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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의 엄마가 심리학에게 묻다

아이 교육 문제로 남편과 늘 부딪쳐요

On September 01, 2014 0


내년이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저는 무리를 해서라도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싶어요. 그런데 남편은 어릴 때부터 영어유치원에 보낼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영어생활권에 살지 않는 한 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거죠. 또 아이를 위해 구입하는 전집을 가지고도 늘 한마디씩 해요. 한꺼번에 그 많은 책을 살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교육관이 달라서 계속 부딪칠까 싶어 걱정이에요. ID 쑥쑥맘

 

쑥쑥맘 님은 남편의 반대가 힘겨우시겠지만 저는 긍정적인 면이 보입니다. 적어도 남편이 아이 교육에 무관심한 아빠는 아닌 것 같으니까요. 시시콜콜 반대하는 남편도 힘들지만, 어떠한 권한이나 그에 따르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남편 역시 아내로서 견디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거든요. 

어쨌든 남편과 교육관이 다르다는 걸 확인했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선택은 쑥쑥맘 님의 몫인 것 같습니다. 선택이 좀 더 쉽도록 제가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해볼까 해요.

하나는 쑥쑥맘 님이 자신의 주장대로 아이의 교육을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겁니다. 처음엔 격렬한 남편의 반대와 부부싸움이 있겠지만 결국 남편은 포기하고 침묵을 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에게 일관된 교육을 할 수 있고 집안에 잠정적인 평화가 유지되겠지요. 그러나 앞서 얘기했듯 남편은 무관심이나 냉정함으로 저항할지도 모르고, 또 아이는 아빠를 말없고 무력한 존재로 기억하게 될지 모릅니다.

다른 하나는 설득과 다툼이 있는 불편한 대화를 오랜 시간 감내하시는 겁니다. 남편도 열린 마음을 가져야겠지만 이때는 님도 남편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모든 가능성에 마음을 열어두셔야 합니다. 

과정이 힘들긴 하겠지만 이 경우는 아이 교육에 대한 심적·시간적 부담을 남편과 나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화하고 협상을 한다는 건 아이 양육에 대한 욕심과 짐을 남편과 나눈다는 걸 의미하니까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이 한번 해봐” 하면서 슬쩍 아이 손을 남편에게 쥐어주셔도 좋겠네요. 사실 아이를 양육해 성인으로 독립시키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요구될지 그 누구도 정확히 모릅니다. 초보맘일 때는 의욕이 왕성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 혼자 감당하기엔 버거운 일이라는 걸 절감하실 거예요.

눈치 채셨겠지만 그래서 저는 두 번째 방법을 권합니다. 사사건건 남편과 논쟁하고, 결론이 날 때까지 기다리고, 인정할 수 없는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하는 건 참으로 성가시고 불편한 일입니다만 현실은 원래 더디고 수고스럽답니다. 

그걸 생각과 현실의 차이라고 말하지요. 우리의 생각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룰 방법을 세우는 데 거침이 없습니다. 생각은 벌써 저만큼 가 있는데 현실은 지지부진일 때 우리는 짜증을 내고 뭔가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습니다. 물론 생각의 편에서 떠올린 해결책이지요.
하지만 현실에는 우리가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장애물이 널려 있습니다. 말이 장애물이지 사실 그건 현실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일 겁니다. 따라서 아이의 교육 문제를 결정할 때도 엄마뿐 아니라 아빠와 당사자인 아이의 의견 및 상황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우

리는 종종 생각과 다른 현실이 잘못된 거라고 판단하고 현실을 교정하려 애쓰지만 그건 생각의 일방적인 독재일 수 있어요. 현실의 문제를 기꺼이 인정하고 그걸 끈기 있게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부모에게서 볼 수 있다면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교육이 될 겁니다. 

현실 감각이 있는 사람, 현실 수용력과 적응력이 높은 사람, 더 나아가 현실에 뿌리 내린 사람이 바로 심리 상담에서 목표로 하는 건강한 인간형이니까요.


BB COUNSELLING

‘사랑스러 운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울한 걸까?’, ‘혹시 나도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아닐까?’ 아이의 엄마이자 여자로서 마음이 고단하다면 <베스트베이비> 편집부로 메일(bestbaby11@naver.com)을 보내주세요. 박미라 작가가 선배 엄마의 입장에서 어드바이스를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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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라씨는요…  
  • 가족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 현재는 심신통합치유학을 공부하며 한겨레문화센터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치유하는 글쓰 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육아수필집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감정 치유 에세이 <천만 번 괜찮아> 등을 집필했다. 

Credit Info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이주현
촬영협조
고로고로샵(www.gorogoroshop.com)

2014년 09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김형선 기자
박미라
사진
이주현
촬영협조
고로고로샵(www.gorogorosh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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