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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의 성수기

백호의 고향은 제주. 그는 사시사철 근사한 휴양지처럼 늘 제 몫을 해내는 프로다. 백호의 성수기는 이어진다.

UpdatedOn July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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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는 에트로, 데님 팬츠는 디젤, 신발은 닥터마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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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은 에잇 by 육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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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베르사체, 이너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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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팬츠는 모두 프라다,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근 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 캐스팅 소식을 전했죠. 일과가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때요?
사실 일상 자체는 큰 변화가 없어요. 늘 해오던 것을 하고 한두 가지 추가하는 느낌이죠. 음악 작업 방식은 확실히 바뀐 것 같아요. 그때는 표현해야 하는 세계관이 있으니까 그 안에서 고민했거든요. 지금은 좀 더 일상과 맞닿아 있는 아이디어를 매력적으로 담아내려고 해요.

최근의 일상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제가 고향이 제주도예요. 최근 집안일로 본가에 갔다가 우연히 유기마 보호센터를 알게 됐거든요. 봉사하러 갔어요. 가서 청소도 하고 말들이랑 놀면서 하루를 보냈는데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일상을 잘 보내면 불필요하게 긴장할 일이 없어져요. 그럼 자연스럽게 음악도 더 담백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담백하고 솔직한 노래를 만드는 게 지금 저의 큰 목표 중 하나예요.

모든 직업이 그렇듯 좋은 뮤지션이 되려면 그날그날의 일상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네요.
맞아요. 최근 들어 ‘내가 너무 거창한 주제를 찾았던건 아닐까’ 생각했어요. 분명 좋은 주제로 삼을 것들이 주변에 많을 텐데.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에는 하루하루를 더 즐겁고 밀도 있게 보내려고 해요. 저는 본가가 제주도인 분들이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집에는 자주 가세요?
자주 가는 편이죠. 1박 2일만 여유 생겨도 다녀오거든요. 집이 제주도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좋습니다.(웃음) 집에 가는 건데 휴가 가는 것 같고, 휴가 가는 김에 가족도 보고. 최고죠.

요즘이 때마침 제주 여행 성수기잖아요. 추천할 만한 곳이 있을까요?
저는 밤바다 좋아해요. 특정 해수욕장이 좋다기보다 한적한 시간대에 해변 걸으면 그렇게 좋더라고요. 제주도는 어딜 가든 바다랑 가까우니까 밤에도 꼭 가보세요. 제주 밤바다만의 낭만이 있습니다. 제 솔로 앨범 타이틀곡 ‘No Rules’도 밤바다에서 영감받았어요. 맛집은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한림에 있는 해장국 집인데 이 집이 원래 오전 11시면 문 닫았어요. 진짜 ‘해장 타임’에만 영업하는 거죠. 요즘에는 오후 2시까지는 한대요. 서울에서 가본 그 어떤 해장국집보다 잘합니다.

현지인 추천이라 더 솔깃하네요. 술도 즐겨 드세요?
술을 못 해요. 그냥 해장국만 좋아해요.(웃음)

제주도 밤바다에서 ‘No Rules’ 듣고 다음 날 해장국. 메모하겠습니다. 운동도 아주 열심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열심히 한다기보다는 그냥 루틴이죠. 헬스장에 가면 1시간 반 정도는 있으려고 해요. 사실 제가 제 몸무게를 몰라요. 아예 안 재거든요. 최근에도 살을 좀 뺐는데 얼마나 빠졌는지는 몰라요. 그냥 거울 보면서 ‘음, 잘 빠지고 있구나’ 합니다.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3대 운동 중량은 얼마나 되나요?
거짓말 아니라 진짜 한 번도 안 재봤어요. 더 무거운 중량을 들고 희열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저는 정확한 자세로 목표치만큼 동작을 수행했을 때 훨씬 기쁘거든요. 부상 걱정도 있죠. 아픈 건 둘째치고 다치면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피해니까요.

아까 포토그래퍼가 손을 보더니 단번에 백호 님 골프 치는 걸 눈치챘더라고요. 장갑 낀 손만 하얗다고.
골프 좋아해요.(웃음) 보통 중고등학교 때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는 16세 때 캐스팅돼서 곧장 서울로 왔거든요. 진득하게 한 가지 스포츠에 빠질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데도 골프는 묘하게 끌리더라고요. 공은 조그마한데 제 마음대로 안 되니까 오기가 생겨서.(웃음) 골프 치러 오가는 과정도 너무 좋고요. 드라이브하고, 운동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맛있는 것 먹고. 제가 좋아하는 걸 한 번에 다 할 수 있으니까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미식가로도 소문이 났습니다.
미식가까지는 아니고 그냥 먹는 걸 워낙 좋아해요.(웃음) 운동도 먹고 싶은 거 실컷 먹으려고 시작한 셈이에요. 제일 어려운 질문이 그거예요. ‘어떤 음식 제일 좋아해요?’

안 그래도 그 질문을 준비해왔습니다.


백호의 인생 음식 5

마라샹궈 + 크림새우 | 마라샹궈의 얼얼한 맛을 크림새우가 깔끔하게 잡아준다. 조합 최고다.
대패삼겹살 + 파절이 | 하나만 먹으면 많이 못 먹지만 둘이 같이 먹으면 끝도 없이 들어간다.
라면 + 각종 토핑 |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라면은 토핑을 추가할수록 맛있다.
부대찌개 + LA갈비 | 이태원 어느 식당의 대표 메뉴. 이 두 가지를 같이 파는 집이 별로 없다.
잡채밥 + 짜장 소스 | 우연히 알게 된 조합인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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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팬츠는 모두 디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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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는 보테가 베네타, 톱과 신발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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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는 프라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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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디올 맨, 이너와 팬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직 백호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음악으로 저를 소개해야 한다면 <Absolute Zero>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제 첫 솔로 앨범이기도 하고 최근의 작품이니까요. 음악도 일종의 일기장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100% 눈치채지 못해도 자기만큼은 ‘아, 이때 이런 생각을 했었지’ ‘그때는 이런 것들을 고민했구나’ 하면서 추억하게 되거든요.

본인이 쓴 가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부른 노래는 아닌데요. 뉴이스트 멤버 아론의 ‘않아’라는 솔로곡이 있어요. 저는 작사로 참여했는데 가사를 쓰고서 ‘나왔다!’ 했던 구절이 있어요. ‘이렇게 시간이 지나 흘러서 고여 있으면 / 어느 소설 속 한 장면처럼 / 밝은 햇살이 온 힘 다해 비춰주면 / 예쁘게 부서지게’라는 가사인데요. 윤슬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지금의 노력이 모여서 언젠가 햇빛을 받는다면 힘차게 빛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담았어요.

<태양의 노래> <알타보이즈> <이퀄> 등 뮤지컬에도 출연했어요.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습니까?
뮤지컬은 코로나 기간에 처음 도전해봤어요. 저는 무대에 설 때 가장 행복한데 코로나 시기에 가수들이 설 무대가 많이 줄었거든요. 때마침 뮤지컬 제안을 받았어요.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 같지만 분명히 다른 요소가 있더라고요.

이를테면요?
배우 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죠. 서로 대사나 동작을 주고받아야 하니까요. 신기한 점도 있었어요. 공연 중에 ‘이쯤에서 눈물이 나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보통 뮤지컬 하나를 맡으면 20~30회 정도 공연하는데 매일 감정이 달라져요. 노래할 때보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다 보니, 거기서 오는 해방감도 있고요.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영역이죠. 백호에게 음악과 연기는 어떤 편인가요?
축구 게임 속 선수들처럼 사람마다 능력치가 다양하잖아요. 사람에 따라 그게 오각형일 수도 육각형일 수도 있고요. 제가 가진 능력치 중 도드라지는 건 아무래도 음악 쪽인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연기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재미있고 그래서 오랫동안 하고 싶으니까요. 그러려면 잘해야죠.

앞서 <아레나>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음악 작업도 하나의 습관이 됐다”라는 말을 했어요. 지금도 여전한가요?
그럼요. 저는 운동도 음악 작업도 습관처럼 해요. 거창한 뜻을 품고서 시작한 일이 아니니까요. 데뷔하고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작사 작곡을 하게 됐고 운동도 필요를 느껴서 하다 보니 습관이 됐어요. 다른 직장인처럼 그냥 해야 되는 걸 하는 거죠. 뭐든지 힘이 잔뜩 들어가면 제대로 해낼 수 없는 것 같아요. 오래 할 수도 없고요. 골프 칠 때처럼요.


백호의 인생 노래 5

‘When I Was Your Man’, 브루노 마스 | 고음 연습을 위해 정말 많이 부른 노래. 지금은 완창 가능하다.
‘사실 말야’, 뉴이스트 | 처음으로 작곡가로 이름을 올린 노래. 지금도 공연하면 꼭 부른다.
‘No Rules’, 백호 |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WHERE YOU AT’, 뉴이스트 W | 데뷔 후 첫 음악 방송 1위를 안겨준 노래.
‘Rock Witchu’, 프리티머치 | 인생 노래라기보다 요즘 가장 즐겨 듣는 노래. 신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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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팬츠·부츠는 모두 디젤 제품.

 

“지금은 음악하는 백호, 연기하는 백호면 충분해요.
그냥 제가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 일들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그 일을 잘해내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제주도로 보낸 갤로퍼는 잘 있습니까?
아주 잘 있습니다. 서울에서 타긴 힘들어서 친동생한테 보냈거든요. 동생은 자기 차라고 생각하더라고요?(웃음) 아버지가 카센터를 운영하셨어요. 지금은 동생이 물려받아서 하고 있고요. 믿을 구석이 있어서 산 거죠. 지금도 제주도 가면 타요. 1995년식이고 저랑 동갑입니다. 제가 살면서 처음 산 차예요.

많은 차들 중에서 특별히 갤로퍼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어렸을 때 아버지랑 할아버지가 모두 갤로퍼를 타셨어요. 어린 마음에 ‘어른은 저렇게 크고 각진 차를 타는구나’ 생각했어요. 올드카 타보면 확실히 매력이 있어요. 지금은 다른 차도 하나 갖고 있어요. BMW의 1988년식 7시리즈 E32.

갤로퍼랑 E32. 집이 제주도인 것보다 더 부럽네요. 집에서는 아마 동호로 불리실 텐데, 자연인 강동호와 연예인 백호는 무엇이 같고 다릅니까?
자연스럽고 담백한 걸 추구한다는 점이 같죠. 제가 워낙 스스로를 포장하는 걸 잘 못 해요. 강동호와 백호 사이에 다른 점은 없습니다. 다만 강동호 안에 백호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학교 다닐 때 벤다이어그램 그리잖아요. 강동호라는 큰 원이 있으면 그 안에 백호라는 작은 원이 있는 느낌이죠. 저와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 사이에 관계가 더욱 깊어지면 언젠가는 백호의 크기가 강동호의 크기만큼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30년 뒤 백호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한때는 내 이름 앞에 어떤 수식이 붙으면 좋을까 많이 생각했어요. 지금은 음악하는 백호, 연기하는 백호면 충분해요. 그냥 제가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 일들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그 일을 잘해내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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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y 김영민
Stylist 김은주
Hair 정유성
Make-up 최수지

2023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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