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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콰이엇의 취향

On March 01, 2017 0

지레짐작과는 달리 더 콰이엇은 차분했고, 담담했고, 진중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 좋다, 라는 직설적인 언명 뒤에는 에어 조던과 라이카 등 본인의 취향을 한껏 끌어올려줄 수 있는 감도 높은 물건들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지금이 정말 좋다, 라는 내밀한 뿌듯함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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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돈을 버는가
지금 일리네어 레코즈 창립 6주년 기념 전국 투어를 진행 중입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시작했고, 다음 주에 광주와 부산으로 갑니다. 네, 뿌듯하죠. 노래를 하는 것과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많이 다르지만 힘들어도 분명 보람은 큽니다. 무엇보다 우리 회사를 통해 후배 뮤지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뿌듯하고요.

돈을 많이 벌고 나서의 기분이요? 굉장히 좋죠. 도끼와 빈지노, 우리는 매년 큰 성공을 거두고 있어요. 주변에는 그러다 방황하거나 길을 잃을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는 잘 적응하고 즐기며 지내요. 애초부터 나중에 돈 벌면 스스로 축하해야겠다, 돈을 어떻게 써야겠다는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래퍼이기 때문에 옷이라든가, 액세서리라든가 스스로 좀 더 멋지게 만드는 데 적절하게 돈을 잘 썼죠.

원래 국내 힙하퍼들은 전통적으로 액세서리를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2012년에 액세서리 포인트를 잡으면서 콘셉트를 노란 금으로 정했죠. 지금은 노란 금 액세서리가 많이 보급됐는데 그 당시만 해도 되게 생소해하셨어요. 노란 금시계를 사겠다고 시계방에 갔는데 아저씨가 믿질 않더라고요. 젊은이가 왜 노란 금시계를 사느냐고 반문하기도 했고요. 어렸을 때 동경한 올드스쿨 룩이 당시 미국에서 새롭게 유행하는 걸 보면서 바로 시도했죠. 도끼도 빈지노도 각자 자신만의 취향이 분명하거든요. 고급스러운 취미나, 어릴 때부터 동경한 물건들을 향유하면서 자신을 완성하는 데 투자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말씀드렸듯 우리는 옷이든 신발이든 시계든 오디오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거라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는 사람들입니다.(웃음) 옷은 트렌드가 워낙 빨리 변하기 때문에 신발에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기본적으로 저는 나이키, 아디다스 세대거든요. 어릴 때 농구를 좋아해서 특히 에어 조던에 깊이 꽂혀 있었죠. 에어 조던은 거의 다 갖고 있고요. 그중에서도 제가 특히 좋아하는 건 마이클 조던이 직접 사인한 한정판이에요.

그렇다고 아주 비싸지도 않아요. 다만 취미처럼 평소 계속 관심을 갖고 아이템을 찾고, 모으는 거죠. 무엇보다 같은 나이키 신발을 신더라도 어떻게 지금의 나, 직업, 취향과 어울리게 배치하고 착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전 운전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다만 어릴 때부터 갖고 싶은 드림카가 있었죠. 벤틀리 GT 컨버터블과 메르세데스-벤츠 SLS인데 지금 이렇게 딱 2대 소유하고 있어요. 투 도어, 차체가 낮은 차, 우아한 디자인. 어릴 때부터 동경한 것들을 지금 소유하고 있는 거예요.

물론 꿈꿨던 것들을 얻었을 때 허무함이 따라오긴 하는데(웃음) 그래도 달콤하죠. 좋은 취향과 안목이 쌓이면 저 자신에게나, 음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하나씩 이뤄가는 과정 속에 있는 거잖아요? 그 자체를 즐기는 게 인생이고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보면서 금수저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굉장히 마이너한 힙합 음악으로 꿈을 이룬 것처럼 자신만의 꿈에 확신을 갖게 된다면 그 자체로 정말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노래의 메시지는 항상 일관됩니다. 그냥 즐기면서 하고 싶은 걸 해보라는 거죠.

#라이카에 꽂히게 된 계기
어렸을 때 ‘똑딱이 디카’로 사진 찍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뉴욕에 처음 갔을 때 너무 황홀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죠. 그런데 귀국하려고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탔는데 그 안에 카메라를 놓고 내렸어요.(웃음) 그야말로 어린 마음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상처를 꽤 많이 받아서 그 이후로는 아예 카메라를 사질 않았어요. 아이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할 때라 그럭저럭 괜찮은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된 탓도 있었죠.

다시 카메라에 관심을 가진 건 지난해부터예요. 유럽 투어를 한 달간 다녀왔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 보니 황홀한 풍경이 제대로 담기지 않아서 많이 아쉽더라고요. 귀국하자마자 카메라를 주문했는데 그중 하나가 라이카였어요. 처음에 든 생각은 ‘왜 이렇게 비싸지?’였죠.(웃음) 항상 물건을 살 때 가격이 비싼 순으로 검색해가는 습관이 있는데 그럼에도 라이카는 꽤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관심이 더 갔죠.

써보면서 기능과 성능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도 상대적으로 싼 편인(웃음) 라이카 Q를 썼는데 나쁘진 않았지만 조금 더 욕심이 나서 M-P로 넘어갔습니다. 라이카는 딱 색감이라고만 얘기할 수 없는 따뜻한 느낌이 참 좋아요. 뭔가 살아 있는 듯 묘한 생명력이 사진에서 풍겨 나오거든요. 평소에는 밖에 잘 안 나가기 때문에 아예 외국에 가거나 집에 있는 물건, 새로 산 물건들을 주로 찍어요. 공연할 때 카메라를 들고 무대에 올라가서 찍어보기도 했는데 기분이 참 짜릿했어요.

#라이카로 찍은 사진들
이것은 욕실에서 슬리퍼 빨래를 하다 거품이 왠지 아름다워 보여서 찍은 사진이에요. 아, 여기 시카고에 촬영 갔을 때 찍은 도끼도 있네요. 이번에 암스테르담과 아이슬란드 여행 갈 때 찍은 사진들이 꽤 마음에 들어요. 아이슬란드는 정말 풍광이 압도적이었는데 지나치게 풍경들이 좋다 보니 사진 프레임 안에 담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한참 촬영하다 보니 풍경 사진은 그게 그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들어요. 오히려 암스테르담에서 사람들을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드는 게 많아요. 혼자 노는 아이를 툭 찍기도 했고, 가족 사진을 찍고 있는 한 가족을 제가 옆에서 촬영했는데 아이들 표정이 너무 밝고 따뜻해서 참 마음에 들어요.

요즘에는 집 앞을 슬슬 돌아다니면서 찍고 있어요. 여의도 공원 스케이트장에 나갔는데 그림자 모양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하늘과 어우러진 농구 골대, 파란색과 대비되는 색감 같은 게 그냥 눈에 툭 들어왔어요. 아직 사진 촬영 경력이 길진 않지만 그래도 1년 동안 열심히 장비를 갖추고 촬영에 몰두해보니 조금씩 사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감을 잡아가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건 빈지노. 최근 우리 셋이 함께한 노래가 있는데 제목이 ‘ILLIONAIRE EVERYDAY’예요. 그 노래 작업할 때 찍은 거예요. 빈지노가 후렴을 즉흥적으로 만들어서 녹음하는 장면이 눈앞에 휙 스쳐 지나가는 게 참 인상적이어서 그대로 낚아챘어요.

#가수로서, CEO로서, 사진 찍는 사람으로서

그러고 보니 우리 빈지노 금방 군대 갑니다. 나이 먹어서 간다니 좀 안타깝네요. 3월 중순 빈지노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를 잘 준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어 제 솔로 앨범과 도끼의 솔로 앨범도 나올 거고요. 소속 멤버들을 더 늘릴 생각은 없고요. 최근에 영입한 멤버 3명이 좀 더 성공할 수 있도록 올해는 그들에게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에요.

사진도 좀 더 열심히 찍으려고요. 최근 M10이 나왔다는 기사를 봤는데 조만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흑백 전용 모노크롬에도 관심은 있는데 전 아무래도 딱 봤을 때 느낌이 오는 색감 있는 사진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색을 중시하는 제 스타일링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고요. 하하, 맞아요. 아무래도 래퍼는 차갑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런데 저는 너무 선명하거나 날카로운 느낌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더 좋거든요. 제 음악도 디지털적인 질감보다는 옛날 음악을 샘플링해서 따뜻하게 들리는 요소를 꾸준히 추구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제 기본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 같습니다.
 

라이카로 영감을 찍는 사람들

<아레나>는 2017년 특별한 기획을 진행한다. 인터뷰라는 장르를 새롭게 해석한 기획 기사들을 준비할 예정. 이 꼭지도 그에 상응하는 1년 연속 기획이다. ‘라이카’라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영감을 얻거나,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본다. 박지호 편집장이 직접 인터뷰한다.

시리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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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콰이엇의 감성

Credit Info

EDITOR
박지호
PHOTOGRAPHY
이오반

2017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박지호
PHOTOGRAPHY
이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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