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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이와 ‘시장’에 갔다

On September 23, 2016 0

요즘 아이들에게는 ‘시장’보다 ‘마트’가 더욱 친숙할 터. 하지만 온갖 산해진미와 화려한 장난감으로 중무장한 마트가 아닌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생생한 경제교육 효과는 덤. 지금 아이와 시장에 가보자.

  

어린 시절, 저녁때가 다가오면 엄마 손을 잡고 동네 시장을 찾곤 했다. 엄마가 저녁 찬거리를 고르는 동안 시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갖고 싶은 장난감을 찍어놓기도 하고, 노점에서 파는 떡꼬치를 사달라며 떼쓰다가 야단맞았던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마트 같은 대형 할인점이나 편리한 온라인 쇼핑몰이 생겨나면서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든 지 오래다. 하지만 시장은 ‘살아있는 체험학교’라고 할 만큼 아이가 배울 것이 많은 곳이다. 

 

비록 마트처럼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나 넉넉한 주차시설은 없지만, 오가는 푸짐한 인심에 저렴한 가격으로 넘치는 양을 살 수 있을뿐더러 어지럽게 쌓인 물건들 틈에서 원하는 걸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가 먹는 저녁 반찬이 어디에서 오는지,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는 어떻게 고르는 것이 현명한지 등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WHY

왜 마트보다 ‘시장’일까? 

각종 편의시설을 포함해 키즈존, 카트, 유모차 등 아이를 위한 모든 것을 갖춘 마트가 시장보다 편리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방문하라고 권하는 이유는 마트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과 ‘정’이 있기 때문이다.

 

1 경제관념을 보다 쉽게 익힐 수 있다 

마트에서는 카트에 담긴 물건을 한꺼번에 계산대 위에 올려놓으면 점원이 알아서 계산한 뒤 총액을 말해준다. 하지만 시장에 가면 하나하나 가격을 묻고 비교하며 현금으로 물품을 구매해야 하고, 흥정을 통해 구매가격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을 직접 보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원리를 익히게 되고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것을 보며 돈의 개념을 깨우칠 수 있다.

 

2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장이다 

전통시장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처럼 온갖 종류의 물건을 모두 볼 수 있다. 강아지, 앵무새 등 애완동물부터 꽃을 정갈하게 심어놓은 화분을 판매하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이 모든 것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으며 인심 좋은 상인들은 ‘이것도 만져보라’며 이것저것을 건네주고 직접 설명해준다. 

 

아이는 농수산물의 투박한 상태 그대로를 오감으로 느끼며 ​다양한 자극을 경험할 수 있고, 본인이 고른 물건에 대해 상인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공짜로 즐기는 체험학습인 셈. 더불어 사시사철 원하는 물건을 어려움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마트와 달리 시장은 그 계절에나는 상품 위주로 장이 꾸려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제철음식’에 대한 개념도 알게 된다.

 

3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진열대 위에 가지런히 놓인 물건을 쉽게 골라 담는 마트와 달리 시장에서는 직접 물건을 고르고 구입해야 한다. 어느 것이 더 질이 좋은지, 상한 곳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야 하고, 가격이 적혀있지 않은 물건은 일일이 물어봐서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가게 앞에 서서 구경하는 아이에게 안부를 묻거나 귀엽다며 주전부리를 건네는 상인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레 사회성을 기르며 “안녕하세요.”, “안녕히계세요.” 인사하는 예절도 익히게 된다.

 

4 물건을 보는 눈을 키운다 

마트에서는 포장이 끝난 상태의 ‘완제품’을 판매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날것 그대로의 상품을 하나씩 살펴보며 직접 고르면 상인이 그 자리에서 포장하기 때문에 같은 물건을 비교, 구매할 수 있다. 가령 사과 하나를 살 때도 크기가 작은 것과 큰 것, 저렴한 것과 비싼 것 등을 직접 보면서 신중하게 물건을 고르게 된다.

 

 

PLUS TIP 시장에 가기 전 체크 리스트 

사전 조사 

언제 시장이 서는지 미리 확인한다. 5일장의 경우에는 곳에 따라 장이 서는 날짜가 다르고, 약재상, 농산물 시장, 꽃시장 등 한 가지 물건만 전문으로 파는 시장도 있다. 어느 시장을 방문할지 정한 뒤에는 날짜와 교통수단 등을 체크한다.

 

필기도구 

아이와 무엇을, 얼마나 구매할 것인지 쇼핑 리스트를 작성한다. 시장은 마트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므로 사전에 리스트를 작성해가면 좀 더 효율적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아이에게 직접 필요한 물건의 그림, 예상 가격 등을 적게 하는 것도 좋다.

 

장바구니 

가게마다 들러 조금씩 물건을 구입해야 하므로 장바구니를 챙겨가지 않으면 봉투만 여러 개를 들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가볍고 튼튼한 나일론 소재 쇼퍼백이나 큰 사이즈의 에코백 하나 정도면 충분하다. 가능하면 아이가 직접 물건을 골라 담을 수 있도록 아이 전용 장바구니도 챙겨가자. 인터넷으로 2000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마실 물 

시장은 사방이 막힌 건물과 달리 햇빛을 차단하는 가림막만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야외와 같은 기온과 습도를 형성한다. 때문에 조금만 걸어다녀도 금세 갈증이 나게 마련. 아이가 언제든지 마실 수 있도록 물이나 음료는 꼭 챙겨간다.

 

 

PLAY

 ​시장에서 뭐 하고 놀까? 

시장은 둘러보는 것 자체로 아이에겐 새로운 자극이 되는 곳이다. 여기에 간단한 놀이를 더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1 미션! 물건을 찾아라 

아이와 시장을 둘러본 뒤에 판매하고 있는 물건을 작은 종이 여러 장에 나눠 적는다. 각각의 종이를 두 번씩 접은 후 그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뽑은 종이에 적힌 물건을 직접 찾아 구입하게 한다. “어디에서 봤지?”하며 아이의 기억력을 상기시켜주자.

 

얼마나 살까?

고기는 근, 두부는 모, 파는 단 등 각 품목에 따른 셈 단위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두부 한 모 주세요” 처럼 아이가 직접 말하게 하거나 물건을 가리키고 “저건 어떻게 세지?”식으로 퀴즈 맞추기 게임을 해도 좋다.

 

3 내가 바로 요리사 

시장에서 하나의 품목을 정한 후 “이걸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고, 아이가 자유롭게 대답할 수 있게 한다. 만일 아이가 어려워한다면 “엄마는 이 콩나물로 ○○이가 좋아하는 콩나물무침을 해야겠다. ○○이는 뭐가 생각나?”식으로 시범을 보이고 차례를 바꿔가며 대화를 이어간다.

 

4 나는 누구일까? 

시장에 있는 물건을 임의로 하나 고른 후 이름을 제외한 감각, 모양, 색깔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이때 한꺼번에 설명하기보다 스무고개처럼 아이가 요구할 때마다 한 가지씩 힌트를 추가하는 것이 요령. 

 

가령 파를 설명한다면 “초록색이야”, “기다랗게 생겼어” 식으로 포괄적인 힌트부터 시작해 점차 범위를 좁혀간다. 아이가 정답을 맞힌 후에는 직접 문제를 내고 엄마가 맞히는 식으로 진행한다.

 

5 오늘은 뭘 먹지? 

시장을 둘러보며 아이와 함께 저녁메뉴를 선정한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적어 리스트를 작성하고, 구입할 때마다 아이가 하나씩 체크하게 한다. 직접 선택한 메뉴와 재료로 차린 저녁밥은 편식 없이 잘 먹기 마련!

 

6 1000원의 행복 

시장의 장점 중 하나는 소량으로 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1000원 혹은 2000원을 주고 갖고 싶은 것을 직접 사게 하자. 단, 돈이 모자라다고 해서 더 주는 것은 금물. 반드시 가진 금액 내에서 구매하도록 한다. “이건 얼마에요?”하며 직접 가격을 묻고 물건을 선택하게끔 한다.

 

7 오늘 뭐 했지? 

집에 도착해서 스케치북에 기억나는 가게 혹은 기억나는 사람 등을 자유롭게 그리게 한다.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어떤 상황을 그린 것인지 맞춘 후, 함께 그림을 보면서 어떤 상황을 표현한 것인지 설명하도록 한다.

 

 

 

PLACE

  아이와 가볼 만한 시장 8

 

서촌 통인시장 

한 골목 안에 80여 개 점포가 직선으로 줄줄이 이어진 전형적인 전통시장. 최근 ‘도시락 카페’를 운영하면서 관광 코스로 유명해졌다. 통인시장 내 고객만족센터에서 엽전 하나를 500원에 교환한 뒤 시장 곳곳의 가맹점에서 뷔페처럼 자유롭게 음식을 구입해 도시락에 담아 먹는 식. 통인시장 모바일 사이트(www.tonginmarket.mobilefarms.com)를 방문하면 지도와 점포의 상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Must Eat 마약김밥 2000원, 기름떡볶이 3000원 Address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5길 18 How to go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약 500m

 

성남 모란민속시장 

수도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정기적으로 장이서는 전통시장으로 전국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총 13개 구획으로 나누어 운영하는데 5일장의 경우 매월 끝자리가 4, 9인 날에 장이 선다. 화훼부터 잡곡과 약초, 각종 먹거리 등 갖가지 것들을 파는데, 애견부에서는 강아지와 고양이 등도 거래되는 게 특징. 옛 시골 장터의 냄새가 물씬 풍겨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Must Eat 가마솥통닭 5000원, 손칼국수 5000원 Address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79 How to go​ 분당선 모란역 5번 출구에서 약 200m

 

마포 망원시장 

마포구 내 전통시장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 2013년 즈음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특색 있는 가게들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정갈한 반찬부터 해산물, 과일, 채소 등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먹거리가 총집합한 것이 특징. 닭강정과 크로켓, 어묵 등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거리가 유명하며 주차시설과 카드 결제, 배송 서비스까지 가능한 ‘마트형 시장’으로 꼽힌다.

 

Must Eat​ 큐스 닭강정 3000~4000원, 수제 크로켓 500~1500원 Address​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8길 14 How to go​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약 300m

 

종로 광장시장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시장으로 각종 상가는 물론 고급 원단을 1~5마씩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자투리 천 가판대 시장도 있다. 직물과 공예품, 전통한복부터 궁중복식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요즘엔 저렴한 가격의 육회, 녹두를 직접 맷돌에 갈아 만든 빈대떡 등 맛좋은 먹거리로 더 유명하다. 이른 낮부터 저녁까지 맛집을 찾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Must Eat​ 육회 1만2000원, 마약김밥 3000원, 빈대떡 4000원 Address​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88 How to go​ 1호선 종로 5가역 8번 출구 또는 을지로 4가역 4번 출구

 

서울풍물시장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황학동 도깨비시장과 풍물벼룩시장 등의 노점상이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전했다가 현재에 이르렀다. 벼룩시장답게 다양한 생활용품과 토속 상품을 포함해 버려진 물건, 각종 골동품, 오래된 축음기 등 신기한 물건이 가득하다. 특히 2015년에 문을 연 테마존 ‘청춘 1번가’는 옛 사진관, 이발소, DJ부스가 있는 다방 등을 재현해 추억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Must Eat​ 소머리국밥 5000원, 수제버거 3000원 Address​ 서울시 동대문구 천호대로 4길 21 How to go​ 1호선 신설동역 9번 출구에서 약 200m

 

서울 남대문시장 

서울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하루 4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는 상설 시장. 점포 수가 무려 1만 개가 넘는데 액세서리와 의류를 비롯해 주방용품, 잡화, 농수산물 등 1700여 종의 물품이 거래된다. 특히 각양각색의 완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실속파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갈치조림골목과 40여 년 전통의 칼국수골목은 필수 코스로 꼽힐 정도로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Must Eat​ 갈치조림 8000원, 칼국수 6000원 Address​ 서울시 중구 남대문시장 4길 21 How to go​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에서 약 200m

 

요즘 아이들에게는 ‘시장’보다 ‘마트’가 더욱 친숙할 터. 하지만 온갖 산해진미와 화려한 장난감으로 중무장한 마트가 아닌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생생한 경제교육 효과는 덤. 지금 아이와 시장에 가보자.

Credit Info

기획
김도담
사진
박용관
모델
윤정인(6세)
도움말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 소장), 함현진(도담언어심리발달센터 원장)
의상협찬
오즈키즈(02-517-7786)
참고도서
<시장체험>(이승희 저, 주니어김영사)

2016년 09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김도담
사진
박용관
모델
윤정인(6세)
도움말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 소장), 함현진(도담언어심리발달센터 원장)
의상협찬
오즈키즈(02-517-7786)
참고도서
<시장체험>(이승희 저, 주니어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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