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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맛 굴

`바다의 우유`, 굴이 제철을 맞았다. 그래서 준비했다. 맛있는 굴을 더 맛있게 즐기는 네 가지 방법!

UpdatedOn December 30, 2012




오이스터 파스타 | 울프스덴
굴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충실한 영양도 영양이겠지만, 정말 온몸을 느끼함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굴을 잘못 먹으면, 돼지비계를 통째로 삼킨 것만큼이나 느끼함이 밀려온다. 그러니 이 녀석은 요리를 아주 잘해야 특유의 구수한 향을 살릴 수 있다. 굴을 주재료로 삼는 음식이 모두 거기서 거기인 것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그런데 ‘울프스덴’은 굴로 크림 파스타를 만든다. 굴도 느끼한데, 거기에 크림소스를 더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온몸이 뒤틀릴 만큼 느끼한 조합이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이 파스타는 전혀 느끼하지 않다. 오히려 담백한 맛으로 먹는다. 비밀은 매생이의 힘이다. 매생이의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느끼한 맛을 한방에 제압해버린 것. 한창 제철인 굴과 매생이가 한데 어울렸으니 진정한 웰빙식이라고 칭할 만하다. 사실 이 메뉴는 몇 해 전 한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인기를 끈 바 있다. 당시 진행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남해에 얼굴을 파묻은 기분이다.”
정말 그렇다.

메뉴  오이스터 파스타
1만8천원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70번지 스퀘어1 215호
문의  031-628-1887

 


굴카츠 | 안즈
‘굴카츠가 뭐야?’ 쉽게 설명하자면 굴로 만든 돈가스쯤 된다. ‘그럼 굴튀김이야?’ 굴튀김과는 좀 다르다. 밀가루를 사용하는 굴튀김과 달리 빵가루로 튀긴다. 당연 더 바삭하고 고소하다. 매년 겨울이면 일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인데, 우리나라에선 정통 일본식 돈가스를 고집하는 ‘안즈’가 원조 격이다. 특별한 점은 식감을 살리기 위해 서너 개의 굴을 한데 뭉쳐 튀긴다는 것이다. 겉은 바삭한데 속을 꽉 채운 굴에는 신선함이 살아 있다. 빵가루를
얇게 입혀 강한 불에서 1분 정도만 살짝 튀겨내기 때문이란다. 비린 맛은 신기하리만큼 전혀 나지 않는다. 그 비결을 물었다. 굴 손질을 잘한 덕이라는 다소 시시한 대답이 돌아왔다. 굴은 다른 조개류에 비해 유독 쓰고 비린 맛이 강한데, 이걸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찬물에서 30분이나 씻어낸단다. 레몬 즙을 살살 뿌려 타르타르소스에 찍어 먹는다. 시원한 생맥주와 어울리니 술안주로도 그만이겠다.  

메뉴  굴카츠 정식
(굴카츠+밥+된장국+샐러드) 1만7천원
위치  서울시 중구 수하동 66번지 페럼타워 지하1층
문의  02-6353-8948

 

석화 | 에이틴스텝스
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진만 보고도 입속 가득 침이 고였을 거다. 진정한 굴 마니아들은 날로 먹는 굴만을 고집하니까. 반면 굴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눈살부터 찌푸렸을 게 분명하다. 입속 가득 굴 특유의 ‘바다 맛’이 전해졌을 테니까. 그런데 ‘에이틴스텝스’의 석화는 오히려 눈살을 찌푸린 사람들에게 ‘강추’하고픈 메뉴다. 사연은 이렇다. 이 집 셰프는 굴을 끔찍하리만큼 싫어한단다. 웬만해선 입에 대지도 않을 정도다. 그의 평생에 굴을 맛있게 먹은 기억은 딱 한 번뿐인데, 미국 남부에서 맛본 생굴이 그것이라 했다. 굴보다는 소스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홀스래디시소스(무 뿌리를 갈아 만든 소스)를 올려 먹은 생굴이 그를 굴의 ‘신세계’로 인도한 것. 그는 이 ‘특별한’ 맛을 한국에 알리기로 작정했다. 소스에는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케첩을 더했다. 새콤달콤 그리고 살짝 매콤한 소스는 굴 특유의 비릿함을 완벽하게 잡아낸다. 그렇다고 자극적이지는 않은데, 먹고 나면 입안에 여운이 남는 것이 젓가락질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여기에 와인잔을 쥐어야 한다. 화이트 와인과의 궁합이 더할 나위 없기 때문이다.

메뉴  석화 1만1천원  
위치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24-33 2층
문의  02-3446-1818    

 

굴솥밥 | 모랑
강남 일대에서 꽤나 명성 높은 솥밥집이다. 이 집 단골손님들은 하나같이 모랑의 밥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이유는 이렇다. 우선 밥을 짓는 쌀부터가 남다르다. 강화도와 김포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고시히카리라는 쌀만을 사용하는데, 유독 기름지고 구수하면서도 찰진 것이 특징이다. 물 대신 육수를 사용하고 주문과 동시에 밥을 짓는다는 점 또한 여느 식당에선 누릴 수 없는 ‘호사’라 할 수 있다. 당연 밥이 상에 오를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아침에 미리 지어둔 밥을 ‘재가공(?!)’하는 일반 식당 밥에 비해 정확히 1만 배쯤 맛있다. 이 맛있는 밥으로 만든 다양한 솥밥 메뉴를 선보이는데, 겨울에는 단연코 굴솥밥이 가장 인기다. 매일 아침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굴을 쌀에 함께 넣어 밥을 짓는다. 그래서 굴 특유의 구수한 향이 밥맛에 살짝 배어 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조금 심심하다 싶으면 함께 준비된 간장에 비벼 먹어도 좋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솥 안에 굴이 가득하다는 것. 재료 아끼는 식당엔 가지도 말랬는데, 이 집은 정반대다. 거짓말 조금 보태 굴 반, 밥 반이라고
할 정도다. 

메뉴  굴솥밥 7천5백원
위치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28-11호 2층 
문의  02-521-3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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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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