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宮宴

앞태, 뒷태, 속내까지 담백한 이곳을 찾으면 손님은 진정 왕이 된다. <br><br> [2007년 5월호]

UpdatedOn April 23, 2007

Photography 김지태  Editor 김민정

매일 먹는 한식인데, 궁연에서 맛본 한식은 낯설다. 서양식처럼 코스도 있고 가끔 어찌 젓가락을 움직여야 할지 당황케 만드는 요리들도 있다. 고운 한복 차림에 하얀 베 앞치마를 두른, 손이 야무진 여인이 만들었을 법한 궁중 요리. 식사 내내 누군가의 정성에 입 안이 부끄러울 정도로 황송하다. 융숭하게 대접해야 할 사람과 스스로 그만한 대접을 받고 싶은 날, 가회동 기와집 사이에 자리한 작은 궁궐을 찾아갔다.

위 치 안국역에서  감사원 방향 도보 5분 거리 
영업시간 평일 11:30~13:30, 17:30~03:00, 주말에는 오후에만 영업.  
문 의 02-3673-1104

미각 만족 지수 90%
왕에게 바치는 궁중 요리인 만큼 요리 하나하나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작은 오이를 얇게 썰고 그 안에 지단을 넣고 위에 단초를 뿌린 오이선 하나만 예를 들더라도 오래 보고 오래 음미하며 먹어야 그 정성에 보답될 듯하다. 궁중의 옛 기록을 바탕으로 궁중 잔치에서 왕에게 올리던 찬안를 요즘 사람들의 입맛과 정서에 맞추어 각색했다. 궁연 반수라와 죽수라 점심 차림은 다른 메뉴들보다 간결하다. 궁연 정찬, 만찬과 드라마 <대장금>의 음식 자문을 한 궁연의 안주인 한복려 원장이 드라마 속 음식을 재구성한 장금 만찬, 진어 만찬, 진어 별만찬이 코스 요리이다. 이 밖에 일품 음식으로는 금중탕, 신선로와 같은 고기 음식과 생선 음식, 채소 음식이 있다.
궁연 정찬의 경우 마른안주를 초미로 하여 색밀쌈, 탕평채와 누름적, 맥적과 백김치, 두부 버섯 전골과 오첩 반상, 궁중 떡과 계절 후식이 나온다. 각종 전통주와 함께 와인도 주문할 수 있다. 기존의 전통 한식은 조미료에 익숙해진 우리 입맛에 별다른 자극 없이 밍밍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궁연의 음식은 재료 하나하나 본연의 맛을 살려 입 안 적소를 자극한다. 맛은 황송할 정도로 뛰어나며 진정 ‘제대로’된 식사를 한 듯 벅찬 느낌이다.    

주변 만족 지수 90%
날이 좋았다. 기와집 너머로 뽀얗게 달아오른 목련하며, 넓은 하늘을 느끼게 해주는 나지막한 건물들 하며. 가회동은 이제 서울에서 더는 보기 힘든 전통 민속 마을의 외양을 간직하고 있다. 길고 곧게 뻗어 걷기 좋은 골목길에 궁연이 있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순하다.

안락 만족 지수 30%
음식에 너무 신경 쓴 탓일까. 내부 인테리어는 심심하고 투박하다. 좀 더 왕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공간을 분리했더라면 하는 생각이다. 전체 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4명부터 12명이 식사할 수 있는 6개의 룸이 있다. 달리 전통이 느껴지지 않는 인테리어다. 박물관에서 옛 전통 음식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흡연 만족 지수 50%
홀은 전체가 금연 지역이며 룸에서는 흡연이 가능하다. 식사 시간이 길어 지루할 법도 하지만 이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까지 굳이 담배를 피우지 말자. 차라리 야외 정원에서 식사 후 한 대 피운다면 모르지만. 

지갑 만족 지수 40%
궁중 요리를 맛보려니 지갑이 뻐근하다. 점심 메뉴는 2만8천원이며, 궁연 정찬 4만8천원부터 장금 만찬 7만2천원, 진어 별만찬 13만원이다. 일품 음식 또한 5만원부터 10만원 사이다. 부가세는 별도. 

주차 만족 지수 100%
대리 주차할 수 있으며 주차비는 무료다.  

서비스 만족 지수 80%
낯선 궁중 요리인 만큼 종업원들이 때때로 나오는 요리에 대해 이름과 먹는 법을 간단히 설명해준다. 웬만한 서양 요리보다 코스 사이의 시간이 길다. 그래서 때론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기다리며, 식사와 함께 정담을 나누는 것 또한 궁중 요리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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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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