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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섹스 실험기

앞으로 하고, 뒤로 하고, 옆으로도 해보고. 하지만 섹스의 본질은 똑같다. 들어갔다 나오는 In&Out이라는 것. 이 단순한 과정에 덧칠을 하고 싶었던 남자 네 명이 평소 마음에만 두고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던 과감한, 혹은 소심한 섹스 실험기를 보내왔다.<br><br>[2008년 11월호]

UpdatedOn October 21, 2008

Editor 이기원 Photography 박원태

달리는 차 안에서 사정하기 + 김성구(30세, 회사원)

왜 내가 이런 짓을 해야 하는 걸까 싶기는 하지만, 어쨌든 담당 에디터의 부탁을 받고 울산-부산 간 14번 국도 56km 거리(약 40분)를 신나게 달렸다. 운전하면서 오럴만으로 사정까지 이르는 게 가능한가 하는 미션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을 말하고 이해를 구하자 여자친구는 경악했다. 일단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에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이 너무 위험했을뿐더러 혹시 사고라도 나서 입 안에 그걸 넣은 채로 죽어 있는 모습을 보면 시체 수습반원들이 뭐라고 말하겠느냐고. 그 말이 구구절절 옳기는 했지만 그녀는 몰랐다. 초등학교 시절 몰래 훔쳐봤던 <결혼 이야기>라는 영화에서 최민수와 심혜진이 차 안에서 오럴을 하는 장면을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가 그 장면을 로망으로 간직해왔다는 걸. 그녀를 설득해 결국 승낙을 받아냈다. 시작은 국도를 타고 나서 10분쯤 지나서 했다. 처음에는 손으로 시작했다. 그녀가 여전히 미심쩍은 눈으로 손으로만 하려 했을 뿐, 입으로는 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옥신각신 끝에 결국 그녀가 입을 페니스에 갖다 대자, 온몸이 짜릿해왔다. 귀두가 닳아 없어질 정도로 해왔던 오럴 섹스건만, 이렇게 짜릿하게 느껴지기도 참 오랜만이었다. 약간의 스릴이 더 짜릿한 흥분을 제공한다는 건 옳은 말이었다. 하지만 그런 쾌감도 잠시. 빳빳하던 페니스는 금세 죽어버렸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달리는 중이니 운전에 신경을 안 쓰려야 안 쓸 수가 없었고, 특히 커브길로 접어들면 더 신경이 쓰여 그 쾌감을 맘껏 누릴 수 없었다. 여자친구는 그렇게 생떼를 쓰더니 이게 뭐냐며 불평했지만 ‘싸는’ 것보다는 ‘사는’ 게 더 중요했다. 내 결론은 이렇다. 결국 운전 중에 사정까지 가기 위해서는 생존욕을 능가하는 엄청난 성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1분 일찍 싸려다 10년을 먼저 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참, 더 피곤한 일은 그 다음에 생겼다. 여자친구가 갑자기 차를 갓길로 세우란다. 불행하게도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너무 집중한 나머지 구토 증세가 왔다나.

삽입 상태로 잠들기 + 김대훈(28세, 자영업)

나는 현재 여자친구와 동거 중이다. 2년차 신혼부부 정도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 같다. 요즘에는 워낙 서로 피곤해서 섹스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지만 그래도 속궁합은 잘 맞는 편이다. 보통 오래된 관계는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기 마련이라 이번 미션을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내 페니스를 그녀가 입에 물고 자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그녀가 그날따라 피곤하다며 섹스까지 거부하려는 반응을 보여 급하게 방향을 수정했다. 그냥 삽입 상태로 자는 걸로. 섹스를 끝내고 나서 서로 옆으로 누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후배위 자세가 됐을 때, 나는 그 상태로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나 그냥 이렇게 자고 싶다’고. 사실 거절하면 어쩌나 고민이었는데 그녀의 반응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었다. 뒤에서 꼭 안은 채 속삭이니 좋았던 모양이다. 아무튼 그렇게 삽입 상태로 잠을 청하니 페니스가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긴 한데, 몸이 너무 밀착된 나머지 체온이 상승해 오히려 조금씩 불편해졌다. 자세도 쉽게 바꿀 수 없어 오금이 저린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 좋기는 한데 생각지 못했던 답답함에 좀 당황스러웠다. 내가 요구해놓고 먼저 빼겠다고 말할 수도 없어서 혼자 얼마나 끙끙댔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흐물흐물해진 페니스는 자꾸 질 안에서 빠져나오려고 해 자세까지 신경 써야 했다.

그렇게 한두 시간이 지났나. 여자친구는 이미 잠이 들었고, 난 도저히 버틸 수 없어 포기해버렸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이런 시도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딱히 그 행동이 좋았다기보다는 뒤에서 꼭 안은 채 후희를 느끼려는 내 모습이 맘에 들었던 것 같다. 여자들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좋아하니까.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우면서도 불편한 경험이었지만, 여자친구의 반응을 보니 가끔 사이가 멀어졌다 싶을 때 써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

직립으로 섹스하기 + 이석환(31세, 아트 디자이너)

동일한 체위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이제껏 해볼 만한 체위는 다 해봤다. 누워서 하고, 뒤집어서 하고, 앞으로 하고, 뒤로 하고, 벽을 등지고도 하고. 하지만 한 가지 불만은 이거였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도록 설계됐는데, 왜 꼭 섹스는 누워서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짐승들은 자신의 보행 상태 그대로 섹스를 한다. 4족 보행을 하는 것들이니 그 속성에 걸맞게 하는 거다. 하지만 우리는 2족 보행을 하는 동물들이 아닌가. 우리의 먼 조상들이 4족 보행을 했기 때문에 그 DNA가 아직도 영향을 끼치는 거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나는 꼭 누워서만 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래서 직립 보행 상태로 섹스가 가능한지 실험해보기로 했다. 대신 만만치 않은 작업일 것 같아 몇 가지 준비는 했다. 편안한 삽입을 위해서 러브젤을 듬뿍 바를 것, 그리고 나와 비슷한 신장의 상대를 찾을 것(너무 작거나 크면 더 힘들 테니까). 마지막으로 벽이나 발받침 없이 서로의 몸만을 의지해 삽입할 것. 다행히 섹스 파트너로 가끔 만나는 여자 중에 적절한 조건을 갖춘 이가 있었다. 키도 비슷하고, 이런 모험에도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앞으로도 해보고 뒤로도 해봤지만 어쨌든 여자가 다리를 벌려야 삽입이 되는 상황이니 결국 그녀에게 기마 자세를 부탁해야 했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너무 힘든 자세였다. 물론 삽입을 위해 그녀보다 더 무릎을 굽혀야 했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서로 다리를 우스꽝스럽게 구부린 후에도 삽입은 쉽지 않아서 어쩌다 들어갔나 싶어도 질 언저리에서만 헤맬 뿐, 끝까지 파고들지 못했던 거다. 어떻게든 해보려고 용은 썼는데, 나중에는 둘 다 지구력이 떨어져 거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우리 둘 다 장시간의 기마 자세를 버틸 만큼 허벅지 근육을 키우지 못했던 게 실패 요인이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 것이 좀 짧기 때문이기도 했다. 분명 동양인의 크기로는 한계가 있었다. 아마도 포르노 배우 정도의 크기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며칠 동안 근육통으로 고생할 건 각오해야 할 거다.

버스 안에서 섹스하기 + 정규훈(29세, 세무사)

내 또래 남자 대부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아직 섹스에 관해서는 젬병이라고 할 수 있다. 클리토리스니, 오르가슴이니 하는 전문 용어도 아직 생소할 정도로 이론과 실전이 모두 서투르다. 그런데 섹스도 잘 모르고 내가 첫 남자이기까지 한 여자친구와 고속버스 안에서 섹스를 했었다. 가능할까,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내 경우를 놓고 말하자면 가능했다. 물론 여러 가지 조건이 따라줘야 한다. 당연하지만 가급적 사람이 없어야 할 것이고, 심야 우등(일반은 좁아서 안 된다) 버스여야 한다. 한 달쯤 전 충청도에 있는 고향에 잠깐 들렀다 오는 길에 탔던 버스는 그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승객은 총 6명 정도였다. 다행히 우리가 앉은 뒤쪽에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버스 안의 불이 모두 꺼지고 서로 사타구니 쪽을 주물럭거리다가 불이 붙었다. 처음 내가 제안했을 때 여자친구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사실 위험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었으니 이해할 만했다. 게다가 아직은 섹스를 수줍어하는 편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커튼을 닫고 앞좌석을 최대한 직각으로 세운 후, 우리 좌석을 뒤로 끝까지 젖히자, 말 그대로 훌륭한 방공호가 됐다. 버스 안에는 라디오 방송만 흘렀고, 우리는 입을 막으며 큰 힘 들이지 않고 섹스를 즐겼다. 물론 밑에 누운 나는 좌석에 완전히 파묻혀 거의 ‘ㄴ’자 모양을 취해야 했지만 그 정도도 감수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내 지시를 받으며 움직여야 해서 더 불편해했다. 참고로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팁을 하나 말하자면 제일 뒷좌석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는 것. 많은 남자들이 학창 시절에도 느꼈을 테지만, 제일 뒷자리는 선생님의 눈을 피해 딴 짓 하기가 더 어렵다. 버스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제일 뒷자리는 좌석이 높아 오히려 모든 행동이 기사의 눈에 띄기 십상이다. 제일 뒷좌석 바로 앞이 제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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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기원
Photography 박원태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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