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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같은 버스터미널을 지으면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UpdatedOn June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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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는 줄여서 SF라고 불린다. 지명에서는 어느 유럽 도시의 고풍적인 분위기와 여유로운 햇살이 연상되는 반면, SF라고 줄이면 왠지 Science Fiction(공상과학)의 차가운 이미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름 때문이었을까? 오늘의 샌프란시스코는 그 두 가지를 반반씩 담고 있는 도시로 변해왔다. 오랜 준비를 거쳐 6월 개장을 앞둔 ‘트랜스베이 트랜싯 센터(Transbay Transit Center)’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지향하는 도시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새로운 버스터미널인 트랜싯 센터는 지상 4층 높이와 4블록 규모로 도심을 꿰뚫는 거대한 건축물로 세워졌다. 지상에 넓게 차지하고 있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때문에 교통체증이 점차 심각해지면서, 샌프란시스코는 기존 출퇴근 유동인구가 많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남쪽에 새로운 행정구역 격인 ‘트랜스베이(Transbay)’를 조성했다. 31개의 새로운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도시의 모습이 새롭게 변모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유니언 스퀘어, 페리 빌딩 그리고 자이언츠 야구장이 이루는 삼각형 구도의 중심이 되는 완벽한 위치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는 회사들이 밀집해 있지만, 부동산과 주거 비용이 비싸서 대부분 사람들은 같은 생활권인 베이 지역(Bay area)에서 출퇴근한다. 말 그대로 바다가 육지로 들어와 있는 만 형태라서 베이브리지를 통해 바다를 건너야만 하는 지리적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무엇을 타든 교통체증이 심해, 샌프란시스코로 진입하거나 빠져나가는 데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새로운 트랜싯 센터가 생기면서, 버스들은 도시를 통하지 않고 브리지를 건너자마자 터미널로 들어가게 됐다. 버스와 승용차가 뒤엉키던 모습이 완전히 분리되며 교통체증이 완화되고, 기존의 지상 공간을 차지하던 터미널은 주거난을 해소할 목적의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트랜싯 센터 1, 2층은 상권으로 구성했고, 3층에는 하루 9백 대를 수용하는 버스터미널이 자리한다. 4층 옥상 전체에는 녹지 공원이 조성됐는데,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야자수와 선인장 종류가 주를 이루는 캘리포니아 느낌의 조경이다. 하프 마일의 조깅 코스는 물론, 콘서트 극장, 레스토랑도 빠지는 게 없어, 도시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 공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종착역인 칼트레인(캘리포니아 철도)역은 물론, LA까지 3시간 안에 관통하는 고속철도까지 들어설 계획이다.

옥상 공원은 4블록의 규모로 트랜싯 센터를 둘러싼 주요 빌딩들과 직접 연결된다. 주로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이 입주해 있는 만큼 직원들의 휴식 공간 역할도 한다. 그중 건축에 투자한 기업인 세일스포스(Salesforce)의 이름이 건물명 앞에 붙어, 정식 명칭은 ‘세일스포스 트랜싯 센터(Salesforce transit center)’가 됐다. 지상에서는 곤돌라가 직접 4층 공원까지 연결되어 관광적인 요소도 갖췄다.

어린 시절 그려본 미래의 해저 도시, 우주 도시의 모습과 닮은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이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넘어 공상과학의 실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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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이종헌(여행 칼럼니스트)
PHOTOGRAPHY 세일스포스 트랜싯 센터(Salesforce Transit Center)

2019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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