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에르메스 가문의 정신

에르메스 시계 부문에는 에르메스 가문의 후손 기욤 드 세느가 있다. 그는 럭셔리 정신을 묻자 고결성에 대해 말했다. 에르메스 가문의 6대손이 직접 전하는 오늘날의 장인정신과 시계.

UpdatedOn May 05, 2023

/upload/arena/article/202305/thumb/53607-514066-sample.jpg

 

“우리 가족은 에르메스 회장이었던 할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을 자주 인용합니다.
“럭셔리란 수리 가능한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럭셔리는 소재, 제작 방식, 그리고 거기 깃든 노하우 때문에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H08에서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듭니까?
다이얼과 타이포그래피입니다. 에르메스 시계는 모델마다 독특한 타이포그래피가 있어요. 에르메스 H08 타이포그래피는 굉장히 독창적이고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착용감도 정말 좋아요. 매우 가볍고 손목에 착 감기는 느낌입니다.

‘손목에 감긴다’는 건 어떤 느낌입니까?
그런 느낌은 0.1mm의 근소한 차이로도 결정될 수 있습니다. 시계 하부의 곡선, 시계 윗면의 가로와 세로가 이루는 경계선과 각도, 이런 부분의 미세한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프로토타입을 많이 만들고 몇 년 동안 작업하죠. 하지만 인간의 눈은 놀랍고도 정확한 기기라 생각합니다. 이 시계는 케이스를 0.5mm 정도 근소하게 변경했어요. 눈으로 봤을 때 ‘이거다’ ‘딱 적절하구나’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에르메스는 이런 작업 방식을 많이 씁니다.

손목시계를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나요? 추억이 있나요?
18세가 되면 남자들은 대개 시계를 선물받아요. 그때 에르메스 시계를 받았습니다. 시계를 담당하면서 전체적인 시계 공학과 스위스 시계 공학의 세계를 발견했고 매료되면서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었어요.

세상에는 에르메스처럼 멋진 고급 시계가 많습니다. 에르메스의 고급 시계는 무엇이 다른가요?
시계 산업에는 오래되고 권위 있는 브랜드도 많죠. 그러나 에르메스는 지난 20년간 독창성, 유일무이함을 중시하며 발전해왔습니다. 스위스의 시계 제조 노하우와 파리에서 유래한 창의성과 판타지가 결합해 독보적인 시계를 만들어왔습니다. 시계 브랜드 중 매번 숫자 폰트를 새로 만드는 경우는 별로 없을 거예요.

좋은 시계의 조건 3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까?
에르메스 회장이었던 삼촌은 ‘시계는 시간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독성이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요소입니다. 두 번째는 스타일이 갖는 파워입니다. 성공적인 시계들은 기술적 요소와 더불어 강력한 스타일이 있습니다. 오데마 피게 로얄 오크처럼요. 에르메스에서는 아쏘, 케이프 코드 컬렉션이 이 요소를 충족시킵니다. 세 번째는 ‘웰메이드’, 잘 만든 시계여야 하겠죠.

당신은 에르메스의 6대손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가문에서 배운 에르메스 정신은 무엇인가요?
에르메스 가문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일에 대한 열정입니다. 가족 모두 어떻게든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고결성도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 고객을 존중하는 의지, 그리고 직원을 항상 존중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의지를 배웠습니다.

에르메스는 세계에 알려진 럭셔리의 대명사입니다. 에르메스가 정의하는 럭셔리는 무엇입니까?
우리 가족은 에르메스 회장이었던 할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을 자주 인용합니다. “럭셔리란 수리 가능한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럭셔리는 소재, 제작 방식, 그리고 거기 깃든 노하우 덕에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입니다. 수십 년씩 사용하기 때문에 소재를 낭비하지 않고 오히려 소재를 아끼는 거라 할 수 있어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야기하는 오늘날에 더없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르메스는 장인의 기술을 계승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르메스를 전통적 의미의 공예를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구현하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시계 부문에서도 에르메스 장인정신이 유지됩니까?
이야기한 대로, 가죽 제품은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노하우 계승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전승, 계승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다만 우리 에르메스뿐 아니라 다른 유명한 전통 시계 브랜드들도 모두 그들의 오랜 노하우와 장인정신을 전승하고 있어요. 우리는 시계 산업에 처음 진출할 때부터 전통과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간직해왔습니다. 그러한 정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확고합니다. 특히 에르메스의 다이얼은 독특한 노하우가 담겨 우리의 장인정신과 기술을 보여줍니다. 다른 브랜드들도 이런 장인정신과 노하우를 보호하고 전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르메스는 옷, 찻잔 등 취급하는 제품마다 모두 최상급 품질로 만듭니다. 시계도 최고 품질을 유지해야 할 텐데요, 가죽과는 다른 품목에서도 에르메스만의 품질을 유지하는 노하우가 무엇입니까?
에르메스는 어떤 카테고리의 제품을 만들 때 아름다움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걸 목표이자 철학으로 삼습니다. 시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계 제작을 할 때도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합니다. 옷과 달리 시계는 오래 가야 하는 제품이라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이를 고려해 시계 산업에 진출할 때 이 부분 서비스까지 모두 통합해 제공합니다. 시계 제작에는 많은 작업 절차가 필요하지만, 모든 제품에는 최고의 품질 기준을 무조건 적용합니다.

어떤 사람이 에르메스 시계를 즐겨주길 바라나요? 부자? 록 스타? 인플루언서?
에르메스에게 스타는 제품입니다. 에르메스는 제품을 누군가에게 제공하지 않아요. 유명인이 에르메스를 착용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입니다. 그게 우리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유지해오는 철학입니다. 에르메스는 마케팅 회사가 아니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자 창조성이에요. 에르메스는 창조하는 회사입니다. 우리의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가 영감을 받아 창조해 만든 제품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고객을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켈리 가방은 18세에서 80세이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의 여성이 갖고 싶어 합니다.

에르메스는 어떤 제품이든 열심히 만드는데, 켈리 백과 버킨 백만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알려지는 것이 에르메스 자손 입장에서 억울하지는 않습니까?
전혀요. 할아버지는 켈리를 1935년에 만들었어요. 저는 할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매우 겸손하면서도 예술가적 기질과 고전적인 감성을 가진 분이었어요. 그런 할아버지께서 만드신 가방이 이렇게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고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2023년 05월호

MOST POPULAR

  • 1
    An URBAN Explorer With RADO
  • 2
    Keep Calm and Carry On
  • 3
    <아레나> 5월호 커버를 장식한 배우 송중기
  • 4
    엄청나게 큰 주먹을 휘두르는 남자
  • 5
    해방으로부터

RELATED STORIES

  • FASHION

    Classic Finishing

    단정하고 사뿐한 클래식 슈즈의 멋.

  • FASHION

    Be Here Now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리는 무늬와 색.

  • FASHION

    Brave New World

    획일적이지 않은 매력, 걸출한 성능을 지닌 론진의 새로운 라인업, 하이드로콘퀘스트 GMT와 콘퀘스트 헤리티지 센트럴 파워 리저브로 살펴본 론진의 입체적 퍼포먼스.

  • FASHION

    아름다운 전시는 어디에나 있다

    무엇을 해도 아름다운 계절이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는 클레어 퐁텐의 개인전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로 초대한다.

  • FASHION

    경이로운 세계

    시공을 초월한 스타일의 경이로움을 담은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가 열린다. 까르띠에 현대 작품의 독창성에 초점을 맞춘 이 전시에 주목하자.

MORE FROM ARENA

  • LIFE

    Smart Care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케어로 안색을 환하게 가꿔주는 작고 요긴한 기계들.

  • FASHION

    Kolor / Junichi

  • FASHION

    향수보다 더

    부드러운 잔향으로 갑갑한 일상에 숨통을 틔워줄 퍼퓸 보디.

  • DESIGN

    풍요로운 하루

    잔디를 밟고 들판을 뛰어다닌다. 양과 말, 소를 가까이에서 접한다. 소젖을 짜보고, 그 젖으로 유제품도 만든다. 낙농 선진국 네덜란드 얘기가 아니다. 쉐보레 임팔라 프리미엄 케어 프로그램을 보낸 사람들의 하루다.

  • FASHION

    PARIS'S REVIEW

    예상을 빗겨감과 동시에 과거의 정통성을 관통하는 2024 S/S 파리 남성 컬렉션.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