시간 열일(!)중이다.

 

오늘도 치열한 왁자지껄 다둥이네

결혼 6년차인 유하양 씨와 서장호 씨.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던 둘은 결혼과 동시에 셋을 낳기로 자녀계획을 세웠다. 삼신 할매도 두 사람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일사천리로 허니문베이비를 갖게 되었고, 숨 돌리기 무섭게 둘째와 셋째를 낳았다. 교사인 하양 씨와 평균 퇴근 시간이 밤 열시를 훌쩍 넘는 장호 씨를 위해 외조부모님도 기꺼이 육아전선에 뛰어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모유수유였어요. 세 아이 모두 10개월 이상 꼬박 채워 완모했거든요.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어 조부모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모유수유는 그럴 수 없잖아요. 출산휴가가 끝나면서는 학교 여자 휴게실에 유축기를 챙겨가지고 다녔어요.(웃음)”

 

퇴근 후에도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으니 주중에는 일과가 끝나면 쓰러져 잠들기 바쁜 두 사람. 다행히 배려 깊은 양가 부모님 덕에 주말에는 종종 부부의 시간을 갖곤 한다.

 

명절에 시댁에 가면 아이들은 두고 영화라도 보고 오라며 쫓아내(?)주시고, 친정에선 데이트하라며 주말에도 종종 삼남매를 돌봐주신다. ‘나홀로 육아’였다면 꿈도 못 꿀 일이라며 웃는다. 그래도 장호 씨는 아내와의 여유가 늘 아쉽다.

 

“하루는 아내와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아이를 재우러 들어가더니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 거예요. 기다리다가 슬쩍 문을 열었더니 아이 옆에서 함

께 잠들었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나만 아쉬운 건가?’하면서 속 좁은 생각도 들었답니다.(웃음)” 

 

최근 하양 씨의 가장 큰 고민은 첫째와 둘째의 다툼이 부쩍 잦아진 것이다.막내는 서로 공주님 대하듯 예뻐하면서도 지온이와 해온이는 형제지간이라 그런지 얼굴만 보면 투덕대기 바쁘니, 도통 누구부터 얼러야 할지 머리에 쥐가 날 지경.

 

하지만 열에 아홉은 둘째 해온이부터 달래게 된다. 중간에 낀 둘째이기에 늘 손해 보는 듯 여겨져 짠한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면 맏이 지온이는 ‘왜 매번 나만 양보하라고 해?’라며 억울한 듯 되묻는데 그때마다 ‘과연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고민이 된다.

 

 “하루는 맏이 지온이의 유치원 활동사진을 보고 있는데, 주제가 ‘자기에게 주고 싶은 상’이었어요. 지온이는 스스로에게 ‘양보상’을 주었더라고요. 왜 그랬느냐 물으니 ‘나는 동생한테 매일 장난감을 양보해 주니까’라고 말하더 라고요. 해맑게 얘기하는 아이가 기특하면서도 너무 짠했어요.”

 

한참 어리광 부려도 모자랄 나이에 동생들 때문에 어른 행세를 하는 지온이 에게 한없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교차한단다. 

 

그래도 세 아이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채 자라는 모습을 보면 가슴 한 켠이 뿌듯해온다. 다둥이라 손도 많이 가고 힘이 배로 드는 건 사실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 모습에 가족은 오늘도 미소 짓는다.

 

PLUS TIP 전문가의 조언 

첫째는 동생들이 태어나면서 독차지했던 관심과 사랑을 나눠주게 되는데, 이때 아이가 느끼는 상실감은 ‘본부인이 첩을 들였을 때 드는 절망감’과 빗댈 정도로 큽니다. 여섯 살이면 아직 철부지, 막내 역할을 할 나이임에도 모든 걸 양보하게 하는 건 정서적으로 힘들 수 있어요. 

 

물론 동생들이 더 어리기에 첫째에게 더 기대하게 되면서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아이로 자라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욕구는 밑으로 누르고 당위성만 올라와 건강하지 못한 모습으로 자랄 우려도 있습니다. 첫째도 아직 ‘어리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CASE 3 아이에게는 가족을 묶어줄 수 있는 힘이 있어요


+가족 소개

할아버지·할머니 (cast 김평식, 58세 | 이정자, 58세) 하나뿐인 손녀를 위해 육아뿐 아니라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서포터즈. 타고난 ‘동안외모’ 덕에 부모로 착각하는 사람도 꽤 있다.

아내·남편 (cast 김서희, 33세 | 이선호, 36세) 가게를 운영하면서 방송 일도 병행하는 맞벌이 투잡 부부.

외동딸 (cast 이나연, 6세) 어릴 적부터 춤추는 걸 좋아하던 끼 많은 나연이. 카메라 앞에 서기를 좋아하는 폼이 천생 배우다.

 

자식과 부모의 역할을 병행한다는 것

어려서부터 친정과 떨어져 살아본 적이 없다는 서희 씨는 결혼 후에도 양가 부모님과 지척 거리에 살고 있다. 집이 가깝다 보니 결혼해서도 왕래가 잦았고, 나연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육아에 도움도 받았다. 워낙에 아이를 예뻐해 주시는 덕에 나연이는 제 부모만큼 할머니 할아버지를 잘 따르고, 애교도많다. 

 

바쁜 부부의 빈자리를 부족함 없이 채워주시는 조부모님 덕에 감사하고 씩씩하게 이해해주는 나연이가 한없이 대견하다는 두 사람. 서희 씨와 선호 씨는 함께 가게도 운영하고, 방송 출연도 하는 ‘맞벌이 투잡’ 중이다. 부부가 투잡을 갖게 된 계기도 나연이였다.

 

“어느 날 행사에 갔다가 우연히 나연이 사진을 찍혔는데 방송 출연 제의가 왔어요. 그 때부터 나연이가 아역 배우를 하고 싶다고 하기에 그 길로 발 벗고 나섰죠. 근데 아이들은 가족 촬영이 많잖아요. 나중에 보니까 정작 저랑 아이 아빠가 카메라 앞에 서있더라고요.(웃음) 나름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요.”

 

나연이가 태어난 후로 조부모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전에는 대화도 많지 않고 함께 보내는 시간도 적었는데 요즘은 가족 모임이 부쩍 잦아졌다. 할아버지는 각종 사모임도 나연이를 위해 참석을 포기할 정도다. 아이의 육아를 부탁 드리면서도, 큰 갈등이 없다보니 ‘전생에 나라를 구했느냐’는 말도 듣는다는 서희 씨. 

 

하지만 최근 아이가 자라면서 몇 가지 고민이 생겼다.“저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 건 단호하게 가르치는 편이에요. 근데 저희 부모님은 아이 앞에서는 한없이 너그러워지니까 아이가 할머니네만 가면 제멋대로 행동해요. 하루 종일 TV만 본다든가, 씻지도 않고 잔다든가.”

 

서희 씨는 친정 엄마와 마음도 잘 맞고 늘 가깝게 지내온 ‘친구’같은 사이다. 하지만 아이의 훈육 문제만큼은 아무리 얘기해도 달라지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다. 고민은 또 있다. 은퇴 후 여유 있게 지내고 계신 부모님의 삶이 느지막이 손녀의 육아로 저당 잡히신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부모님도 당신들 각자의 삶이 있으신데, 나연이 위주로 모든 게 바뀌신 것 같아죄송스러울 때가 많아요. 얼마 전부터 나연이가 할머니랑 같이 잠을 자고 있는데, 나연이 잠버릇이 유난스러워서 많이 뒤척이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두 분이 어쩔 수 없이 각방생활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손녀 딸을 예뻐하시니 다행이지만, 자식 된 입장에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는 서희 씨. 요즘 부쩍 엄마를 더 찾는 나연이를 보고 서운해 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한 죄책감마저 든다고. 나연이의 부모라는 역할과 조부모의 자식 된 역할을 적당히 조율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음을 느낀다.

 

PLUS TIP 전문가의 조언 

아이를 돌봐줄 양육자가 많다는 건 한 편으로는 축복이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자칫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조부모가 더 많다보니 양육관 역시 조부모에 맞춰지는 경우가 많죠.

 

아이를 부탁했던 마음이 미안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관대한 조부모와 엄격한 훈육을 하는 부모가

양립하면 아이는 혼란스러움을 느낍니다. 

 

적절한 선을 일관적인 틀에 맞게유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조부모님과 현명하게 타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이렇게 하지 마세요. 그러시면 안돼요.”와 같이 나무라는 게 아니라 “저도 부모님 덕에 이렇게 잘 컸잖아요.”라고 조부모를 인정해주면서 함께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해드리는 것입니다.


 

SOLUTION. 행복한 가족을 위한 조건


1 불만을 얘기하되, 비난은 하지 마라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트러블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이때 우리가 심정적으로 가장 먼저 취하게 되는 게 ‘너 때문이야’라는 비난의 말일 확률이 높

다. 갈등이 생길 때면 잘못한 상대를 비난하게 된다. ‘네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거야’라고 지적하게 된다. 

 

하지만 비난받은 사람은 오히려 더욱 반발하게 마련이다. 비난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방어 태세’를 취하게 되고 자신을 합리화하려 든다. 비난하는 대신, 불만을 말하자. 누군가를 탓하는 비난과 불만사항을 이야기하는 건 전혀 다르다. 

 

비난의 화살은 잘못한 사람을 향하지만 불만은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 불만을 말할 땐 언제나 ‘나’로 시작하는 문장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불만이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나 오늘 힘들어. 오늘은 아이가 낮잠도 자지 않고, 집안일은 밀려있는 데다 몸살기까지 났어.” 라고 상황을 설명하는 것. “내가 이렇게 힘든데, 당신은 회식에 꼭 가야겠어? 상황이 아니다 싶으면 눈치껏 일찍 들어와 주면 안 돼?” 두 대화의 차이를 살펴보자. 

 

듣는 사람 입장에서 첫 번째 말은 ‘당신 오늘 힘들었구나? 나한테 SOS를 청하는 거구나? 오늘은 내가 늦었지만, 다음부터는 당신에게 좀 더 귀 기울일게. 미안해’라는 생각을 이끌어낸다. 

 

반면 후자는 ‘난들 야근하고 싶어서 한 줄 알아? 회식도 업무의 연장인 거 몰라’란 반발심이 들고 자기 방어 태세를 갖추게 만든다. 자신의 상황을 ‘나’라는 주어를 써서 말하면 가족 간의 갈등을 줄이며 문제를 한결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다.

 

2 소통이야말로 바람직한 가족 관계의 핵심이다

늘 얼굴을 마주하는 부부 사이고, 부모-자식 간임에도 도무지 말이 안 통해 답답할 때가 있다. 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일종의 의사소통 규칙을 정해보자. 여자와 남자의 언어가 다르다는 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남자 언어 해석기’, ‘여자 언어 해석기’ 같은 말이 있겠는가. 

 

아내와 남편이 대화할 때, 가장 자주 지적되는 차이가 있다. 아내는 그저 공감과 감정적 지지를 원하지만, 남편은 시시비비를 가리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주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만약 대화 중 남편이 말머리를 자르거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난 당신이 그냥 내 말을 들어주면 좋겠어. 날 응원해 주고 편들어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 것 같아”. 이렇게 말하면 남편들이 아내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쉽지 않다면, 그저 손 잡고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 하는 게 교감이란 측면에선 한결 효과적이지만, 때로는 부담이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음도 가라앉고 여유가 생기게 된다. 

 

3 아빠들이여, 일과 가정을 분리하지 말자 

육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것에 비례해 엄마들의 고립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아빠 육아’가 얼마나 중요한지 부각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여전히 ‘아빠 육아’를 논해야 할 상황임을 뜻한다. 

 

육아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여자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육아를 전업맘, 워킹맘의 일로만 봐선 안 된다. ‘내가 많이 도와주잖아’라는 말로 일과 가정을 분리하지 말 것. 밖에서 일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자기 위안은 가족의 행복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그리고 아이가 자라고 나면 어느 순간 집 안에 자신의 자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 할런지도 모른다. 가족 관계를 윤택하게 유지하려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조화로운 균형 감각을 가져야 한다. 일에만 매진한다면 ‘일’ 빼고는 모든 걸 잃을 수 있다.

 

4 가족 관계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있다는 걸 잊지 마라

우리는 가족을 깊이 사랑한다. 하지만 모든 가족이 전부 행복하진 않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각자 태어나 자란 가족의 환경 안에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가족 간 트러블을 해결하고 싶을 땐, 지금 가족 구성원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유기적으로 서로 얽혀 있는지 알아야 한다.


5 소소한 이벤트를 만들어 보자

소소한 이벤트가 행복한 가족의 윤활유 역할이 되어준다. 가령, 결혼기념일을 우리 가족 모두의 축제로 즐겨보는 것이다. 평생을 같이 할 짝꿍을 만나 부부가 되어 가족이 탄생한 날이니 결혼기념일은 ‘가족의 생일’인 셈.

부부만의 기념일로만 여기기 보다, 온가족이 함께 축복할 수 있도록

작은 케이크를 사서 촛불도 불어 끄고 서로에게 평소 바라던 것이

나 미안한 점들도 이야기 해보자. 가족 사이를 좀더 돈독하게 해줄

것이다. 

Credit Info

기획
박시전·김도담 기자
사진
이성우, 이혜원, 안현지
모델
김다율(18개월), 이다연(4세)
스타일리스트
김지연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우프(02-3443-7586)
도움말
정상미(관악아동심리발달센터 소장)

2017년 01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박시전·김도담 기자
사진
이성우, 이혜원, 안현지
모델
김다율(18개월), 이다연(4세)
스타일리스트
김지연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우프(02-3443-7586)
도움말
정상미(관악아동심리발달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