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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질투하고 미워하세요, 그리고 한바탕 웃으세요

On April 26, 2016 0

 


 

36살에 결혼해 바로 첫아이를 낳고 연년생으로 둘째를 낳았습니다. 남들은 재주 좋다느니 부럽다느니 말들 하지만 요즘 육아에 지치다 보니 ‘이 늦은 나이에 뭐 하나’ 싶은 나약한 생각만 드네요. 저보다 1년 늦게 결혼한 제 친구는 편하게 살겠다고 아이를 안 낳겠다는데 공연히 질투 아닌 질투를 하게 되고요. 

 

그 친구는 애도 안 보니 주말도 여유롭고, 신랑이랑 데이트도 즐기고, 육아비도 안 드니 우리보다 돈도 빨리 모으겠네하며 부질없는 생각만 하느라 요즘 연락도 안 해요. 돈도 없으면서 덜컥 연년생을 낳은 제 탓도 자꾸 하게 돼요. 이런 생각을 떨쳐보려 하지만 쉽지 않네요. ID 끄적끄적


친구의 시간적·경제적인 여유가 부러우시다고요? 제가 보기엔 친구의 과감한 선택에 더 질투를 느끼시는 것 같아요. 님은 별 회의감 없이 남들처럼 결혼해 아이 낳고 키우는 평범한 삶을 따랐는데 친구는 부부 중심의 인생 계획을 세웠군요. 

 

그 친구와 비교하니 자신은 계획적이지 못한 바보처럼 느껴지시나 봐요. 그 감정이 바로 질투심 또는 시기심 맞습니다. 나를 보잘것없는 존재, 초라한 존재로 만드는 상대에게 느끼는 미움이지요.

 

어느 때는 그 감정이 너무 심해져 미움을 넘어서 적개심이 느껴질 때도 있답니다. 그래도 끄적끄적 님은 친구를 나쁜 여자로 몰아가지 않고 자신을 성찰하셨네요. 정말 성숙한 분이라 칭찬하고 싶어요. 

 

괜찮습니다, 마음껏 질투하세요. 아이 둘이 딸려서 꼼 짝 못하고 집 안에 갇혀 엄마로 살아가야 하는 그 시기 에는 누구라도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사로잡히니까 요. 우리나라처럼 ‘엄마’를 ‘아줌마’라고 홀대하거나 경멸하는 문화권에서는 더더욱 엄마가 된 현실을 긍정적 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지요. 

 

그러니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무조건 억압하고 통제할 필요 없습니다. 부정적인 것일수록 통제하고 억압하면 반작용이 커지는 법이죠.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부정적 인 감정이나 생각에 대한 저항을 멈추기만 해도 마음이 훨씬 편해진답니다.

 

쿨하고 멋진 여자로 살아가려는 욕심일랑 당분간 접어두고 차라리 실컷 미워하세요. 그리고 가끔 미워하는 자신을 보면서 한바탕 깔깔 웃으세요. 장담하건대 그 사이 아이들은 조금씩 자랄 거고 점점 더 사랑스러워질 겁니다.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엄마로서의 정체성을 더 많이 받아들인다는 뜻 입니다. 두 아이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충만감도 더욱 커지겠죠. 

 

아마도 끄적끄적 님은 엄마로서의 마음가짐을 준비하기 전에 아기를 만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도 아이가 없는 자유로운 생활을 그리워하는 거죠. 그러나 그것도 괜찮습니다. 엄마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니까요. 

 

아이들과 씨름하면서 엄마도 천천히 진짜 엄마가 되어갈 겁니다. 인생에는 되도록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시간을 두고 견뎌야 하는 문제도 있어요. 육아가 주는 괴로움이 후자에 해당되죠. 

 

요즘은 아이나 어른이나 참고 인내하는 힘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들 하지요. 하지만 어떻게 해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문제는 겪어내고 견디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잘 견디고 버티려면 숨통을 틔워줘야 해요. 

 

자신을 너무 닦달하거나 억압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간혹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 또 자신의 마음과 씨름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강하고 성숙해진 나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때는 친구가 끄적끄적 님을 부러워할지도 모르겠네요.

박미라 씨는요…

박미라 씨는요…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기’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이주현

2014년 08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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