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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얼굴 구자성

낯선 이름, 말간 얼굴의 이 남자를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앞으로 자주 만날 것 같으니까.

UpdatedOn March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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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티셔츠는 휠라 헤리티지, 데님 팬츠는 캘빈 클라인 진, 스니커즈는 오디너리 피플 제품.

드라마 〈미스티〉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모아놨다. 이 드라마는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 치정, 살인, 복수 등의 키워드로 함축할 수 있는데, 매 회 어찌나 긴박한지 시간 가는 걸 아쉬워하며 보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이 다 눈에 힘주고 자신의 의도를 숨기며 촌천살인의 대사를 쏟아낼 때, 딱 한 사람, 해맑은 얼굴의 귀여운 남자가 등장한다. 극 중 김남주의 방송국 후배이자 카메라 기자인 ‘곽기석’ 역의 구자성이다. 껑충한 키와 눈에 띄게 작은 얼굴에서 눈치를 챈 사람도 있겠지만 그는 지난여름까지 패션 매거진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던 모델이었다. 그러다 드라마에 덜컥 캐스팅되면서 ‘신인 배우’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붙였다.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연기도 잘하고, 생각보다 분량도 많은 신인 배우 구자성을 간만에 스튜디오로 불러냈다.

〈미스티〉 1회는 누구와 봤나?
친구들 다 모여서 떠들썩한 가운데 봤다. 집중 못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내가 나오는 장면은 툭툭 치면서 미리 알려줬다. 다 보고 난 후에 박수 치는 애들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크게 관심이 없더라고.(웃음) 그래도 생각보다 자연스럽다고 말해줘서 뿌듯했다. 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저 장면에서 이렇게 해볼걸, 하고.

이번 드라마는 신인 배우로서 꽤 큰 기회다. 지진희, 김남주, 이경영 등 대선배와 함께 출연하다니. 캐스팅 소식 듣고 기분이 어땠나?
처음에는 안 믿었다. 하하. ‘와, 너무 좋다’ 이런 감정보다는 ‘뭐지? 진짜인가?’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다 시간이 좀 지나니까 진짜 좋은 거다. 내가 이런 작품에 합류했다는 것 자체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주변에 자랑 좀 했나?
아니, 안 했다. 부모님께만 말씀드리고 함구했다. 캐스팅 기사가 나올 때쯤에야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사실 캐스팅 얘기는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받아서 말을 아끼고 있었다. 1회가 방송되고 나서 연락이 많이 왔다. 아무래도 내가 신인이다 보니 잠깐 스치듯 나오는 단역이라고 대부분 생각하신 모양이더라. 친척들도 그렇고.(웃음) 근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다고 축하 많이 받았다.

오디션을 잘 본 모양이다.
오디션에서 지정 대사가 있었는데, 아마 나중에 드라마에 나올 장면일 거다. 화를 내는 장면을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꼭 대사대로 하지 말고, 진짜로 화를 내보라”고 하시더라고. 그전까지는 그냥 연기하듯 화를 내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민됐다. 그래서 ‘아, 모르겠다. 이번에 한 번 보고 다시는 못 볼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눈 딱 감고 그냥 화를 확 내버렸다. 그 모습을 좋게 보신 걸까? 사실 왜 합격했는지 잘 모른다.

오디션에선 진짜 긴장될 거 같다.
나는 현장 경험도 없어서 더욱 긴장을 많이 했다. 사람들 앞에서 포즈 취하는 것과는 다르게 대사를 해야 하니까 정말 어색하더라고, 태어나서 처음 연기 오디션을 봤을 때, 뭘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짧게 끝났다. 아마 내 연기가 흥미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만 오디션이라는 상황 자체가 재미있었다. 감독님이나 작가님 앞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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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셔츠는 뮌, 팬츠는 노앙, 스니커즈는 푸마 제품.

 

“처음 연기 오디션을 봤을 때, 뭘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짧게 끝났다. 아마 내 연기가 흥미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만 오디션이라는 상황 자체가 재미있었다. 감독님이나 작가님 앞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이 좋았다.”

 

극 중에서 김남주 선배를 좋아하는 것처럼 나온다. 계속 주변을 서성이고, 지켜보고. 존경인가, 애정인가?
새끼 새가 알을 깨고 나왔을 때 제일 처음 본 것을 엄마로 알잖나. 아마 극 중에서 기석이도 회사에 처음 들어와 제일 먼저 본 사람이 김남주 선배일 거다. 게다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이기도 하고. 8할이 존경심이면 2할 정도는 좋아하는 마음일 거다.

근데 그 미묘한 감정을 소화해내는 게 어렵지 않나? 80%는 존경하고 20%는 좋아하는 그 감정.
맞다. 그런데 현장에서 김남주 선배님을 보면 저절로 그런 감정이 나온다. 신인인 내가 현장에 적응할 수 있게 배려해주시고, 실수를 해도 격려해주신다. 그 모습 자체로 이미 존경하는 선배님이라 따로 극 중 캐릭터를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런 감정이 나온다. 또 실제로도 너무 예쁘셔서. 하하. 선배님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까 스무 살 때 서울로 올라왔다는 얘길 잠깐 했는데, 원래는 어디에서 살았나?
전라도 광주.

서울말 배우는 게 어렵진 않았고?
대학 진학 때문에 서울로 왔다. 모델 일 하기 전에 원래 음악을 했다. 말투에 별 신경을 안 썼는데 대학교 친구들이 사투리 좀 고치라고 해서, 신경 좀 썼다.(웃음) 군 복무도 서울에서 하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씩 서울말을 하게 됐는데, 사실 아직도 많이 고치진 못했다. 연기할 때도 조금씩 묻어나오더라고.

음악이라면 어떤 분야?
색소폰을 연주했다. 재즈를 좋아해서. 그러다 군 제대 후 모델 일을 시작한 거지.

색소폰이라니, 되게 의외다.
지금 연기에 도전하지만 음악을 놓고 싶지는 않다. 색소폰을 처음 배운 게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어떤 음악회에서 색소폰 소리를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부모님께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그러다 이걸 전공으로 삼아야겠다 결심하고 제대로 공부해서 대학까지 간 거다.

모델 일 하다가 연기에 관심 갖는 경우는 이제 흔하다. 그런데 색소폰을 불다 모델 일을 시작한 건 흔치 않은 일 같은데?
스무 살 때, 화보 촬영 제의를 받았는데 너무 해보고 싶었다. 모델 일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일단 멋있잖아.(웃음) 그런데 그때가 군 입대할 즈음이라 일단 복무를 마치고 결심했다. 2년 정도 모델에 도전해보고 안 되면 다시 학교에 가겠다고. 그리고 1년 뒤 송지오 선생님 쇼를 부모님이 와서 보셨다. 차승원, 이수혁 선배님과 같은 무대에 선 걸 보시고 부모님도 “그래,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건 꼭 해봐야 하는 성격인가 보다.
그런 편이다. 어떻게 보면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 같기도 하다. 뭐든지, 일단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한다. 지금은 연기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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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서동현
PHOTOGRAPHY 오태진
STYLIST 박만현
HAIR 김민선(알루)
MAKE-UP 조희정(알루)

2018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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