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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고궁 산책

On April 22, 2016 0

고궁은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산책 코스이자 살아있는 교육 현장이다. 고궁 산책 준비와 서울 시내 고궁을 더 알차게 돌아보는 실전 노하우를 전한다.


 

서울 도심 속 복잡한 빌딩숲 사이에 자리한 고즈넉한 고궁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파트와 아스팔트, 보도블록등 차가운 시멘트 건축물 속에서 일상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고궁은 흙을 밟을 수 있고 오래된 나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이다. 또한 우리네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유적지로서 훌륭한 교육 현장이 된다. 가볍게 산책하면서 조선 왕실의 이야기를 나누고 건축물에 담긴 의미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역사를 알아가기 좋다. 광화문, 인사동, 대학로 등이 인접하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것도 매력적이다. 고궁 나들이를 하려면 무료입장인 경희궁을 제외하고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후원 포함), 창경궁, 종묘까지 관람이 가능한 궁 통합 관람권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유효기간은 구입 후 한 달 이내로 가격은 1만원이며, 4대궁 매표소에서 구입하면 된다. 고궁음악회나 달빛 기행, 왕실가례 재현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야간 개장 등은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인기가 높아 금세 마감되니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 일정을 미리 확인하자.

 

고궁 산책 준비 편

1. 아이 주도적으로 둘러보기

부모 손에 이끌려 다니다 보면 아이가 금세 지루해지거나 지칠 수 있다. 고궁 입구에 비치된 안내 책자를 아이 손에도 쥐어주고 아이 스스로 안내 코스대로 길을 찾아보게 하자. 책자에 나온 사진과 실물을 비교하면서 길을 찾게 하면 아이의 집중도도 높아진다. 칭찬스티커를 준비해 아이가 길을 잘 찾을 때마다 책자에 붙여주면 더욱 즐거워한다. 참고로 고궁 해설은 불특정 다수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므로 아이한테는 어렵고 지루할 수 있으니 아이의 연령이 어리다면 부모와 자유롭게 다니는 편이 낫다. 고궁을 찾기 전 홈페이지에서 가이드북과 지도를 무료로 내려받아 미리 훑어보자. 어린이 전용 메뉴에서 사이버 퀴즈 등을 풀어보는 것도 유익하다.

 

2. 주변의 박물관 활용하기

경복궁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있고, 경희궁에는 서울역사박물관, 덕수궁에는 대한제국기념관이 있는 것처럼 고궁 인근에 박물관이 자리한 곳이 많다. 고궁을 산책한 뒤 박물관에 들러 왕의 초상화인 어진, 왕이 입었던 옷, 조선의 왕실 생활과 생활상 등을 둘러보면 역사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진다.


3. 기념품 숍 방문하기

기념품 숍에는 다양한 상품과 관련 책자들이 비치되어 있다. 고궁을 테마로 한 아이디어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경한 뒤 사진엽서를 2~3장 구입해 아이 방 벽면에 붙여주자. 엽서를 보며 고궁을 더 오랫동안 기억하고 친숙하게 느낄 것이다.

 

4. 사극 보며 이야기 나누기

고궁에 다녀온 후 아이와 함께 사극을 보면서 등장인물들의 의복과 배경이 되는 건축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과거 속에 머물기만 했던 고궁의 모습이 그곳을 오가는 인물들로 인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5. 고궁 관련 동화책 읽기 

고궁이나 조선 왕실을 주제로 한 어린이 도서는 그림책부터 글밥이 많은 교양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함께 읽은 뒤 고궁을 다녀오거나 고궁 방문 후에 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더욱 좋다. 혹은 부모가 관련 책을 미리 읽고 아이와 고궁을 거닐며 설명해준다면 훨씬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고궁 산책 실전 편



* 경복궁

추천 관람 코스 광화문 → 흥례문 → 영제교 → 근정전 → 사정전 → 강녕전 → 교태전 → 소주방 → 자경전 →향원정 → 건청궁 → 신무문 → 청와대 전경 → 경회루 → 수정전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으로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후 수도 한양에 지은 첫 번째 궁이다. 다른 궁들에 비해 넓은 궁역과 많은 전각이 궁궐 구조의 기본을 잘 보여주며 고스란히 남아 있다. 먼저 광화문 천장에 그려진 사신도 중 남쪽의 주작을 확인하고, 다른 방향의 문, 예를 들면 북쪽문 신무문에서는 북쪽을 지키는 현무를 보여준다. 드라마 <대장금>의 주 무대로 임금의 수라와 궁중 잔치 음식 등을 담당했던 궁궐 부엌인 소주방이 최근에 복원을 끝내고 일반에 공개되었다. 외형적 복원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고증을 거쳐 재현된 궁중음식상이 전시되어 아이들의 흥미를 돋운다. 경복궁 안에서 유일하게 단청이 칠해지지 않은 건청궁은 고종 임금이 왕비인 명성황후를 위해 지은 곳이다. <대장금>과 명성황후 이야기 등 아이가 흥미롭게 들을 만한 이야깃거리를 미리 생각해두자. 신무문을 나가면 푸른 지붕의 청와대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 경희궁

추천 관람 코스 홍화문 → 숭정전 → 자정전 → 서암 → 태령전


경희궁은 다른 궁에 비해 덜 알려져 조용하고 찾는 사람도 별로 없다. 덕분에 아이를 데리고 호젓하게 둘러보기 더없이 좋다. 경희궁은 광해군 때 창건된 곳으로 원래 이름은 경덕궁인데 영조 때 경희궁으로 변경되었다. 동쪽에 자리한 창덕궁과 창경궁을 합해 동궐이라 부르고, 서쪽의 경희궁은 서궐이라 부르기도 했다. 창건 당시에는 넓은 궁역에 정전과 편전, 침전 등 수많은 전각이 있었으나 순조 때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고 이후 1831년에 일부만 중건되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소유하면서 전각이 철거되거나 이전되어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건물은 이후에 복원된 것으로 정문인 홍화문만 옛 모습 그대로다. 왕이 신하들과 회의를 하거나 경연을 여는 등 공무를 수행했던 공간인 자정전 뒤편의 담장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숲길과 연결되어 마치 도심 속 무릉도원을 찾은 듯한 느낌을 준다.

 

 



* 덕수궁

추천 관람 코스 대한문 → 중화전 → 석어당 → 함녕전 → 정관헌 → 즉조당·준명당 → 석조전(대한제국기념관)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의해 모든 궁궐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의주로 피신 갔다 돌아온 선조가 기거할 곳이 없게 되자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집에 임시로 머물게 되었다. 그 건물이 오늘날의 덕수궁 석어당이다. 명성황후가 일본 자객들에게 시해당한 을미사변 이후에 고종과 세자(순종)가 신변 보호를 위해 경복궁을 나와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게 되고 그로부터 1년 뒤 이곳으로 들어왔지만 고종 임금은 결국 일제에 의해 왕위를 박탈당했다. 고종 임금의 유일한 딸인 덕혜옹주가 다녔던 유치원인 준명당, 화강암으로 지은 서양식 건축물인 석조전을 비롯해 궁궐 건물 곳곳에 남아 있는 유리창,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 타일과 카펫 등을 감상하며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애썼던 고종 임금의 흔적을 더듬어보면 좋을 듯하다.

 

 



* 창경궁

추천 관람 코스 홍화문 → 옥천교 → 명정전 → 문정전 → 숭문당 → 빈양문 → 경춘전 → 영춘헌 → 통명전 → 자경전터 → 춘당지 → 대온실(식물원)


창경궁은 5대 궁궐 가운데 가장 많은 왕들이 살았던 창덕궁 바로 옆에 이웃하여 경계 없이 드나들 수 있다. 역대 여러 왕들이 기거했던 곳인 만큼 역사적인 사건이 많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문정전은 영조의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이한 아들 사도세자 이야기의 현장이고, 통명전은 숙종의 빈이었던 희빈 장씨가 사약을 마시고 최후를 맞은 곳이다. 다른 궁들과 마찬가지로 창경궁 역시 일제강점기 때 많이 훼손되었다. 일제는 신성한 공간인 조선의 궁궐을 격하하고자 동물원과 식물원 등으로 사용하며 일반에 공개했는데 식물원인 대온실도 그중 하나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취재
이민희(프리랜서)
사진제공
문화재청
일러스트
경소영
도움말
권은희(생각하는박물관 대표)

2015년 08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한보미 기자
취재
이민희(프리랜서)
사진제공
문화재청
일러스트
경소영
도움말
권은희(생각하는박물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