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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건축을 바라보는 네 개의 시선

건축을 바라보는 네 개의 시선.

UpdatedOn July 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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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신지혜

저자 신지혜의 집은 열한 번 바뀌었다. 첫 번째 집은 아빠가 직접 지은 곳으로, 폭은 4m, 길이는 10m 정도에 안방, 주방, 작은방들이 길게 붙어 있는 나무집이다. 앞쪽에 비닐하우스로 된 꽃집이 위치한 공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이후에는 신도시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책에는 작은 공간에서 벌어졌던 유년 시절 이야기들, 방마다 스며 있는 가족과의 애틋한 추억들을 곱게 담아냈다. 곧 세월이 흘러 열한 번째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신지혜의 인생을 간직하고 있는 ‘집’들을 소개한다. 생각해보면, 집은 가장 솔직한 공간이다. 사생활을 모조리 담고 있는 아주 은밀한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의식주가 이뤄지기에 제일 익숙한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지혜의 <0,0,0>을 읽다 보면 후반부로 갈수록 익숙함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된다. 내가 살았던 공간들이 가진 솔직한 기억들을 다시금 곱씹게 된다.

<집을 짓는다는 것> 로라 더시케스

건축가는 건물 짓는 사람이 아니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빌딩을 이미지화하는 기술자다. 도미노 하우스와 근대 건축 5원칙을 정립한 르코르뷔지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말하는 것보다 그리는 것을 선호한다. 그리는 게 빠르고, 거짓말할 틈을 덜 남긴다.” 이 두 문장을 읽고선 언젠가 르코르뷔지에 전시에서 그가 여행하며 그린 스케치가 떠올랐고, 그의 건축 철학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는 걸 선호한다.’ 건축가는 우리에게 건축물을 보며 느끼는 희열을 선물한다. 모든 건축가의 사고방식과 건축을 대하는 자세는 다르다. 세상의 건축물이 저마다 다른 형태를 띠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흥미롭다. 은 다양한 시대의 건축가들이 그러한 각자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문장들만 추출했다.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한다’는 포괄적이다. 건축 세계는 넓고 이해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다. 그래서 구마 겐고는 건축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어 이야기처럼 풀어냈다. 구마 겐고가 건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바닥’이다. 그는 건축물의 바닥이 인공적인 것보단 지면 그 자체로서 존재하길 원했고,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건축 자재(이를테면 흙) 와 디자인을 개발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늘어놓기보다 유년 시절부터 성년이 된 지금까지 겪어온 에피소드를 통해 바닥의 중요성을 풀어낸다. 이를테면 친구 준코네 집 마룻바닥 아래에는 구렁이가 살았고, 그 진귀한 광경에서 받았던 인상, 알게 된 사실, 뒤바뀐 관념에 대해 덤덤하게 말한다. 구마 겐고의 건축적 철학에 유쾌하고 재미있게 파고들 수 있는 책이다.

<가상-건축> AAPK

메타버스 시장의 장악력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현대인은 가상현실에서 어떤 행위든 이뤄낼 수 있고 이에 완벽하게 적응했으니까. 비현실적인 이미지가 현실화되는, 즉 시각화에 그치지 않고 실체가 되는 게 시대적 특징이다. 건축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들었고 화두는 가상현실이다. 건축 현장이 아닌 가상 환경에서 시공 계획이 이뤄지고, 고객은 가상 주택전시관을 통해 디자인과 옵션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AAPK가 당면한 과제도 이것이다. AAPK는 네 명으로 이뤄진 건축가 집단으로, 그들의 주된 활동 목적은 동시대의 다양한 디지털 건축 실험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건축의 과제는 시대 흐름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 흐름은 가상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 과제를 ‘가상현실에 기반한 건축 실험’이자 ‘가상으로 존재하는 건축’을 프로젝트 전시로 풀어냈고, 책에는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 다루었다. 디지털로서, VR로서 다양하게 풀어낸 작업물에 대한 설명과 시대와 건축을 반영한 에세이들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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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박도현

202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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