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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육면각체 공간 디자이너 장순각

On December 06, 200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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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학생을 가르치기 때문은 아니다. 설계를 할 때 장순각은 철저히 이론을 적용시킨다.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이후 현재까지 그의 화두는 줄곧 ‘공간 속의 공간’이었다. 그의 모든 작품에 적용된 공통 개념은 기존 건축 공간의 시각적 극대화. 설비를 편하게 하려고 공간을 막아버리는 일은 절대 없다. TV 프로그램인 <러브하우스>에서 그가 설계한 집이 유독 넓게 보인 이유다. 건축가는 아티스트기 이전에 이론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 그는 그 철학을 스스로 꼼꼼히 지킨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장 대표는 말한다. 와인에 둘러싸인 설계 사무실, 자유로운 옷차림, 계속 담배를 입에 물고 고민하는 모습, 카리스마 있는 외모…. 하지만 그는 아티스트의 아우라 또한 매우 충분히 내뿜고 있다.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교수 등 여러 명함을 가지고 있다. 주된 일은?

내가 월급을 받는 곳은 한양대학교다. 따라서 교수 일을 부업무라고 하긴 힘들다. 교수는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는 두 분야로 나뉘는데 나는 학생에게 실기를 가르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현장에서 일해야 하고 내 작업실도 필요하다. 제이이지워킹은, 내 작업실이다. 경영을 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아내(제이이즈워킹의 공동 대표인 송종현 씨는 그의 아내다)의 회사에 자리 하나 얻었다는 생각이랄까? 국내에서 아직 건축이라는 필드가 탄탄히 자리 잡은 상황은 아니다. 디자인을 위해 투자한 노력이나 기간 대비 만족도가 건축에 비해 인테리어 디자인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프로젝트 결과를 짧은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고, 그 매력 때문에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쌓고 있다. 실기를 가르치는 교수가 현업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즐겁게 현장에서 일하는 교수 건축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건축가로서 건축가의 자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대학 때는 음악을 좋아했고 파리에 있을 때는 영화와 LP에 빠졌다가 전시회 포스터와 초대장, 회화 작품 등을 모았다. 뭔가를 좋아하면 발품을 팔고 시간을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시간 투자와 노력, 열정은 건축가에게 필요조건이 된다. 아날로그적 인간이 클라이언트의 느낌을 캐치할 줄 알고, 그의 느낌으로 건축물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이 종합 예술이라고 하듯, 각 건물을 설계하고 만들 때 그 분야를 확실히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특히 주택의 경우에는 그 가정의 내력이나 특성, 구성원의 취미와 생각 등을 이해하고 설계해야 한다.

제이이즈워킹에서의 하루 일과는?

일주일에 3~4일 사무실에 있는다. 대체로 클라이언트와 미팅 약속이 2개 정도 잡혀 있고, 미팅을 하지 않는 동안에는 물론 설계를 한다. 건축 설계는 팀워크기 때문에 제이이즈워킹에서 일하는 6명의 디자이너와 늘 이야기를 나누고 회의를 하며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저녁에는 와인 한 잔. 거의 일과라고 볼 수 있다.

건축 설계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우선, 그 건축물에서 생활할 사람을 잘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클라이언트가 건축가에게 디자인을 일임할 수 있도록 신뢰감을 주는 것. 따라서 건축가는 카리스마와 인간미 넘치는 인상을 골고루 갖춰야 한다. 물론 클라이언트에게 건축과 디자인 방향을 이론적으로 확실히 설명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매번 디자인을 결정할 때마다 클라이언트에게 쪼르르 달려가 물어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클라이언트가 건축가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그가 전문가기 때문이다.

이 일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공간을 만들어가는 데서 가장 큰 기쁨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만남, 공간과의 만남, 빛, 색, 재료와의 만남, 그리고 목공, 현장 스태프와의 만남까지. 미술은 화가가 그린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찢어버리면 되지만 건축은 그렇지 않다. 한번 지은 건축물은 쉽게 부셔버릴 수는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 건축가는 그 건축물에서 살 사람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특히 개인이 살 집을 만들 때는 더욱 그렇다. 대체로 난 클라이언트와 거의 매일 만나 술 마시고 이야기를 한다. 그 사람의 개인적인 일, 과거와 미래까지 깊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에 맞는 이미지의 건축물이 떠오른다. 건축물이 완성되면, 건축가와 클라이언트는 깊은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거나 원수지간이 되거나 둘 중 하나다. 아직 원수지간이 된 클라이언트는 없으니 성공한 거다. 내가 만든 집에서 내가 상상한 대로 일상을 만들어갈 것을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

그렇다면 실패해본 적이 없다는 것?

결과론적으론 그렇다. 내가 지은 집을 싫어한 클라이언트는 한 명도 없었다. 다만 중간에 프로젝트가 깨진 일은 왕왕 있었다. 대체로, 나와 미팅을 하고 서로 의견과 자료가 충분히 오간 후  갑자기 클라이언트가 취소하는 경우다. 그들은 내 프로젝트를 가지고 조금 더 싼 건축가를 만나러 간다.

프랑스에서 8년을 머물렀는데, 건축가는 꼭 유학을 갔다 와야 하나?

유학 가서 건축 기술을 배워오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건축 기술은 국내에서도 모두 배울 수 있다. 내가 대부분의 건축물이 문화 유적으로 지정된 유럽으로 유학을 간 이유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외관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리노베이션에 관심이 집중돼 있어 인테리어를 공부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만약 건축을 전공하려고 한다면 굳이 유학을 갈 필요는 없다. 유학을 간다면 넓은 세상을 보고, 많은 사람과 교류하면서 사람 사귀는 법을 배우고, 생각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기술을 배우러 간다면 말리고 싶다.    

앞으로 우리나라 건축에 대한 전망은?

아직 디자인으로서의 건축을 보는 시선은 약하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이기도 하고. 작업 강도에 비해 대가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건축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겐 이런 것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본다. 죽어라 하고 싶다면 일단 부딪쳐야 하고, 적은 월급과 높은 작업 강도도 이겨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한다면 적정 위치에 올라설 것이고 그렇다면, 당신의 전망은 밝을 것이다. 매우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사실이다. 물론 처음부터 좋은 환경이라면 좋겠지만.  하지만 우리에게 지금은 후배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당신이 보는‘건축’의 매력은?

작업할 때 심플한 것과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확장의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디자인은 사치가 아니다. 특히 건축 디자인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자신의 퍼스낼러티가 담긴 곳에서 머무는 즐거움을 준다. 같은 공간을 어떻게 설계하고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건축물은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 자신의 작품이 다른 사람의 삶에서 오랫동안 활용되는 것을 보는 것. 그것이 건축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의 미래는?

개인적으로 난 자유롭게 살고 싶다. 나와 내 가족 모두 서로의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 친구 같은 사이로, 서로에게 구속받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아내와 딸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다. 우리 셋이 함께 행복을 이야기한다면 최고가 아닐까. 일적으로는 능력 있는 후배를 키워주고 싶은 게 바람이다. 지금 제이이즈워킹에서 운영하고 있는 ‘GALLARY alt’의 작품은 1만~2만원이다. 전시하고 싶지만 자금이 없어 전시장을 찾기 힘든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를 위한 장소기 때문이다. 또 이곳에선 내가 가르친 제자들이 디자이너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아레나>에서는 매달 당신의 성취욕에 불을 댕겨줄 전문직 엘리트를 만난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레나>를 스크랩하라.

Credit Info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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