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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한글 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On October 18, 2016 0

초등 입학 전 한글 떼기가 기본이 된 요즘. 하지만 아이가 한글을 정확히 읽고 쓰는 것과 실제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다.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전 부모가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짚었다.

아이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 슬슬 ‘한글’을 가르쳐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 엄마표 홈스쿨링이나 방문학습지를 시키는 모습을 보거나 또래 아이가 한글을 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닌지’ 괜히 조바심이 생기기도 한다. 

 

한글을 일찍 깨치면 말도 또박또박 잘할 것 같고, 아이 스스로 책을 읽을 거라는 기대감도 생긴다. 책을 많이 읽어야 읽기 능력이 향상되고 이는 곧 기초 학습 능력으로 이어질 거란 ‘계산’을 어느 정도 하게 된다.

 


 

▶ ‘글’을 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사람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말을 하고 문자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주변에 대한 이해력을 갖추고 그것을 개념화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언어를 표현하는 수단인 문자, 즉 한글을 깨치는 것은 단순히 약속된 기호를 배우는 게 아닌 살아가는 세상의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유아기에는 문자 교육도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글자를 궁금해 하고 호기심이 발휘하면서 상상력이 길러지는 것. 즉, 단순히 기호만을 교육하는 것이 아닌 그림과 글자, 아름다운 시어와 노래 등을 함께 배우며 건강한 정서와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아이의 문자 인식 단계

모든 것을 놀이로 습득하는 2~3세는 문장이 반복되는 콘셉트 북 같은 그림책을 통한 언어 자극이 필요하다. 3~4세가 되면 읽는 것을 흉내 내기도 하는데, 이런 ‘가상적 읽기’를 통해 글자에 대한 이해가 생기기 시작한다. 

 

아이마다 다르지만 평균 4세쯤 되면 엄마가 읽는 것이 그림이 아닌 글자라는 것을 인지하므로 아이도 손가락으로 글자를 가리키며 읽으려고 한다. 즉, 처음에는 눈으로 그림을 보고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들으며 내용을 인지하다 혼자 읽는 흉내를 내면서 글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아이에게 글자는 일종의 장난감과 같다. 영유아는 글자의 소리나 의미보다 글자의 모양(이미지)으로 기억하기 때문에 낱글자가 아닌 단어를 먼저 읽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에서 ㄱ, ㄴ, ㄷ이 아닌 단어를 먼저 습득하도록 구성한 것도 이런 이유다. 

 

대부분 ‘한글을 뗐다’고 하면 ‘글자를 보고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한글을 뗀 게 아니라 단순 ‘글자 읽기’다. 글자의 이미지를 외운 어린아이도 소리내어 단어나 문장을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글자 구성이나 의미에 대한 이해 없이 글자 자체를 외워서 읽는 것일 뿐이다.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한글을 몰라도 책은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안데르센 문학상 후보에 오른 이수지 작가의 <파도야 놀자>에는 글자가 없다. 

 

파도와 모래사장만 그려져 있을 뿐인데 바닷가에 놀았거나 혹은 물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는 아이라면 글자를 몰라도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한글을 먼저 배운 뒤 ‘읽기’를 따로 가르칠 게 아니라 글자나 책에 관심을 갖게 하면 한글교육의 절반은 완성된다.

 

 

한글, 언제부터 어떻게 가르칠까?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만 3세 이전에는 ‘교육’을 목적으로 한글을 가르치지 말라고 하는 반면, 방문학습지 회사에서는 아이가 사물에 이름 붙이기를 시작하는 언어폭발기인 18개월 무렵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한글을 가르쳐야 하는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아이마다 언어 발달에 차이가 있고, 문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는 시기 또한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가 문자에 관심을 보일 때가 한글교육의 ‘적기’다. 

 

보통 만 4세가 지나면 글자에 흥미를 가지는데 책을 볼 때 글자를 가리키며 읽는다거나, 일상생활에서 글자에 관심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만 5세부터는 문장, 문단, 통사의 구조를 익힐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는데 이때도 글자 인식은 문자가 아닌 ‘소리’를 통해 이뤄진다. 

 

문자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는 훨씬 나중인 것. 문법과 철자를 익히는 데 활용하는 좌뇌의 언어 습득 능력은 3세부터 발달하기 시작해 7세 이후 완성되기 때문에 너무 어린 나이부터 한글교육을 시작하진 않아도 괜찮다.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부모가 하루에 20분씩 꾸준히 책을 읽어주고 가족끼리 충분히 교감하고 소통해온 아이들은 만 5세 이후에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말한다.

 

▶ 한글교육, 어떻게 시작할까

아이들은 흥미와 관심이 없으면 결코 집중하지 않는다. 한글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정해진 분량을 순서대로 끝까지 하기보다 아이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쉬운 놀잇감이나 일상이 담긴 그림책을 노래로 따라 부르면서 즐겁게 한글을 익히도록 독려하자.

 

1단계 끊임없이 말 걸기 

한글교육은 단순히 문자만 터득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많은 말을 들려줘야 한다. 주어와 서술어가 들어간 완전한 문장으로 말을 걸면 어휘력 발달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해력과 사고력이 확장된다.

 

2단계 놀이로 흥미 돋우기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기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고 즐겁게 이뤄져야 한다. 평소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읽지 못하더라도 손으로 짚어가며 읽어 주고 길거리에서 간판이나 표지판에 적힌 말을 읽어주면 아이가 글자에 흥미를 갖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이나 패턴처럼 통문자로 인식하므로 ㄱ, ㄴ, ㄷ, 혹은 가, 나, 다 같은 낱자로 가르치기보다 주변에 있는 사물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3단계 본격적인 한글 학습 시작하기 

만 2~3세 아이들은 문자 형성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어 자체를 그림처럼 인식하기 때문에 낱자가 아닌 통글자로 알려줘야 한다. 글자의 전체 이미지를 반복해 접하면서 다른 단어와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한글을 깨치는 것. 

 

그다음 서서히 자음과 모음을 가르치는 식으로 학습을 진행하면 된다. 자음과 모음을 익혀 조합하는 원리는 어느 정도 이해력과 암기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보통 5세 이후에 가능하다. 한글은 글자와 소리가 1:1 대응하므로 자음, 모음을 각각 익혀 낱글자 학습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리와 문자의 관계를 익히면 한글을 쉽게 깨칠 수 있게 된다. 또 아이의 기억은 쉽게 잊히는 단기 기억에서 반복적으로 자극을 줄 때 장기 기억으로 바뀐다. 그러므로 짧게 자주자주 반복해서 한글을 익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 조금만 더 했으면 하는 엄마의 욕심으로 아이가 지겨워할 때까지 붙들고 있으면 역효과만 내기 십상. 만약 엄마표 한글교육은 버겁다 싶으면 서점학습지나 방문학습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QnA

한글 교육에 대한 궁금증 

독자 엄마들이 ‘한글교육’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전문가가 답했다.

 

Q​ 6세 아이에게 책을 꾸준히 읽어줬더니 한글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요. 책읽기만으로도 한글을 뗄 수 있나요?

어릴 때부터 부모가 책을 많이 읽어주면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책 읽는 흉내를 냅니다. 그러다 문장의 일부분이나 문장 전체의 소리를 기억해 읽듯이 말을 하게 되고 책 읽어주는 소리와 글자를 연결하면서 많이 본 글자를 하나씩 읽는 단계에 이릅니다. 

 

하지만 ‘한글 떼기’는 글자를 보고 자음과 모음의 소리를 합성해 읽는 원리를 깨쳐야 가능합니다. 그래야 익숙한 글자가 아닌 처음 본 글자도 읽을 수 있으니까요. 부모가 읽어주는 소리만 듣고는 그 원리를 깨치는 것은 쉽지 않은데다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따라서 영어의 파닉스 학습처럼 한글 떼기도 자음과 모음에 해당하는 소리를 익히는 학습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Q​ 6세 아이가 한글 사교육을 따로 받지 않았지만 더듬거리며 읽는 수준입니다. 가 에 ㄴ이 붙으면 ‘간’이 된다는 것은 모르는데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자소의 분리, 합성을 배우려면 먼저 소리로 인식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와 ‘은’을 합치면 ‘간’이라는 소리가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아이마다 다르지만 보통 만 4세면 가능해지는데요. 

 

말로 확인하거나 이해시키기 어려우니 노래를 부르며 귀에 익숙해지도록 지도하세요. 동요 ‘작은 별’ 가락에 맞춰 글자를 보여주며 먼저 ‘가나다라마바사~’ 노래를 부릅니다. 그 다음 ‘간난단란만반산~’ 노래를 불러주면서 소리와 글자의 모양을 비교하게 하면 받침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습니다.

 

Q​ ​​6세 아이가 한글 쓰기를 하는데 맞춤법이 엉망이에요.

읽기를 어느 정도 떼고 한글 쓰기를 배우기 시작하면 마치 그림을 그리듯 마음대로 쓰려고 하는데요. 아직 6세이기 때문에 정확한 맞춤법을 가르치는 것은 힘듭니다. 이럴 때 소리 나는 대로 쓴 단어를 가지고 설명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꽃이 피다’를 소리 나는 대로 ‘꼬치 피다’라고 적고 꽃 그림과 음식 꼬치 그림을 함께 보여주며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면 됩니다. 꼭 맞춤법에 맞춰 써야 한다고 지시하듯 말하면 아이의 흥미가 떨어지고 한글 학습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 ​5세 아이가 혼자서 그림책 보는 것은 좋아하는데 정작 한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아이는 그림책의 그림을 보는 것은 좋지만 한글에는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아직 어리니 한글에 관심이 없어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한다면 책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보며 ‘놀이’처럼 접근해보세요. 충분히 얘기를 나눈 다음 그림책 제목을 단어카드에 써서 보여주는 식으로 접근하면 도움이 됩니다.

 

Q​ ​6세 아이가 한글 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가’와 ‘거’를 잘 구분하지 못해요.

아직 자음과 모음 조합의 이해가 서툰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역시 놀이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인데요. ‘가’로 시작하는 단어 ‘가지, 가방, 가수’와 ‘거’로 시작하는 단어 ‘거미, 거위, 거울’을 늘어놓고 아이가 직접 찾아보는 놀이를 통해 ㅏ, ㅓ의 차이를 분명히 알게끔 도와주세요.

 

Q​ ​아이가 30개월인데 <한글이 야호>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한글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될까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요즘은 영상 매체로부터 많은 정보를 습득합니다. 유튜브 채널이나 태블릿PC의 한글교육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데다 시각적인 재미 요소가 많아 한글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아이 혼자 스마트기기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아닌 부모와 상호작용하면서 배워야 합니다. 또한 30개월 아이라면 영상 노출 시간을 하루에 20분 이내로 제한하세요.

Credit Info

기획
이원지 기자
사진
한정환
모델
김지오(6세), 유예인(6세)
스타일리스트
김지연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의상협찬
벤시몽(02-540-4723), 봉쁘앙(02-3442-3012), 오즈키즈(02-517-7786), 케이트앤켈리(02-508-6033)

2016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이원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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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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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오(6세), 유예인(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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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시몽(02-540-4723), 봉쁘앙(02-3442-3012), 오즈키즈(02-517-7786), 케이트앤켈리(02-508-6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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