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건축물을 탐구하는 방식 #스위스

젊은 건축가들의 시선은 어떤 도시와 어떤 건축물로 향할까.

UpdatedOn October 15, 2022

리마트강이 흐르는 곳
탄츠하우스 취리히 문화센터

3 / 10
/upload/arena/article/202210/thumb/52117-498770-sample.jpg

 

스위스는 바다가 없는 대신 호수가 많다. 여름이면 호수나 강가에서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작년 여름내 취리히에 체류하면서 매일같이 리마트강을 지나다녔다. 날이 개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강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러한 풍경과 함께 강변에 위치한 독특한 입면의 건물이 있다. 10여년 전 화재로 소실된 댄스 아카데미를 수변 산책로와 함께 재정비하는 설계 공모가 있었고 바로시 베이가의 당선안이 수 년에 걸쳐 실제로 지어졌다.

수변 산책로와 도로의 고저차로 인해 형성된 경사면을 이어주는 이 건물은 두 개의 레벨로 나뉜다. 아래 층은 산책로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어 강을 따라 길게 배치된 카페를 들르기 좋다.

위 층은 댄스 아카데미 운영 사무실이, 두 개층을 합친 공간에는 공연장이 있다. 지붕층은 도로 레벨과 일치하여 화단이 꾸며져있다. 계단같은 모양의 단면은 어느 층에서든 강을 보며 쉴 수 있는 테라스를 만들어 준다.

입면의 반복적인 사다리꼴 패턴은 창문과 드나드는 문이 되어 전체 파사드를 만들고 작게는 선홈통의 디자인이 되기도 한다. 도로에서는 눈에 띄지 않지만 강을 건널 때 비로소 정면을 보게 되는 이 건물은 간결한 요소 만으로 산책로의 인상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실험해 본 결과 같기도 하다.

카페 야외석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 조깅하며 지나가는 사람, 강 위의 다리를 건너는 사람, 건너다 말고 멈춰서 강과 건물의 풍경을 찍는 사람, 다리 위에서 강으로 뛰어드는 사람 등 건물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을 구경했다. 나 또한 오후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자주 들렀던, 여름의 기억이 가득한 건물이다.
WORDS 최은지(스와건축 디자이너)

3 / 10
/upload/arena/article/202210/thumb/52117-498769-sample.jpg

 


예술과 건축이 조화로운 도시
바젤

/upload/arena/article/202210/thumb/52117-498773-sample.jpg

처음에는 비트라 캠퍼스를 가기 위해 들른 도시였는데 지금은 ‘최애’ 도시 중 하나다. 바젤은 마냥 걷기 좋은 도시다. 아름다운 라인강과 따뜻하고 다채로운 로마네스크풍의 옛 건물들은 걷고 즐기기에 충분한 감흥을 주기 때문이다. 곳곳에 숨어 있는 유명한 건축가들(헤르초크 & 드 뫼롱의 초기작도 많다)의 작업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고 옛 건물을 재활용한 사례들도 많은 영감을 준다.

큰 규모의 제약 산업, 은행이 있는 도시지만, 옛 모습과 현재의 풍경이 어느 하나 희생되지 않게 조화된 느낌이랄까. 이렇게 조화로운 도시를 만드는 것이 획일화된 도시를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이곳이 건축가의 도시, 디자인의 도시로도 불리는 것 같았다. 나에게는 언젠가 1년 정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바젤에서 묵었던 호텔 ‘노마드 디자인 앤 라이프스타일 호텔’, 무채색의 딱딱한 입면은 도시의 맥락을 담담하게 담아냈지만, 내부는 너무나도 다채로웠다. 민트색을 메인으로 한 색감과 따뜻한 조명이 자칫 삭막해 보일 노출 콘크리트 마감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여행객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은 저녁이면 지역민이 즐겨 찾는 힙한 공간이 되었다.

여행객에게 내어주는 자전거와 우산 등 도움될 것들이 항상 준비돼 있었다. 건축가로서는 참고할 만한 디테일과 공간이 많아 지금도 설계할 때 레퍼런스로 삼고 있다.
WORDS 강지호(아뜰리에오 건축사사무소 소장)

/upload/arena/article/202210/thumb/52117-498774-sample.jpg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정소진

2022년 10월호

MOST POPULAR

  • 1
    새로 오픈했습니다
  • 2
    Greenery Days
  • 3
    가구 보러 왔습니다
  • 4
    권정열, “10CM 음악의 근간은 결핍인 것 같아요.”
  • 5
    클래식의 정수, 미니멀한 디자인의 수동 면도기 4

RELATED STORIES

  • LIFE

    연기 없는 저녁

    아이코스는 ‘IQOS Together X’ 이벤트를 통해 어떤 말을 건네고 싶었을까? 그 이야기 속에는 꽤 진지하고 유쾌한 미래가 있었다.

  • LIFE

    아메리칸 차이니즈 레스토랑 4

    한국에서 만나는 미국식 중국의 맛.

  • LIFE

    가자! 촌캉스

    지금 이 계절, 촌캉스를 떠나야 할 때.

  • LIFE

    봄의 공기청정기

    미세먼지가 걱정스러운 계절이라 모아본 오늘날의 공기청정기 4종.

  • LIFE

    꽃구경도 식후경

    눈과 입 모두 즐거운 식도락 봄나들이.

MORE FROM ARENA

  • FASHION

    READY FOR MARCH

    따뜻한 봄과 함께 가뿐하게 등장한 신발 넷.

  • INTERVIEW

    구기 가이즈 #농구

    마스크를 벗고 다시 뛰고 부딪치고 땀 흘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공을 쫓는 사람들을 만나 운동의 열기를 옮긴다. 선수들은 아니다. 본업은 따로 있고, 시간을 내어 운동하는 생활 스포츠인들이다 .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과 국가대표로 구성된 배드민턴팀 ‘플라이하이’, 농구 좀 한다는 연예계 사람들이 모인 농구팀 ‘아띠’, 패션계 트렌드 리더들이 합심한 풋살팀 ‘팀 퍼스트 우먼즈’, 옷 문화와 패션 좀 아는 사람들의 ‘ACTG 테니스 클럽’까지. 이들의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않았다.

  • DESIGN

    위대한 탄생

    몽블랑 향수와 그라플렉스, 그리고 <아레나>가 함께 만든 ‘위대한’ 리미티드 에디션.

  • LIFE

    아레나 식품점

    참기름, 꿀, 서리태… 우리 농산물을 담은 식료품이 정갈해졌다. 건강은 덤이다.

  • FASHION

    등산화 나눠 신기

    축구화, 농구화, 테니스화 같이 등산화도 전문화다. 환경과 목적에 맞춰 구분해 신어야 맞다. 그래야 발이 편하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