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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예술촌

On December 20, 2016 0

딱히 뭔가 흥미로운 요소가 없을 것 같은 동네인데 이상하게 젊은이들의 발길이 몰린다. 새로운 문화가 들어섰다는 서울 ‘창작촌’에 정말 예술이 있는지, 한번 가봤다.

문래예술촌 골목에는 누군가가 그려놓은 벽화들이 꽤 있다.

문래예술촌 골목에는 누군가가 그려놓은 벽화들이 꽤 있다.

문래예술촌 골목에는 누군가가 그려놓은 벽화들이 꽤 있다.

원래는 도서관으로 운영하던 공간이었는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북카페의 형태를 빌렸다.

원래는 도서관으로 운영하던 공간이었는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북카페의 형태를 빌렸다.

원래는 도서관으로 운영하던 공간이었는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북카페의 형태를 빌렸다.

햇살 좋은 날 따뜻한 차 한잔과 책을 음미하기 좋은 곳.

햇살 좋은 날 따뜻한 차 한잔과 책을 음미하기 좋은 곳.

햇살 좋은 날 따뜻한 차 한잔과 책을 음미하기 좋은 곳.

치포리에서는 정기적으로 문래동 문화 잡지 <문래동네>의 발간을 돕는다.

치포리에서는 정기적으로 문래동 문화 잡지 <문래동네>의 발간을 돕는다.

치포리에서는 정기적으로 문래동 문화 잡지 <문래동네> 의 발간을 돕는다.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서 7번 출구로 나오면 당산로와 도림로 128길이 만나는 지점이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되는 그 순간, 문래예술촌 방향 안내판이 눈에 들어올 거다. 아파트형 공장이 우뚝 솟아 있고 건너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그 사이사이 골목에 철공소가, 그리고 다시 그 사이를 비집고 예술가들이 자리 잡은 이곳은 ‘문래예술촌’이라 불린다. 문래동은 일제강점기에 방적 공장이 들어선 곳이다. 당시 방적 기계를 ‘물래’라고 부르면서 ‘문래동’으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철강 공장, 철제상들이 이 동네로 모여들어 ‘촌’을 형성했다. 복잡하고 사람 많은 홍대 등지에서 넘어온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몰리면서 예술과 철공소가 공존하는 희한한 공간이 됐다. 이질적인 느낌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젊은이들 때문에 카페와 레스토랑도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여전히 문래동에 뿌리 내린 예술가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공간들이 있다.

치포리, 문래 예술 아카이브

사회적 기업 안테나에서 운영하는 ‘치포리’는 ‘고양이 치치와 포포의 도서관(Library)’을 줄인 말이다. 문래동 문화 잡지 <문래동네>의 지속적인 발간을 돕고 문화 예술 도서를 나누자는 취지로 2013년에 문을 열었다. <문래동네>는 문래동의 문화 소식뿐 아니라 문래동과 관련된 예술인, 철 공작 관련 기술인을 포함한 여러 인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정기간행물이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발행되며 치포리가 그 거점이다. 애초에는 ‘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예술 서적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카페 형태로 변화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문화 예술 관련 서적을 비롯해 소설, 에세이, 만화 등 2천여 권의 책이 있다. 절반은 이미 치포리에서 보유하던 책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곳을 찾는 주민과 창작촌 예술가들, 치포리 손님에게 기증받았다. 책장 건너편에는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정기적으로 작가들이 다양한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단순한 북카페 겸 갤러리로 소개하기에는 치포리의 활약이 크다. 문래예술촌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자료와 국내외 문화 예술 정보를 기록하고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작가 케이 채와 송관찬의 오픈 스튜디오인 빛타래.

사진작가 케이 채와 송관찬의 오픈 스튜디오인 빛타래.

사진작가 케이 채와 송관찬의 오픈 스튜디오인 빛타래.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천천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천천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천천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다.

꽤 넓은 규모의 루프톱에선 앞으로 더 많은 공연과 강연이 벌어질 예정.

꽤 넓은 규모의 루프톱에선 앞으로 더 많은 공연과 강연이 벌어질 예정.

꽤 넓은 규모의 루프톱에선 앞으로 더 많은 공연과 강연이 벌어질 예정.

청량리에서 가장 분주하고 역동적인 경동시장에 상생장이 위치한다.

청량리에서 가장 분주하고 역동적인 경동시장에 상생장이 위치한다.

청량리에서 가장 분주하고 역동적인 경동시장에 상생장이 위치한다.

빛타래, 사진 예술과 대중의 만남

벌써 5년째다. 철공소 2층에 ‘빛타래’가 문을 연 지. 케이 채, 송광찬 작가가 ‘사진작가들과 대중이 모여서 교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두 작가의 공동 작업실이자 오픈 스튜디오인 셈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사진 전시를 열었고, 작가와 대중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송광찬 작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괜찮은 사진을 찍는 작가들을 찾아냈고 직접 연락해 전시 큐레이팅을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빛타래가 문을 연 초반 2년 동안 거의 매달 이런 전시를 진행했으니 사진 예술에 호기심 많은 이들이 찾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렇게 사진과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재미있어서 시작한 일은 5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즐겁다고. 송 작가는 빛타래를 통해 문래동의 변화도 가감없이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13년 무렵이 문래동에 예술 붐이 일어나던 때였다. 그때는 동네 예술가들이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던 실험 예술과 페스티벌 등을 자체적으로 열었다. 밥집이나 커피숍도 없던 때라 앉았다 갈 수 있던 빛타래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요즘의 문래예술촌은 조금 달라졌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으레 그렇듯 카페와 아기자기한 식당 등이 들어섰다. 작가들의 공방도 2백 개가 넘는다. 철공소가 여전히 힘차게 돌아가는 문래동엔 확실히 어떤 변화가 감지된다. 빛타래 같은 순수 예술 공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는 아직 미지수다. 빛타래의 내일은 문래동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상생장에 마련된 휴식 공간이자 전시 공간. 누구나 들어와서 편히 놀다 갈 수 있다.

상생장에 마련된 휴식 공간이자 전시 공간. 누구나 들어와서 편히 놀다 갈 수 있다.

상생장에 마련된 휴식 공간이자 전시 공간. 누구나 들어와서 편히 놀다 갈 수 있다.

원래 창고로 쓰던 곳을 먹거리와 예술이 있는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원래 창고로 쓰던 곳을 먹거리와 예술이 있는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원래 창고로 쓰던 곳을 먹거리와 예술이 있는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꽤 넓은 규모의 루프톱에선 앞으로 더 많은 공연과 강연이 벌어질 예정.

꽤 넓은 규모의 루프톱에선 앞으로 더 많은 공연과 강연이 벌어질 예정.

꽤 넓은 규모의 루프톱에선 앞으로 더 많은 공연과 강연이 벌어질 예정.

청량리에서 가장 분주하고 역동적인 경동시장에 상생장이 위치한다.

청량리에서 가장 분주하고 역동적인 경동시장에 상생장이 위치한다.

청량리에서 가장 분주하고 역동적인 경동시장에 상생장이 위치한다.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역은 분주하다. 과일, 생선 등 식자재, 한약재 등 별것 다 파는 경동시장과 대형 마트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희한한 동네이기도 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젊은 유동 인구도 꽤 된다. 하지만 이들이 동네에 오래 머물 이유는 딱히 없어 보인다. 일단 ‘청량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몇 가지 있는데 ‘588’ 지역도 그렇고 어쩐지 젊은이들이 사진을 찍으며 놀기엔 부적절한 동네인 것만 같다. 이런저런 이유로 제기동은 주민이 아니고서는 뭔가를 구경하러 오기엔 쉽지 않은 동네였다. 우리가 제기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여름 이상한 젊은이들이 수상한 공간을 열었기 때문이다. ‘상생장’은 먹고 마시고 놀며 상인과 어우러지는 희한한 문화 집결소다.

상생장, 재래시장의 미래

청량리역 1번 출구를 나와 쭉 걷다 보면 엄청 큰 규모의 청과물 도매시장이 나온다. 자칫 지나치기 쉬운 간판이 하나 보인다. 벽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제기동의 ‘첼시 마켓’, 상생장을 만날 수 있다. 함께한다는 ‘상생’과 ‘장’의 합성어로 공존하는 장터를 의미한다. 상생장을 이끌고 있는 수장, 나영규 대표는 재래시장에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자 한다. 보통 시장이 가판대가 있는 1층 공간만을 적극 활용하고, 2층부터는 창고로 쓴다는 점에 착안해 시장 건물 2, 3층을 잇는 비밀스러운 공간을 만들었다.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오른편에 널찍하게 펼쳐진 공간은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고, 또 인근 시장 상인이 앉아서 쉬다 갈 수 있는 휴게실을 겸한다. 반대편에는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푸드 코트가 자리한다. 착즙 주스, 청량리 수제 맥주 합동조합, 장어구이, 중화요리, 치킨 등 상생장이 직접 브랜딩했거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외식 브랜드를 적극 소개한다. 탁 트인 루프톱에서는 뮤지션들이 공연을 하거나 토크 콘서트를 연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꼭 시장의 창고에 들어선 젊은이들만을 위한 문화 공간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실 상생장의 설립 목적과 경영 목표는 시장 상인이다. 그래서 점심엔 ‘배달의 민족’ 같은 앱을 통해 음식을 상점에 배달한다. 푸드 코트 음식들은 대부분 시장 재료를 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상인들과 벌써 많이 가까워졌다. 물론 난데없는 이 공간을 낯설게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서서히 상생장의 취지를 알리는 중이다. 아침 일찍 나와 이른 저녁 문을 닫는 시장에서 새로운 인구를 유입해 이곳이 얼마나 활기 넘치고 흥미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곳인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시장 공영 주차장에서 푸드 트럭 축제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의 먹거리 문화가 젊은 감각과 만나 예술적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생생히 목도할 수 있다.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입주한 작가들의 휴게 공간이자 회의와 미팅을 하는 장소.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입주한 작가들의 휴게 공간이자 회의와 미팅을 하는 장소.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입주한 작가들의 휴게 공간이자 회의와 미팅을 하는 장소.

황학동 가구거리와 중앙시장의 접점에 위치해 있다.

황학동 가구거리와 중앙시장의 접점에 위치해 있다.

황학동 가구거리와 중앙시장의 접점에 위치해 있다.

한지 공예를 하는 강민지 작가의 공방.

한지 공예를 하는 강민지 작가의 공방.

한지 공예를 하는 강민지 작가의 공방.

활동 인형, 피겨를 만드는 박세홍 작가의 공방.

활동 인형, 피겨를 만드는 박세홍 작가의 공방.

활동 인형, 피겨를 만드는 박세홍 작가의 공방.

중구 신당동

1967년 현재 서울 시청역 부근에 대한민국 최초의 ‘새서울 지하상가’가 조성됐다. 지하상가는 당시 쇼핑의 메카로 불리며 호황을 누렸지만 얼마 못 가 대형 할인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 밀려났다. 빛이 꺼진 지하상가에 청춘과 예술의 감성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는 그래서 더 주목할 만하다. 황학동 중앙시장 입구에 자리한 신당창작아케이드가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방공호 목적으로 만든 지하 공간이 1971년부터 상가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신당 지하쇼핑센터’가 됐다. 이제는 중앙시장의 터줏대감 같은 상인들만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할 뿐이다. 2009년, 서울시에서는 신당 지하상가의 절반이 빈 점포가 되자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임대료의 10% 가격에 공간을 빌려주기 시작한 것. 이제는 공모 경쟁률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신당창작아케이드, 황학동 예술 공방

황학동 가구거리를 지나서 중앙시장 입구에 ‘신당창작아케이드’ 푯말이 적힌 지하상가에는 젊은 창작자들의 공방이 자리한다. 지하상가라는 공간의 특성상 커다란 설치 미술 대신 아기자기한 공예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주로 들어와 창작열을 불태운다.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기 가마, 전시 준비실, 작가 커뮤니티실 등을 통해 다른 작업을 하는 작가들과 협업도 도모한다. 사진과 수공예품 등 다양한 주제의 클래스,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젊은이들이 발길을 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입주 작가의 오픈 스튜디오를 통해 전시회도 꾸준히 연다. 구입까지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서는 ‘아트마켓 도시락(樂)’이라는 통로를 준비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황학동 별곡’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중앙시장 전체를 설치 미술 전시장으로 바꾸는 등의 참신한 노력이 돋보인다. 지하상가에서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창작에 몰두하는지 본다면, 아마도 조금은 감동받을 거다.

딱히 뭔가 흥미로운 요소가 없을 것 같은 동네인데 이상하게 젊은이들의 발길이 몰린다. 새로운 문화가 들어섰다는 서울 ‘창작촌’에 정말 예술이 있는지, 한번 가봤다.

Credit Info

취재
서동현
사진
현경준

2016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취재
서동현
사진
현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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