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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오승환 + Confidence

이름만으로 납득하게 하는 남자, 오승환은 올해 일본 야구를 점령했다.

UpdatedOn December 12, 2014

  • 짙은 회색 패턴 재킷·회색 팬츠 모두 엠포리오 아르마니, 흰색
    셔츠·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짙은 회색 수트 엠포리오 아르마니, 셔츠·타이·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Profile
오승환은 대한민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이후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할 때까지 삼성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소위 ‘돌직구’로 불리는 오승환의 직구는 맹렬하고 압도적이다. 삼성은 2011년, 2012년, 2013년 3년 연속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우승한 역사적인 팀이 되었는데, 오승환이라는 마무리 투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승환의 소속팀인 한신 타이거즈는 올해 9년 만에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일본 언론은 오승환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한신 타이거즈와 내년까지 계약돼 있다.
그렇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겠지?
안다. 당장 말하기는 힘들다. 내년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면 여러 리그에서 뛸 기회가 생길 것 같다.

내년에 성적이 좋으면 메이저리그도 노려볼 수 있다는 말인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앞을 보고 운동하는 것이다. 기회가 생긴다면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한 시즌만 뛰고 돌아와”라고 말한 게 기사가 됐다.
그만큼 나를 좋아해주시는 거니까 행복하고 감사하다. 농담으로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내년 시즌 이후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르는 거다.

포스트시즌에서 7경기 연속 등판했다. 감독이 정신 나간 거 아닌가?
단기전은 어쩔 수 없다. 오늘 지면 내일이 없는 경기니까.

그러다가 부상당하면 어쩌려고? 자신을 지켜야 프로 아닌가?
혹사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던질 수 있어서 던졌다. 언제든 그런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럴 때 견뎌내기 위해 연습하는 거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로 우승을 여러 번 했다. 한신은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아쉬웠겠다고 묻는 게 물론 사족이겠지?
팀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서 준우승을 했기 때문에 내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흥미로운 시즌이 될 것이다.

한신이 올해 그 멤버로 굉장히 잘한 거 아닌가? 내년에도 올해만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내년에 전력 보강이 많이 될 거다. 그리고 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내년이 2년 차이니까 팀 선수들과 더 교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보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선수로서 거의 완성된 상태로 일본에 갔다. 프로 선수들은 각자의 운동 스타일이 있는 법인데, 한신에서 그런 부분을 이해해줬나?
감독님이 모든 운동 스케줄을 나한테 맞춰주셨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했다. 그런 부분에선 어려움이 없었다.

외로울 땐 어떻게 했나? 특히 초반에 짜증나는 일도 많았을 것 같다.
그렇지. 하지만 각오하고 갔다. 시즌 초반에는 외롭고 낯설어서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그걸 모르고 간 게 아니다. 금방 극복했다.
B

◀ 회색 니트 풀오버 조르지오 아르마니, 깔끔한 디자인과 클래식한 느낌의 39mm 시계는 헤리티지 문페이즈 스틸 몽블랑 제품.

올해 계속 변화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일본에서 더 압도적인 투수가 되려면 변화구를 장착해야 한다는 거고, 구체적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습은 계속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한국에 있을 때보다는 떨어지는 투심 계통의 볼을 많이 던졌다. 이번 겨울과 봄에 연습을 많이 해서, 그 공이 더 완성되면 내년 시즌에 많이 던질 수 있을 거다. 변화구를 장착해야 직구의 위력이 배가된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을 돌아볼 때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가 누구였나?
올 시즌 같은 경우 모든 타자들을 처음 상대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연구를 많이 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까다로운 상황에 투입된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도 집중력이 높아진 상태라 어느 한 명도 쉽게 상대할 수가 없었다.

마무리 투수의 운명은 가혹하구나. 시즌 초만 해도 일본 언론이 오승환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한국에선 잘했지만 일본에서도 잘할까? 이런 거였다. 뭐, 언론은 리베라가 왔어도 의심했겠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언론이 항상 칭찬만 해줄 수는 없다. 일본에 가기 전부터 언론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에만 신경을 썼다.

귀국 기자회견에서 내년 시즌 0점대 방어율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이 자신감으로 읽혔다.
스스로에게 약속한 거다. 목표를 크게 잡아야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인터뷰를 한 이상 이루기 위해 노력할 거다.

성격이 원래 그렇게 비장한가?
아니다. 나 그런 사람 아니다.

입국할 때 공항에서 조카 안고 웃는 거 봤다. 오승환도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정말 예쁘지 않나? 우리 조카. 빨리 컸으면 좋겠다.

크면 뭐하게?
같이 밥도 먹으러 다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다.
B 조카도 좋지만 2세를 준비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은데.
지금은 정말 혼자다.

믿겠다.
믿어도 된다.

12월에 괌으로 개인 훈련을 간다. 스태프는 어떻게 구성하나?
트레이너, 매니저와 간다.

투수 코치 같은 분은 같이 안 가나?
괌에서는 체력 훈련을 주로 한다. 트레이너가 도와준다. 삼성도 괌으로 훈련을 오기 때문에 막바지 훈련을 할 때는 삼성이랑 같이 한다.

삼성은 오승환이 갔더니 임창용이 왔다는 말 들어봤나?
들어봤다.

임창용 선수가 나타나서 오승환의 공백이 거의 안 느껴졌다. 서운하지 않았나? 본인이 없는데도 팀이 우승했다.
아니다. 내가 없다고 해서 삼성은 쉽게 무너질 팀이 절대 아니다.

언젠가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오면 당연히 삼성을 선택할 건가?
무조건 삼성에 갈 거다.

경기 중에 홈런을 맞았을 때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나?
쉽게 생각한다.

어떻게?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아, 왜 만날 자기 때문이라고 말하나?
그래야 편하다. 누구 탓을 할 게 아니다.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오승환이 홈런을 맞고 다음 경기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면 ‘두 번의 실패는 없다’ ‘흔들림 없는 오승환’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나왔다.
나 때문에 진 날은 속상하다. 그건 부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연연하지 않고, 무엇인가 얻어내려고 노력한다. 진 경기에서 배울 게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그만 미안해하면 좋겠다. 아직도 일본시리즈에서 우승 못한 게 본인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내년에 우승하면 되니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할 수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투구 폼이 굉장히 역동적이다. 온몸을 다 써서 던진다. 멋지긴 한데, 위험해 보인다.
그만큼 힘을 쓴다는 증거다. 보완해야 할 점은 있겠지만 위험하진 않다.

당신이 한 인터뷰를 찾아보면 대답이 다 짧다. 평소에 말이 없는 편인가?
아니다. 친구들하고는 말도 많이 한다. 농담도 잘하고.

그러면 오케이! 팬으로서 마음이 놓인다.
하하하.

ARENA Says
한국 야구를 평정한 오승환은 올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64경기에 출장해 2승 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으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전 KIA 선동열 감독이 주니치 드래곤즈 시절 세운 역대 한국인 최다 세이브(38세이브) 기록도 뛰어넘었다. 오승환은 포스트시즌에서 퍼스트스테이지부터 파이널스테이지까지 모두 등판해 8⅓이닝 10탈삼진 2실점 4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했다. 4세이브는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이다. 6연투로 힘이 빠진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을 제외하면 무실점 퍼펙트 투구였다.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는 오승환의 차지였다. 한신 타이거즈는 오승환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Feature Editor: 이우성
Fashion Editor: 성범수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김성일
hair: 박승택(뮤제네즈)
make up: 김활란(뮤제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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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Fashion Editor 이우성
Fashion Editor 성범수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김성일
Hair 박승택
Make-up 김활란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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