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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그림책 보며 '다름'의 가치 배우기

On March 24, 2016 0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여 사는 지구. 그 안에는 엄연히 선택받은 집단과 소외된 집단이 존재하며 이들 사이의 갈등과 분쟁은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 여러 가지 색깔의 피부와 외모, 다양한 언어와 종교를 지닌 지구별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 이해가 필요하다. 엄마도 아이도 보다 열린 생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될, 진한 감동이 담긴 다문화 그림책을 소개한다.


PART 1 다문화 그림책으로 ‘다름’ 이해하기

어른들은 아이가 자신과 다른 인종이나 민족적인 차이에 대해 잘 모른다고 으레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 역시 인종·민족의 차이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서너 살 만 되어도 자신이 흑인인지, 황인인지, 백인인지 구별하기 시작하며, 자신이 속한 가족, 문화 등에 근거해 자아 정체감을 쌓아나가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에도 다문화 사회가 도래하였다.

일터나 거리는 물론 유치원에서도 언어와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그럼에도 다문화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만약 우리 아이가 검은 피부, 노랑머리에 파란 눈, 곱슬곱슬한 머리칼에 동그란 뒤통수를 지닌, 우리와는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이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비단 ‘다문화 대한민국’의 도래가 아니더라도 점점 좁아져가는 지구촌의 모습을 볼 때 다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런 낯섦을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이 다문화 그림책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름’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이 책들은 아이에게 열린 생각과 이웃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한다.


열린 가치관을 심어주자
다양성, 인간의 존엄, 평등은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추상적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 ‘그림책’을 통해 이러한 주제를 접했을 때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저명한 그림책 편집자이자 작가인 마쓰이 다다시는 저서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한림출판사)에서 그림책의 효과를 ‘씨앗’에 비유하였다.

어린아이는 그림책을 볼 때 그 작품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 무언가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예컨대 문장의 한 구절, 일러스트의 강렬한 인상, 스토리, 혹은 그 책 안의 어떤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그러한 느낌과 이미지가 마음속에 조그만 씨앗으로 남는다고 한다.

긴 세월 아이 마음에 심어져 있던 씨앗은 여러 체험과 사색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유년기에 인상 깊게 본 다문화 그림책 역시 장차 아이가 편견 없는 ‘열린 가치관’을 갖게 하는 씨앗이 되어줄 것이다. 그 씨앗이 자라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하나의 정서를 이룰 때 아이의 내면세계는 물론 팍팍한 세상도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다양한 인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을 보여주자
좋은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그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림책도 마찬가지. 좋은 그림책은 아이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보다 더 잘 ‘느끼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다문화 그림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세계 곳곳의 친구들을 만나고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림책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 속에 담긴 다양한 인물과 배경, 많고 많은 이미지를 접하며 나와는 다른 다양한 문화, 다른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많고 많은 고정관념이 있다. 

 

아이들은 성장하며 사회적 분위기를 통해 고정관념을 흡수하기도 하고 극복하기도 하는데 편견 없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긴 좋은 그림책을 보고 자란 아이는 활짝 열린 가치관을 갖게 될 것이다.

<피터의 의자>, <눈 오는 날>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에즈라 잭 키츠는 미국 그림책 역사상 최초로 흑인을 주인공으로 그림책에 등장시킨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사랑스런 곱슬머리 흑인 소년 피터를 통해 인종과 피부색을 초월한 보편타당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가난한 유대계 폴란드인 집안의 셋째였던 작가는 평탄치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반유대적 분위기 탓에 심한 차별을 받았고 야코프(Jacob)라는 본명을 바꿀 정도로 힘겨운 유년기를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배경 덕분에 작가는 소수 민족에 대한 이해심을 갖게 되었고, 그의 첫 번째 작품이자 영예로운 칼데콧상 수상작인 <눈 오는 날>에 흑인 꼬마 주인공 피터를 등장시키게 된다.

이후에도 줄곧 이 사랑스러운 꼬마 피터가 등장하는 연작 시리즈를 발표했는데, 작가는 피터 역시 다른 아이들처럼 풍부한 감정, 생각, 상상력을 갖고 살아가는 아이란 걸 당연하다는 듯 보여주었다. 

 

작가는 네 살 아이를 둔 독자에게 이런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자기와 비슷한 흑인 꼬마가 등장해 자기에게도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을 보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그리고 흑인이 아닌 푸른 눈빛의 아이도 까만 눈의 주인공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를 보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흑인 아이가 나오는 책은 정말 드문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른들 뿐인지도 모른다. 책 속 피터의 이야기에 푹 빠져 책장을 넘기고 있는 아이에게 피터의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내 또래 친구일 뿐이다. 이러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인 아이는 어떤 문화적 차이도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채인선 작가는 <다문화 백과사전>에서 인종이나 종족, 피부색을 말하는 건 부질없고 무의미한 일이라 말했다.

게다가 ‘인종’이라는 단어 자체가 꽤 수상쩍은 관념이라는 것. 인구 이동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서로 다른 부족·종족의 피와 문화가 계속 섞이게 마련인데 인종, 종족, 피부색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진화론상 사람은 오직 하나의 종, 즉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뿐이라는 작가의 말은 참으로 공감되는 지점이다.

 


‘다름’이야말로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살색’이 황인종의 누르스름한 피부색을 일컫는 색 이름으로 쓰였다. 하지만 살색은 인종에 따라 다 다르고 그 빛깔 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에 콕 집어 어떤 색을 ‘살색’이라고 정의내릴 수 없다. 그럼에도 편의상 우리 민족의 피부색을 ‘살색’이라 불러왔다.

그러다 특정 색을 살색으로 지정하는 것이 인종차별이라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2005년에 ‘살구색’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의 살구색 크레파스를 ‘살색’이라 부르고 있지는 않은지. 

 

이로 인해 알게 모르게 우리 마음속에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의식이 싹텄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색깔 하나를 두고도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새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면 캐런 카츠의 <살색은 다 달라요>(보물창고)를 읽어보자.

밝고 개성 넘치는 그림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는 인종의 전시장이라 불리는 뉴욕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생김새와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우리 모두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서로 다름’에 매력을 느껴 이 책을 지었다고 한다. 

 

<살색은 다 달라요>에서 말하는 살색은 고유명사 ‘살색’이라기보다 단어에 담긴 의미 그대로 ‘살갗의 색깔’을 뜻한다.

화가 엄마를 둔 7살 레나의 살색은 계피 같은 적갈색이다. 레나는 화가인 엄마를 통해 여러 색깔의 물감을 섞으면 레나의 피부색 같은 적갈색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주변의 많은 이웃과 친구들의 살색이 땅콩버터잼 같은 연한 황갈색부터 낙엽 같은 다갈색, 캐러멜 맛 사탕처럼 연한 갈색 등 모두 다르다는 걸 깨닫는다.

무엇보다 저마다의 피부색이 하나같이 아름다운 빛깔을 띠고 있을 알게 된다는 따뜻한 이야기. ‘다르다’는 걸 ‘틀린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찾아낼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절실한 시대다.

 

다문화 그림책을 통해 다름의 아름다움을 특별하게 여길 줄 아는 열린 마음을 배워보자.

 

 

PART 2 추천! 다문화 그림책

다문화 그림책은 다양한 문화의 차이를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을 주로 다룬다. 또한 등장인물과 배경을 통해 여러 가지 문화를 글과 그림으로 다양하게 보여준다. 간혹 성숙하지 못한 책들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부적절한 지식과 잘못된 신념을 객관적인 근거 없이 한쪽으로 치우쳐 전하기도 한다.

피부색, 머리카락, 얼굴을 비롯한 외모 등 유전적으로 결정된 신체적 특질과 국가 및 민족 등을 근거로 호의적이거나 비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각은 결국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 뿐이다. 여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다문화 그림책’이 있다. 아이가 보다 넓은 시각과 폭넓은 세계관을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들렌카

앞니가 흔들리기 시작한 마들렌카.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집을 나선다. 프랑스에서 온 빵가게 주인 가스통 아저씨, 인도에서 온 신문가게 주인 싱 아저씨, 이탈리아에서 온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 차오 아저씨, 독일에서 온 그림 아줌마,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꽃가게 주인 에두아르도 아저씨….

동네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쭉 늘어서 있는 가게 주인들은 이가 흔들린다는 마들렌카에게 자기 나라 말로 축하 인사를 건넨다. 언어는 달라도 인사하고 축하해주는 이들의 마음은 똑같다. 

 

어느 나라에서든 어린이가 젖니가 빠지고 새 이가 난다는 것은 잘 자라고 있다는 좋은 징조이기 때문이다. 다르면서 같은 방식으로 각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그림책. 피터 시스 글·그림, 1만원, 베틀북 

  • 봉주르, 학교에 가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선 프랑스에서 살게 된 한국 소녀 진주의 좌충우돌 프랑스 생활기를 시리즈로 엮어냈다. 하나하나 부딪쳐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서서히 문화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진주의 이야기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다독여준다.

    임영희 작가가 프랑스어로 글을 썼고, 프랑스의 그림작가 아멜리 그로가 자신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그림을 그렸다. 시리즈로 <보나페티 음식이 달라요>, <꼬레 우리는 친구예요> 등이 있다. 임영희 글, 아멜리 그로 그림, 각 권 9800원, 주니어랜덤

  • 별이 되고 싶어

    아이들 역시 일상에서 크고 작은 죽음을 접하며 살아간다. 함께 살던 강아지, 물고기가 죽기도 하고,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는 순간도 있다. 아이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를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이 책은 바다가 된 카이와이, 나무가 된 나무아래빠른발, 불꽃이 된 토오라시아 등 여섯 나라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책 마지막 장에는 “바다, 나무, 불꽃, 바람, 새, 흙 그리고… 너는 무엇이 되고 싶어?”라는 질문을 던지며 끝을 맺는다. 폴리네시아, 티베트, 인도, 몽골, 아메리카 그리고 한국까지 여섯 지역에 살고 있는 여섯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아갈지를 되묻는 책. 이민희 글·그림, 9800원, 창비

  •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

    오스트레일리아의 동화 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인 멤 폭스가 그려낸 평등과 평화에 관한 그림책. 서로 다른 세상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피부색, 사는 집, 학교, 나라, 음식, 말 등이 서로 달라도, 고운 미소, 환한 웃음, 기쁨, 사랑, 아픔, 슬픔은 누구나 똑같다는 병렬식 구성을 통해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지 모를 다문화주의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멤 폭스 글, 레슬리 스타웁 그림, 9500원, 비룡소

  • 좀 다르면 어때?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그림책. 주인공 노마가 새 친구를 사귀는 다섯 편의짧은 이야기를 담았다. 여자아이 은지, 다운증후군이 있는 민우, 시골에서 온 기동이, 몸이 불편한 아람이, 네팔에서 온 미누를 처음 만난 노마는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낯설고 이상하게 여긴다.

    하지만 함께 배우고, 아는 것을 나누고, 도와주고, 즐기면서 어느새 친구가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이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음을 열어 함께한다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기규 글, 윤정주 그림, 1만원, 웅진주니어

  • 나는 달랄이야! 너는?

    글밥이 많아 직접 읽기보다 엄마가 한 편씩 들려주기 좋은 동화책. 다문화에 대한 바른 시각을 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책이다. 여행을 통해 나눔의 가치와 행복의 의미를 배우고 있는 오소희 작가의 첫 번째 동화책으로 지구촌 곳곳의 어린이들을 만난 에피소드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했다.

    부자 나라 아이이건, 가난한 나라 아이이건 모든 아이에게 꿈과 희망은 소중하다고 알려주는 책. 지구는 커다란 하나의 ‘집’이고, 우리는 모두 단란한 ‘식구’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제3세계 아이들을 동정하기보다 함께 꿈을 이룰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오소희 글, 김효은 그림, 1만2000원, 토토북

  • 온 세상 사람들

    오늘날 세상에는 67억 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그중에는 키가 큰 사람도 있고, 키가 작은 사람도 있다. 뚱뚱한 사람도 있고, 날씬한 사람도 있다. 생김새는 물론 입는 옷, 사는 집, 즐겨 먹는 음식, 인종, 문화 등이 다 다르다. 이렇듯 서로 다른 ‘온 세상 사람들’이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거나 미워해서는 안 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차이를 보여주며, 서로 인정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으로 촘촘한 백과사전식 구성이 돋보인다. 익살맞고 알록달록하며 화려한 그림을 통해 ‘서로 다름’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피터 스피어 글·그림, 1만1000원, 비룡소

  • 우리 개를 찾아주세요!

    후아니토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뉴욕으로 이사한 지 이틀 만에 사랑하는 개 페피토를 잃어버린다. 뉴욕은 다양한 이민족들이 모여 사는 거대한 국제도시. 후아니토가 쓸 수 있는 언어는 오로지 스페인어뿐이다. 낯설고 삭막한 대도시에서 사랑하는 개를 찾기 위해 뉴욕 곳곳을 헤매는 소년에게 손을 내밀어준 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아이들뿐이다.

    차이나타운의 중국 남매, 파크애비뉴에 사는 백인 소녀, 할렘가의 흑인 형제…. 언어는 다르지만 서로 의사를 주고받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몸짓, 발짓을 동원해가며 커다란 목소리로 ‘페피토’를 함께 외쳐줄 뿐이다. 어른들도 쉽게 이루지 못한, 언어와 인종, 국적을 넘어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건강한 우정을 그린 특별한 책.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따뜻하고 희망적인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에즈라 잭 키츠 글·그림, 8500원, 베틀북

  • 콩아지와 다람이

    1995년 일본 그림책 대상을 수상한 아키야마 타다시의 <내 이름은 콩아지>의 연작 시리즈로 콩알만큼 자그마한 송아지인 콩아지의 일상을 재미나게 그리고 있다. <콩아지와 다람이>는 연작 시리즈 중 한 편으로 콩아지보다 더 작은 다람쥐 친구 다람이와의 우정을 보여준다. 다람이는 민들레 꽃씨를 타고 살포시 날 수 있지만, 콩아지는 푹 가라앉아버린다.

    다람이는 풀잎 미끄럼틀을 탈 수 있지만, 여린 풀잎은 콩아지의 무게를 받쳐주지 못한다. 하지만 둘은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함께 볼 수 있고, 날이면 날마다 같이 노는 둘도 없는 친구다. “내 이름은 콩아지! 콩알만 한 송아지야. 오늘은 내 친구 다람이를 소개할게. 우리는 퍽 다르지만 마음은 늘 함께야”라는 콩아지의 멘트를 통해 ‘다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아키야마 타다시 글·그림, 9500원, 키득키득

  • 그레이스는 놀라워!

    그레이스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직접 연극을 꾸미곤 한다. 머플러를 쓰고 잔 다르크가 되고, 아난시(아프리카 민담에 등장하는 꾀보 거미)가 되어 거미처럼 매달리고, 정글 소년 모글리가 되곤 한다. 이렇게 연극이라면 자신 있는 그레이스. 학교에서 연극 <피터 팬>의 주인공을 뽑는다는 말에 손을 번쩍 들어보지만 피터 팬은 남자이고 백인이기 때문에 그레이스는 주인공을 할 수 없다는 친구들의 수군거림을 듣는다.

    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소녀. 이미 짜인 틀이라도 깨질 수 있으며, 유연한 사고로 자신을 믿고 노력하는 힘이 그 틀을 깨는 원동력임을 보여준다. 인종과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메리 호프만 글·그림, 8000원, 시공주니어

  • 황량한 들판에 두 개의 참호가 있다. 각 참호에는 병사가 한 명씩 숨어 있다. 이들은 하루 종일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그러나 별이 뜨는 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 보면 이 전쟁은 무의미하다. 쉽고 명료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전쟁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책. 아군과 적군이라고 규정짓는 이분법이 얼마나 상대적이며 허구적 개념인지, 그리고 어느 편이든 간에 전쟁을 일으킨 소수에 의해 보통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전쟁을 위해 어떻게 이데올로기가 조작되는지 어려운 단어 하나 사용하지 않고 쉽게 풀어내고 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유머와 서정성이 빛난다는 것 또한 이 책의 장점. 국적,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메다비드 칼리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1만1000원, 문학동네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여 사는 지구. 그 안에는 엄연히 선택받은 집단과 소외된 집단이 존재하며 이들 사이의 갈등과 분쟁은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 여러 가지 색깔의 피부와 외모, 다양한 언어와 종교를 지닌 지구별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 이해가 필요하다. 엄마도 아이도 보다 열린 생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될, 진한 감동이 담긴 다문화 그림책을 소개한다.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기자
사진
한정환
도움말
김이경(아름아동심리발달연구소 연구실장)
참고도서
<다문화 백과사전>(채인선 저, 한권의책)

2015년 02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박시전 기자
사진
한정환
도움말
김이경(아름아동심리발달연구소 연구실장)
참고도서
<다문화 백과사전>(채인선 저, 한권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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