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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맘 핫이슈-전집 구매 리얼 리뷰

On January 15, 2016 1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되는 영유아 전집. 호떡 뒤집듯 뒤바뀌는 교육정책에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엄마들이 많다. 8세, 5세 아이 키우는 선배맘이 알려주는 후회하지 않는 전집 선택 노하우를 전한다.

 

아이 책을 고를 때 ‘단행본이 좋다, 전집이 좋다’를 따지는 건 요즘 현실에 맞지 않는 듯하다. 소위 브랜드 전집의 지나친 가격 거품에 안티 전집 커뮤니티까지 생기기도 했지만 이제 전집은 단순히 책을 묶어 사는 개념을 넘어서 독후활동이나 홈스쿨링에 도움을 주는 하나의 전문 학습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패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정말 잘 산 책, 몹쓸 욕심에 구매 시기가 너무 빨라서 후회했고, 너무 늦어서 아쉬웠던 나의 전집 구매기를 되짚어본다.

  

 


 영사부터 홈쇼핑까지, 나의 전집 구입 루트

나 역시 전집의 첫경험(!)은 다른 엄마들과 비슷했다. 출판사 영업사원, 이른바 ‘영사’와의 만남이 그것. 그 알량한 포스터 몇 장 받기 위해 집으로 초대했는데 그 뒤로 엄청난 전집 스트레스를 겪어야만 했다. 처음엔 프뢰벨 <영아다중>과 <영아테마동화>를 묶어 100만원대의 전집을 권했다. 그런데 남편이 무슨 애들 책이 그리 비싸냐며 펄쩍 뛰어 <영아테마동화>만 사는 것으로 합의했다. 산후조리원 동기들은 300만원씩 세트로 자연관찰전집까지 샀다며 눈물바람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돌이켜보면 남편이 내 눈물보다 강했던 것이 천만다행!

 

 

다행히 처음 구매한 프뢰벨 <영아테마동화>는 둘째까지 누더기가 될 만큼 잘 읽었다. 간결하고 예쁜 문장, 알록달록 다채로운 따뜻한 그림이 아이의 첫 책으로 추천할 만하다. 특히 아이가 글을 읽기 시작할 무렵 정말 많이 읽었고 덕분에 한글 떼기도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단, 물고 빠는 토이책으로는 부적격하다는 게 내 생각. 팝업북이 몇 권 포함돼 있는데 찢어지면 정작 읽어야 할 때 제대로 보기 어렵다. 물론 출판사에서 애프터서비스를 해주지만 비용만 생각하면 거의 새 책 한 권을 사는 꼴. 가장 후회하는 것은 프뢰벨 <퍼포먼스 잉글리쉬>와 프뢰벨 <어린이 경제동화>다. 가장 큰 이유는 시기에 맞지 않는 욕심 구매. 프뢰벨 <어린이 경제동화>의 경우 미취학 아동이 읽기엔 다소 어렵고 이해가 안 되어 2년 동안 책장에 내팽개쳐 있다가 초등학생이 된 큰딸이 요즘 조금씩 보고 있다. 그래도 어려운 부분이 조금 있는 듯. 

 

  


 프뢰벨 <퍼포먼스 잉글리쉬>는 정말 패망의 전집이다. 출시 당시 아주 센세이션했던 영어전집이었는데 구성품에 전용 DVD플레이어가 있었다. 한마디로 다른 DVD에서는 재생이 되지 않는다. 명절이나 여행 가서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한다면 DVD플레이어까지 싸들고 가야 한다는 것. 좌우지간 100만원대의 이 전집을 구매한 이유는 영업사원이 나의 몹쓸 영어울렁증을 제대로 긁어준 것이 한몫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3년간 생일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하고 겨우 구매했다. 제값을 뽑기 위해 정말 열심히 활용하겠노라 다짐했지만 엄마표 홈스쿨링을 하기 쉽지 않았다.

 

방문교사를 부르려고 하니 월 수업료도 너무 비쌌고 아이도 본격적인 영어 수업을 받기에는 너무 어렸다. 실패의 원인 중 하나는 생활영어가 아닌 패턴식 영어 문장이 대부분이라는 것. 이후 <잉글리시 에그>나 <노부영> 등 노래가 즐거운 영어전집이 쏟아져 섣불리 구매한 것을 땅을 치며 후회했다. 지금 둘째가 간간히 보고 있지만 흥미도 제로! 아이는 ‘튼튼영어’를 더 좋아한다. 그나마 DVD플레이어를 고장 없이 6년간 쓰고 있다는 게 작은 위안이다. 가장 잘 선택한 전집은 오르다 <작은 철학자>다. 아무래도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듯하다. 책에 다소 잔인하고 자극적인 표현이 있어서 고심했지만 내용이나 문장의 수준이 7세 아이에게 딱 적당한 듯했다.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자주 반복해서 읽고 있다. 

 

<탈무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책을 읽은 뒤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아서 좋다. 웅진 <책좋아 전래동화>의 경우 홈쇼핑을 보다가 충동구매한 전집. 프뢰벨 전집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 보니 30만원대의 전래동화, 세계명작 책이 저렴하게 느껴졌다. 구입 당시에는 그림이 다소 무겁고 내용 또한 어려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초등학생이 된 지금 가장 자주 읽고 활용도 높은 책이 되었다. 잠들기 전 구연동화 CD를 들으며 잠들 정도로 내용도 알차고 재미나다. 이제야 ‘잘 샀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런데 이걸 중고로 구입했으면 어땠을까? 엄마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전집이라 중고로 5만원이면 펼칠 때마다 쩍쩍 소리가 날 정도로 새 책 같은 중고 책을 살 수 있었을 텐데… 쩝!

 

 


 전집 중고 구매 저렴하다고 막 샀다간 되레 손해

큰아이가 일곱 살이 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거의 창작동화 위주로만 읽혔던지라 위인전도 필요했고 예술·과학 분야의 책도 없었다. 그래서 지역 커뮤니티 벼룩시장에서 중앙픽쳐스 <세계명작> 60권을 5만원대에 구매했다. 출간된 지 엄청 오래된 책이지만 표지만 빛바랬을 뿐 내용도 좋고 아이도 정말 좋아했다. 이후 교원 <솔루토이 과학>과 <솔루토이 지리>를 중고로 각 12만원씩 주고 구매했는데 아차, 이 책은 워크북 형태의 책이다. 새 것 같은 책이라고 해서 샀는데 찢어진 곳도 많고 스티커나 활동자료의 파손도 심했다. 50만원대의 책을 12만원에 구매했으니 괜찮다고 위안했지만 <솔루토이 과학>의 경우 1회용 워크북처럼 되어버렸다. 또한 CD를 통한 듣기식 책이다 보니 읽고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 큰딸의 성향과는 동떨어지기도 했다. 

 

<솔루토이 지리>의 경우 내용도 쉽고 재미있지만 각 나라의 정보가 생각보다 많이 부족한 편이다. 그 나라를 공부하려면 별도로 자료를 찾아봐야 해서 많이 아쉬웠다. 자유학교 <예술탐험 시리즈>도 아이가 거의 읽지 않아 전시만하는 상태. 그래도 책이니까 언젠가 반드시 쓸모 있으리라 믿고 있다. 3만원에 구매했으니 아쉽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의 성향이나 필요 시기에 맞추지 않고 저렴한 맛에 자꾸 구매한다면 책장만 차지하고 가랑비에 옷 젖듯 가계부의 커다란 구멍을 맛보게 될지도.

 

 

 

유행 따라 전집 사면 안 되는 이유

전집 영업사원의 설명은 정말 그럴싸하다. 단행본 동화책의 권당 가격이 대부분 1만원대 초반이니 사실 권당 5000~7000원 하는 전집이 확실히 싸다. DVD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더 싼값에 사는 셈. 하지만 불필요한, 쓸모없는 책이 전집엔 반드시 몇 권씩 들어 있다. 책을 전시해놓으려 사는 것도 아닐 터, 그걸 걸러내 살 수도 없기에 전집을 구매하기 전 영업사원의 추천에 의존하기보다는 전체 구성 및 책 내용을 꼼꼼히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행본은 그 책 한 권에 내용이 알차게 담겨져 있는 반면 전집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앞서 이야기한 <솔루토이 지리>의 경우 해당 나라의 정보가 많이 부족하고, 프뢰벨 <테마동화>의 경우 ‘신데왕자’편은 그림에 담배와 성인 잡지가 등장해 엄마를 당황시킨다. 하지만 한권 한권 책을 찾아 구매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점, 저렴한 가격에 많은 책을 읽혀줄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요즘엔 전집마다 독후활동 홈스쿨링 프로그램도 워낙 잘되어 엄마가 활용하기 더 좋아졌다. 

 

개인적으로 미취학 아동이 보는 전집의 경우 창작 책이나 수학동화 분야는 큰 실패는 없을 거 같다. 위인전이나 역사책도 나쁘지 않지만 아이가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예전에 보던 책의 내용이 부족하고 수준도 낮아 다시 단행본으로 구매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책으로 넘어가기 전 아이에게 자주 읽혀주고 익숙하게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7세 이전 아이의 책값으로 수백만원, 아니 수천만 원까지 들여서까지 집 안 한 면을 책으로 빡빡하게 채워 넣을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건 내 실패 경험도 있기에 어느정도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 더군다나 아이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변 엄마들의 추천, 인기도만 보고 구매하면 100% 실패하게 된다. 

 

출판사 영업사원에게 우리 아이의 책 주권을 모두 맡기지 말고 아이의 성향과 나이에 맞게 단행본과 적절히 섞어 구매하는 건 어떨까 싶다. 아이를 직접 서점에 데려가 책을 골라보게 하는 것도 사실 엄마가 좀 번거로워서 그렇지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다. 단, 서점에 가기 전 어떤 책을 살 것이라고 아이와 미리 합의해야지 아닐 경우 장난감 붙어 있는 책이나 색칠공부 앞에서 사달라고 징징거리는 경우가 다반사. 참, 유명 출판사 책을 깨끗하게 보고 나중에 중고로 되팔면 된다고 생각은 일단 접어두시라. 되팔기 위해서 한 장 한장 조심스럽게 넘겨 보는 건 참 바보 같다. 책은 누더기가 되도록 보고 이해가 안 되면 쫙쫙 밑줄도 좀 쳐야 완전히 ‘아이 것’이 되니 말이다.

 

우리 집 전집 리스트

나는 여덟 살, 다섯 살짜리 자매를 키우는 엄마다. 딸아이들이 성별도 같고 관심사도 크게 다르지않아 대부분의 전집은 첫째의 필요 시기에 맞춰 구매하는 편. 어쨌든 단행본을 제외한 우리 집 전집 리스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프뢰벨 영아테마동화

(2008년 6월 구매, 50만원대)

 

●한국차일드아카데미 명품세계 꼬마그림책

(2008년 9월 구매, 20만원대)

 

●프뢰벨 퍼포먼스 잉글리쉬

(2009년 5월 구매, 100만원대)

 

●프뢰벨 테마동화

(2011년 8월 구매, 50만원대)

 

●계몽사 디즈니 세계명작

(2012년 8월 구매, 중고 10만원대)

 

●중앙픽쳐스 세계명작

(2013년 1월 구매, 중고 5만원대)

 

●웅진 책좋아 전래동화

(2013년 2월 구매, 30만원대)

 

●프뢰벨 어린이 경제동화

(2013년 3월 구매, 40만원대)

 

●오르다 워드월드

(2013년 5월 구매, 60만원대)

 

●교원 솔루토이 과학·지리

(2014년 6월 구매, 중고로 각 10만원대)

 

●오르다 작은철학자

(2014년 7월 구매, 30만원대)

 

●프뢰벨 피터래빗

(2014년 2월 구매, 중고 5만원대)

 

●한국 퍼킨스 지구별 영웅 위인전

(2014년 8월 구매, 중고 9만원대)

 

●자유학교 예술탐험 시리즈

(2014년 8월 구매, 중고 3만원대)

 

●예림당 WHY?

(2014년 8월 구매, 중고 10만원대) 

 

 

 

김혜진 씨는요… 


비비맘 2기로 8세, 5세 두 딸을 키우는 엄마. 아이들 독서와 예체능 교육에 관심이 많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블로그(blog.naver.com/hanulmanse)에 기록하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글·사진
김혜진(비비맘 2기, 친절한연두콩)

201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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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비비맘 2기, 친절한연두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