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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나 한 잔!

오장육부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줄 생맥주 다섯 잔을 준비했다. 어제 마셨던 그 맥주와는 좀 다른 `놈`들이다.

UpdatedOn June 01, 2012

 

London Pride
‘캬~’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청량하고 시원한
생맥주에 익숙하다면 당황스럽겠다. 런던 프라이드는 영국을 대표하는 에일 맥주다. 차게 마시는 맥주는 아니다. 오히려 미지근하게 마셔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입에 넣으면 코와 입을 통해 몰트의 달달한 맛과 과일 향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가벼운 맛은 아니다. 이윽고 스파이시한 맛이 밀려오다 목 안으로 넘어가면서 씁쓸하고 묵직하게 마무리되는 것.
- 거품마저 거칠다.


Pub One 
홍대에 위치한 펍 원은 결코 화려함으로 무장하지 않았다. 테이블은 고작 10여 개가 전부다. 안주 메뉴는 딱 세 가지, 병맥주도 안 판다. 이 ‘불친절한’ 가게는 그러나 맥주 애호가 사이에선 최고의 맥줏집으로 손꼽힌다. 맥스와 런던 프라이드 생맥주를 판매하는데, 관리가 엄격해 맥주 맛이 죽인다는 거다. 심지어 두 맥주의 음용 온도가 달라 냉장고도 두 대 들여놓았다. 특히 런던 프라이드는 영국 퍼브에서 마시던 딱 그 맛,
그 온도다. 이제 곧 홍대 브로우라는 펍 원만의 생맥주도 선보일 예정. 스스로 ‘맥주 덕후’라 소개하는 말솜씨 좋은 사장의 맥주 이야기도 덤으로 들을 수 있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1-9 문의 02-333-7138

 

Kirin
이 맥주, 대체 언제 생맥주로 마셔보나 했다. 아사히와 삿포로는 물론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까지 대대적인 생맥주 사업에 나섰는데, 희한할 만큼 기린 맥주만 국내에 생맥주가 없었으니까. ‘드디어’ 마셔본 기린 이치방시보리의 맛! 우선 고소하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여태껏 마셔본 맥주 중 가장 고소하더라. 뒤이어 쌉싸래한 맛이 부드럽게 이어지는데, 감칠맛마저 전해진다. 거품은 일본 맥주가 다 그렇듯, 부드럽다 못해 크리미하다.
- 이런 맥주는 컵의 1/3만큼 거품을 올려야 제맛이다.


Izakaya Sora 
소라는 일본어로 하늘을 뜻한다. 논현동 교보타워 사거리에 위치한 이자카야 소라는 하늘과 맞닿을 만한 16층에 자리했다. 전국의 이자카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위치다. 그 어느 자리에서도 황홀한 강남 야경이 펼쳐진다. 메뉴는 전통 일본식 요리로 채웠는데, 모두 신선한 유기농 야채와 생물로만 만든다. 크리미한 거품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기린 생맥주엔 신선한 초회가 특히 잘 어울린다. 날씨 좋은 날엔 건물 옥상에 파라솔을 펴고 루프톱 바를 만드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 방콕 반얀트리의 문 바가 부럽잖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65-8 H.M 빌딩 16층 문의 02-516-1289

 

Pilsner Urquell
맥주는 본디 갈색이었다. 그런데 체코에서 일을 냈다. 세계 최초의 황금색 맥주, 필스너 우르켈을 선보인 거다. 사실 그동안 병맥주는 심심찮게 봐왔더랬다. 하지만 생맥주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체코 현지에서 엄격하게 품질 관리를 하고 있어 제한된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탓이다. 심지어 거품의 양까지 35mm로 제한하고 있다. 깔끔한 맛은 필스너 우르켈만의 자랑인데, 특히 육류 요리와 어울린다. 깊고 강한 끝 맛으로 음식의 풍미를 더할 뿐 아니라 입안에 남은 잔향을 정리해주는 역할까지 도맡는다.
- 고기 먹을 때 딱 한잔! 

District 
여름밤은 덥다. 꼼짝달싹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렇다고 방안에만 ‘콕’ 틀어박혀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 그러기엔 이 청춘이 너무 아깝잖나. 이태원 해밀턴 호텔 바로 뒤편에 위치한 디스트릭트는 1차부터 3차까지 한 방에 끝낼 수 있는 ‘복합 놀이 공간’이다. 우선 1차는 영국식 퍼브 프로스트에서 시작한다. 구비한 생맥주만 14종에 이른다. 압도적인 인테리어에 비해 가격도 좋다. 2차는 바로 위층의 라운지 바 그램에서 하면 된다. 요즘 이 일대에서 가장 ‘핫’한 바로 통하는 곳이다. 밤이 깊고 취기가 달아오를 때쯤, 당신은 이미 건너편의 클럽 뮤트에 가 있을 거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6-1 문의 02-749-3248

 

Peroni
전 세계에서 가장 세련된 맥주를 꼽으라면 아마 페로니일 것이다. 태생 자체가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산이다. 심지어 생맥주를 따르는 기계에까지 멋을 냈는데, 원형 기둥 모양의 여느 생맥주 기계와 달리 유연한 곡선 형태에 새파란 컬러를 입혔다. ‘그 맛은?’ 곱게 치장한 외모와 달리 남성적이다. 우리 남자들이 좋아하는 밀러 맥주의 ‘톡’ 쏘는 청량감에 아사히 드라이의 딱 떨어지는 끝 맛을 접목한 느낌이다. 비밀은 체코산 사츠 홉과 이탈이아 옥수수다.
-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꿀떡꿀떡 목 안으로   밀어 넣기 좋겠다.

 
Bar Sette 
생맥주로 즐기는 페로니는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다. 우선 전 세계 10개국에서만 판매된다. 어디 그뿐인가. 아무 가게에서나 팔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에선 딱 6개의 매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가로수길의 라운지 바 쎄떼다. 총 3층으로 이뤄진 매장에선 딥 하우스와 뉴 디스코 등 그루브 한 음악들이 여름밤을 달군다. 특히 3층에는 테라스가 마련되었는데, 가로수길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전망이 예술이다. 이곳에서 마시는 청량한 페로니라니. 이 여름이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24-34 문의 02-3443-7998

 

Smithwick’s
아일랜드 맥주 하면 ‘딱’ 떠오르는 술이 있다. 그 유명한 기네스 맥주다. 달콤 쌉싸래한 기네스는 그러나 호불호가 좀 심하다. 흑맥주의 강렬한 맛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강추’하고픈 맥주가 바로 스미딕스다. 아이리시 레드 에일의 대표 주자 스미딕스는 에일 맥주의 깊은 풍미에 라거 맥주에서나 맛볼 수 있던 상쾌한 청량감을 더했다. 영국산 에일과는 확실히 다른 맛이다. 특히 ‘톡’ 쏘는 기포가 혀끝을 타고 들어와 목 안을 짱짱하게 잡아주는 뒷맛이 예술이다.
- 알코올 도수가 낮으니 여자들도 좋아하겠다. 


 Rose&Crown 
맥주 맛으로 이태원을 발칵 뒤집어놓은 바 있는 베이비 기네스에서 ‘또’ 맥줏집을 차렸다. 그것도 고작 100m 남짓에. 로즈앤크라운은 이태원에서 유일무이한 에일 하우스다. 그만큼 다양한 에일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영국 에일과 아일랜드 에일을 직접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안주는 무조건 피시&칩스를 권한다. 맛이 끝내주는 이유도 있지만, 원래 에일 맥주엔 소시지보단 피시&칩스가 더 잘 어울리는 법이니까. 퍼브이면서도 탄탄하게 갖춘 싱글 몰트위스키 리스트가 인상적인데, 모든 위스키는 생맥주처럼 잔으로 판매된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8-23 2층 문의 02-794-2555

 

병맥주도 한잔!
4종의 ‘신상 맥주’가 국내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래서 ‘또’ 마셔봤다.

허니 듀
이름 그대로다. 허니 듀는 천연 꿀과 홉으로 만드는 100% 유기농 에일 맥주다. 영국에도 웰빙 바람이 분 것인지, 요즘 영국에서 제일 잘 팔리는 맥주란다. 잔에 따르니 꿀처럼 탁한 호박빛이다. 이내 강력한 벌꿀 향이 코끝을 자극해온다. 맛은 이게 술 맞나 싶을 정도로 달콤하다. 달달한 꿀맛이 입안을 휘휘 젓는데, 목으로 넘긴 후엔 쌉쌀한 홉의 맛이 에일 맥주의 존재감을 알린다.

리베스 비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 사진이 라벨에 ‘떡’하니 새겨진 독일 맥주가 있다. 심지어 이름은 ‘에로틱 비어’다. 이 맥주를 마신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력이 좋아진다 입을 모은다. 이 ‘대단한’ 맥주가 드디어 수입된다. 우리의 미풍양속상 라벨은 차분해졌고, 독일어로 사랑을 뜻하는 리베스 비어로 개명도 했다. 맛은 딱 독일 맥주 맛인데, 부드러운 목 넘김이 좋다. 물론 당신이 궁금해할 것은 따로 있겠지. 미안하다. 오늘 밤에 확인할 예정이다.


투명한 병에 담긴 맥주 하면 으레 코로나부터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세계 최초로 투명한 병을 사용한 맥주는 바로 솔이다. 고향은 코로나와 같은 멕시코다. 코로나는 레몬을 곁들여 마시지만, 솔은 그냥 마시는 편이 더 낫다. 옥수수가 첨가되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기 때문. 가벼운 무게감의 맥주로 특히 여자들이 더 좋아하겠다. 

히타치노 네스트 JCA
(재패니즈 클래식 에일)
참 일본답다고 생각했다. 우선 ‘지름신’ 강림케 하는 예쁜 패키지부터가 그렇다. 게다가 장인이 한 땀 한 땀 빚어 만든 100% 수작업 맥주란다. 우리에겐 생소한 일본식 부티크 에일인데, 크리미한 거품이 또 한 번 일본산임을 각인시킨다. 철저한 스코틀랜드식 제조 방법에 자기들만의 색체를 입힌 재패니즈 위스키처럼 영국 에일 맥주의 풍부하고 쌉싸래한 홉의 맛에 일본 전통의 삼나무 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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