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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 편집장에게 묻다

On January 02, 2018 0

지금 매거진 업계는 폭풍 전야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가벼운 스낵 컬처 콘텐츠가 넘쳐나는 환경에 맞서 깊이 있고 감도 높은 콘텐츠의 미래는 어떤 것일지, 암중모색이 물밑에서 치열하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 중인 편집장의 입장에서, <아레나>와 <그라치아>라는 놀라운 매거진을 창간하고 성공시킨 뒤 업계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안성현 (전) 편집장에게 물었다. 가감 없이.


“나는 〈아레나〉를 창간하면서 레터가 하나의 칼럼이 되기를 바랐어. 대문 글이니까. 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우리 책은 너무 소중하니까. 그런 생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책으로 엮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지난 20여 년간 매번 촬영을 진행하는 입장이셨잖아요. 요즘 인터뷰이가 돼서 이렇게 촬영을 당해보시니까 어떤가요?
인터뷰를 당하는 입장으로 사는 것도 좋긴 한데, 사실 어려운 일인 것 같아. 글을 쓰는 것과 말하는 건 엄연히 다르니까. 글 쓸 때는 아무래도 몇 번씩 고쳐 쓸 수 있고, 확신을 가진 상태에서 적어 내려가는데, 말은 아무래도 글보다는 축약해서 해야 하니까.

맞아요. 축약도 해야 하지만 제어가 안 되는 지점도 있어요.
제어가 안 되는 지점이 물론 있지. 무엇보다 전달할 때 담백하게 딱 떨어지는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좀 낯설어. 그동안 내가 인터뷰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도 인터뷰를 당할 때 참 어려웠겠구나 싶어. 아무리 기사를 잘 써준다고 해도 그 사람들 마음의 천 분의 일도 안 됐겠구나 싶어서.

네, 맞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터뷰라는 장르를 무척 좋아하지만 딜레마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요. 자, 그럼 오늘의 핵심 주제인 책 얘기를 본격적으로 해볼까요?
책을 쓰면서 제일 좋았던 건 십몇 년치의 일기를 다 꺼내놓고 탈탈 털다 보니 ‘나라는 인간이 어떤 사람이지?’라는 걸 새삼 되짚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야. 에디터로 살았기에 매달 흔적과 기록이 남아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더라. 퇴직금보다 훨씬 값진 것들, 이 기록들은 내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인 셈이지.

그러게요. 11년간 쓰셨던 에디터스 레터를 묶어 낸 책이에요. 언제부터 이런 기획을 생각하셨나요?
(〈그라치아〉) 편집장을 그만두기 2~3년 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어. 무언가 자신을 한 번쯤 되돌아보며 인생의 이정표를 다시금 세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그때부터 일기를 다시 봐야겠다고 속으로 되뇌었어. 마음만 굴뚝같았지 현직에 있을 때는 계속 정신이 없었고, 퇴직하는 날 곧장 아트팀에 그동안 내가 썼던 에디터스 레터를 전부 긁어달라고 했어. 몇몇은 집에 있는 책에서 다시 옮기기도 하고, 컴퓨터 하드 구석에 박혀 있던 것을 꺼내기도 하고. 수많은 짜깁기를 통해 원고 모으는 데만 2~3개월 걸리더라고. 그리고 매일 조금씩 다시 쓰기 시작해서 전부 손보는 데 2개월 정도 걸렸지. 원고를 덜어내는 작업이 정말 힘들더라고.

사실 오래전에 쓴 에디터스 레터를 변환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지금 읽어도 재미있어야 할 테니까요.
그래서 다시 편집하는 데만 2개월이 걸렸어.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라 천천히 하고 싶었거든. 나머지 2개월은 레이아웃을 잡았고. 남는 건 시간이라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지. 말하자면 다시 깊이 잠수하기 위해 맑은 공기를 크게 한숨 들이마시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 한 달도 빠짐없이 10년 이상 성실하게 써내려간 기록들을 보고 있자니 아, 뭐든 꾸준히 기록하면 결국 나한테 어떤 식으로든 보상으로 돌아오는구나 싶었어. 큰 용기가 났지. 앞으로도 10년 동안 뭐라도 꾸준히만 한다면 또 다른 나에게 10년 후 보상이 있겠구나.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이라는 제목은 어떤 계기로 짓게 되었나요?
잡지에 실리는 에디터스 레터는 공공의 글이라는 생각이 많지. 그래서 거룩하게 쓰는 편집장들이 대부분이었어. 미리 주제를 정한 경우도 있었고, 책도 여러 권 찾아 읽은 뒤 쓰는 선배들도 있었지. 그런데 나는 정말 마감으로 에너지는 다 소진되고 머릿속은 텅 빈 상태, 그러니까 너덜너덜한 상태에서 손가락 끝에 중력으로 몰리는 피의 힘으로 일기처럼 써내려갔던 것 같아. 주제도 딱히 없고, 평소 몸속에 있던 분자들이 막바지에 막 튀어나와 자판을 두드린 것이지. 그러니까 어찌 보면 나의 그림자나 유령 같은 글인 셈인 거야. 예전엔 레터를 묶어서 책을 펴내자는 제안을 받으면 창피해서 어떻게 내느냐고 했는데, 막상 모아두고 읽어보니 다른 건 몰라도 진짜 솔직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용기 내서 논문처럼 묶은 거야. 내가 위액을 토해내 쓴 것들. 서른여섯부터 마흔일곱까지의 기록일 뿐. 워낙 다양한 주제를 다뤄서 카테고리화하기도 불가능하더라고. 그래서 제목을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으로 지었어. 왜냐면 내 생각이 아닌 걸 쓴 칼럼이 하나도 없거든. 멋 하나도 안 내고 그냥 본능적으로.

어쩌다 보니 저도 6년째 에디터스 레터를 쓰고 있는 입장인데 정말 벼랑 끝에 서 있는 막바지에 써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아요. 그렇다고 허투루 다룰 수도 없고요. 온갖 빛나는 비주얼이 넘쳐나는 패션지에서 오직 글의 힘으로만 독자를 사로잡아야 하는 페이지잖아요.
종종 에디터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곤 했어. “(레터에) 무슨 얘기 쓰면 좋을지 미리 쪽지에 적어서 붙여주면 안 되니?”(웃음) 매거진 일을 하다 보면 모든 꼭지에 특정한 주제나 분명한 콘셉트가 있어야 하지만 유일하게 에디터스 레터만이 주제가 없으니까. 예전 몇몇 매거진 편집장들은 그달 칼럼 소개만 잔뜩 하고 끝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 하지만 나는 〈아레나〉를 창간하면서 레터가 하나의 칼럼이 되기를 바랐어. 대문 글이니까. 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우리 책은 너무 소중하니까. 그런 생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책으로 엮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래서 제목을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으로 지었어. 왜냐면 내 생각이 아닌 걸 쓴 칼럼이 하나도 없거든. 멋 하나도 안 내고 그냥 본능적으로.”

 

책을 구성하고 편집할 때 염두에 둔 독자층이 있었나요?
편집할 때 제일 걱정한 게 지난 얘기가 많다는 점이었어. 어떻게 쓰든 내 삶의 이정표니까 감사히 생각하고 혼자 간직해도 되지만, 어쨌든 책으로 출간하면 사서 읽는 분이 있잖아? 독자가 읽었을 때 너무 공감이 안 가면 곤란하겠다 싶었지. 글들을 새롭게 추릴 때 타깃을 30대 중반, 내가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의 연령대인 직장인을 타깃으로 잡았어. 첫 번째 칼럼을 <아레나> 첫 호가 아닌 3호로 시작한 건, (공감대를 고려한 측면도 있었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책 치료사가 되고 싶어서라고 쓴 대목 때문이야. 이 책을 사는 독자가 첫 페이지를 열어봤을 때 아, 이 글은 책 치료사고 되고 싶은 여자가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지.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는 매일 마음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리하여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자는 주제로 쓴 글을 배치했어. 이 책의 중반부 글들은 피로 사회에서 살아나가야 하는 ‘워킹 우먼’이나 ‘워킹 맨’을 위한 내용이 많았으니까.

누구나 피로감을 덜 느끼며 살아가고 싶어 하고, 느리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방법을 아는 사람들은 너무 적어요.
역시나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이 남았다는 얘기부터 할 수밖에 없어. 지금 평균 수명이 85세거든. 거시적으로 보면 지금의 나는 여전히 ‘꼬맹이’인 셈인 거지. 어렸을 때는 커서 뭐가 될래? 무엇을 가장 하고 싶니?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직장인이 되는 순간 이런 질문들이 완전히 사라져버리지. 성인이 되었다는 이유로, 그리고 스스로도 바쁘다는 이유로 생각하지 않고 사는 거야. 결국 내가 이 책을 편집하면서 새삼 느낀 건 나라는, 안성현이란 사람이 에디터를 하게 된 것도 ‘넌 커서 뭐가 될래?’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책을 통해 계속 공부하고자 했던 욕구 때문이었던 것 같아. 잡지는 책이고 첫 독자는 항상 나였으니까. 훌륭한 인터뷰이와 훌륭한 에디터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들의 글이 나에게 와서 마음의 칼을 갈아준 것처럼 나는 40대 후반이 될 때까지 레터를 쓰면서, 내일은 뭐가 될까? 10년 후에는 뭘 할까? 커서 뭐가 될까를 늘 화두로 삼았던 것 같아. 나는 직장 생활이 항상 즐거웠어. 왜냐면 돈을 벌면서도 배울 수 있었거든. 돈을 받으며 대학원을 다니는 기분이었지. 늘 배울 게 많은 세상 아닌가? 돈도 벌면서 매일 배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생각으로 인생 길게 보고 가도 된다는 거야.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주변을 많이 돌아보며 살자. 이런 게 다 동시대 직장인에게 던지는 화두라고 생각했어. 물론 육체적, 심리적으로도 극한까지 몰리며 썼던 글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글들이기도 하지.(웃음)

그렇다면 독자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으면 하나요?
그냥 편안하게 읽었으면 좋겠어. 사실 11년 전의 내 글을 다시 읽는 것 자체가 좀 민망하긴 하더라. 마지막에 보니까 어깨 ‘뽕’이 과하게 들어간 것도 있고.(웃음) 그런데 그것도 다 나인 거야. 그 당시의 어린 안성현이 열심히 달려서 여기까지 온 거니까. 직장인이 읽으며 공감해 키득거리면서 봤으면 좋겠어.


“20년 넘게 잡지를 만들었지만 단 하루도 재미없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매거진 에디터에게는 전시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특권과 트렌드를 최전선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혜택이 있지.”

 

“잡지는 취향을 공유하는 일이지. 그래서 매스 미디어가 아닌 거고. 늘 처음에는 작은 밀알로 시작하지만, 나중에 우리가 전령사로서 먼저 끄집어낸 정보들이 저 멀리까지 퍼져나가는 거야. 일종의 나비 효과랄까?”


모두가 매거진이 어려운 시기라고들 얘기해요. 솔직히 업계를 떠나거나 방황하는 에디터들도 많고요. 그런데 전 지금껏 에디터만큼 많은 걸 할 수 있는 직업군도 없다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리고 분명 에디터만이 만들 수 있는 감도 높은 콘텐츠에 대한 니즈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에디팅, 편집하거나 큐레이팅하는 능력의 중요성은 오히려 앞으로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해요. 〈아레나〉와 〈그라치아〉를 훌륭히 론칭했던 안성현 편집장에게 에디터의 존재 가치에 대해 묻고 싶어요.
나는 세상에 글과 그림이 같이 있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했고 그래서 매거진에서 일하게 됐어. 20년 넘게 잡지를 만들었지만 단 하루도 재미없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매거진 에디터에게는 전시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특권과 트렌드를 최전선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혜택이 있지. 너무나 훌륭한 직업이라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후배들이 타 업계로 가거나 그만두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게 됐어. 혹자는 왜 우리만 이렇게 가난하냐고, 우리 빼고는 다 유명해졌다는 푸념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 그때마다 그건 아니라고 했어. 왜냐하면 우리가 잡지 콘텐츠를 시작할 때는 다른 업종의 사람들과는 애초부터 길이 달랐거든. 신문처럼 건조한 글을 쓰려고 온 것도 아니고, 방송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받으려고 온 것도 아니니까. 어느 날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이런 내용이 나오더라. 잡지의 위대함은 밀알이 되는 것에 있다고.

‘매거진의 위대함은 밀알이 되는 것’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에이즈를 세상에 널리 알린 건 분명 매거진은 아니야. 방송과 신문이지. 하지만 최초로 에이즈에 대한 기획 기사를 (에이즈에 걸린) 유명인을 인터뷰하며 제대로 내보낸 건 매거진 〈롤링 스톤〉이었어. 그게 밀알이 돼서 그다음 모든 미디어들이 그 유명인을 인터뷰했지. 우리가 먼저 기사로 쓰면 나중에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고 증폭되는 건 많이들 겪어봤잖아? 그리고 우린 전시 하나를 보면 딱 알지 않나? 이 감독, 이 일러스트레이터, 이 화가 너무 괜찮다, 잘될 거 같다. 괜찮은 아티스트가 있으면 우리는 1페이지 인터뷰해주는 정도지만, 결국 나중에 대중 미디어를 통해 확장되잖아. 그런 게 매거진의 밀알 역할인 것 같아. 말하자면 우리는 늘 한발 앞선 촉수 전령사인 거지. 이런 가치를 늘 후배들에게 얘기하면서 즐겁게 일해보자고 했지만, 물리적인 환경이 힘드니까 마음이 가 닿지 못한 경우도 많은 것 같아. 그래서 어느 날 너무 안타까워서 ‘후배는 선배의 미래다’라는 칼럼과 ‘경외하는 잡지님’이라는 칼럼을 썼어. 잡지는 취향을 공유하는 일이지. 그래서 매스 미디어가 아닌 거고. 늘 처음에는 작은 밀알로 시작하지만, 나중에 우리가 전령사로서 먼저 끄집어낸 정보들이 저 멀리까지 퍼져나가는 거야. 일종의 나비 효과랄까? 이런 의의로 사는 것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해왔어.

책에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제1의 인생을 편집장으로 살았던 안성현에게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은 앞으로 제2의 인생은 이렇게 살아가겠다고 선포하는 일종의 출사표로 느껴졌어요. 그렇다면 그 출발점을 무엇으로 잡고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콘텐츠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해. 예를 들면 거시적 담론이나 인문학을 딱딱하게 다루는 시대는 지났다는 거야. 일상적인 내용, 라이프스타일에 담긴 수많은 화두를 좀 더 편안하고 깊숙하게 다루는 콘텐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봐. 예를 들어 집이란 화두가 있다고 치자. 아직까지는 어떤 아파트가 좋을까, 이 좋은 집을 어떻게 꾸미면 좋을까를 따지는 시대라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나에게 맞는 맞춤형 집, 또는 ‘나에게 정신적 안정을 주는 집은 어떤 둥지의 원리를 따라야 할까?’ ‘그렇다면 저 동물은 어떤 둥지에서 자라왔길래 평생 저 집에서 편안할까?’처럼 집 하나를 두고도 훨씬 더 깊은 영역으로 나아간다는 거지. 그런 깊이가 있어야 앞으로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지금까지 패션지가 다종, 다양, 다방면을 다뤘다면 이제는 한 가지 화두에 집중해 깊이 있게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아. 예전엔 이런 콘텐츠를 하면 사람의 마음에 가 닿는 데까지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릴지가 문제였는데, 이번 책을 쓰면서 생각이 달라졌어. 지금까지의 10년도 너무 짧았고, 앞으로의 10년도 너무 짧아. 나는 85세까지 일하며 살아야 하는 인생이기 때문에 천천히 살면서, 공부하면서 밀알이 될 거야.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마니아를 형성하고 또 그들과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이 목표인 거지. 그래서 ‘책보다 프로젝트’를 만들었어. 나에게 책은 비타민이야. 다독가는 아니지만, 책 그 자체가 나에겐 성경책과 같은 힐링 코드이기 때문에 그동안 책을 기반으로 살아왔지. 정확히는 ‘책보다 00 프로젝트’인 건데 그동안 책을 기반으로 펼쳐놨던 콘텐츠를 확장해 그 무엇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4월부터 ‘책보다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오픈하면서 본격 시작할 예정이야. 매달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결국 내가 책을 기반으로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1년에 몇 회씩이라도 책은 꼭 편집해 발간할 거고. 이번에 그동안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낸 것처럼. 맞아. 일종의 출사표. 새삼 마음이 설레네.

지금 매거진 업계는 폭풍 전야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가벼운 스낵 컬처 콘텐츠가 넘쳐나는 환경에 맞서 깊이 있고 감도 높은 콘텐츠의 미래는 어떤 것일지, 암중모색이 물밑에서 치열하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 중인 편집장의 입장에서, <아레나>와 <그라치아>라는 놀라운 매거진을 창간하고 성공시킨 뒤 업계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안성현 (전) 편집장에게 물었다. 가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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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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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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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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