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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육아

‘방바닥 보이’ 아들 사교육 시키기

On July 26, 2016 0


 

많은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사교육에 대한 내 생각도 간단하지는 않다. 헬리콥터맘이니 타이거맘이니 하는 교육에 열성적인 엄마들에게 냉소적 

눈길을 보내다가도 이렇게 손 놓고 있어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한다… 라고는 생각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방치하며 손 

놓은 상태라는 게 정확한 진단일 게다.


이런 내가 올 초부터 두 가지 사교육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내 결단이 그렇듯 우연적이고 즉흥적인 시작이었다. 지난해 내 친구가 4년 전에 썼다는 

영어 방문학습 교재 일부(석 달 정도 하다가 때려치운)를 줬는데 여태껏 놔두고 있다가 이제 한번 시켜볼까 라는 생각으로 꺼냈다. 

 

나처럼 게으르고 퇴근이 늦은 워킹맘에게 ‘엄마표’ 학습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가지고 있는 교재의 뒷부분만 구입하기로 하고 방문교사를 부를 요량으로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체계와 교재가 완전히 뒤바뀐 게 아닌가.

 

잠시 고민하다가 새 시리즈를 시작하기로 했다. 올여름부터 1년간 미국으로 연수를 가게 되었는데 뭐라도 조금은 준비를 시켜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교육도 이 친구로 인해 시작하게 됐다. 다름 아닌 ‘도움 된다’ vs ‘돈만 아깝다’ 논란의 주인공인 가베 세트를 물려준 것이다. 친구는 ‘영어는 동요 CD 같은 걸 하나씩 사서 들려줘도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가베는 ‘강추’했다. 그래도 비싼 교구를 받았는데 놀리기 아까워 ‘프리샘’(교구 판매 없이 가르치기만 하는 프리랜서 교사)을 동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찾아내 연락했다.


우리 애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선생님이 온다니 무조건 싫단다. 놀이터에 가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방바닥 보이’인 아이는 태권도도 싫다, 수영도 

싫다 등 다 싫다 주의자다. 그동안 사교육을 안 시킨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들어보나마나인 애 의견은 묻지도 않고 그냥 교사를 불렀다. 샘플 수업 하는 걸 보니 아이가 가베는 곧잘 따라하는데 영어는 뭔가 리액션이 퉁명스럽다. 일단 한 달만 시켜보기로 했다. 세트를 한 번에 구입하면 이런저런 사은품도 준다지만 행여 몇십만원을 버릴 수도 있는 터라 포기했다. 


그런데 반전처럼 아이는 영어 CD와 DVD를 엄청나게 좋아했다. 책과 교구가 잔뜩 들어 있는 상자를 보면서 학습지의 포장지도 뜯지 않은 채 쌓아놓기만 했던 내 어린 시절이 떠올라 걱정했는데 아이는 제가 알아서 CD와 DVD를 틀었다. 

 

브랜드 홍보대사라도 되는 양 하루 종일 주제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그 노래를 흥얼거리게 됐다. 일주일에 30~40분 봐주는 것치고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가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시킬걸 싶기도 했다. 

 

물론 이러다 금방 싫증을 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스타트는 나쁘지 않다.가베는 아이가 워낙 만들기를 좋아해서 무던하게 하는 것 같다. 이게 얼마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온종일 로봇, 공룡 장난감만 들고 있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나 싶다. 

 

처음엔 안 한다던 아이가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니 원래 내가 시키고 싶었던 사교육을 다시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이 모락모락 든다.그것은 바로 태권도. 아이가 겁이 좀 있는데다 엄마 아빠를 닮아서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고 그러다 보니 취침 시간도 매일 밤 10시를 넘기니 이 문제를 스리쿠션으로 해결할 방법일 것도 같아서다. 

 

그런데 아이는 초지일관 질색팔색. 먹는 것으로 꼬셔도, 가지고 싶다는 장난감으로 꼬셔도 끄떡없다. 그럴 거면 맨날 ‘태!권!도!’를 외치며 엄마한테 발길질이나 하지 말지. 


그런데 태권도까지 시키면 만 5살 된 아이가 받는 사교육이 벌써 3개. 이러다 나도 모르게 정수리에 프로펠러를 달게 되는 건 아닌지…. 언제나처럼 기대와 불안은 샴쌍둥이가 되어 내 주변을 맴돌고 있다.

김은형 씨는요…

김은형 씨는요…

 

아들 인(7세)의 엄마이며 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
결혼한 지 6년 만인 2010년 초 마흔을 목전에 두고 첫아이를 낳았다. 워킹맘이라는 핑계로 친정엄마와 언니까지 동원한 ‘민폐육아’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기자
김은형
사진
이성우
인형제작
조솔잎(밀크하우스 www.milkhouse.co.kr)

2015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김형선 기자
김은형
사진
이성우
인형제작
조솔잎(밀크하우스 www.milk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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